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린 뒤 생강나무 꽃이 터졌다,뒷산 산행

 

 

생강나무 꽃

 

봄비가 내린 후에 산수유도 생강나무 꽃도 노랗게 노랗게 더욱 노랗게 되었다.뒷산에 생강나무

꽃은 터졌다. 병원 다녀 오는 길에 공원에 있는 산수유가 노랗길래 다가가 보니 아직 터지지는

않았는데 하루 이틀이면 터질 듯 하게 부풀었다.그래서 더욱 뒷산에 가고 싶어 병원을 다녀 온 후에

얼른 준비하고 가려고 하다가 청소하고 조금 늦어졌는데 또 가기 싫어서 미적미적,그러다 게으름이

나를 이길 듯 하여 얼른 준비하고 나갔다.

 

마늘

 

대파

 

땅의 힘은 대단하다.겨울을 이겨 낸 농장묵들이 초록빛을 드러내며 그 모습을 당당히 봄 위에

올려 놓고 있다.마늘 싹도 뾰족 나온 것이 보이고 대파는 정말 통통하게 살이 오른것처럼 맛있어

보인다. 모든 것들이 산의 초입,땅을 일구어 소일거리를 심어 놓은 곳에 있는 것들인데 그 땅이

봄을 더욱 알려준다. 푸른빛이 있어 무엇이 있나하고 가보았더니 냉이도 조금 보인다. 가끔 무언가

뜯으러 다니시는 분들이 있어 무얼 뜯냐고 물었더니 '쑥'을 뜯는단다. 어느 어머님은 쑥을 뜯으러

왔는데 이 산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 쑥이 보이는지 물으신다.난 알고 있지만 산이 낯설다면

알려 드려도 잘 모르실것이다.그래도 조금 걸어가다 언덕배기 양지쪽에 쑥이 많더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웃으시며 가신다.소일거리로 운동삼아 나온신 듯 하시다.

 

 

 

 

비 온 뒤라 그런가 바람이 신선하니 참 좋다. 게으름을 이기고 오길 정말 잘 했다. 하루 하루 이렇게

다니다보면 이 또한 일상이 될터인데 그리고 산도 덜 힘들게 느껴지며 건강도 다져질텐데 그 시간이

참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잘 안된다. 올해는 정말 열심히 다녀야 할 듯 하다.이렇게 산만 오면

좋은데 왜 늘 집에서 망설이는지 모르겠다. 한시간 나에게 값진 투자를 하는 것인데 말이다. 오늘도

열심히 오르기만 하는데 봄비 내린 뒤라 그런가 산새들이 무척이나 분주하다.여기저기서 새들의

소리,집을 짓고 알을 낳으려 준비를 하는지 종류가 다른 새들의 분주함에 산이 시끄럽다.

 

 

 

 

150m의 산을 오르고 내리고 오솔길을 걷고 소나무숲길을 걷고 그러다 길 끝에 다다라 가져간

물을 한모금 마셔주면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지.물을 마시고 하늘을 보니 정말 이쁘다. 바람도

시원하고 나무냄새 새소리 바람에 나뭇잎이 사각거리는 소리 모든 것이 다 잡념을 없애준다. 

산도 나무도 나이를 먹어가느라 허물어지고 쓰러지고 가지가 떨어져 내리고...그 작은 몸이 많은

이들의 발길에 몸살을 앓고 세월에 몸살을 앓느라 점점 구부정해지듯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은 나무들이 눈에 보인다. 인간의 숲에서 숲이 살아남기 위하여

거친 호흡을 하는 것처럼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는 숲,그래도 얼마 안되는 동산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가.늘 이곳에 오면 시원한 바람과 청량한 새소리 구수한 나무냄새 흙냄새 맘껏

맡게 해주니 말이다.오늘은 봄비가 내린 후라 그런가 나무냄새 흙냄새가 더욱 좋다.바람도 물론

너무도 상쾌하고 신선하고 말이다. 내일도 물로 산에 와야겠지.내일은 오늘보다 봄이 더 짙어

있을 것이다.

 

20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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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뒷산 산행

 

 

어제 뒷산에 갔다오고 오늘도 아침 일찍 가려고 딸들방 베란다 문을 열고 뒷산을 보니 춥다.

에고 움츠러드는 나,갈까 가지말까...하면서 한참을 망설이며 다른 일들을 하면서도 계속 밖의

날씨만 살피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니 비 오면 비오는 대로 가고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가면 되는데 왜 날씨 눈치를 보며 있는지.바보..산에 가기가 싫은 것이다.아니 운동이 하기 싫은

것이다.그래서는 안될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어제 같으니 오늘은 더 쉽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망설이면 못 갈듯 하여 과감하게 물 한병 챙겨들고 나섰다.

 

 

   

 

 

 

오늘은 날이 끄물끄물해서인지 산으로 향하는 사람이 적다.어제는 날이 너무 좋아서인지 삼삼오오

아줌마들이 얼마나 많은지.시끌시끌하더니 조용하다. 조금 애매한 시간이라 그런가.암튼 조용하니

좋다. 이럴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조용히 즐기기 위해 문명의 이기인 핸펀은 잠깐 꺼두어야 하는데

산으로 향하는 시간부터 계속 '딩동 딩동~' 카톡공세,시끄럽다. 한참 걸어가다 확인하고 또 그러다

한참 후에 확인하며 그냥 모른척 지나기도. 집안에서 망설임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산에 오니 공기도

좋고 나무냄새 흙냄새가 좋아 금방 마음이 밝아진다. 새소리 바람소리 정말 좋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며 내는 소리가 꼭 나와 함께 산행하는 것 같다. 혼자 산행하닥 문득 주위를 들러보니 밑에서

두가지로 뻗어 나간 나무가 유독 많다. 그래서 한번 얼마나 되나 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담아 보았더니

많다. 오늘 가지 않은 길에도 많다. 오늘은 늘 다니던 길이 아닌 중간에서 다른 길로 택해서 내려갔더니

지름길이라 빠르다.

 

 

 

 

산수유...곧 터지겠다~~

 

산에 오기 전에 이정선의 [산사람]을 들어서인가 산행을 하며 계속 입에서 맴도는 '산이 좋아~'

흥얼흥얼,정말 좋다. 노래를 틀어서 들을까 하다가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놓칠듯 하여 그냥

혼자 흥얼흥얼 했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쳐다본다.산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툭' 하고 지나가거나 나타나면 정말 놀란다.난 또 다른 사람에 비해 잘 놀라는

편인데 그래서 주위를 더 둘러보며 신경을 쓰는데 난 흥얼흥얼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된다. 

 

산을 그리 높지 않다.150m,정말 그야말로 뒷동산인데 이것도 오르막은 힘들다. 늘 헉헉 거리고

두어번 쉬며 오른다.오늘은 어제 너무 덥길래 웃옷을 조금 얇은 것을 찾아 입었더니 적당한

바람이 들어와 좋다.그런데 바지가 또 두껍다.내일은 바지도 조금 얇은 것을 찾아 입어야 할 듯.

오르다보면 적당히 땀이 나고 내려가다보면 적당히 땀이 식는데 꼭 산에 오기전에는 '춥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그래서 두꺼운 것을,땀이 식으면 춥겠지 하는 생각으로 찾아 입곤 하는데

걷다보면 덥다. 날이 흐려도 다행히 산행을 마치고 산의 초입에 이르렀는데 막내의 카톡,서울은

비가 온단다. 뭔 날씨가 이런담.하긴 이곳도 비가 올 듯한 날씨로 변해가고 있다.벌써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터질듯 부풀었다. 생강나무 꽃과 산수유는 비슷하면서도 같이 피기 때문에

생강나무 꽃을 산수유라고 많이 하는데 산수유는 나뭇가지에 꽃줄기가 있고 생강나무는 없다.

꽃도 틀리다. 그저 노란것이 비슷한 크기라 헷갈려할 뿐.봄은 봄이다.생강나무도 산수유도

노란 입을 방긋방긋 벌리고 있으니 말이다.봄비가 지나고 나면 숲에는 봄이 더 한발짝 성큼

다가올 듯.올해는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뒷산을 다녀야겠다.책을 조금 덜 읽고 말이다.

한 해 산행하는 횟수가 병원에 가는 것보다 더 적다.병원에 가는 횟수를 줄이고 산행하는 횟수를

늘려 더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할 듯 하다. 더불어 책도 조금 쉬엄쉬엄하며 시원한 산공기와

자연의 바람을 더 많이 느껴야겠다.

 

201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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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인가보다,뒷산 산행

 

 

 

 

겨울에 눈이 하얗게 뒷산을 덮었을 때였나 그렇게 두번 산에 갔던 기억,그동안 너무 병원나들이만

했다. 지금도 팔이 아프고 헉헉 거리는 저질체력이지만 날이 좋으니 도대체 가만히 집안에 있지를

못하겠다.싱숭생숭한 맘에 열일 모두 제쳐두고 뒷산에 갈 준비를 했다. 막내가 미션을 주어서

산행 다녀오는 길에 은행도 들릴려고 통장도 가지고 나갔다.잊어버리지 않으면 은행에 들리는

것이고 잊으면 할 수 없지.그리곤 날이 너무 좋아 집안의 문을 모두 열어 놓고 물 한병 챙겨들고

스틱을 가지고 갔다.오른팔이 아프니 스틱에 의존하듯 운동시키려고 가지고 나갔다.그리고 언

땅이 녹아 가끔 미끄러운 곳도 있으니 스틱을 가져가야 한다.

 

 

 

 

생강나무 꽃

 

우리집 베란다에도 봄이 가득이지만 뒷산에도 봄이 가득이다.산의 초입에 땅을 일구어 밭을 경작

하는 곳이 있는데 벌써들 땅을 일구고 있다. 농부들의 마음은 벌써 봄인 것이다. 집안에서는 추울까

싶어 조금 더 껴입고 나가면 산을 오르다보면 덥다. 오늘도 옷을 잘못 입고 나왔다.그래도 오르면서

바람이 조금 부니 땀이 식으며 시원해서 좋다. 간만에 산에 오니 공기부터가 정말 좋다. 맑고 시원하고

상쾌하고..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그래서일까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유모차를 끌고

거리를 거니는 사람도 있고 벌써 나물을 캐는지 쪼그려 앉아 무언가 캐는 이도 있고 산에도 다른 때

와는 다르게 아줌마들이 많다.주변에 대형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민들의 허파처럼 나겨진 아주 작은

뒷산이라지만 주민의 쉼터로는 안성맞춤,그런데 난 이곳에 오기가 왜 이리 힘든지.올해는 정말 날마다

는 아니어도 자주 오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듯.봄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오는지 벌써 초록빛이

여기저기 보인다. 양지꽃도 나오고 있고 그외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양지녁에는 쑥도 조금 보인다.

봄은 봄이다.이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봄이 활짝 피어나는데 빨리 봄을 맘끽해야 할 듯 하다.

 

 

 

 

 

 

겨울이 물러난 자리에 봄의 수액을 한껏 빨아 들인 나무들의 상큼한 나무냄새는 정말 좋다.

산에 와야 이런 진한 나무냄새도 맡고 흙냄새도 맡고 낙엽냄새도 맡고 새소리 바람소리도 듣는다.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은 파란 하늘에 우뚝 솟아 자신의 마지막 겨울의 옷을 벗듯 나신의 부풀은

모습을 당당하게 내 놓고 서 있다. 이 나무들이 얼마후면 바로 연두빛 잎을 틔우며 봄을 보여주리라.

그 연두빛 하늘을 보기전에 난 몇 번이나 뒷산에 오를까. 오늘도 오르는 길은 헉헉,인생도 오르막은

헉헉거릴 수 밖에 없다. 누구의 도움이 없다면 더욱 헉헉 거리며 오르게 되지만 정상에서 만나는

바람은 그렇게 신선할 수 밖에 없다. 힘들게 올라 만나는 바람이 더욱 달콤하고 상쾌하다.

 

 

 

 

 

 

도시와 인간에게 자신의 전부를 내어 주고도 남은 것이 있어 인간과 누리고 있는 '산',뒷산이 있어

정말 좋다. 산이 헐리운 자리에 아파트 숲이 대신하여 씁쓸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가 누릴 공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한동안 소음에 시달리게 했던 울집 뒤쪽에 위치한 아파트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도 교통량이 장난이 아닌데 이 아파트가 완공이 되면 900여 세대가

늘어나니 주변의 교통량이 정말 대단할 듯 하다. 산을 빙 둘러서 신세계 이마트도 새로 생기도

한쪽에는 아파트와 원룸이 신축중이 곳이 있다. 산은 분명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봄은 오고 있다.

산을 떠나지 않은 새들은 여기저기서 지저귀고 나무에 물이 올라 잎이 돋아 나고 있다.그렇게 산은

또 한 세월을 같은 자리에서 인간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진달래

 

 

 

오르막은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리막길을 걷고 오솔길을 걷고 그리고 인간에 의해

잘려 나가며 남은 산의 또 다른 부분으로 향하였다.그곳은 소나무숲,솔향이 좋은 곳이다. 그렇게

길의 끝에 이르러 시원한 물을 마셔주고는 다시금 왔던 길을 따라 산을 한바퀴 둘러 나오는데

늘 산에 오는 길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내려가는 길과 가는 길은 정말 빠르다. 언제

다 왔지 싶게 산의 초입으로 나왔다. 잠깐 운동기구를 하고 의자에 앉아 쉼을 가지며 산의 맑은

공기를 쐐는데 문명의 이기는 이 시간에도 날 따라 다니며 '띵동 띵동..' 그렇게 자꾸만 시끄럽게

한다. 오늘 온전히 산을 느끼기 위하여 엠피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산에 내 발자국

콕 찍었으니 내일도 찍어야겠다.좀더 이른 시간에 덜 더운 시간에 시원한 공기를 마셔야할 듯.

 

201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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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첫 뒷산 산행,상큼한 바람이 좋아요

 

 

새해 첫 해돋이를 보자고 첫 날 뒷산 산행을 하기로 했건만 춥다는 이유로 눈이 온다는 이유로

그냥 자고 말았다.일어났지만 가고 싶지가 않았다. 처음부터 게으름모드,전날 새벽3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니 잠이 고팠고 눈이 내려기도 했지만 날이 흐려 해돋이를 못 볼것 같아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포기는 정말 쉽고 간편하게 한다. 첫 날 산에 가지 못했기도 했지만 어젯밤에 눈이 내리고

뒷산에 올라가면 상큼하면서도 시원한 공기가 고파서 아침부터 뒷산에 가고 싶어 안절부절,그럴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녀와야만 한다.

 

 

 

산에 가기 전까지는 무척이나 망설인다.봄 여름 가을에도 그런데 겨울에는 오죽할까.

춥다는 이유로 눈이 왔다는 이유로 미끄럽다는 이유로 망설이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하지만 오늘은 새해 꼭 시원하고 새롭고 상큼한 공기가 필요하다. 요즘 무언가 게으름 모드에

짜증덩어리가 내 안에 가득했다. 그것들을 모두 배출하고 와야할 것만 같다.

 

보온병에 메밀차 한 병 채우고 모자에 머플러에 아이젠 그리고 스틱까지 챙겨 들고는 단단히

준비하다보니 뒹굴어 갈것만 같다. 껴입고 또 껴입고 추울까봐 온통 싸매고 나섰더니 무겁다.

꼭 이렇게 하고 가서는 후회를 한다. 산을 오르다보면 덥기도 하고 온통 싸매고 온것들이 부담

스러울 때가 있다. 또 그럴까봐 큰딸이 한마디한다. '엄마 또 그러다 땀 뻘뻘 흘리고 온다..'

그래도 좋다. 산에 간다는 이유만으로...

 

 

 

 

뒷산에 가기 전에 친정엄마의 전화,퍼모카신을 하나 사서 보내 드렸더니 울엄니 날 걱정하며

전화를 하셨다. 올해는 아프지 말고 모든것 날 위해 쓰라고 하시는 엄니,뒷산에 가려고 한다고

하니 눈 와서 미끄러운데 간다며 또 걱정이시다. '엄마,눈 와서 가는거야.눈보러.시원하니 좋아.'

울엄니 내가 또 뒷산에 잘 다녀왔는지 걱정에 걱정을 하실 듯. 아버지 보내 드리고 혈압이 생겨

혈압약을 드시는 엄마,어제 배송이 된 털모카신을 신고 다녀오신듯 하다. 필요없다고 해도

'발에 꼭 맞는다.' 엄마 맘에 드신다는 이야기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마음 가볍게 산을 오르는데

나무에 눈이 많지 않아 그냥 오늘은 운동삼아 올랐다. 조금 올랐는데도 벌써 공기가 다르다.

시원하게 볼을 스치는 바람도 좋고 가슴 깊숙히 파고 드는 시원함도 좋고..정말 나오길 잘했다.

이런 맛에 겨울산에 오는가 보다. 산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그래도 내겐 참 고마운 뒷산이다.

올해는 더불어 뒷산 산행을 더 많이 하기로 스스로 약속을 하였으니 오늘 발도장 쾅쾅

제대로 찍고 가야할 듯 하다.

 

 

 

 

 

 

눈길에서는 바르게 걸어가야 한다. 자신이 간 발자국이 다른 이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어떤 자세로 걸어갔는지 발자국에 다 나타나 있다. 눈이 내리고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녀갔는지 눈 위로 길이 나 있다. 길은 사람이 만드는가 보다. 나도 누군가 지나간 그 길로

내 발자국을 더하며 올라갔다. 조금 헉헉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걷다보면 내가 걷는게 아니라

나 아닌 누군가의 다른 이의 힘으로 걷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스스로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른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산에 나 혼자,기분이 너무 좋다.바람소리 나무들이 부딪히는 소리..

고요한 공간을 가르며 떨어지는 눈소리등 너무 좋다. 일주일에 못 와도 한번씩은 꼭 오리라

다짐해본다. 올해는 꼭 산행계획을 이루고 말리라.

 

 

 

 

 

 

꼭 산에 오기전과 산입구에 들어서면 생각을 한다. 동산을 오르지 않고 둘레길만 걷겠다고..

하지만 산에 들어서면 그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리고 동산을 오르고 둘레길도 걷곤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요즘 팔도 아프고 힘들어 그냥 둘레길만 걷고 가야지 했던 것이 동산도 가뿐히

올랐다. 헉헉 숨을 내쉬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뿐하게 올랐다.아마도 옷을 많이 껴입고 와서일것이다.

옷을 많이 입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아 땀이 흘렀다. 그 땀이 정상에 오르니 식어 시원하다.

멀리 보이는 곳도 모두 하얗게 옷을 입었다. 눈이 내려 하늘은 맑고 나무숲이 아닌 아파트 숲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씁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런 동산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하산길..조심 조심 했더니만 허리가 다 아프다

 

 

 

 

 

 

생태로와 연결된 산은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가다보니 발길이 그곳을 향하고 있다.

하산길은 나무도 쓰러져 있고 미끄럽기도 하여 조심조심해서 내려왔더니 허리가 다 아프다.

스틱을 짚고 게걸음처럼 혼자 한숨을 쉬어가며 내려가다보니 스릴있다. 늘 마음은 망설이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듯 하실길도 가뿐하게 내려가고 산책로로 이어진 길도 잘 가고 그렇게 혼자

길의 끝에 머무르니 공기가 참 좋다. 시원한 공기를 가슴 깊숙히 들이 마시며 있는데 철새떼가

날아간다. 내가 나서지 않고 망설이기만 했다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이다. 늘 시작은 힘든데

시작하고 나면 한달음에 오곤 하는 뒷산, 망설이고만 있었다면 시원한 공기도 따뜻한 메밀차도

마시지 못했을텐데 오길 잘했다. 늘 산에 오면 하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한번 발걸음한다는 것이

쉽지 않으니..올해는 내 게으름과 싸움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그 싸움에서 이겨서 뒷산을 자주

찾게 되기를. 내 안에 보다 시원하고 상큼한 공기를 자주 교환해줄 기회가 오기를.

 

2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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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설 설 뒷산의 설경 구경

 

 

  

 

 

 

 

 

 

어제 눈폭탄이 내리고 그야말로 세상은 눈세상,설국이 되었다.

눈의 유혹이란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 보조주방으로 창으로 보이는 뒷산 풍경이 너무 멋있어

추운것도 잊고 한참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뒨산 가고 싶다...뒷산 가야지'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뒷산에 가 본 것이 언제적 일인지 가물가물..거기에 시월에 수술후 회복증이라 과한 운동이라

할 수 있는 산행은 해보지 않아 엄두가 나지 않는데 눈이 왔으니 미끄럽고 더 힘들듯..

갈까 말까..아니야 갈까..아니냐 힘든데 그냥 집안에서 구경으로 만족할까..

그러길 여러번 하다가 '가자'로 결론을 내고는 급하게 준비 준비..

 

 

 

 

 

 

눈이 왔으니 스틱과 아이젠은 필수로 챙겨야겠고 내복도 입고 모자도 겨울용으로 귀덮개가 있는

것으로 쓰고 겨울조끼까지 두툼하게 껴 입고 났더니 눈 위에 굴러도 될 것터럼 눈사람이 되었다.

장갑도 끼고 보온병에 메밀차 따뜻하게 담고 산에서 들을 노래가 가득 담긴 엠피도 챙기고 씩씩하게

나서기 전에 옆지기에게 만약을 위하여 문자,' 나 뒷산에 가요..내복 입고 스틱에 아이젠 챙기고..'

그리곤 큰놈에게 '엄마가 한 시간 반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119에 연락해.알았지..' 하고는

혼자서 눌루랄라 뒷산으로 향하는데 집에서 보다는 그리 춥지 않은 듯.아니지 내가 너무 껴입었나.

정말 그 날씨 좋던 가을에도 뒷산을 오르지 못했고 여름에도 그렇지만 아프다고 핑계로 늘 미루던

산행을 어찌 눈폭탄이 내린 후 아직 이런 과한 운동을 해보지도 않았는데 갈려고 맘을 먹다니..

가다가 힘들면 초입만 구경하던가 평지길만 걷다가 오리라 다짐하고 나가는데 생각보다 기분도 좋고

몸도 가볍다.아니 옷을 너무 껴입어서 그렇지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와우~~와우~~브라보~~이런 선계와 같은 설국을 나 혼자 봐야한다는 것이 아쉽다.

큰놈이 엄마와 함께 왔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침대위에서 엑스레이나 찍고 있으니 원...

밤과 낮을 바꾸어 살고 있는 녀석,아침을 먹고 한참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고 엄마가 뒷산에 간다고

해도 시큰둥 하여 나혼자 나섰는데 정말 멋지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다 선계처럼 느껴지는 세상.

눈의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 그저 이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올 줄 몰랐고 이런 날이 있을 줄 몰랐는데 혼자서 겨울산행을 하게 되다니..

뒷산은 150m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길이 여러갈래다.올라갔다 내려갔다.그리고 산의 중간 허리를

뚝 잘라 섬처럼 떨어진 뒷산이 또 있어 그곳까지 왔다갔다 오르고 내리면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

운동하기에 딱 좋은데 여름에 숲이 우겨졌을 때에는 섬짓하기도 하다. 혼자 숲을 즐기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에 놀라 '엄마야..' 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하는데 정말 이런 곳에선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 무섭다. 언젠가 두번이나 노루가 내 뒤에서부터 뛰어 내려와 놀란적이

있는데 그 놀람은 설레임과 동급이라 이런 곳에도 노루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여 그 길을 한참

바라 보았는데 오늘은 눈이 내린 후라 동물의 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 있다. 녀석들 눈이 내려

먹을 것을 구하려고 뛰어 다녔는지 발자국에서 속도감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중턱만 올라도 힘이 들고 숨이 찼는데 그러지 않다. 내가 많이 좋아진 것일까.

눈이 바람과 햇볕을 이기지 못하고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내려 나무 밑에 잘못 있다가는

눈벼락을 맞는다. 한두번이 아니다.그래도 참 시원하다. 혼자서 별소리를 다 질러가며

설경에 빠져 흥얼흥얼,무얼해도 좋다. 겨울나무에 눈이 쌓인 풍경이 꼭 인삼을 튀김반죽에 묻혀

펄펄 끓는 기름에 튀겨낸 후의 인삼뿌리 같다. 그와 비슷한 것들이 파란 하늘에 마구마구

흩어져 있는 것 같아 '세상에나,선경이 따로 없군.' 하며 혼자서 자연에 극찬이다.

 

 

 

 

 

 

 

 

자연이 만들어 내는 음영에 감탄을 하며 설경을 둘러 보는데 어느 곳 하나 똑같은 풍경이 없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눈이 쌓여 있는 것이 다 달라 그 풍경이 다 다르고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불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햇볕이 만들어 내는 나무의 음영 또한

너무 멋지다.여름의 숲,가을의 숲 그리고 겨울의 숲의 풍경이 모두 다르고 그때그때마다 모두 멋지지만

겨울숲의 풍경도 정말 멋지다. 거기에 눈 내린 숲의 풍경이란 정말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턱과 볼이 얼얼한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마구 눈 밭을 혼자서 헤집고 다니고 싶다.

하지만 어디가 어느 정도의 깊이인지 몰라 앞사람이 다녀간 발자국을 밟으며 간다.

눈이 내린 겨울은 몸을 반듯하게 하고 발을 잘 옮겨 놓아야 한다.내 발자국이 다른 이에게 길이 될 수

있으니. 그사람의 마음이 삐뚫어지면 발자국은 그래도 삐뚫삐둟...

 

 

 

 

 

 

 

 

오월엔 아카시아 향기가 진동하고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떨어져 내려 환상인 정상,

오늘은 눈이 하얗게 덮여 눈의 세상이다. 멀리 내다 보이는 울동네도 그 멀리 보이는 산도

모두가 하얀 눈의 세상이다. 나무는 청명한 파란 하늘 그 속에서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는데 왜 그렇게 겨울나무가 멋있고 든든해 보이는지.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하며 노래 한자락 불러 주고 산을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조심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어제 한치 앞도 보이지 않게 그렇게 눈폭탄을 쏟아 내더니 오늘 하늘은 정말 청명하다.

푸르다 못해 시리도록 파랗다. 그러니 눈이 쌓인 산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내려가는 길에 조심 조심 스틱을 이용하여 먼저 짚어 보며 내려가는데 아이젠을 해서인지

미끄럽지 않고 잘 내려갈 수 있는데 이것이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이라 더 조심스럽다.

동물들이 먼저 지나간 흔적도 있고 여름에 나무가 쓰러져 길을 가로 막은 곳도 있어

조심 조심하며 내려가다보니 다리에 조금 힘이 들어갔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혼자서 겨울산행을

한다는 것이 정말 좋다.공기도 맑고 새소리에 떨어져 내리는 눈을 맞으며 시원함에 볼은 얼얼해도

이것이 겨울산행 맛인가 하며 혼자서 흡족..

 

 

 

 

 

 

 

 

산행을 하면서 들으려던 엠피의 노래는 한번도 꺼내지 못했다.

오늘 산행은 나와 바람과 눈과 햇볕과 겨울나무와 새들과 그렇게 동행 한 듯 하다.

눈 밭에서 지저대는 새들 나무와 눈을 떨구어 내는 바람,쉬 쉬 소리를 내며 투둑 투둑 떨어져

내리는 나뭇가지,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다보니 힘든 것도 모르고 늘 이 산에 오면 하던 대로

그렇게 산을 돌고 돌고 한시간 반 동안 즐겁게 산행도 하고 설국도 구경하고 정말 좋다.

언제 또 이런 기회를 가져볼까? 이렇게 용기를 내어 밖으로 향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집안에서는 결코 볼 수 없고 얻을 수 없는 그 무언가를 한아름 선물 받은 기분이다.

늘 보았던 풍경도 '눈'이라는 하나의 자연이 보태어짐으로 하여 다른 세상으로 변한다는 것을

오늘 정말 온 몸으로 느꼈다. 다리가 후둘거리면 어쩌나 오르다 혹은 내려오다 미끄러지면

어쩌나 하던 걱정들은 모두 기후였다. 미끄러져도 눈 밭에서 미끄러지면 재미있을 듯.

어릴 때는 눈 밭에서 비료푸대도 타고 내려오고 미끄럼도 타고 했는데 이젠 그저

오래전 추억만 되새김질 하며 '그런 시절이 있었지'로 마감을 하며 따뜻한 메밀차로

추위를 날려 보낸다. 뒷산 산행 후 뒷산을 바라 보며 설경 속에서 마시는 메밀차도 참 좋다.

늘 춥다고 아직이라고 하며 콕 박혀 있기 보다는 부딪혀 새로운 것을 얻어야할 듯 하다.

 

201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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