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만나는 생태 4 - 어류 명화로 만나는 생태 4
김성화.권수진 지음, 조승연 그림, 국립생태원 기획 / 국립생태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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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표면 4분의 3(예전엔 3분의 2다 한 듯)은 바다고 물고기는 바다뿐 아니라 민물에도 살아.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물고기도 했어. 사람이 물고기를 여러 가지 안다고 해도 아직 모르는 게 많대. 바다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도 있고, 넓은 바다를 다니는 건 더 알기 어렵겠어. 뱀장어가 어디에 알을 낳는지 잘 모른대. 신비한 동물인 어류군. 이번에 만난 건 《명화로 만나는 생태》 네번째 이야기 어류야.


 사람뿐 아니라 땅에 사는 동물은 척추동물이기도 한데, 물고기도 척추동물이야. 지구에 가장 처음 나타난 척추동물이 바로 물고기래. 지구에 사는 생물은 거의 바다에서 왔다고도 하지. 물고기는 냄새를 잘 기억한대. 연어나 숭어 같은 건 바다에 살다 민물에 알을 낳으러 돌아오는데, 그 냄새를 기억한대. 어딘가로 돌아가는 거 하니 철새가 생각나는군. 물고기도 따듯한 물에 사는 것은 철에 따라 옮겨다녀.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떼로. 작은 물고기는 떼를 지어 다녀. 무리를 이끄는 건 없다 해도 떼지어 다니면서 포식 물고기를 피해. 사람은 물고기 떼가 나타나면 즐겁게 물고기를 잡겠어.


 물속에서는 숨을 쉬기 어렵지만 물고기는 물속에서 숨을 쉬어. 아가미로. 물고기에는 뼈가 단단한 것도 있고 물렁한 것도 있어. 뼈가 단단한 물고기는 몸속에 부레가 있어서 물에 몸이 뜨기도 하는데 뼈가 물렁한 물고기는 몸속에 부레가 없어서 가라앉지 않으려고 죽 헤엄친대. 잠을 잘 때도. 상어가 물렁뼈 물고기였다니 처음 알았어. 물고기는 숨을 쉴 때 아가미 뚜껑으로 물 양을 조절하는데, 상어는 아가미 뚜껑이 없어서 입을 벌리고 헤엄친대. 상어가 입을 벌리고 이빨을 드러낸 모습 무서운데 숨 쉬는 거였군.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은 고래다 한 것 같은데, 물고기에서 가장 큰 건 고래상어래. 고래와 고래상어는 다르지. 고래는 포유류고 고래상어는 어류야. 아주 큰 고래상어지만 성격은 온순한 것이 있는가 하면 까칠한 것도 있을 거야. 까칠한 건 혼자 사는 듯해. 같은 종류 물고기하고도 그리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것 같아. 물고기한테 친구라는 거 있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다니. 물고기는 친구가 없어도 잘 지낼 것 같아. 이런 생각 지금 들었어.


 잉어는 폭포를 뛰어오르기도 하는가 봐. 옛사람은 잉어가 폭포를 오르고 용이 된다고도 했군. ‘등용문’은 거기에서 나온 말이야. 잉어와 붕어는 색깔이 예쁜 비단잉어와 금붕어가 있군. 이건 돌연변이인가 봐. 비단잉어는 사람이 연못에서 기르다 자연으로 돌려 보내면 색이 없어진대. 금붕어는 자연에 놓아주면 안 된대. 금붕어가 어항에서 살 때는 작아도 자연으로 가면 아주 크게 자란대. 사람 팔만큼. 물고기를 잡는 건 과학이 발달하면서 달라졌어. 다른 동물도 기후 위기로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게 많은데, 물고기도 다르지 않아. 성격이 온순한 고래상어도 사람이 아는 게 별로 없는데 멸종위기에 놓였대.


 그림을 보여주고 물고기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까지 본 세권과 다르지 않아. 청어는 구운 걸 그렸어. 물고기 색깔이 파란색이어서 청어래. 피터르 클라르손이 그린 <물고기가 있는 정물>은 성경 이야기와 상관있는가 봐. 물고기는 예수를 가리킨대. 그랬군, 그랬어. 청어는 차가운 물에 사는 물고기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먼 곳을 떼지어 오간대. 한국 동해에 서해에도 온다니. 이 책은 물고기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그림이나 그림과 얽힌 이야기와 화가 이야기도 조금 담겼어. 이 말을 이제야 하는군. 그림에는 물고기가 있는 것도 있고 물고기를 잡는 것도 있어. 바닷가도.





*물고기를 물살이로 하자는 말이 있더군. 물고기라는 말은 사람이 어류를 먹는 걸로 봐서 그렇게 된 건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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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문학동네 시인선 187
안미옥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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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을 살 땐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 봄(2023, 3)에 산 시집 빛깔이 봄을 닮아서.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두었는데 왜 그렇게 손이 가지 않는지. 이 시집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를 안 보는 동안 다른 책을 많이 만난 것도 아니군. 사둔 책이 많은 건 아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는 책도 있을 것 같아. 책이 많은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들다니. 안미옥 시집은 보게 됐군. 다행이지. 그렇게 잘 본 건 아니지만, 아주 안 본 건 아니야. 안미옥 시인 잘 몰라. 이 시집이 세번째인가 봐. 예전에 나온 첫번째 시집 《온》이 괜찮다는 말 들었는데, 그게 아니고 나중에 나온 걸 먼저 만났어.


 첫번째 시집 괜찮으면 두번째나 세번째도 괜찮겠지. 누군가는 어떤 시든 잘 볼지 모르겠지만, 난 그러지 못해. 이번에 만난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에 담긴 시 쉽지 않더군. 말, 글을 알아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쉽기도 어렵기도 하지. 봄은 본다는 뜻이기도 하지. 시집 제목이 많이 본다고 해서 무엇을 많이 보는 걸까 하는 생각 잠깐 했던 것 같아. 집을 보러 다닌 걸까. 갑자기 집을 말하다니. 시집 제목으로 쓰인 말은 마지막에 담긴 시 <사운드북> 마지막이야.


 앞에서 집을 보러 다닌 건가 하는 말을 했지. 집을 보러 간 시 있어. 오래된 집뿐 아니라 새로 지은 집도. 그런 경험을 시로 쓴 걸까. 내가 제대로 읽지 못해서, 나도 잘 모르겠어. 지금 생각하니 개 이야기 여러 번 나왔어. 어떤 말을 많이 썼는지 잘 볼걸 그랬어. 어쩌면 되풀이해서 쓴 말이 많지 않았을지도. 그런 게 있었다면 기억했을 테니 말이야. 봄보다 여름 이야기가 있기도 해. <유월> <여름 끝물>. 두 편 말고 더 있던가. <여름잠>도 있군. 말이 나왔으니 다음에 <여름 끝물> 옮겨 적을게.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중력 공간에 두 눈을 두고 온 사람처럼

무엇을 보려고 해도

마음만큼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두 손도 두 발도

전부 두고 온 사람으로 있다고 한다면


쓰지 않는 시간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이제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한껏 울창해져서

어김없이 돌아오는 여름


불행과 고통에 대해선 웃는 얼굴로밖에 말할 수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다짐한 사람


절반쯤 남은 물통엔 새의 날개가 녹아 있었다


걸을 때마다 여름 열매들이 발에 밟혔다

언제부터 열매라는 말에

이토록 촘촘함 가시가 들어 있었을까


다정한 얼굴

녹아버리는 것

밟히는 것


그 해의 맨 나중에 나는 것


우는 사람에겐 더 큰 눈물을 선물하고 싶다

어느 것이 자신의 것인지 모르게


-<여름 끝물>, 42쪽~43쪽




 이것저것 많이 보고 제대로 보면 좋을 텐데. 어려운 시도 자꾸 보면 뭔가 알게 될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여러 번 안 보는군. 첫번째와 두번째가 좀 다르기는 했어. 한두번 더 보면 조금 다를까. 그럴지도 모르지. 전체를 몰라도 괜찮았던 말 있어. 맨 처음에 실린 시 <홈> 마지막 연인 ‘빛은 찌르는 손을 가졌는데 / 참 따듯하다 (11쪽)’야. 이 말은 어떤 느낌인지 알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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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속의 나무 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5
존 클라센 그림, 테드 쿠저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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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위 나무 집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건 《나무 속 나무 집》이다. 어떻게 나무 집이 나무 속으로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을 보면서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주 일어나지 못할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다른 뜻을 찾아야 할지도. 내가 그걸 알았느냐 하면, 아니다. 책 마지막에 쓰인 안내 글을 보고 알았다. 그러니 그건 내 말이 되지 못한다. 사람은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땅에 집 한채만 덩그러니 지었다. 본래 거기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있었는데 집을 지으려고 나무를 베고 밑동도 뽑아서 다 태웠다. 집과 멀지 않은 곳에는 여러 나무가 있었다. 단풍나무, 느릅나무, 물푸레나무, 팽나무, 미루나무. 그 집에는 아버지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살았다. 두 아이는 나무 사이에서 노는 걸 좋아했다. 두 아이가 놀 때 아버지는 잔디를 깎고 나무 싹을 잘랐다.


 아버지는 집 둘레를 깨끗하게 정리하려 했다. 하지만 나무 씨앗은 자꾸 날아왔다. 나무 한그루 정도는 자라게 해도 되지 않을까. 아버지는 집 둘레에 나무가 없어야 아이들이 좋으리라고 여긴 걸까. 아버지는 아이들이 편하게 지내게 하려고 잔디를 깎고 나무 싹을 잘랐겠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는 자라고 청년이 되고 집을 떠날 준비를 했다. 누구나는 아니어도 사람은 자라면 부모 곁을 떠나기도 한다. 동물은 사람보다 더 빨리 홀로 서는구나. 그런 거 보면 동물이 더 대단하다 싶다.


 아이가 집을 떠나면 집이 텅 빈 것 같겠다. 아버지는 두 아이가 집을 떠난 뒤에도 잔디를 깎고 나무 싹을 잘랐지만, 나이를 먹고는 그 일을 하기 힘들어졌다. 아버지는 집을 팔고 도시 아파트에 살기로 했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외진 곳이어서였겠지. 이웃이라도 있었다면 집이 팔렸을까.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둘레에는 나무가 자라고 집 지붕에도 집 둘레에도 나무 씨앗이 날아와 싹을 틔우고 자랐다.


 다음엔 어떻게 됐을까. 나무가 자라 집을 들어올렸다. ‘나무 속 나무 집’은 그렇게 생겼다. 나무 속 나무 집엔 사람이 살기 어렵겠다. 사람은 살기 어려워도 새나 작은 동물은 살지도. 집에 사람이 살지 않게 되고 집이 낡아갔는데, 그건 보이는 거구나. 아버지 삶이기도 하단다. 시간이 흐르고 혼자가 되는. 부모는 아이를 기르고 아이가 자라면 떠나 보내는구나. 그게 당연한 거여도 쓸쓸한 거겠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나무가 지키게 된 건 사람이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걸 나타낸단다. 그림책 쉽지 않구나. 이 그림책 글을 쓴 테드 쿠저는 시인이다. 시처럼 쓴 글이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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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마음이 자라고 있어 큰곰자리 63
무라나카 리에 지음, 이시카와 에리코 그림,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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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다른 곳으로 가면 쓸쓸하겠어.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한테 편지를 쓰고 이야기를 하면 되지. 지금 생각하니 어릴 때 난 그러지 못했어. 아니 다른 곳으로 가도 아쉬워하거나 연락하려고 한 친구가 없었군. 한마디로 친한 친구가 없었어. 아쉽군. 지금도 다르지 않은데, 그래도 편지 써. 누군가를 만나고 편하게 말하면 좋겠지만, 난 그런 거 잘 못해. 세상에 내가 편하게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이것저것 다 말하는 사람인가. 이것도 아쉽군. 그나마 편지에는 조금 말하는 것 같아. 돌려서. 한동안은 편지 못 썼군. 책을 읽으면 써야지 하느라고.


 에미와 에리는 같은 요코하마에 살고 유치원부터 친구였는데, 에리 할아버지가 아파서 에리네 식구는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 야마구치로 이사했어. 다행하게도 할아버지는 아주 많이 아프지는 않았어. 할아버지는 이제 나이를 먹어서 밭일을 못한다면서 에리와 에리 아빠한테 밭을 가꾸라고 해. 엄마는 별로 안 하고 싶어했지만, 에리 아빠와 에리는 밭을 가꾸기로 해. 난 시골에 살게 된다 해도 밭 가꾸기 못할 것 같은데 에리는 그걸 하다니 참 대단하군. 에리는 그런 걸 편지에 써서 에미한테 보내.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도 여전히 친구인 사람 부러워. 에리와 에미가 그렇군. 에리가 에미한테 편지를 쓰면 에미도 바로 에리한테 답장을 써. 에리가 한 말을 에미가 더 찾아보기도 해. 에리가 밭을 가꾸려고 풀을 뽑으면서 토끼풀이 많아서 힘들다고 했더니, 에미는 토끼풀이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니다 말해. 밭이라고 해서 채소만 길러야 하는 건 아니지. 잡초가 함께 자라게 해도 괜찮은 것도 있지 않을까. 토끼풀은 꽃도 피니 예쁘잖아. 나만 그렇게 생각하려나.


 편지를 나누는 두 사람 부러웠어. 에리와 에미 둘만 친했던 건 아니었나 봐. 둘과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겐지도 있었어. 그런 겐지가 학교에서 따돌림 당한 것 같아. 에리는 겐지와 아무 말 못하고 떠난 걸 미안하게 여겼어. 에미가 겐지를 찾아가 보기는 해. 겐지는 에미를 만나러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 겐지는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어. 초등학생인데 그러다니. 겐지가 상처 많이 받아서 그랬겠지. 겐지가 친하게 지낸 가즈키가 겐지를 괴롭힌 듯해. 왜 그랬을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자신을 괴롭히면 더 힘들고 슬플 거야. 가즈키가 그러니 다른 아이들도 겐지를 괴롭혔나 봐. 에리와 에미는 그런 거 어찌하지 못한 것 같아. 5학년이 되고 에미는 겐지 집에 가 보기로 한 거야. 겐지가 에미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에미가 찾아와서 겐지 마음이 조금 달라졌겠지.


 잡초는 한번 뽑히면 그 자리에 또 나지만, 두번째로 뽑히면 거기가 어떤지 보고 살기 어려우면 다른 곳으로 옮긴대. 이건 에리 할아버지가 에리한테 알려준 거야. 사람도 자신한테 맞지 않으면 다른 걸 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도 되겠지. 에리는 밭일을 하고 여러 가지 배우고 에미는 에리가 쓰는 편지로 그걸 알게 되는군. 에리는 가을에 에미한테 밤을 보내주기도 해. 한번은 에미가 편지를 안 써서 에리가 걱정했는데 얼마 뒤 에미가 편지를 써. 편지 자주 쓰다가 오래 연락 없으면 걱정되기도 하겠어.


 어느 날 겐지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가. 자전거에는 개구리가 든 통이 있었어. 그 개구리는 에리가 에미한테 보낸 감자와 여러 가지 채소가 담긴 상자에 있던 거야. 개구리가 에리네 집에서 에미한테 가는 동안 안 죽다니. 에미는 에리가 보내준 감자와 채소를 겐지와 나누었어. 개구리까지 주다니. 겐지는 개구리를 기르기로 했나 봐. 개구리 때문에 겐지가 방을 나왔으니 잘 된 거지. 에리는 겐지가 개구리 먹이를 잡으러 밖에 나온 게 아닐까 생각했어. 그 말 맞을 것 같아. 겐지가 다시 학교에 가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지만,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됐겠지. 에미와 잘 지내고 겐지도 에리한테 편지 썼을 거야.




희선





☆―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는 생각을 했더니 어쩐지 안심이 됐어.  (79쪽)



 “가까이에서 같이 어울려야만 친구인 건 아니야. 언제나 마음속에 있는 게 친구지. 그러니까 혼자라도 괜찮아.”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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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1-05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하고 살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면 조금 편안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필요하긴 하지만 많으면 더 좋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까요.
희선님, 오늘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11-06 01:35   좋아요 1 | URL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늘 그렇게 하려면 힘들 듯합니다 그렇게 안 해도 괜찮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거의 힘을 다 안 쓰려고 하기는 하네요 쉴 때는 잘 쉬는 게 좋아요

어제는 많이 추워졌더군요 해는 떴지만, 바람은 아주 차가웠습니다 서니데이 님 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小說 すずめの戶締まり (角川文庫) - 스즈메의 문단속 문고판
신카이 마코토 / KADOKAWA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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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두해 전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소식을 알게 되고 소설 《스즈메의 문단속》을 사고는 보기를 미뤘다. 책 보면서 좀 빨리 볼걸 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잘 읽혔다. 시간이 좀 흘러서 내가 일본말을 좀 더 잘 보게 된 걸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 보면 또 느려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오래전에 나온 책은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도 지금 시대에 나온 소설은 시간만 들이면 빨리 볼지도 모르겠다. 어떤 책이든 시간을 들이면 많이 보겠다.


 이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와 소설이 나오고 두해가 흐르다니. 시간 참 빨리도 간다. 얼마 뒤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 새로운 영화 나온다는 소식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스즈메는 이모와 규슈 바닷가 마을에 살았다. 어느 날 스즈메가 학교에 가는데 어떤 사람이 스즈메한테 가까운 곳에 폐허가 있느냐고 묻는다. 스즈메는 무나카타 소타를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간 스즈메는 점심 시간에 소타가 간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보게 된다. 스즈메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자전거를 타고 그곳으로 간다. 그곳은 예전에 리조트였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폐허였다. 그곳에서 스즈메는 오래된 흰 문을 보게 된다. 문 안쪽은 밤하늘이 펼쳐졌다. 스즈메는 그 풍경을 본 적 있는 것 같아서 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스즈메가 문으로 들어가도 밤하늘은 보이지 않고 문 반대쪽으로 나왔다.


 폐허에서 스즈메는 돌조각상 같은 걸 만진다. 그때 돌이 움직이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지진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거기에 소타가 나타나고 소타는 문을 닫는다. 소타는 안 좋은 것이 흘러나오는 뒷문을 닫고 다닌다고 했다. 뒷문이 열리면 미미즈가 나오고 지진이 일어난다. 이거 보면서 자연재해를 다른 게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게 떠오르기도 했다. 일본 옛날 이야기에는 땅속에 커다란 메기가 있고 그게 움직이면 지진이 일어난다고. 미미즈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돌이 있는데, 앞에서 스즈메가 건드린 게 바로 그거였다. 지금 생각하니 그건 큰일인데 그런 느낌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왜일까.


 소타가 다쳐서 스즈메는 소타를 집에 데리고 가서 치료를 해주었다. 그때 스즈메 방 창문에 흰 새끼고양이가 나타나고 소타는 스즈메 것인 노란색 어린이 의자가 된다. 의자가 된 소타는 흰 새끼고양이를 쫓아가고 그 뒤를 스즈메가 따라갔다. 그렇게 집을 나온 게 짧지 않은 길을 떠나는 일이 될지 몰랐다. 의자가 된 소타와 스즈메는 흰 새끼고양이를 쫓아 여러 곳으로 간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폐허가 있고 뒷문이 열렸다. 스즈메는 소타 대신 열쇠로 문을 잠근다. 스즈메는 소타와 함께 그걸 하면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일, 많은 사람한테 도움이 되는 일. 여기 나온 것처럼 나쁜 게 나오는 뒷문을 닫는 사람은 없을지라도, 세상 어딘가에는 남모르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하는 사람 있을 것 같다.


 귀여운 흰 새끼고양이를 사람들은 다이진이라 했다. 다이진은 스즈메를 좋아해서 소타를 어린이 의자로 만들어 버렸다. 스즈메는 그런 다이진을 원망했다. 소타가 다이진 대신 미미즈를 누르는 요석(카나메이시)이 돼서였다. 소타는 자신이 의자가 됏을 때 어렴풋이 그걸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도쿄에서는 그걸 받아들인다. 하지만 스즈메는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겠지. 스즈메는 소타를 구하려고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곳으로 간다. 소타 할아버지가 한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은 단 하나다고 알려줘서. 그 길은 소타 친구 세리자와와 스즈메를 찾으러 도쿄로 온 이모 타마키와 고양이 두 마리 다이진과 사다이진도 함께 간다. 소타가 아주 사라지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은 했다. 《네 이름은》이나 《날씨의 아이》에서도 여러 사람과 한사람을 구하지 않나. 자연재해는 사람이 어쩌지 못하는 거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많은 사람이 죽으면 무척 슬프겠지. 그때는 슬퍼해도 시간이 흐르면 슬퍼하던 마음이 희미해지고 자기 삶을 살 거다. 신카이 마코토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 거겠지. 뒷문은 세상을 떠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면 열리지 않았다. 그 마음이 줄어들면 열렸다.


 열두해 전 스즈메는 네살로 엄마와 둘이 살았다.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엄마가 돌아오지 않았다. 스즈메는 엄마를 찾다가 우연히 자신이 단 하나 들어갈 수 있는 문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저세상에 가깝고 모든 시간이 있는 곳이었다. 스즈메는 어릴 때 일어났던 그 일을 늘 꿈 꿨다. 꿈이 깨면 희미해지는. 그 꿈을 되풀이해서 꾼 건 스즈메가 엄마가 죽은 걸 받아들이지 못해서는 아니었을까.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버린 상처. 스즈메가 소타와 함께 뒷문을 닫은 건 자기 상처를 낫게 하는 의식이었을지도. 아니 어릴 때 아픔과 마주하려는 용기를 가지게 한 일일지도. 스즈메는 소타를 구하려고 어릴 때 갔던 그곳으로 들어간다. 스즈메는 어릴 때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 이번에는 그 일과 제대로 마주한다. 아픔이나 상처는 피하기보다 제대로 마주해야 할지도. 그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집을 떠난 스즈메가 소타와 함께 간 곳은 에히메 고베 도쿄 그리고 동일본 어딘가다. 거기는 거의 예전에 큰 지진이 일어난 곳이다. 스즈메는 에히메와 고베에서 치카와 쌍둥이 엄마 루미를 만났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스즈메한테 잘 해주었다. 그렇게 누군가를 만난 일은 스즈메 마음에 따스함으로 남았겠다. 스즈메는 이모하고도 잘 지내겠다. 소타 친구 세리자와는 소타한테 돈을 빌려줬다고 했는데 사실은 그 반대였다. 세리자와는 교사가 됐을지.




희선





☆―


 「──命がかりそめだとは知っています」


 (…….)


 「死は常に隣にあると分かっています。それでも私たちは願ってしまう。いま一年、いま二年、いまもう一時だけでも、私たちは永らえたい」  (343쪽)



 “목숨이 잠시라는 건 알아요.”


 (…….)


 “죽음은 늘 옆에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우리는 바라요. 지금 한해, 지금 두해, 지금 한때만이라도, 우리는 오래 살고 싶어요.”  (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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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1-01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는 못 봤고 소설은 봤는데, 영상화 된 화면으로 보면 더 좋을 것 같았어요.
희선님, 날씨가 다음주부터 많이 차가워진다고 해요.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4-11-04 03:27   좋아요 0 | URL
저도 소설만 봤군요 예고만 보고... 언젠가 텔레비전(케이블) 방송에서 해준다면 그때 볼지도... <네 이름은>은 그렇게 봤어요 <날씨의 아이> 아직 안 했으니 이게 해야 <스즈메의 문단속> 할지도 모르겠네요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