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어서 그래 1
심모람 지음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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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심함과 수줍음은 다를까요. 저는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아주 조금은 다를지도. 저는 수줍음도 있지만, 소심함은 더 큽니다. 그건 나이를 먹어도 바뀌지 않아요. 누군가는 나이를 먹으니 좀 달라졌다던데. 이 말 언젠가 한 것 같기도 하네요. 제가 달라지지 않는 건 사는 게 바뀌지 않아서겠습니다. 사람 안 만나고 남한테 아쉬운 마음 말하지 않으려 해서. 이건 집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누군가 그런 저를 융통성 없다고 하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비가 와도 다른 사람한테 우산 빌려달라고 못합니다. 빌릴 데도 없는데 어떻게 빌리나 싶네요. 친구 집에 갔다가 돌아올 때 비가 온다면 그때는 우산 빌려달라고 할 거예요. 그런 일은 거의 없었군요. 지금은 늘 우산 가지고 다녀요. 어쩌다 한번 우산 안 가지고 간 날 비가 온 뒤로는 늘 갖고 다녀요. 우산은 볕과 사람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겨울은 빼고).

 

 저는 사람 눈치 잘 봅니다. 남이 저를 안 좋게 여기면 어쩌나 해요. 그런 거 마음 안 쓰려고 사람 안 만나는군요. 그것도 있지만 말을 아주 안 해서. 요새 제가 말을 아주 안 해서 친구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만화를 그린 심모람은 수줍음이 많아도 친구는 여럿 있더군요. 그거 부러웠어요. 친구와 있었던 일 많이 말해요. 오빠나 사촌 언니도. 사촌인데도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군요. 저는 친하게 지내는 사촌도 없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길에서 우연히 사촌을 만나도 못 알아볼 거예요. 어릴 때도 친척집에서 만나면 별로 말 안 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전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네요. 무척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어쩐지 어렸을 때 차별받은 느낌이 듭니다. 그때는 그런 것도 잘 몰랐군요. 이제와 생각하니 그랬구나 싶습니다. 제가 말을 잘 하지 않아서, 저도 다르지 않지만 사람은 거의 말 잘 하는 사람 좋아하잖아요.

 

 이 책 보면서 소심한 저를 더 많이 떠올렸군요. 작가보다 제가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거 꼭 바꿔야 할까요. 지금 생각하니 초등학생 땐가 좀 바뀌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요. 초등학생 때가 아니고 중학생 때였던가. 그저 힘들었다는 기억밖에 없습니다. 사람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성격도 다르지 않은 듯. 그냥 마음을 잘 다스리려고 애쓰는 게 좋을 듯합니다. 어디나 그런 건 아니지만 어떤 가게는 ‘뭐 찾으세요?’ 같은 말 묻기도 하죠. 전 책방에서 그런 말 들었군요. 책방에서도 내버려두면 좋을 텐데. 책 찾다가 못 찾으면 물어볼지도 모르잖아요. 빨리 책 사 가기를 바라는 건지. 저는 그런 데서는 일 못하겠습니다. 손님이 찾는 게 뭔지 관심 없을 테니. 물어보면 그게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는 하겠네요. 그렇게 물어주는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저는 별로 안 좋아해서 다른 사람도 그럴 것 같은데,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모르는 사람뿐 아니라 아는 사람한테도 말 잘 안 해요. 앞에서 말 못한다고 했는데. 창피하군요.

 

 친구는 이름이 아니고 별명으로 썼어요. 그게 또 재미있어요. 갱미, 오리, 너굴, 쵱이에요. 사람 모습인 건 오린데 입은 오리처럼 그렸어요. 갱미는 상자 모양 같고 쵱은 펭귄 모습이에요. 심모람과 갱미 너굴 쵱은 길을 잘 모르는데 오리는 잘 알았어요. 길 잘 아는 친구가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네요. 심모람은 오리와 일본에 놀러가요. 어디에 갈지 계획은 오리가 다 세우고 심모람은 따라다니기만 해요. 둘이 마음이 안 맞아서 싸울 일은 없었답니다. 심모람은 일본에 공부하러 갔던가 봐요. 심모람은 일본말 알아듣고 말했어요. 심모람이 도움이 되기도 했네요. 한국에서는 수줍어서 말 잘 못했는데 일본에서는 이것저것 다 물어봤어요.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곳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전 어디 가는 거 안 좋아해서. 어딘가에 같이 갈 친구도 없군요. 꼭 누군가와 함께 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만화가 일기 같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걸 적어두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답니다. 저는 적어두는 거 잘 못해요. 요새는 일기도 잘 안 쓰는군요. 늘 비슷한 말만 써서. 언젠가 일기 잘 써 보고 싶다고 했는데. 저는 일기 잘 써 본 적 없어요. 자주는 썼지만 그저 제가 하고 싶은 걸 썼어요. 그렇게 쓰기만 하고 실제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일이 일어난다면 그런 걸 쓸지. 안 쓸 것 같아요. 그런 거 써두고 나중에 보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어떤 거든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좀 나을까요. 심모람은 자신이 그린 그림 보고 이런저런 거 떠올리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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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최진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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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에는 최진영 장편소설을 만나고, 이번에는 단편소설을 만났습니다. 소설 한편 한편을 보다보니 《이제야 언니에게》에 나온 것과 비슷한 게 여기에도 나왔더군요. <첫사랑>에 나온 지혜와 우현은 제야와 승호와 비슷해요. 뭐가 비슷하냐면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 글짓기와 그림대회에 나가는 게. 그것만 비슷하고 다른 건 다릅니다. 제야가 일기장을 태우는 모습도 나오는데, 그 모습은 마지막에 실린 <0>에도 나와요. 일기장을 진짜 태운 건 최진영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자 형제는 어떨지. 그건 여기에 두번 나와요. <돌담>과 <겨울방학>에. 그렇다 해도 두 이야기는 달라요. 소설이라 해도 작가 이야기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요. 저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그런 걸 찾으려 하지는 않았는데, 어떤 글을 보고 어쩌면 이건 최진영 이야기일지 모르겠다고 짐작만 했어요. 이 말 어떤 소설 보고도 했을 거예요. 소설과 소설가는 따로따로 생각하는 게 낫겠지요. 저는 그럴 때가 더 많습니다.

 

 여기에는 소설이 열편이나 실렸어요. 평론가는 소설을 묶거나 하나의 주제로 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러지 못합니다. 열편 다 말하기 어려울지도.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었어요. <囚>, <막차> 그리고 <0>. 한편도 아니고 세편이나 되는군요. 囚수는 가둔다는 말인데, 여기에서는 정말 ‘나’가 어딘가에 갇혔어요. 누가 가뒀다기보다 자신이 거기에 스스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나오라 해도 나가봤자 좋을 건 없다 하더군요. 그렇게 자신을 가두는 사람은 ‘나’만이 아닌 듯했습니다. 그런 사람 실제 없지 않네요. <돌담>에도 딸이 사고로 죽고, 부모는 둘레 사람한테 이런저런 말을 듣다가 집에서 나오지 않았군요. <막차>는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뭐가 무섭냐면 막차 운전사가 차를 거칠게 몰다 뭔가와 부딪친 것 같았는데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려요. 정말 버스에 무언가 치인 건지. 버스 운전사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에 신호등이 있는 걸 보고는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0>은 제목부터 뭔가 싶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누군가한테 받은 책을 찾으려 해요. 그 책을 찾아서 보면 ‘나’는 글을 쓸 것 같았어요. 여러 사람한테 책을 물어보니 다 다르게 말하고 자기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게 재미있게 보이면서도 왜 ‘나’는 그 책을 이제야 찾을까 했습니다. 보일 때는 책을 펴 보지 않고 다른 데 쓰고는. 갑자기 생각난 물건을 찾으려 하면 안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생각난 물건이 있는데 그게 어디 있더라 하다 찾지 않기로 했습니다. 찾으려면 엄청나게 큰일이 될 것 같아서.

 

 앞에서 세편은 짧게 말했군요. <돌담>을 보니 세월호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차 사고로 죽은 딸을 오랫동안 생각하는 부모를 보니. 그런 이야기도 있고, 어린이 장난감과 문구를 만드는 회사에서 많이 넣으면 안 되는 화학 첨가제를 넣는다는 걸 ‘나’가 듣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그렇게 해서 돈 받고 싶지 않다고 해요. 많은 사람이 안 좋다고 하는 걸 잘 모르기도 하고 알아도 그걸 따지지 않을 듯합니다. 먹고 살려고.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라고 잘 하는 건 아니군요. 모르는 게 많을 듯합니다. <겨울방학> 보고는 요즘 아이는 다 아파트만 집이라 생각하나 했어요. 그건 넓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가 그렇겠지요. 제가 보기에 이나 고모는 그렇게 가난하지 않아요. 보통이에요. 진짜 가난한 건 잘 곳도 없고 하루 한끼도 제대로 못 먹는 거죠. 사람은 하루에 한끼라도 먹고 잘 곳이 있으면 삽니다. 그래도 고모는 이나가 자신을 가난하게 봐도 화내지 않고 이나한테 잘해 주더군요. 이나가 고모 집에 오고 며칠 뒤부터는 하던 일도 쉬고 이나하고 시간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이나는 고모가 가난하다는 걸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고모와 조카라 해도 식구겠지요. 늘 함께 밥을 먹지는 않겠지만. <가족>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주은은 부모 없이 혼자였어요. 그런 자신을 자기와 사귀는 수호 부모한테 고아라 해요. 그런 말을 했더니 분위기가 이상해졌습니다. 어쩌면 저도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누구한테나 부모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세상에는 부모가 다 없거나 한사람만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앞에서 <첫사랑>에 혜지와 우현이 나온다고 했지요. 혜지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우현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두 사람 마음은 엇갈렸어요. 우현은 중학생 때부터 혜지를 좋아했지만 혜지는 다른 사람을 좋아했어요. 그건 바로 우현이네 누나 우미였어요. 그러니 혜지는 우현이나 우미한테 그걸 말하지 못하겠지요. 우현이 억지부리는 건 보기 싫었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의자>는 언젠가 <악스트>에서 먼저 만난 것 같아요. ‘나’는 할머니 손에 자라고, 아버지가 중동에서 일하고 돌아왔을 때는 어색하게 여겼어요. ‘나’는 부모보다 할머니가 더 편했을지도 모르겠군요. ‘나’가 집에 가기 싫어서 늦은 밤까지 돌아다니다 우연히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소진을 만나고 잠깐 말하고 같이 자판기 커피를 마셔요. 그 뒤부터 ‘나’는 엄마 아버지를 더는 마음 쓰지 않았어요. 그건 대체 뭐였을지(친구와 만나고 자판기 커피를 마신 일이 ‘나’를 갑자기 자라게 한 건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느 날 ‘나’는 또 소진을 보고 알은체하고 자판기 커피를 함께 마셔요. 그 뒤 ‘나’는 할머니 생각을 덜해요. 그렇다고 잊지는 않았어요. 참 신기하지요. 어쩌면 ‘나’가 소진을 만난 것보다 그냥 소진과 별 말 없이 잠시 자판기 커피를 마신 게 위로가 된 건지도. 전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겠네요. ‘나’는 자판기 커피가 식을 때까지만 앉아서 쉬기에 적당한 의자를 만들어요. 소진은 잠시 만나도 편안한 사람이었을지도. 의자 같은.

 

 예전에 최진영은 세상에 바이러스가 나타나 많은 사람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 《해가 지는 곳으로》를 썼어요. 그러고 보니 거기에는 동성애 같은 것도 나왔군요.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만. <어느 날(feat. 돌멩이)>도 지구에 위기가 닥쳐오는 이야기예요. 미국 땅 만큼 큰 돌덩이가 언젠가 지구에 부딪친다니. 그래도 ‘나’는 카드 결제를 할부로 바꾸려고 비씨카드 고객센터에 날마다 전화를 걸고 공모전에 낼 글을 고쳐요. 비씨카드 고객센터에는 여전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 그만둔 사람도 있어요. 모두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카드 결제에 마음 쓰다니. 어쩐지 그런 마음 알 것 같습니다. <오늘의 커피>는 끝까지 보면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따듯하게 하기도 하고 여유를 갖게 하기도 하는군요. 자신은 무엇을 기다릴까 생각할지도. 사람 삶은 기다림으로 가득합니다. 그동안 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마음 편하게 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희선

 

 

 

 

☆―

 

 삶은 활짝 펼쳐진 종이가 아니고 규칙 없이 구겨진 종이다. 펼쳐진 채로는 도무지 만날 수 없는 것들이 구겨지면 가까워지고 맞닿고 멀어지기도 한다.  (<첫사랑>에서, 103쪽)

 


 가족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런가.

 

 이성애자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낯설어서 그런 건가.

 

 어떤 사람은 까닭을 듣고 싶어하잖아. 고아인 까닭, 동성애자인 까닭. 사실 까닭이 어디 있냐. 그냥 그렇게 태어난 사람도 있는 거지. 근데 꼭 까닭이나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걸 들어야만 이해하는 사람이 있거든.  (<가족>에서, 134쪽~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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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2 0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은 활짝 펼쳐진 종이가 아니고 규칙 없이 구겨진 종이다. 펼쳐진 채로는 도무지 만날 수 없는 것들이 구겨지면 가까워지고 맞닿고 멀어지기도 한다]
조만간 종이처럼 화면이 펼쳐지고 둘둘말리고 접히고 절대로 구겨지지 않고 굴곡없는 화면과 완벽한 영상 비율 망원, 광각, 초광각 렌즈10배줌 카메라 까지 부착된 스마트폰 손에 쥐게 되면 모든 완벽한 시스템이 부합되지 않은 인생은 낙오자 탈락자로 사회가 만들어 버릴것 같네요 ㅜ.ㅜ

초딩 2021-01-21 23:52   좋아요 2 | URL
우앗 의식의 흐름입니다요 ㅎㅎㅎ

희선 2021-01-22 01:13   좋아요 1 | URL
scott 님이 쓰신 글을 보니, 저는 가진 거 없고 완벽한 시스템에 맞지도 않군요 그런 데 맞추기 힘들어요 안 맞으면 안 맞는대로 살아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희선
 
침어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저자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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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이런저런 만화가 있구나. 내가 만화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닌데. 내가 보는 만화는 이야기가 길게 이어진다. 내가 그런 걸 좋아하는 거겠지. 만화에 그런 것만 있다 여기면 안 되겠다. 소설은 긴 이야기와 짧은 이야기가 있다. 만화도 긴 이야기가 아닌 짧은 이야기도 있겠지. 내가 그런 걸 아주 안 본 건 아닌데, 이 ‘침어’는 지금까지 본 것과 좀 달라 보인다. 여기 나오는 여자아이는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나’라 할까 한다. 여기 실린 이야기에 ‘나’는 빠짐없이 나오는구나. 친구로 나오는 사람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다른 사이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나’도 늘 같은 ‘나’가 아닐지도. 몸은 사람인데 얼굴은 외계인처럼 보이는 인물도 있다. 돌고래와 뭔지 모를 동물도 나온다. 책 제목과 같은 <침어>에 나오는 건 말하고 걸어다니는 개인가.

 

 상상력 가득한 만화 같기도 하다. 꿈 같은 느낌도 든다. 꿈이라는 제목이 있는 건 실제 꿈을 그린 건지. 처음 <뉴 타운>을 보고는 뭔가 싶은 생각을 했다. ‘나’가 어떤 사람(외계인처럼 보이는)과 뉴 타운이라는 곳을 둘러본다. ‘나’는 뉴 타운으로 이사하려고 거기에 갔을까. 그곳은 많은 게 깨끗하게 정리된 곳이었다. 뉴 타운에 들어가지 않은 곳은 오래전 느낌이 들었지만. 다음에 ‘나’는 교통량 조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런저런 차가 지나갔다. 평범한 차도 있었는데 다리가 달린 택시나 바퀴달린 집도 있었다. 그런 것도 차일까. 다른 사람이 와서는 번호판이 있어야 차라 한다고 한다. 그때 번호판을 달고 롤러스케이트 탄 사람이 지나갔다. 그것도 차였다. 이걸 보고는 조금 웃었다. 이건 작가가 차와 차가 아닌 것 경계를 모호하게 느낀 걸 그린 걸지도. 다른 이야기도 이런저런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겠구나.

 

 책을 보기 전에 대충 넘겨보고 어두운 이야긴가 했는데, 처음부터 차근차근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그림이 어두워 보여서 어두운 이야기다 생각한 건지도. <뉴 피시>도 조금 재미있다. 언제부턴가 많이 잡히게 된 물고기를 사람들은 뉴 피시라 했다. 그건 물고기가 공장에서 만드는 거였다. 공장은 바닷속에 있는 조개 모양이었다. ‘나’는 어쩌다 바다에 빠지고 물고기한테 도움을 받는다. 돌고래처럼 보였는데, 돌고래는 ‘나’한테 먹을 걸 주는데 그건 뉴 피시였다. 그건 맛이 별로 없었다. ‘나’는 자기 도시락이 있는 걸 보고 그걸 먹는다. 도시락 안에는 전갱이가 있었다. 뼈만 남은 전갱이는 돌고래한테 자신을 넣어서 뉴 피시를 만들라 한다. 그 뉴 피시는 예전 것보다 맛있었다. 물고기가 잡히지 않게 하려고 돌고래가 뉴 피시를 만들었던 거다. 그 뒤 물고기와 사람은 뉴 피시 맛을 좋게 만든다. 물고기 모양이지만 진짜 물고기는 아닌 뉴 피시구나.

 

 앞에서 뉴 피시 재미있었다고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구나. 진짜 물고기는 자신들이 사람한테 잡히지 않으려고 뉴 피시를 만들었으니. 물고기 적당히 잡기를. 이젠 잡을 물고기도 별로 없나. 돌고래는 신주쿠 지하를 안내할 때도 나왔다.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구나. 피자가 든 피자만두는 어떤 맛일까. 이 책 제목이기도 한 침어는 물고기 베개다. 그저 물고기 모양 베개인가 했는데, 옛날에는 물고기를 베개로 쓰기도 했단다. 그건 하루밖에 쓰지 못하고 침어라 했다. 물고기 베고 자면 편할까. 비린내 날 것 같은데. ‘나’는 잠을 편하게 못 자서 베개를 사러 갔다가 침어를 알게 된다. 주문하는 건 비싸서 ‘나’는 비싸지 않은 물고기 모양 베개를 사고는 바닷가에서 침어를 줍는다. 그 침어는 어항에 넣고 길렀다.

 

 처음 볼 때는 어쩐지 어색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익숙해졌다. 이 작가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고 한다. 그저 panpanya라 한다. 여자아이는 작가 분신 아닐까. 그럴 것 같은데. 그렇다고 작가가 여성일지, 그건 잘 모르겠다. 뜻밖에 남성일지도.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 게 낫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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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ドキャプタ-さくら クリアカ-ド編(9) (KCデラックス) カ-ドキャプタ-さくら クリアカ-ド編 (コミック) 18
CLAMP / 講談社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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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9

CLAMP(클램프)

 

 

 

 

 

 

 이 책 앞에 8권까지 담은 사진뿐 아니라 다른 그림도 다 사라져서 아쉽다. 사진이나 그림을 컴퓨터에 저장할 때는 기뻤는데, 자주 보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 걸 저장해뒀다. 인터넷에서 한번만 봐도 괜찮지만 컴퓨터에 저장해두면 언제든 볼 수 있지 않나. 다시 찾지는 않았다. 어디에서 찾았는지 잘 생각나지 않아서. 어쨌든 아깝고 아쉽다. 영상도 있었는데. 그런 것까지 저장해두었다니. 이 만화영화 처음 봤을 때는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2기 보고 다시 예전 거 제대로 봤다. 좀 유치한 면도 있지만 괜찮았다. 처음 했을 때는 못 보고 나중에 봤지만. 난 체리가 아닌 사쿠라가 더 익숙하다. 한국말이 아닌 일본말로 봤으니. 클리어카드 이야기 다음 건 언제쯤 할까. 만들기는 할지.

 

 지난번에 사쿠라가 학교에 가다가 아키호를 만나고 갑자기 작아졌는데. 그 다음은 없구나. 사쿠라가 어딘가로 날아가고 아키호나 샤오랑을 본 것 같은데, 그 이야기는 또 안 나오다니. 바로 사쿠라가 친구 토모요한테 자신이 작아졌을 때 이야기를 했다. 사쿠라가 별 일 없이 돌아와서 다행이다 생각해야겠구나. 아직 돌아오지 않는 일은 없겠다. 하지만 언젠가 그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된다 해도 사쿠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쿠라를 구하겠지. 예전에도 느꼈지만 이번에는 더 많이 느꼈다. 사쿠라가 여러 사람한테 사랑받는다는 걸. 그것뿐 아니라 카드한테도 사랑받는구나. 부럽다. 모두가 사쿠라를 생각하고 뭔가 하려고 하다니. 죽은 엄마까지. 세상에는 실제 사쿠라 같은 아이 있겠다. 모두한테 사랑받는 아이.

 

 일본은 중학생도 부모한테 아이가 공부하는 모습 보러 오라고 할까. 지금 사쿠라는 중학교 1학년인데 부모 수업참관일이 있었다. 사쿠라가 아빠한테 그걸 말했더니, 아주 기쁘게 꼭 가겠다고 한다. 사쿠라 오빠는 아빠가 바쁘면 자신이 대신 가겠다고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아키호는 부모가 없고 친척은 거의 만나지 않는 것 같다. 집사인 카이토밖에 없다. 이런 거 보면 사쿠라하고 다르게 느껴지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카이토가 있으니. 죽은 부모도 아키호를 생각하고 뭔가를 남겨두었을 거다. 아키호가 수업참관일을 말하니 카이토가 학교에 가겠다고 한다. 아키호는 무척 기뻐했다. 카이토가 학교에 가겠다고 한 건 사쿠라 아빠를 보려고였다. 사쿠라 아빠는 예전에 마력이 센 마법사 크로 리드 영혼의 반이다. 하지만 사쿠라 아빠한테는 마력이 없었다. 카이토는 그걸 다행하게 여긴 듯하다. 그건 자신이 바라는 일 때문이다.

 

 카이토 앞에 사쿠라 엄마가 나타났다. 죽은 사람이니 누구한테나 보이지는 않는다. 사쿠라 엄마는 카이토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아키호 엄마와 카이토가 만났을 때 들은 말이다. 아키호 엄마는 카이토한테 자신이 좋아하는 게 있으면 좋고, 그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면 더 좋다고 했다. 카이토는 그 말을 잘 몰랐다. 카이토는 감정을 잘 모르는가 보다. 언제 깨달으려나. 깨닫기는 하겠지. 이 이야기가 끝날 때쯤. 카이토가 있는 곳에 샤오랑이 왔다. 샤오랑은 카이토한테 왜 일본에 오고 사쿠라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고 물었지만, 카이토는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사쿠라가 만드는 카드가 갖고 싶다는 말만 했다. 금지된 마법을 쓰려고. 이 말은 안 했다. 앞에서 한 말은 샤오랑 기억에서 사라진다. 카이토가 시간을 멈췄을 때 사쿠라는 그걸 알고 카이토와 샤오랑을 보았다. 카이토는 시간을 되돌린다. 사쿠라는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느끼지만 잘못 안 건가 한다. 그런데 카드를 만들었다. 그 카드도 카이토가 바라는 건 아니었다.

 

 사쿠라를 생각하는 사람은 또 있다. 한쪽은 사쿠라 카드를 지키는 유에고 한쪽은 유키토인 사람이다. 하나면서 둘인. 유키토는 마법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이제 힘을 쓸 수 있게 됐다. 신사 신과 계약했다. 그런 계약을 할 때는 자신이 가진 걸 주어야 하나 보다. 뭘 주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것도 사쿠라를 위해서 한 거다. 사쿠라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도우려고. 사쿠라를 많이 생각하는 사람에는 사쿠라가 가장 좋아하는 샤오랑도 있다. 샤오랑 엄마는 앞으로 사쿠라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점을 쳐봤나 보다. 점을 쳐본 건지, 그런 점이 나온 건지. 그런 힘을 가진 사람은 앞날이 보이기도 하고, 더 잘 알려고 점을 쳐본 거겠지. 샤오랑은 사쿠라한테 일어날 안 좋은 일을 막으려고 열심히 단련하고 지금도 한다. 먼 영국에도 사쿠라를 생각하는 사람 있다. 크로 리드 영혼의 반인 에리얼과 미즈키 카호 선생님. 앞에서도 이런 말하고 뒤에서도 말했구나.

 

 또 다음 권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여전히 수수께끼가 남았다. 카이토는 금지된 마법으로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무 잘못이 없는 걸까. 만화를 보면 가끔 아무것도 모르고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난 그런 거 좀 싫은데. 그런 일은 누구한테나 있으려나. 난 잘 모르고 잘못 저지르고 싶지 않다. 내 생각이 늘 옳지 않다 해도 자꾸 생각해야겠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이 적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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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8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9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불과 나의 자서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4
김혜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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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 때문에 살 곳이 없어진 사람 이야기는 몇번 본 것 같다. 지금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 살까. 어딘가에 살겠지. 그때보다 괜찮게 살면 좋을 텐데, 사람이 살아 있으면 어떻게든 산다고는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거다. 세상에는 내가 상상도 못하게 사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집없이 바깥에서 사는 사람도 있구나. 예전에 김혜진은 그런 소설 썼다. 김혜진은 나쁜 사람이 아니지만 나빠지는 사람 이야기를 쓰는 것 같기도 하구나. 그게 꼭 사회구조나 남 같은 바깥 때문이다 할 수 있을까. 난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이 자신을 지키려 하면 될 거 아닌가 싶다. 소설에 그런 사람이 아주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작가는 약한 사람을 더 쓰는 것 같다. 실제 그런 사람이 더 많겠지. 이런 소설을 보고 비겁한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할지도.

 

 예전에 어떤 소설에서 아파트에 사는 아이와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가난한 동네에 사는 아이가 나오는 걸 봤다. 그런 일은 예전에만 있었다고 생각했나 보다. 지금도 사는 곳에 따라 차별한다는 걸 알았다. 사람이 어디 살든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가난하면 거기에 맞는 집에 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내가 그런 적이 없어서 이렇게 생각하는 건지도. 아니 나도 어렸을 때는 단칸방에 살았다. 산 밑에 있는 곳에도 살았다. 그런 것 때문에 학교에서 차별하는 말을 들은 적은 없었다. 어쩌면 예전에는 비슷비슷하게 가난한 사람이 많아서 차별하지 않았던 걸지도. 그렇게 산다고 말하고 다니지도 않았구나. 지금은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차이가 많이 난다. 그게 차별할 까닭이 될까. 남자 혼자 아이 기르는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해도 여자 혼자 아이를 기르면 안 좋게 본다. 이런 건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구나. 주해는 남일동에서 딸 수아와 살아보려 했는데.

 

 ‘나’ 홍이는 어릴 때는 남일동에 살았다.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남일동 반이 중앙동이 됐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남일동을 벗어나서 ‘나’ 어머니 아버지는 좋게 여긴 것 같다. ‘나’가 어릴 때 어머니 아버지는 남일동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싸다고 해도 경매로 집을 살 정도면 돈이 아주 없지는 않았나 보다. 그 집에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고 집을 여러 번 옮겼다. 한번은 2층집에 살았는데 어머니는 세든 사람한테 달세를 달라고 한다. 세들어 살면 집세를 내기는 해야겠지만 사정을 봐줄 수도 있는 거 아닐까. 남일동에 살았다 해도 ‘나’ 어머니 아버지는 집을 샀다. 남한테 안 좋은 소리도 듣고, 그곳에 살았지만 그곳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 같았다. 그건 왤까. 가난한 사람이 살아서 그랬을까. 남일동은 재개발 재건축 이야기가 나왔다가 몇번이나 사라졌다. ‘나’ 어머니 아버지는 남일동이 바뀌지 않으리라고 여겼다.

 

 재개발 말이 나오고 시간이 얼마나 지나고 진짜 재개발 하게 됐을까. 이야기는 약국 건물이 철거되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나’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만 조금 했구나. ‘나’는 남일동으로 이사 온 주해와 주해 딸 수아와 친하게 지내지만, 주해가 힘들 때 ‘나’도 모르는 척했다. 일할 때는 회사에서 따돌림 당하던 사람과 말을 하기도 했는데. ‘나’가 그렇게 한 건 옳지 않은 걸 참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런 마음 알 것 같기도 하다. 주해가 그저 가난해서 남일동에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달아나듯 남일동에 온 거였다. 주해를 힘들게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 없지는 않겠지만. 주해는 갈 곳이 없다면서 남일동을 조금씩 바꾸려 애썼다. 주해가 남일동에 와서 그곳이 조금 바뀌기도 했는데, 주해가 떠나고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김혜진 소설은 늘 답없이 끝나는구나. 우리 삶이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남일동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남일동을 잘 보려고 한다. 그렇구나. 지금까지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은 걸 보려 했구나. ‘나’는 자신은 어머니나 아버지와 다르다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지 않았다. 남일동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주해 딸인 수아가 남일동에 살아서 꼬리표가 붙지 않기를 바랐다. 사람은 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안 좋은 건 숨기고 싶은. 어딘가를 안 좋게 생각하는 것도 사람이지만. 사는 곳에 따라 어떻게 사는지에 따라 사람을 나누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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