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경계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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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선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난다. 총을 가질 수 있는 나라에선 총으로 쏘아 많은 사람을 죽이고, 일본이나 한국에선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사람을 죽이겠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온 적도 있구나. 그때 무척 더워서 그런 일이 일어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일 기후 위기와 상관없을까. 어쩐지 난 상관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 때문에 기후 위기가 찾아왔다. 범죄에 음식이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그게 영향이 있다, 있을 것 같다.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면 부모가 어떻게 길러서 그런가 하기도 한다. 부모가 괜찮아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을 거다.


 뭔가 제대로 쓰지 못했구나. 지금 사람이 화가 많고 잘 참지 못하는 건 기후 위기와 상관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인스턴트 식품을 먹기는 하겠지만, 그런 거 먹어도 참는 사람도 있구나. 이 책 제목처럼 《죄의 경계》를 넘지 않는 사람이 더 많겠다. 죄를 짓고 뉘우치는 사람도 있고 죄를 뉘우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작가 야쿠마루 가쿠는 소년법을 말하는 《천사의 나이프》를 썼다. 거기에는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치고 평생 속죄하려는 사람도 나오고 그러지 않는 사람도 나왔다. 사람마다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다르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것보다 사람을 죽이는 게 가장 크고 무거운 죄겠다. 사람을 죽이는 건 그 사람 앞날을 빼앗고 둘레 사람한테도 죄를 짓는 거다.


 시부야 교차로에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고 남성 한사람이 죽고 여성 두사람이 크게 다쳤다. 범인 오노데라 케이치는 도끼를 들고 사람들을 공격했다. 오노데라 케이치는 바로 잡히기는 했다. 그런 일을 한 건 짜증나서였다고 한다. 자신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었다고. 자신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니. 피해자가 정말 오노데라 케이치보다 행복했을까. 하마무라 아카리는 피해자 여성에서 한사람으로 오노데라가 휘두른 도끼에 크게 다쳤다. 그때 이야마 아키히로가 아카리 앞을 막아서 아카리는 살았다. 이야마 아키히로는 쓰러졌을 때 “약속을 지켰다고……전해줘…….” 하는 말을 했다. 아카리는 그 말을 들었다. 누구한테 전해달라고 한 걸지. 그런 말 전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묻지마 범죄를 당한 하마무라 아카리와 오노데라 케이치와 자란 배경이 비슷한 잡지 기자 미조구치 쇼고 이야기가 나온다. 누군가한테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 그 충격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아카리는 병원에서 나온 뒤 잠을 쉽게 못 자서 술을 마시게 된다. 그러다 아주 안 좋아지면 어쩌나 했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아카리를 구해준 이야마 아키히로 덕분일지도. 아주 몰랐던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아카리는 이야마 아키히로 삶을 알아본다. 아카리 혼자가 아니고 남자친구가 함께여서 용기를 냈을지도 모르겠다. 아카리는 단단해지려 했다.


 오노데라 케이치는 어머니한테 학대를 받고, 열여섯살 때까지 시설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오노데라 케이치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여자 혼자 아이를 기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다. 폭력은 이어진다고도 한다. 오노데라 어머니도 부모한테 학대 받았다. 오노데라 케이치 삶이 좋지는 않았을 거다. 사람은 부모한테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배우겠지.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게 됐는지 몰라도 어릴 때 배웠겠다. 아이를 학대하는 사람은 그런 거 가르치지 않으려나. 사는 게 힘들어서 생각하지 못하는 걸지도. 학교에라도 보냈다면 좀 나았을 텐데. 오노데라 케이치는 일반상식을 잘 몰랐단다. 아카리가 집을 나와 살았던 곳 옆집에도 그런 아이가 있었다. 아카리는 피해자여서 그런지 오노데라가 살아온 걸 알아도 동정하지 않았다. 책을 보는 난 조금 동정했을지도. 그래도 오노데라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떤 범죄를 저지르면 왜 그랬을까 하기도 한다. 안 좋은 환경에서 자란다고 다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 상식을 몰랐다 해도 그걸 알게 되고는 잘 지키고 살기도 하겠다. 부모한테 사랑받고 자란 사람도 비뚤어지고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르겠다. 사랑받지 않은 사람보다는 덜하겠다. 시간이 흐르고 자기 죄를 뉘우치기도 하고 그러지 않기도 하겠지. 범죄가 사회구조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겠지만, 꼭 그것 때문은 아닐 거다. 자기 마음은 자신이 지켜야 하지 않을까. 책을 봐야지. 책을 많이 본다고 괜찮은 사람이 되지는 않겠지만. 책을 보면 조금은 생각할 거다. 나쁜 짓을 저지르려다가도 참지 않을지. 그러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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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1 2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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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장의 참극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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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코미조 세이시가 만든 인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긴다이치 고스케일까. 긴다이치 고스케가 나오는 이야기 그렇게 많이 못 봤다.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도 별로 안 봤다고 해야겠구나. 예전에 잘 모를 때 《혼진 살인사건》을 읽다가 그만뒀다. 이번에 만난 《미로장의 참극》도 반쯤 보고 그만 볼까 하다가 시간이 흐르고 다시 봤다. 다른 책 몇 권은 그럭저럭 봤는데. 이번 ‘미로장의 참극’을 보다 보니 예전에 읽다가 만 ‘혼진 살인사건’이 생각나기도 했다. 거기에서도 굴 같은 데 들어간 것 같은데,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성에는 비밀 통로가 있고 적이 침입하면 거기로 달아나지 않나. 메이지 시대에 신분 상승한 후루다테 다넨도 백작이 지은 명랑장에는 돌아가는 문이나 달아나는 곳이 있었다. 자연을 이용해서 바깥에서 안이 잘 보이지 않게 했다. 다음대 가넨도 백작은 아버지가 만든 걸 고치기도 했다. 가넨도 백작 후처는 가난한 화족 가나코로 가넨도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났다. 가넨도는 아내 가나코가 먼 친척인 오가타 시즈마와 불륜을 저지른다고 의심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났다. 가넨도는 일본칼로 가나코를 죽이고 오가타 시즈마 왼팔을 잘랐다. 그러다 칼을 떨어뜨리고 그걸 주운 시즈마가 가넨도를 베었다. 정말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여겼다. 시즈마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시즈마가 명랑장 뒤 절벽 기슭에 있는 동굴로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지금 명랑장은 전쟁이 끝나고 부자가 된 시노자키 신고가 주인이다. 시노자키는 가즌도 백작 아들 후루다테 가쓴도 아내였던 시즈코와 결혼했다. 시즈코도 화족이었다. 명랑장에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 묵으러 오고 사라졌다. 시노자키는 이 일을 긴다이치 고스케한테 풀어달라고 명랑장으로 불렀다. 긴다이치 고스케는 탐정으로 이름이 알려졌구나. 긴다이치 고스케 친구 소개로 알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본에는 화족이라고 귀족이 있었다. 그건 돈으로 살 수도 있는 거겠지. 화족은 많은 특권을 누렸을지도 모르겠다. 시대가 바뀌어도 그걸 놓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겠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화족이고 싶었던 사람도 있었겠지. 한국 양반과 비슷할까. 조금 다를지. 조선 후기가 되고 양반을 돈으로 산 사람도 있지 않나.


 명랑장을 이제 호텔로 만들려고 했다. 시노자키 신고는 명랑장과 상과있는 사람을 불렀다. 스무해 전 일어난 사건으로 죽은 사람 기일에 법회를 열려고 했다. 그럴 때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 나타난 거다. 그 사람은 스무해 전에 사라진 오가타 시즈마가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었다. 긴다이치 고스케가 명랑장에 오고 얼마 뒤 후루다테 다쓴도가 시체로 발견된다. 사건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덴보 구니타케 그리고 명랑장에서 일하는 다마코. 다마코는 안타깝게 죽었다. 죽은 다음 시체가 훼손됐다. 죽으면 끝이다 해도 죽은 사람을 보는 건 산 사람이니 처참한 모습을 보면 그리 좋지 않겠다. 그렇게 만든 사람이 아주 미울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은 마음을 먹었구나.


 여기 나오는 시대는 일본이 전쟁에 지고 세상이 바뀐 때다. 화족이라는 계급은 사라진다. 그런데도 거기에 매달리는 사람 있겠지. 가난해도 화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다. 누군가를 죽이고 그 재산으로 살려고도 하다니. 그렇게 한다고 잘 살까. 덴보 구니타케도 몰락한 화족으로 누군가의 약점을 잡고 협박했다. 그러다 죽임 당했구나. 덴보가 죽은 곳은 밀실이었다. 긴다이치 고스케가 그걸 풀어낸다. 덴보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짐작했겠다. 탐정은 사건을 막지 못하겠지. 그건 경찰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 소설이 나왔을 때는 여기 나오는 분위기가 으스스했을까. 스무해 전에 사라진 사람이 나타난 것 같은 게 그럴지도. 탈출구로 누군가 다닌 게 무서운 걸지도.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 책 ‘미로장의 참극’을 다 봐서 다행이다. 끝까지 못 봤다면 다음에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 안 보려고 했을지도. 처음 이걸 읽으려 했을 때 좀 안 좋아서 그랬을지도. 건물 이름은 명랑장이지만 미로 같은 게 있어서 미로장이라고도 했다. 명랑장과 미로장 일본말 발음은 메이로소로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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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反對な君と僕 3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阿賀澤紅茶 / 集英社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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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의 너와 나 3(아가사와 코차), 스즈키 집에 타니가 갔다. 엄마가 집에 아빠와 오빠가 없다면서 스즈키한테 타니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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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문학동네 시인선 224
유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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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라디오 방송을 듣고 유수연 시인 첫번째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를 만났다. 그때 무척 어렵게 느껴서 두번째 시집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를 만날지는 몰랐다. 우연히 여기 담긴 글을 다른 데서 보고 이 시집에 관심이 갔다. 내가 본 건 ‘시인의 말’이다. 그것도 시와 같구나. 시인의 말은 멋지게 쓰는 듯하다. 문학동네에서는 그것만 모아서 낸 것도 있는데. 기념책이던가. 여러 시인의 말을 한곳에서 만나는 것도 괜찮겠다.


 유수연 시인 첫번째 시집은 많이 어려웠다. 이번에 만난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는 그때보다 덜 어려운 느낌이 든다.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지난번보다 알아들은 게 많은 듯하다. 이번에 괜찮게 봐서 다음 시집은 망설이지 않고 만날지도. 그건 다시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알아들은 게 많고 마음에 드는 구절도 많았지만, 다 옮겨쓰지는 못하겠다. 시 전체보다 한두행, 한연 두연이 괜찮았다. 시인은 누군가와 헤어질 때마다 시를 쓸지, 한번 헤어진 걸 여러 번에 걸쳐서 시로 쓸지. 누군가와 헤어진 일을 여러 번 쓸 것 같다. 시를 보고 다 시인이 겪은 일이다 여겨도 될지. 자신이 겪지 않은 일도 쓸 거 아닌가.




 오렌지 한 알도

 한 시간 들고 있지 못한다


 그런 법인데


 너는 꽤 오래

 내 마음을 들고 있었다  (<걱정>에서, 26쪽)




 헤어지는 게 어려워 친구에게 상담을 받으러 갔다 오래 사귀었는데 마음이 떠난 것 같은데 어떻게 헤어져야 잘 헤어지는 건지 모르겠어 막상 그 말을 꺼내기 전에 다시 사이가 따뜻해진 것도 같아 아니 따뜻해진 게 아니라 미지근해진 것 같기도 해 여름보다 봄이 더 사랑받는다지만 어떻게 잘 헤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 친구는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당연하다는 듯 괜찮은 헤어짐은 없다고 했다 어떤 시간도, 머물지 않은 관계도 끊어내는 건 힘든 일이라고 혹시 너는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무서운 건 아니냐고 그런 건 아니야 그저 남이 되는 게 아쉬운 걸까 아니면 살아 있는 사람을 장례 치르듯 다시 보지 못하게 되는 게 무서운 걸까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헤어지는 게 어떠니 친구는 한심하다는 듯 나를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표정이었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울적해하는 너에게 지었던 내 표정이 그랬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과 이별을 이야기 하는 동안 사람의 배움은 짧아진다 배울수록 미숙한 것은 괜찮은데 미천해지는 건 어떻게 참아야 할까 친구는 가고 나는 남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마음은 왜 떠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일까 그런데 내가 계속 너처럼 느끼고 너는 계속 남처럼 구는 이유를 모르겠다 종이가 빡빡할수록 접으면 선이 선명하게 남고 깔끔하게 찢어낼 수 있는데 우리 둘은 재생지처럼 자를 대고 찢어도 깨속 뭔가 더 뜯겨나갈 것만 같다


-<우리는 시간을 사랑으로 바꾸며 살았고 누가 먼저였을까 사랑과 바꾸긴 아깝다 생각한 사람은>, 31쪽




 앞에 옮긴 건 <걱정>에서 한부분이고 다음은 시 한편이다. 시도 길지만 제목도 참 길다. 여기엔 제목 긴 시가 여러 편 담겼다. 누군가와 헤어질 때 친구나 아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사람 있을까. 이 시에 나오는 사람은 그렇게 했구나.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헤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친구가 괜찮은 헤어짐은 없다 했지만, 잘 헤어지기를 바란다. ‘마음은 왜 떠나는 걸까’는 여자 남자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금가버리라지


깨진 것도 붙이는데

사람 사이야 뭐 어렵겠어


근데 언니, 안 붙는 건 진짜 안 붙더라


액상 접착제가 제일 잘하는 건

제 입구를 먼저 막아버리는 것


노력은 지난 노력을 뜯어낸 후에 가능했어


근데 언니, 엎지른 것도

사실 거의 담아낼 수 있잖아


괜찮다 말해줄래?

나는 깨지진 않는 거잖아


길바닥에 던져져도 다시 일어나긴 하잖아


그게 문제였을까, 언니

멍은 없는데 왜 종일 박살난 마음이니


그 모양 그대로인데

왜 몇 조각 잃은 퍼즐 같니


완벽은 없다지만

언니, 나 괜찮다 말해줄래?


손금도 자주 씻어주면

운명도 붙는 날 있는 거겠지


-<희망>, 46쪽~47쪽




 시 제목이 ‘희망’이어서. 시에서 말하는 건 희망과 반대인가. 꼭 그렇지는 않을 거다. 지금은 부서진 마음 같아도 시간이 가면 좀 낫겠지. 그러길 바란다.




그것도 하기로 해요


잃어버리면

같이 헤매기로 해요


어두워지면

어두워지고


어려우면 멀어지기로


부르면 잠시

잠시 머물다


돌아가기로 해요


깨어나면

깨어지고


그때 붙이기로 해요

그땐 붙어 있기로 해요


하기로 해요


그것도 이제 해야 해요


-<여력>, 70쪽~71쪽




 이걸 볼 때는 그냥 마음에 들기도 했다. 이렇게 옮겨쓰니 뭔가 싶기도 하다. 맨 처음과 끝에서 말하는 ‘그것’은 뭘까. 잃어버리면 함께 찾으러가고, 잊어버리면 함께 헤매는구나. 거리를 두기도 하고 가까이 있기도 하는 듯하다. 힘을 한번에 쓰지 말고 남겨두자고. 이상한 말을 했구나.




했던 말을 나는 주워 담을 수 있는데

하느님은 그러지 못해 세상이 생겨버린 것


하신 말을 거둘 수 없어

아까운 사람만 일찍 거두어 가신다


미안해, 미안해 기도하면 그렇게 들리는 이유


-<완벽함은 하느님이 하시는 거니 나는 완벽함 근처도 가지 않기로 했다>, 105쪽




 앞에 시에서는 2연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도 제목이 길다. 제목에서는 완벽함은 하느님이 한다고 했는데, 시를 보면 하느님도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정말 했던 말 주워담을 수 있을까. 이 시도 다시 보니 잘 모르겠구나. 시에서 조금만 알아들어도 괜찮겠지. 괜찮다고 해줘.


 내 마음에 드는 시구가 있다 해도 시 전체를 알기는 어렵구나. 갑자기 사람 마음이 가장 어렵다고 한 게 생각난다. 그것과 비슷한 말이 담긴 시도 있다. 유수연 시에서는 슬픔보다 쓸쓸함이 느껴진다. 시로 쓰는 건 그런 것일 때가 많겠다. 슬픔을 담담하게 나타낸 건지도. 다른 사람 슬픔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 그저 슬프겠다, 아프겠다 할 뿐이다. 자신의 슬픔이나 아픔도 다른 사람은 모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조금이라도 공감하면 낫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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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7-17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시집보다 두 번째 접한 시집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많이 여셨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시가 좋네요.^^

희선 2026-07-18 11:13   좋아요 1 | URL
마음을 열어서 좋게 느끼기도 했다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제가 좋게 봤다고 이걸 친구한테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이젠 책 별로 안 볼지도 모를 텐데...


희선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게뎁 첼첼레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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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게뎁 첼첼레, 포도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꿀의 단맛은 조금, 마카다미아의 고소한 맛이 있다. 늘 쓰여 있는 걸로만 맛을 말하는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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