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 기이하고 아름다운 열세 가지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김소운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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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담과 괴담은 어떻게 다를까.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 다르겠지. 괴담은 괴상한 이야기고, 기담은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한다. 기담과 괴담은 무서운 이야기 같은 느낌이 더 크기도 한데.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여러 권 보기는 했는데, 거기에 기담이라 할 만한 건 없었다. 아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조금 그럴까. 이 책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발췌한 부분이 실렸다. 글은 나쓰메 소세키가 썼지만 히가시 마사오가 글을 엮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런 책이 나오리라고 생각했을까. 못했겠지. 기담이라고 하는 것만 엮은 걸 좋아할지 어떨지 모르겠다. 읽지는 않았지만 《열흘밤의 꿈(몽십야)》은 따로 나오지 않았나. 그 책은 아는구나. 여기에 열 세가지 이야기가 담겼다고 하는데, 열흘밤의 꿈을 하나로 보았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여러 권 보기는 했지만, 모두 보지는 못했다. 언젠가 볼지 안 볼지. 기담이 아닌 소설은 그 시대 젊은이가 나오지 않나 싶다. 꼭 그런 건 아닌가. 예술을 말하는 이야기도 있구나. 셰익스피어도. 여기에도 셰익스피어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실렸다.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인데, 이 글은 기담보다는 평론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맥베스에 나오는 유령이 둘인지 누굴까 한다.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인지 같은 사람인지. 소세키는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또 했다. 겨우 그걸 보고 이렇게 생각하다니. 다른 소설에도 셰익스피어가 떠오르게 하는 말이나 글 구성이 나오기도 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런던탑>을 읽은 것 같은데, 이번에 두번째 보는 건데 예전에 본 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런던탑에 유령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가 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그건 도시전설 같은 거구나. <취미의 유전>에서는 전쟁에 나갔다 죽은 친구와 조상이 비슷한 여성을 좋아한 이야기를 한다. 읽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그걸 생각하니 조금 우습기도 하구나. <환영의 방패>에서 흰색 깃발과 빨간색 깃발 나오는 건 다른 이야기에서 본 것 같은데. 그저 깃발만 생각난다. 예전에 한번쯤 본 것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환영의 방패에서는 방패 속 세상에서 잘 살았다로 끝난다. 그것도 나쁜 건 아니겠지.


 지금까지 소세키가 셰익스피어를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아서왕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아발론 연대기》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 만화영화로 본 것 같은데 잘 생각나지 않는다. 바위에서 검을 뽑아낸 것만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게 아서왕이던가. 소세키는 아서왕 이야기를 <해로행>에서 했다. 아니 아서왕보다 랜슬롯 이야긴가. 그걸 보면서 소세키가 더 오래 살고 소설을 썼다면 판타지도 썼을 것 같은 생각을 잠깐 했다. 소세키는 그저 재미로 써 본 거야 했을지도. 여기 실린 이야기도 그런 느낌 같기도 하다. 다른 소설을 쓰면서 뭔가 다른 게 생각나면 쓰지 않았을까. 이런 걸 멋대로 생각하다니.


 내가 잘 모르는 거고, 여기에도 소세키 소설이 가진 특징이 조금 담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걸 잘 알아보지 못하다니. 소세키 소설은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 실린 소설에도 감정을 크게 흔드는 건 없는 듯하다. 이건 비슷한 건가. 어쩌면 소세키가 쓴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건지도. 소세키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감정을 담았을 텐데, 내가 그걸 알아채지 못하는 거 말이다. 여기 실린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소설도. 소세키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담은 《한눈팔기》는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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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4-0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소설이 조금 심심하긴 하죠 ㅋ 소세키와 기담이라니 약간 안어울리긴 합니다. 저에게 소세키 이미지는 왠지 진지한 아저씨 입니다~!!

꼬마요정 2025-04-0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신기하죠? 저는 참 재미있게 읽었더랬죠. ㅎㅎㅎ 표현도 재미나고... 랜슬롯과 기네비어 이야기를 자기 나름 풀었더라구요. 말씀처럼 소세키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귀신 이야기를 더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소세키는 은근 환상을 갖고 있는 작가였네요.
 
MAJOR 2nd(メジャ-セカンド) 29 (少年サンデ-コミックス)
미츠다 타쿠야 / 小學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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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29

미츠다 타쿠야






 그동안 <메이저 세컨드> 29권 나온 거 몰랐다. 지난해 10월에 나왔는데. 이걸 어떻게 알았느냐 하면, 30권이 나온다는 알림 메일을 받아서다. 29권 나올 때는 알림 메일이 왔는지 안 왔는지. 안 온 것 같은데. 이것뿐 아니라 원피스도 한권 나온 거 늦게 알았다. 28권 보고 책이 나올 때쯤 찾아봤다면 좋았을 텐데, 알림 메일만 믿었구나. 그게 안 올 수도 있다는 거 기억해야겠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도 시간이 가면 잊겠지. 이런 저런 메일 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것도 잘 안 하는구나. 그런 거 쌓아두는 것도 환경에 안 좋다지. 실제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해도 아무것도 안 드는 게 아니겠다.


 지난 권 <메이저 세컨드> 28권 보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번엔 <메이저 세컨드> 29권이다. 중학교 때 야구는 오래 나오는구나. 다이고가 초등학교 때 야구한 것 두 배는 되는 듯하다. 초등학생 때는 다이고가 한번 좌절했다가, 6학년 때 잠깐 야구를 한 거였구나. 그러니 그리 길지 않았겠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났다. 지금 다이고는 중학교 3학년이다. 중학교 3학년은 경기에서 지면 야구부 활동은 끝이다. 그렇다고 야구를 아주 안 하는 건 아니겠다. 고등학교에 가서 하는 아이도 있겠다. 후린중학교 아이들은 어떨지. 다이고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야구 할 것 같다. 지금은 후린 오오비 합동팀이다.


 후린 오오비 합동팀이 나간 지역대회 첫상대는 후지미하라중학교였다. 지난 28권에서 6회초까지 했던가 보다. 6회말은 후린 오오비가 수비고 후지미하라가 공격이었다. 후지미하라에는 초등학생 때 괴물이라고 소문난 후루야가 있었다. 초등학생 때 어깨를 다치고 수술하고 중학교에서 다시 야구를 했나 보다. 어릴 때 수술 같은 걸 하다니. 후지미하라 아이들은 만루를 만들고 후루야 차례가 오게 하려고 했다. 실제 그렇게 됐는데, 다이고와 무츠코 배터리가 잘 막았다. 후루야는 점수를 내지 못했지만 다른 아이가 점수를 내고 후지미하라가 1점 앞서게 됐다.


 다음 후린 오오비 공격은 마지막이었다. 이번에 점수를 내고 이겨야 했다. 다이고가 첫 타자로 루에 나갔는데, 다음 선수에서 더블 플레이가 되고 투아웃이 됐다. 다음 타자는 아니타였다. 아니타는 자기가 잘못해서 경기 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것보다 아니타는 지금 팀으로 야구 더 하고 싶었다. 3학년과 같이 하고 싶었던 거지. 그런 마음이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타는 홈런 친다. 홈런이 나오기도 하다니. 다음 타자도 루에 나가고 다음은 대타로 칸도리가 나왔다. 칸도리는 왼팔투수 공을 잘 쳤다. 이번에도 잘 치고 루에 나가고, 칸도리가 쳤을 때 앞에 아이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때 아웃될 뻔했는데, 상태팀 포수가 공을 놓쳐서 점수 들어갔다. 7회말은 니시나가 공을 던지고 일찍 끝났다.


 후지미하라한테 후린 오오비 합동팀은 이기고 준결승에 나가게 됐다. 지역대회 학교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나. 이게 여름대회인지 다른 대회인지 잘 모르겠다. 미치루가 감독한테 다음 준결승 때 자신이 선발 투수를 하고 싶다고 말하자 감독은 그러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다이고는 무츠코와 둘이 있을 때 감독이 그걸 바로 정하다니 했다. 그때 토시야 감독은 다른 생각을 해서 쉽게 말한 건지도 모르겠다. 감독인 자신이 이번 경기를 잘 이끌지 못했다고 여겼다. 감독이 잘 지시하고 선수는 그것보다 잘 하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겠지. 다음 준결승 선발 투수는 미치루와 치요가 공을 던지는 걸 보고 정하기로 했다. 치요는 미치루가 선발 투수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야구 경기에서 선발 투수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누구를 시켜야 할지. 이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미치루는 어깨를 다치고 공 던지는 팔을 바꿨다. 그렇게 한 거 대단하다 싶다. 글씨 쓰는 손을 바꿔야 한다면 난 할 수 있을지, 못할 것 같다. 치요는 공을 잘 던지는 편인데 자신 없어한다. 치요가 자신을 가지게 될지. 감독은 그런 치요 마음을 알았다. 그런 마음일 때 억지로 선발 투수를 하게 하면 잘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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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기소령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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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웹툰을 책으로 낸 <나 혼자만 레벨업> 1권을 보게 됐다. 소설 다 보고 이걸 봤다면 좋았겠지만, 소설보다 웹툰을 더 빨리 볼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만 레벨업》 소설 1권 보고 만화영화 2기 봤더니,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재미있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만화나 소설에는 지금까지 몰랐던 지식을 한순간에 알게 되고 뭔가를 깨닫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런 느낌이었다. 난 한순간에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지는 않았지만. 본래 현실에서는 뭐든 얻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원작 만화를 보고 만화영화를 보면 아는 내용이네 했는데, 이 이야기 ‘나 혼자만 레벨업‘은 달랐다. 만화영화에 다 나타내지 못한 게 소설에 있었다. 아니 어쩌면 만화영화 1기를 못 봐서 조금 알아듣기 어려웠을지도. 웹툰을 보고 소설 이야기를 하다니.


 글로만 본 걸 그림으로 보니 괜찮기는 한데, 뭔가 모자란 느낌이 든다. 이걸 먼저 봤다면 달랐을까. 모르겠구나. 원작 소설을 다른 걸로 나타내는 건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나타낸다는 건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겠다. 지난번에 소설이 2019년에 나왔다고 했는데, 그건 개정판이었다. 소설은 2019년보다 먼저 나왔나 보다. 웹툰이 책으로 나온 건 2019년부터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웹소설도 웹툰도 난 웹에서 보는 것보다 종이책으로 보는 게 더 좋다. 이렇게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안 봤을 것 같다. 웹소설이나 웹툰이 책으로 나오는 건 잘된 거겠다. 거기에다 이건 만화영화로도 만들어졌구나. 게임도.


 일반 사람보다 상처가 빨리 낫는 것 말고는 뛰어난 점이 없는 E급 헌터 성진우. 사람들은 성진우를 ‘최약 병기’다 했다. 성진우는 아픈 어머니 병원비와 동생 학비 때문에 헌터로 일한다. 헌터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다. 성진우는 레이드에 참여하면 늘 다쳤다.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이번 레이드는 D급이었는데, 일이 끝나갈 때 다른 곳을 발견하고 사람들은 그곳에 들어갈지 말지 투표로 결정하고 들어가기로 한다. 보스를 잡고 이익을 얻으려는 생각이었다. 그게 목숨을 잃게 하다니. 좀 걸어간 곳에는 보스방으로 들어가는 듯한 문이 있었다. 그 문 안으로 들어가니 거기엔 아주 커다란 석상이 있었다.


 앞부분 쓰고 보니 소설 보고 쓴 것과 비슷하구나. 내용이 거의 같으니 어쩔 수 없다. 좀 다른 걸 써야 할 텐데. 던전이 평소와 다르면 그냥 돌아가는 게 나았을 텐데. 사람들이 보스방으로 여긴 문 안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힌다. 그때 한사람이 문 밖으로 나가려 하자 문 옆에 있던 석상이 움직이고 그 사람을 죽인다. 던전 안에는 괴물이 있는데, 여기에는 석상이 있었다. 카르테논 신전이라는 곳으로 여기에서는 세 가지 규율을 지켜야 했다. 그걸 알아냈다 해도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몰라서 여러 사람이 죽는다. 모두 죽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남은 건 다리가 잘린 성진우 혼자였다. 그럴 때 살고 싶다거나 다시 기회가 있기를 바랄까. 성진우는 바랐다. 그런 바람 때문에 성진우는 플레이어가 된 걸지. 그럴지도.


 성진우가 혼자가 되기 전에 남은 송치열과 이주희가 끝까지 함께 남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그런 이야기로 끌고가는 건 아니지만. 성진우 혼자여야 혼자만 레벨업할 자격을 갖게 되겠다. 많은 사람이 죽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헌터라는 일을 하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한다. 등급이 높으면 좀 낫겠지만. 헌터 등급은 처음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 성진우는 죽지 않고 살고, 잘 모르고 일일 퀘스트를 안 해서 패널티존에서 독이빨 거대 모래 지네를 네시간 동안 피해 다닌다. 앞으로 성진우는 레벨을 올리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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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기 전에 - 프루스트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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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셀 프루스트 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다른 소설은 몰라서 프루스트는 그렇게 긴 소설만 썼나 했습니다. 예전에 열권 짜리로 보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볼까 하다가 앞에 조금만 보고 말았습니다. 앞부분 보면서 졸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 그걸 봐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책은 잠을 푹 자고 맑은 정신으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작가의 작가라고 하더군요. 어쩐지 저는 그런 작가하고 사이가 별로 안 좋은 듯합니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와 사이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군요.


 어떤 대단한 작가도 처음부터 대작을 쓰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쓴 작품이 대작인 작가도 있을지.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만 썼다고 생각한 적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프루스트는 그걸 쓰기 전에 단편을 썼더군요. 단편뿐 아니라 다른 글도 쓰지 않았을지. 프루스트가 이십대에 쓴 단편 열여덟편이 이 책 《밤이 오기 전에》에 실렸습니다. 프루스트가 발표한 소설은 앞에 여섯편이고 다른 건 발표하지 않고 썼나 봅니다.


 단편이 열여덟편이나 실렸는데, 책은 그렇게 두껍지 않습니다. 아주 짧은 것도 있어요. <○○○부인의 초상>이 참 짧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사람 모습만 조금 나타낸 것입니다. 그건 소설을 쓰는 실험 같은 거였을까요. 프루스트는 천식을 앓고 몸이 그렇게 건강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선지 여기 실린 단편에 몸이 안 좋은 사람이 여럿 나오더군요. 몸이 아픈 사람은 여성일 때가 더 많네요. 몸이 안 좋은데도 군대에 갔다왔다고 하던데, 그때 일을 기억하고 쓴 단편도 있습니다. <대위의 추억>이 아닐지. 추억 이야기도 두 편이네요.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게 많지 않나 싶습니다. 마들렌을 홍차와 먹고 그랬던가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프루스트는 동성을 좋아했다고 하더군요. 지금도 동성애자를 그렇게 좋게 안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예전엔 법으로 금지되기도 했지요. 프루스트는 오스카 와일드를 보고 자기 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듯도 합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여성을 좋아하는 이야기를 썼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걸 아주 드러내지 않은 건 아니군요. 누군가를 좋아한다 해도 좋다기보다 괴로워 보여요. <밤이 오기 전에>에서는 프랑수아즈, <미지의 발신자>에서는 프랑수아즈 친구 크리스티안이. 앞에 소설에서 프랑수아즈는 친구한테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는 걸 말하더군요. 프랑수아즈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지의 발신자>에서는 프랑수아즈가 누군가한테서 편지를 받아요. 프랑수아즈를 좋아한다는 말이 쓰여 있었어요. 이름이 같지만 같은 사람은 아니군요. 크리스티안은 친구인 프랑수아즈를 좋아했나 봅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병이 나고 결국 죽습니다. 상사병인가 보네요. 예전에 조선 시대 이야기 보면서 상사병 걸린 사람이 좋아한 건 동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는데.


 처음이니 잘 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잘 보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이 마지막이 되는 건 아닐지. 프루스트는 단편을 쓰다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로 했겠지요. 그것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여기 실린 소설을 보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저는 그걸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오데트라는 이름은 생각납니다. 언젠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만날지.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고 안 올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단편 소설 만난 것도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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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5-03-25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는 단편도 쉽지 않을 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저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도전해볼까 말까 고민만 하고 있어요. 민음사 편으로 1,2권은 예뻐서 구입은 해놓고는 먼지만 쌓이고 있어요. ^^

희선 2025-03-26 02:57   좋아요 0 | URL
프루스트가 쓴 글은 다 어려울 것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단편 읽기는 했는데, 제대로 봤는지 잘 모르겠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여러 권 보다 보면 괜찮게 느껴질지도 모르죠 저는 그러지 못할 것 같지만... 재미있게 본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5-03-26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하면 마들렌? ㅋ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좀 더 발전된(?) 작품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인거 같아요. 결이 비슷한 느낌입니다~!!

희선 2025-03-30 18:36   좋아요 1 | URL
이건 단편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보다 먼저 썼겠지요 비슷한 느낌이 드는군요 거기에서는 더 많은 걸 말할 듯합니다 사람뿐 아니라 그 시대 모습도...


희선
 
行人 (新潮文庫) (改版, 文庫)
나쓰메 소세키 / 新潮社 / 197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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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나쓰메 소세키






 오래전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쓴 《행인行人》에서 이치로 씨를 알았습니다. 이치로 씨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와 비슷할까요. 이치로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보기에는 나쓰메 소세키는 이치로 씨뿐 아니라 동생인 지로 동생 친구인 미사와 하고도 비슷한 점이 있더군요. 이치로 씨한테 나쓰메 소세키와 비슷한 부분이 많을 것 같네요. 가까운 사람, 부모 부인 형제조차 믿지 못하는 것이. 나쓰메 소세키는 사람을 잘 믿지 않았다고 한 것 같기도 해요. 아니 그건 《마음》에 나오는 누군가일지도. 그 소설 한번 더 만나기 전에 《행인》을 만났는데, 쉽지 않네요. 뭐가 쉽지 않느냐고요. 그건 이치로 씨죠.


 이치로 씨는 뭔가 할 말 없으세요. 왜 이치로 씨는 아무도 자신을 모른다고 생각했나요. 부모, 동생 지로 그리고 부인 나오. 어떻게 보면 이치로 씨는 좋은 집 첫째인 것 같은데. 사람이 집안이 좋다고 다 괜찮은 건 아닐지도 모르죠. 이치로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여겼지요.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부모는 성격이 털털한 지로한테는 편하게 말해도 성격이 예민한 이치로 씨한테는 편하게 말하기 어려웠겠지요. 이치로 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이치로 씨한테 거리를 느낄 겁니다. 이치로 씨 자신 없었나요. 어쩐지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부인인 나오를 의심하다니. 그런 마음이 없었다 해도 이치로 씨가 지로한테 나오와 함께 하룻밤 다른 데서 보내라 하면 달라질지도 모를 텐데. 이치로 씨 제정신으로 그런 말을 한 건가요. 날씨가 안 좋아져서 지로와 나오는 둘이서 하루를 보냈군요. 두 사람 사이에는 별 일 없었어요. 그날은 마음이 조금 흔들렸을지 몰라도. 이치로 씨도 아무 일 없었다는 거 알았지요. 지로가 나오한테 별 문제 없다고 한 말을 믿지 않다니. 이치로 씨는 나오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꼈나요. 그런 이치로 씨는 어땠나요. 아내인 나오 좋아했나요. 어쩐지 이치로 씨도 나오를 좋아한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이치로 씨가 나오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나타냈다면, 나오는 좀 달랐을지도 모르죠. 아마 나오도 이치로 씨가 자신을 의심하는 거 알았을 겁니다.


 사람은 다 혼자기도 합니다. 누가 누구를 온전히 이해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래도 이치로 씨 마음 아주아주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은 말하기 편한 사람 더 좋아해요. 저도 이치로 씨만큼은 아니어도 쓸데없는 것에 예민합니다. 신경쇠약은 아니군요. 이치로 씨가 텔레파시를 연구하다니. 그런 초능력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 마음을 다 알아도 좋지 않을 겁니다. 이치로 씨는 자신한테 초능력이 있어서 나오 마음을 알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치로 씨는 나오 마음을 가장 알고 싶었는지, 정신이 이상해진다고 자기 마음을 그대로 드러낼까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미사와가 알았던 아가씨가 미사와를 좋아한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미사와를 다른 사람으로 알고 말한 걸지도.


 집안 사람이 이치로 씨를 생각하기도 했네요. 지로는 이치로 씨를 생각하고 하숙을 하기로 했을 거예요. 어머니는 지로가 집에 와서 이치로 씨를 만나고 이야기하기를 바라기도 했군요. 이치로 씨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치로 씨는 혼자다 느낀 듯하네요. 그게 좋은 쪽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기도 하죠. 이치로 씨와 함께 떠난 H는 짧은 시간 동안 이치로 씨와 보내고 이치로 씨를 조금 안 것 같기도 합니다. 이치로 씨의 예민한 마음을. 이치로 씨는 H와 이야기해서 좀 괜찮았나요. 사람은 잘 모르는 사람한테 자기 마음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이치로 씨와 H가 아주 모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어딘가에 떠났다 돌아온 이치로 씨가 좀 나아졌기를 바랍니다. 나오와 이야기를 해 보는 건 어때요. 나오가 이치로 씨가 좋아하는 학문을 모른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이치로 씨, 나오 싫어하지는 않죠. 이치로 씨가 나오한테 말을 하면 나오는 잘 듣고 뭔가 답하지 않을까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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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5-03-2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로 읽으셨군요. 멋진 희선님 ~~ 저는 이치로가 참 이해 안되는 인물이었어요.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사람인듯한... 나쓰메 소세키의 현암사 전집 14권은 전부 마무리했는데, 다시 한 번씩 읽어보고 싶어요.

희선 2025-03-26 02:25   좋아요 0 | URL
현암사에서 나온 나쓰메 소세키 책을 다 보셔서 좋으실 듯하네요 이치로가 자신만 힘들게 하면 좀 나았을지, 둘레 사람도 조금 힘들게 하다니... 그런 걸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은 듯하네요 모두가 그걸 모르는 게 아니기도 했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