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인가보다,뒷산 산행

 

 

 

 

겨울에 눈이 하얗게 뒷산을 덮었을 때였나 그렇게 두번 산에 갔던 기억,그동안 너무 병원나들이만

했다. 지금도 팔이 아프고 헉헉 거리는 저질체력이지만 날이 좋으니 도대체 가만히 집안에 있지를

못하겠다.싱숭생숭한 맘에 열일 모두 제쳐두고 뒷산에 갈 준비를 했다. 막내가 미션을 주어서

산행 다녀오는 길에 은행도 들릴려고 통장도 가지고 나갔다.잊어버리지 않으면 은행에 들리는

것이고 잊으면 할 수 없지.그리곤 날이 너무 좋아 집안의 문을 모두 열어 놓고 물 한병 챙겨들고

스틱을 가지고 갔다.오른팔이 아프니 스틱에 의존하듯 운동시키려고 가지고 나갔다.그리고 언

땅이 녹아 가끔 미끄러운 곳도 있으니 스틱을 가져가야 한다.

 

 

 

 

생강나무 꽃

 

우리집 베란다에도 봄이 가득이지만 뒷산에도 봄이 가득이다.산의 초입에 땅을 일구어 밭을 경작

하는 곳이 있는데 벌써들 땅을 일구고 있다. 농부들의 마음은 벌써 봄인 것이다. 집안에서는 추울까

싶어 조금 더 껴입고 나가면 산을 오르다보면 덥다. 오늘도 옷을 잘못 입고 나왔다.그래도 오르면서

바람이 조금 부니 땀이 식으며 시원해서 좋다. 간만에 산에 오니 공기부터가 정말 좋다. 맑고 시원하고

상쾌하고..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그래서일까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유모차를 끌고

거리를 거니는 사람도 있고 벌써 나물을 캐는지 쪼그려 앉아 무언가 캐는 이도 있고 산에도 다른 때

와는 다르게 아줌마들이 많다.주변에 대형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민들의 허파처럼 나겨진 아주 작은

뒷산이라지만 주민의 쉼터로는 안성맞춤,그런데 난 이곳에 오기가 왜 이리 힘든지.올해는 정말 날마다

는 아니어도 자주 오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듯.봄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오는지 벌써 초록빛이

여기저기 보인다. 양지꽃도 나오고 있고 그외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양지녁에는 쑥도 조금 보인다.

봄은 봄이다.이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봄이 활짝 피어나는데 빨리 봄을 맘끽해야 할 듯 하다.

 

 

 

 

 

 

겨울이 물러난 자리에 봄의 수액을 한껏 빨아 들인 나무들의 상큼한 나무냄새는 정말 좋다.

산에 와야 이런 진한 나무냄새도 맡고 흙냄새도 맡고 낙엽냄새도 맡고 새소리 바람소리도 듣는다.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은 파란 하늘에 우뚝 솟아 자신의 마지막 겨울의 옷을 벗듯 나신의 부풀은

모습을 당당하게 내 놓고 서 있다. 이 나무들이 얼마후면 바로 연두빛 잎을 틔우며 봄을 보여주리라.

그 연두빛 하늘을 보기전에 난 몇 번이나 뒷산에 오를까. 오늘도 오르는 길은 헉헉,인생도 오르막은

헉헉거릴 수 밖에 없다. 누구의 도움이 없다면 더욱 헉헉 거리며 오르게 되지만 정상에서 만나는

바람은 그렇게 신선할 수 밖에 없다. 힘들게 올라 만나는 바람이 더욱 달콤하고 상쾌하다.

 

 

 

 

 

 

도시와 인간에게 자신의 전부를 내어 주고도 남은 것이 있어 인간과 누리고 있는 '산',뒷산이 있어

정말 좋다. 산이 헐리운 자리에 아파트 숲이 대신하여 씁쓸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가 누릴 공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한동안 소음에 시달리게 했던 울집 뒤쪽에 위치한 아파트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도 교통량이 장난이 아닌데 이 아파트가 완공이 되면 900여 세대가

늘어나니 주변의 교통량이 정말 대단할 듯 하다. 산을 빙 둘러서 신세계 이마트도 새로 생기도

한쪽에는 아파트와 원룸이 신축중이 곳이 있다. 산은 분명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봄은 오고 있다.

산을 떠나지 않은 새들은 여기저기서 지저귀고 나무에 물이 올라 잎이 돋아 나고 있다.그렇게 산은

또 한 세월을 같은 자리에서 인간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진달래

 

 

 

오르막은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리막길을 걷고 오솔길을 걷고 그리고 인간에 의해

잘려 나가며 남은 산의 또 다른 부분으로 향하였다.그곳은 소나무숲,솔향이 좋은 곳이다. 그렇게

길의 끝에 이르러 시원한 물을 마셔주고는 다시금 왔던 길을 따라 산을 한바퀴 둘러 나오는데

늘 산에 오는 길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내려가는 길과 가는 길은 정말 빠르다. 언제

다 왔지 싶게 산의 초입으로 나왔다. 잠깐 운동기구를 하고 의자에 앉아 쉼을 가지며 산의 맑은

공기를 쐐는데 문명의 이기는 이 시간에도 날 따라 다니며 '띵동 띵동..' 그렇게 자꾸만 시끄럽게

한다. 오늘 온전히 산을 느끼기 위하여 엠피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산에 내 발자국

콕 찍었으니 내일도 찍어야겠다.좀더 이른 시간에 덜 더운 시간에 시원한 공기를 마셔야할 듯.

 

201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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