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

 

 

 

 

눈을 감았다 뜨니

피 흘리고 쓰러진 내가 보인다

아주 잠깐 동안 기억이 없다

왜 난 저런 모습일까

 

꽉 감은 두 눈은

이제 뜰 것 같지 않지만

얼굴은 편안해 보인다

 

난 편한 길을 갔구나

힘들어도 살아보려 했는데

더는 견딜 수 없었나 보다

 

이젠 평안하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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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자신만의 것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지만

아무도 다른 사람 슬픔을

똑같이 느낄 순 없다

 

슬픔은 자신만의 것이다

 

 

 

 

 

 

 

작은 행운

 

 

 

 

커다란 행운보다

작은 행운이 더 기쁘다네

엄청나게 좋은 일이 일어나면

언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

 

아주 가끔이라도

작은 행운이 찾아온다면 좋겠네

아니

행운이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네

그저 아무 일 없는 나날이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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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다니던 길이 아닌 길로 들어서자 그곳 공기가 바뀌었다. 난 좀 더 걸어서 아는 곳으로 나왔다. 그곳은 늘 다니던 곳이면서 다른 느낌이 들었다.

 

 조금 이상했지만 난 그대로 걸어서 집으로 갔다. 같은 곳이면서 다른 곳 같았는데 다행하게도 집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사는 집과 조금 달랐다. 난 집으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집을 살펴보았다.

 

 얼마 뒤 집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왔다. 그 사람은 얼마전에 죽은 동생이었다. 난 깜짝 놀랐다. 동생은 나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언니 거기서 뭐 해.”

 

 “…….”

 

 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동생을 보고 눈물 흘렸다.

 

 “언니, 무슨 일 있어. 왜 울어?”

 

 “……아무것도 아니야. 햇볕이 눈부셔서. 나 다시 나갈 거야.”

 

 겨우 한마디 하고 난 그곳을 떠났다. 난 내가 잘못 들어온 길로 돌아가서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흐른 뒤 한번 더 그곳에 가 보려 했는데 다시는 갈 수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내가 사는 세상에 살던 동생은 이제 만날 수 없지만 다른 곳에 동생이 건강하게 산다면 말이다.

 

 그곳에 사는 동생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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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넌 지금 어떨까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은 아주 작겠지

그래도 그곳에서는 보고 싶은 걸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그렇지?

이곳에 살때 못 봤던 거 실컷 보고

보고 싶은 사람도 자주 봐

우연히 눈이 맞아도 이곳에 사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아니 어쩌면 네 눈길을 조금 느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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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신발

 

 

 

 

언제부턴가 한자리에만 머물게 된 신발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

신발 주인은 아주 먼 곳으로 떠났어요

 

 

 

 

 

 

 

살아야지

 

 

 

 

새로운 날이 오면 기뻐야 하는데

마음에 구멍이 나고는

하나도 즐겁지 않아

 

시간이 얼마나 흘러야

마음에 난 구멍이 작아질까

 

아파도

슬퍼도

살아야지

 

 

 

 

 

 

 

남길 수 있는 건 기억뿐

 

 

 

 

목숨은 끈질기면서도

덧없이 스러진다

 

누구든 죽음이 다가와도

아무 말도

아무것도

남길 수 없다

 

괜찮을 때

좋은 기억을 만들자

남은 사람이

덜 슬퍼하고

웃으면서 그때를 떠올리도록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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