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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산엔 봄이 가득,봄 봄 봄





날이 너무 좋아 집에 있기엔 아까워 아침에 잠시 택배가 온다고 하여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뒷산으로 줄행랑.... 와 초입부터 진달래가 활짝 피어 맞아준다.
지난번만 해도 한 두 송이 피려고 하던 것이 이젠 '나 여기 있어요~~' 하듯이 모두 활짝 피었다.
진달래의 그 환함에 나비와 벌 그리고 이름모를 곤충들까지 바쁘다 바뻐~~




 

아침에 그러지 않아도 '김소월의 진달래꽃' 팔도버전을 읽고 한참 웃다 산에 갔는데
이렇게 활짝 웃으며 맞아주는 진달래는 만나니 마야의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하며 흥얼흥얼 그냥 노래가 절로 나온다. 혼자서 신나게 진달래꽃을 진달래 앞에서 부르며
나비와 벌이 오기를 기다리니 날이 좋아 산행을 나온 사람들이 지나며 쳐다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말 날도 좋고 꽃도 좋고..

 


산에는 이제 봄빛이 가득하다. 나무마다 정말 작은 잎들이 삐죽 내밀고 세상을 구경하고 있다.
자신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줄도 모르고 구경하고 있는 새 잎,
그런데 그 잎을 모두 따서 봉지에 담는 아줌ㅁ바, 좀더 보고 싶은데 나물을 뜯으시나 보다. 
아직 작은 잎인데...난 어디 새로운 식물이 올라왔나 두리번 두리번~
양지꽃은 이제 많이 피었고 제비꽃도 많이 피었다.
노루발풀도 많이 나왔고 다른 식물들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무릇 새 싹도 나오고..


  

정상 141m를 찍고 물오른 산벚나무를 지나 묘지에 가니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그곳은 나만의 아지트인 할미꽃이 지천으로 있는 곳이다.
사람들은 잘 내려오지 않거나 내려와도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 남의 묘지에..
그런데 난 그곳에 꽃들을 만나러 간다. 묘지 주인장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할미꽃과 조우를 했다. 와~~ 할미꽃이 정말 많다, 할미꽃 밭이다. 홀씨가 바람에 날려 번진듯 하다.
이곳에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할미꽃이 아니라 한두 포기였는데 이젠 할미꽃 밭이 되었으니
주인장 두분도 좋고 덤으로 나도 좋다. 언제 한포기 캐다가 울아버지 산소에도 심어 드릴까..

  

  




할미꽃


정말 많은 할미꽃들이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어디를 봐야할지 어떻게 담아야할지..그러다 나도 할미꽃처럼 땅에 엎어져 이상한 포즈로
할미꽃과 조우한다. 위에서 보면 얼마나 웃길까.. 땀은 비오듯 떨어져 내리고
할미꽃 수줍은 얼굴은 움츠러 들어 펴지질 않고 하얀 솜털을 만져보니 정말 보송보송하다.
애기솜털같은데 이름이 할미꽃이람... 손으로 살살 어르만지며 고개를 들어 보려해도
들지 않는 할미꽃... 오늘 정말 너무 많은 할미꽃을 보아서 눈을 감으면 할미꽃만 보일듯 하다.




현호색..아직 피지 않았다.


  
굴참나무,참나무,아카시나무


산에 가면 자주 나무의 표피를 만져보고 그 느낌을 느껴본다. 아니 나무를 자주 만지게 된다.
그러면 나무마다 그 표피가 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굴참나무는 울퉁불퉁 굵다. 굴참나무에 비하면 참나무의 표피는 잘잘한 편이고 아카시나무는
길죽길죽하다. 나무이 표피에서도 봄이 느껴진다.
가만히 귀에 대면 그들이 하는 소리가 들릴듯 하다. 
난 나무의 표피를 만지며 가만히 눈을 감고 바람소리를 듣는다.
아니 봄이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봄이 완연해지고 바람소리가 달라졌다. 
그속에서 괜히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오니 봄바람은 내게 와서 콧노래가 되었나보다.



아가배나무에도 새 잎이 돋아 나왔다.

 

 


조팝도 꽃몽오리가 맺혔다

 

 
꿀꽃도 이쁘게 피었다

 

 
제비꽃은 주위를 둘러보면 변종이 참 많다. 색상 변이가 잘되는지 약간씩 혼합된 꽃들이 많다.



산을 내려오는데 까치 한 쌍이 거시기 한다. 녀석들도 봄인 것이다.






산에 오는 사람들은 저마다 목적이 다르다.
그냥 산행을 이유로 오는 사람들은 복장이 산행복장이다.
주위 사무실에서 점심산책겸 온 사람들은 양복이나 그외 출근복이다.
나물을 뜯으러 오는 아줌마들은 체육복이나 간편한 복장이다.
나처럼 탱자탱자 하는 처자의 복장도 산행복이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산이 있어 산에 오고 산으로부터 무언가 하나씩 얻어간다.
난 오늘 너무도 값지도 많은 것을 얻었다. 진달래꽃 저 밑지방에서는 참꽃이라 하는
그리고 할미꽃 제비꽃 꿀꽃... 봄을 한아름 선사 받은 것처럼 기쁘다.
나비처럼 훨 훨 휘젓고 다닌 한시간여가 너무도 값진 에너지다.

너무도 작은 뒷산이라 조금 큰 산보다는 가진것이 적지만 그래도 내겐 값진 보물과 같다.
계절을 느끼게 해주고 철마다 다른 모습의 자연을 보여주고 꽃을 보여주고
여름엔 시원한 바람을 주고 겨울엔 바람도 막아주고 
그리고 산에 오르므로 해서 내겐 신선한 공기로 건강하게 해준다.
산에 오면서 많은 것들과 대화를 나누고 자연을 더 품에 된 것이 더할수 없는 행복이다.
잠시 흘린 땀방울처럼 그렇게 오늘 한방울의 땀이 땅에 떨어져 한 알의 씨앗을 키워내듯 
뒷산에서 담은 봄은 사월을 여유롭게 날 수 있는 힘찬 에너지원으로 저장되리라.
하산길, 바람이 너무도 시원하다. 가슴속으로 파고 드는 바람이 달콤하다.


201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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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할미꽃



날이 넘 좋다. 사월이 되고나니 봄빛이 완연하다.
날이 좋으니 아침부터 싱숭생숭, 마음이 뒷산으로 달려간다.
아침에 잠깐 볼일을 정리하고는 산에 갈 준비를 하는데 여시는 내가 모자만 써도
벌써 외출할것을 눈치채고는 깽깽 거린다. 저도 데리고 나가 달라고..
하지만 심장이 좋지 않다고 하니 산행은 무리다. 밖에 외출도 녀석에겐 추울 수 있으니 삼가.
혼자 가기로 하고는 물병을 챙겨 들고 베란다 문을 열어 놓고 나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산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더니 한 둘 겨우 점심시간을 이용한 산행객들이 보인다.
사무실이 가까이 있는지 양복입은 신사들도 구두차림에 산을 찾는다. 낮은 뒷산이니 그리 무리는 없을듯..
그런 모습을 산에서 만나면 참 이상하지만 그래도 자주보니 이상하지도 않다.
혼자 쉬엄쉬엄 오르는데 양복아저씨들이 서너명 뒤에서 두런두런,
오라막이라 숨이 가빠 난 천천히 올랐다. 벌써 나무의 새순을 뜯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제 겨우 새의 부리만큼 나왔을래나 정말 세상구경 이제 겨우 며칠 한 것들 모두 뜯어 봉지에 담는
부부가 괜히 미워진다. 좀더 파릇한 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새순또한 더 많은 시간을 
세상구경하게 놔두지 이제 겨우 삐죽 나온것들을 모두 뜯을께 뭐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새 잎이 나왔나보다. 약간 연연두빛 숲이 보인다.
마른가지만 있던 겨울숲하고는 색이 완연히 다르다. 오르다 잠시 멈추어 서서 바라보니
정말 작은 잎들이 보인다. 삐죽 세상에 나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양지꽃도 제법 보인다. 처음 양지꽃을 찾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것이
이제 여기저기 그래도 노랗게 눈에 띈다. 
정상에 올라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묘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나의 아지트처럼 할미꽃이 지천으로 있는 곳이다. 사람들은 묘지라 잘 내려가지 않는다.
위에서 그냥 바라보고 만다. 하지만 내겐 그곳은 보물이나 마찬가지,제비꽃도 양지꽃도
그리고 할미꽃 봄구슬붕이 등 꽃이 참 많다. 개나리도 피려고 노랗게 물들었다.

할미꽃이 오늘은 활짝 피었다. 꽃이 피고나니 더 많아 보인다.
작년에 핀 꽃의 홀씨가 날려서 새로 돋아난 것들인지 아주 작은 것들도 많다. 
땅에서 손가락 한마디 두마디 정도 올라온 것들이 그래도 할미꽃이라고 꽃대를 올렸다. 귀엽다.
할미꽃을 여기저기 찾아 벌처럼 자리를 옮겨 다니며 조우를 했다. 
꽃이 활짝 피고 나니 더 이쁘다. 자주빛 속에 노란 얼굴이 숨어 있다. 
겉표면의 보송보송한 하얀 솜털은 정말 이쁘다. 
꽃이 피면 벌과 나비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 오는지...

할미꽃을 만나고 생강나무 꽃의 향을 맡고는 하산길로 접어 들어 콧노래를 부르며
혼자 숲을 온통 다 차지하고 걷는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진달래는 이제 며칠 있으면 필 듯이 봉오리가 한참 부풀었다.
생강나무의 노란 꽃과 산수유 때문에 여기저기 노랗게 콕콕 점 찍어 놓은듯 물들어 
산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 듯 보인다. 

오솔길을 걸어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온 길을 뒤돌아 나오는데 오르막이다.
양지녁에는 양지꽃이 노랗게 피어 있고 쑥도 제법 많이 나와 있다.
앉아서 쑥이라도 뜯어야 할 것만 같은데 제법 덥다. 오늘은 속에 얇은 티를 입은것이 다행이다.
모자속은 땀이 줄줄 흘러 내려 머리가 덥다. 조금 늑장을 부린 것이 이렇게 땀으로 보답을 한다.
내일은 미루지 말고 아침에 일찍 와야 할 것만 같다. 
하산길에 제비꽃을 한 번더 보고는 녀석을 담았다. 그리곤 시원한 물한모금 마시고 산을 벗어났다.
산에서 땅을 일굴 수 있는 곳은 벌써 사람들이 농작물을 심을 준비를 한다. 
봄은 모두를 바쁘게 한다. 꽃이 피니 벌과 나비도 바쁘고 사람 또한 바쁘다.
나 또한 날이 따듯하니 산을 찾기가 수월하다. 아니 날마다 산에 오고 싶어 싱숭생숭이다.
진달래가 피고 산벚꽃이 피면 더 이쁜 풍경일텐데 아직은 준비하는 봄이 싱그럽기만 하다.


2011.4.4










 

 

 

 
할미꽃


양지꽃



 








꽃잔디


생강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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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만난 봄꽃들,제비꽃 할미꽃 양지꽃






오늘도 날이 너무 좋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뿌연 안개, 날이 좋을것 같아
먼저 뒷산을 보고 저 멀리 저수지를 보니 나가고 싶다.
베란다를 돌며 한바퀴 초록이들 물을 주고 녀석들과 눈데이트를 마치고 
잠시 오늘의 모습을 담아 준 후에 나가려고 챙기는데 벌써 마음이 싱숭생숭,
그렇게 물 한병에 디카를 챙겨 들고 서둘러 나갔다.

한번 시작하고나니 이제 시작은 어렵지 않은데 날이 더워지고 있다.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더 더운듯 하다.어제와 똑같은 복장인데..
팔을 걷어 올리고 웃옷의 지퍼도 내리고 그래도 모자속에서 땀은 줄줄..
오르막을 조금 오르고 쉬고 잠시 바람을 느끼다 다시 오르고 그렇게 몇 번을 쉬다가
정상에 도착, 내가 사는 곳을 한바퀴 둘러 보니 좋다. 
봄빛이 가득한 것이 느껴지는 동네...

그렇게 정상에서 잠시 멈추다 할미꽃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부분에서 계시던 아저씨가 묘지로 향하니 자꾸 쳐다본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할미꽃을 만나러 가니..
벌써 눈은 할미꽃을 찾고 있다. 그런데 어머나 어머나 지난날보다 더 많은 꽃들이 올라오고 
그리고 활짝 핀 것도 있다. 지난날엔 보이지 않던 녀석들도 언제 삐죽 올라와 있는지..
작은 것들이 땅 속에서 꾸물꾸물 무슨 꿈을 꾸고 있었길래 이렇게 수수하니 이쁠까..
녀석들과 조우하여 그 모습을 담는데 땀이 뚝 뚝 흘러 내린다. 
바람에 마른잎들이 스치는 소리가 누군가 뒤에서 덮쳐 오는것 같아 몇 번을 뒤돌아 보다가 포기,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계속 할미꽃을 담았다. 이 할미꽃을 보니 동강할미꽃을 보고 싶다는 생각..
그래도 이렇게 산에서 할미꽃을 만난다는 것이 어디인가... 정말 보물찾기다.

할미꽃을 만나고 생강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향이 좋아 그 향을 쫒아 온 벌들이 벌써 윙 윙 거리며 이 꽃 저 꽃 바쁘다.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 앙증맞은 보슬보슬한 꽃이 노랗게 점점이 있어 
누군가 콕 콕 한 점 한 점 찍어 놓고 간 듯 하다.
거기에 벌들이 있으니 더욱 생기가 넘쳐난다. 꽃에는 역시 벌이 있어야...

생강나무 노란꽃도 만나고 오솔길을 따라 하산길을 접어 드니 괜히 콧노래가 나온다.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내리막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 들어 소나무숲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가슴 깊이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듯 소나무향을 맡으며 오솔길을 걷고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는 다시 턴, 그렇게 왔던 길을 따라 오는데
멀리 밭에는 봄나물을 뜯는 모습도 보이고 봄이라 그런지 흑염소 한 마리 길을 잃고 헤매인다.
녀석의 '음메...음메....' 하는 소리가 봄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흩어진다.

흑염소 소리를 듣다가 하산길을 살펴보니 어머나 오마나 '제비꽃이다'
마른 풀잎 속에 숨어서 그 소박한 보랏빛 꽃을 앙증맞게 피우고 햇살 속에 웃고 있다.
올해 처음 만난 제비꽃이라 더욱 마음이 설레인다. 오늘은 노란나비도 몇 마리 보고
정말 행운이다. 제비꽃을 찍고 보니 양지꽃도 있다. 양지에서 피는 양지꽃,
봄은 이렇게 겨울을 이겨낸 단단한 땅의 저 밑바닥부터 오는가 보다.
몸을 낮추고 눈을 낮추어야만 봄을 찾을 수 있다. 
좀더 낮은 자세로 한 해를 맞고 낮은 자세로 삶에 임하라는 자연의 가르침처럼 
오늘은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을 따라 몸을 낮추고 눈을 낮추고 마음을 낮추어 봄을 맞는다.
아니 봄을 찾는다. 그렇게 찾은 봄이 정말 값진 보물처럼 내 안에 자리한다.
하나를 찾으니 두번째 찾는 것은 더 쉽다. 아니 더 많이 보인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고 처음 찾기가 어렵다. 찾고 나면 쉬워진다.

봄꽃들을 만나고 나니 정말 몸이 가볍다. 마음도 가벼워 집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그 무언가가 가득 찬 느낌이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새소리도 좋고
그리고 봄꽃인 생강나무꽃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 만나고 가는 길이 정말 즐겁다.
산을 벗어나 아파트 담장에서 노란 민들레도 만나고 활짝 핀 산수유도 만났다.
아파트 화단 오솔길에서는 새 한마리다 날아가지도 않고 쫑알쫑알,
녀석도 몹시 바쁜가보다 봄맞이로..
오늘은 그렇게 봄맞이로 바쁜 노란나비며 벌이며 흑염소며 산새며
그리고 봄꽃들로 그야말로 봄을 가득 충전했다.


2011.4.1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







생강나무에 꽃이 피었다. 벌이 무척이나 바쁘다

 
나무도 사람도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 겨울의 흔적


진달래는 요만큼~~~


노란 민들레도 피었어요




노란 산수유도 피었어요

 
새들도 바쁜 봄날~~


봄은 무슨 색일까요.. 봄은 무슨 색으로 먼저 시작될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노란색 보라색 분홍색...
오늘 찾은 색은 노란색과 보라색인데 또 어떤색으로 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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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나들이에 만난 할미꽃 노란 생강나무꽃





울집 뒷산은 자주 다닌 산이라 높진 않지만 철마다 무슨 꽃이 어디에 피는지
그리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나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것이다.
작은 산이지만 그래도 철마다 안겨주는 게절감은 정말 좋다.

오늘은 날이 좋아 더이상 집에 있는 것이 정말 곤욕, 빨리 짐을 챙겨 나가야할것만 같은 햇살을 따라
뒷산으로 나가려는데 울집 강쥐 여시는 벌써 눈치를 채고 낑낑~~, 데리고 나가라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나갈준비하는 것을 그리도 잘 아는지 가방에 모자만 챙겨 들어도 벌써 다는 지지배,
이젠 할매라 뒷산 나들이에 잘 따라다녔는데 심장이 좋지 않다니 그도 이젠 안된다. 혼자 갈수밖에..
오늘은 호야까지 낑낑, 두녀석도 봄이 온것을 아는 것 같다.

물병과 디카만 챙겨 들고 모자 꾹 눌러 쓰고는 분리수거할 것들 챙겨 들고 나가는데
벌써 마음이 가볍다. 몸도 가볍다. 발걸음도 가볍다. 날이 정말 좋다.
날이 좋으니 삼삼오오 아줌마들이 벌써 뒷산에 갔다 오시는지 울긋불긋,
난 분리수거를 버리고 천천히 산으로 향하였다. 낮은 산이라 혼자서 산행하는 사람
부부가 함께 온 사람, 아줌마들끼리 온 사람등등 다양하다. 
나도 그 대열에 끼여 본다. 남들은 서둘러 가듯 하지만 난 천천히...
땅도 한번 살펴보고 나무도 한번 살펴보고.. 발밑을 보니 쑥이 나왔다.
여기저기 삐죽삐죽 솟아 나온 쑥, 그 옆에는 노란 꽃다지도 나왔다.
땅은 벌써 봄을 품고 있는 것이다. 나무도 식물도 모두다 봄이라는 것을 몸으로 알려주고 있는듯..

천천히 오르며 나무들을 만져보니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벌써 잎이 나온것도 있고 냄새가 겨울과는 정말 다르다. 아니 바람에서 벌써 달큰한 것이
봄이 가득 느껴진다. 천천히 올라 정상에 오르고 한번 내가 사는 동네를 굽어 본 다음 
어느 분인지는 모르지만 묘지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은 봄이면 내가 보물을 찾듯 야생화를 찾는 곳,
그곳엔 제비꽃,할미꽃,봄구슬붕이,풀꽃,각시붓꽃,.. 다양한 꽃들이 많이 피는 곳이다.
지금쯤이면 할미꽃이 올라올때가 되었는데 하며 천천히 살피며 가다보니
아, 있다. 할미꽃...지난번에는 와서보니 아직이더니만 언제 이렇게 많이 올라왔는지 있다 있어..
할미꽃이 이곳에 있는줄 모르는 사람들은 위에서 멀리 풍경만 보다가 간다.
나처럼 내려와 묘지를 한바퀴 돌다보면 이쁜 꽃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싹이 트다 늙었나 호호 백발 되었네~~~'
혼자 할미꽃 노래를 흥얼흥얼 하며 묘지 주인분들께도 
올해도 어김없이 이쁜 꽃들 보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하고는 할미꽃을 조우했다.
넘 이쁘다. 은빛 솜털 속에 진자주빛 꽃이 숨어 있는 듯 하다.
봄을 그 안에 숨겨 놓고 있는 것처럼 수줍게 고개를 들고 있는 할미꽃, 정말 이쁘다. 
꾸미지 않은 수수한 멋이 바로 이런 것인듯 하다. 이제 하나 둘 나오는 할미꽃,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먼저 보여주는 할미꽃 덕분에 기분이 좋다.

할미꽃을 조우하고는 생강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니 노랗게 피었다.
산에서 '산수유' 와 헷갈리는 꽃으로 이 꽃은 한꺼번에 모여서 핀다. 그리고 달콤한 향기가 난다.
한가지만 꺾어다 방에 꽂아 놓아도 향기가 얼마나 강한지... 지난번에는 꽃몽오리가 펴질듯 말듯 하더니
이쁜 노란 봄을 활짝 피었다. 온 산에 가득 달큰한 향내가 생강나무 꽃냄새인듯 하다.
봄은 그렇게 살짝 칠한듯 안칠한듯 노란빛으로 달큼함 향내와 함께 오는 듯 하다.

생강나무 노란꽃과 조우하고는 오솔길을 따라 '할미꽃' 노래를 흥얼흥얼 하며 계속 달려가듯 내려갔다.
한사람 한사람 가끔 가다 만나는 사람들이 봄이라 그런지 괜히 기분 좋다. 
'안녕하세요~~' 하고 큰소리로 인사를 하고 싶지만 그들도 얼굴을 쳐다보고는 그냥 지나친다.
분명 마음속으로 나처럼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고 싶어할 것이다. 
오르막은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어 가볍게 오르고 내리막도 바람이 함께 해주어 신나게 내려간다.
여기저기서 청아한 음악처럼 새소리가 들려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오솔길을 따라 소나무숲이 있는 곳까지 가니 삼삼오오 아줌마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몇 모금 마시고 다시 하산길을 따라 내려오며 보니 
조팝나무에도 잎이 돋아 나고 있고 여기저기 나무에 콩알만큼 잎이 나왔다. 
그래서 겨울산과 다르게 약간 숲의 색이 변한듯 하다. 

한번 입에 달라 붙은 노래는 하루종일 흥얼흥얼 하게 된다. 하산 길에도
나의 길동무는 '할미꽃' 노래이다. 지나는 사람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흥얼흥얼,
주위엔 아무도 없다. 혼자서 쑥을 바라보다 혹시나 제비꽃이 있나 찾아보다
내게 신선함을 준 산을 벗어난다. 조금 있으면 산벚꽃도 피고 잎도 파릇파릇 돋아 나오고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줄 뒷산, 이젠 날마다 찾아와야 할 듯 하다.
집안에서 갇혀 있을 때하고는 정말 다른 신선한 공기를 가득 마시고 간다.
바야흐로 봄이다. 봄 봄 봄......노란 생강나무 꽃 피고 할미꽃 피는 봄이다.


2011.3.30





 
쑥과 오리나무인가?....

 
노루발풀..소나무 곁에서 사는 식물로 뱀에 물렸을때 쓰이는 풀.


노란 양지꽃이 아직이지만 제일 먼저 나왔다.


주민을 위한 쉼터이지만 시설이 부족하다.

 


생강나무 꽃.... 산수유와는 틀리다. 향이 있다.


정상 찍고..

 






할미꽃..

 


조팝나무에 새 잎이 돋아 나고 있다


꽃다지도 피었네...

 

산을 벗어나며 손바닥 만한 기와조각을 보았다. '어 이거..' 하며 주어 들을뻔 했다.
나 어릴때는 이런것은 정말 귀한 것이었다. 지금처럼 놀이가 안이 아닌 밖에서 주로 행해졌던 시대,
동네의 마당마다 놀이그림이 그려져 있고 아침마다 밥을 먹자마자 챙겨드는 것은 구슬에
비석에 딱지등.. 정말 밖에서 하루종일 놀아도 질리지 않는 놀이들이 다양했다.
난 남자들의 주 놀이인 구슬치기도 무척 잘했고 공기놀이는시시했고 비석치기 목자치기
딱지치기등을 정말 잘했다. 비석을 가지고도 노는 놀이가 다양했다. 칸칸 그림을 그려 놓고
깽깽이 발로 뛰어 넘으며 비석을 들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다보면 놀이에 적합한 비석을 
동네를 돌며 구하는 것도 하나의 일이었다. 지금은 그 놀이들을 다 잊었지만...

옛추억을 떠 올리며 산을 내려오다 보니 괜히 얼굴에 봄바람과 함께 웃음이 피어난다. 
할미꽃 노래도 흥얼흥얼 얼굴엔 혼자 싱글싱글..누가 보면...
그래도 좋다. 봄이 왔으니.. 이렇게 가득 봄을 안고 가는 기분, 정말 좋다.
봄이란 그 단어의 어감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무언가 희망이 가득 담겨 있는 듯 하다.
무언가 새로운 생명이 가득 담겨 있는 듯 하다. 봄이다. 
정말 봄이 왔다. 뒷산에 가득.. 내 마음에도 가득...



20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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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에서 만난 가을






친구의 오빠가 광덕에 전원주택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하여
구경겸 나들이를 가자고 하여 길을 나서게 되엇다.

이곳은 나하고는 인연이 깊은 곳이다.
산행사고로 인해 한동안 고생을 하게 한 곳.
아픔이 묻어 있는 곳이지만 그래도 난 이곳의 자연이 좋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울창한 산림도 좋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도 좋고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추억이 드문 드문 묻어 있는 곳이다.




호두... 잘 안나왔네,,,ㅠ




풍선초

수세미

다알리아

닭의장풀

물봉선

꼬리가 참 희한하게 생겼다




이질풀

누리장나무



계요등

칡꽃



 




과꽃



 



숲길에서 만난 꽃들과 곤충,
숲에 오니 가을이 벌써 곁에 와 있다.
마음으로 가을을 밀어내고 있었던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여름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아니 여름을 좀더 열정을 다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여름을 붙잡고
가을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한것은 아닌지...

하지만 숲엔, 산에는 가을이 왔다 분명히...




 

 




가는 길에 알밤이 무척 많이 떨어져 있다.
주인장이 알면 서운하겠지만 잠시 멈추어 주머니 가득 알밤을 주웠다.
밤가시에 찔려도 알밤을 줍는 것은 재밌다.
친구는 그냥 가자했지만 이렇게 재밌는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ㅋ
그렇게 주운 밤을 친구오빠네 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은 후에 까먹었다.
햇밤이라 그런지 아직 맛은 덜 들은듯 했지만 맛있었다.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것 때문에 더 기억되고 잊혀지지 않는것,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 밤맛 또한 기억되고 추억하리라.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 계곡의 물소리는 정말 웅장했다.
물소리를 고스란히 우리집에 담아 가고픈 생각,
계곡을 보면 여름이 아직 남아 있는 듯 했지만
물봉선도 피고 구절초도 피고 이질풀 꽃도 피고
가을은 가을인 갑다.
거기에 알밤까지 떨어져 내리니 가을은 가을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여서인지 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다보니 계절을 더 느꼈다.
벼는 고개를 깊이 숙였고 옥수수는 벌써 마른잎이 되어 버렸다.
잠자리는 저마다 마른가지위에 앉아 날개쉼을 하고 
밤송이는 입을 벌리고 잘 여문 알밤을 '투둑 투두둑' 떨어 뜨리며
숲에 가을을 알린다.

길가에 늘어선 분홍빛 물봉선 꽃이 아름답다.
사이사이에 핀 구절초며 이름모를 꽃들이 계절을 앞질러 달려가듯
저마다 빛을 발하며 여름을 쫒는다.
그 가을속을 가슴에 새기듯 천천히 걸어 
물봉선 피고 담장을 따라 봉선화가 피고 과꽃이 피고
뜰에 감이 익어 가고 밤이 익어 가고 호두가 익어가고
고추잠자리가 날며 가을을 유영하는 그 속을 걸어서일까
간단한 점심인 라면조차 황후의 오찬처럼 맛있다.
설 익은 배추김치에 라면 한 그릇 달게 먹고 
숲에서 주운 알밤을 까 먹고 그렇게 빈집을 지키다
친구와 돌아서 나오는 길,
계곡의 물소리가 나와 배웅을 한다. 잘가라고... 또오라고...
-우리 언제 다시 모일까..우리끼리 모여서 좋은 시간보내자.
우린 언제부터 '우리만의 시간을 잃어버렸다' 고 우리의 시간과
우리의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며 살아오고 있었기나 한것일까.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의 집...
이름도 잃어 버리고 있었다. 
정말 너무도 오랜만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먼 기억속의 시간속으로 돌아간듯
그렇게 둘만의 우리만의 시간으롣 돌아갔던 짧은 시간이 너무도 달콤하다.
가을 마중을 나갔다 온것처럼 뿌듯하다.
알밤을 한아름 안고 와서일까...


20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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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9-1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추천은 한번만 할수 있을까요?? 님의 페이퍼를 보니 가을이 성큼 코앞이네요^^
누리장나무는 모양 잘 낸 사탕같아서 가까이만 가도 아주 달콤한 향기가 날듯 싶어요~
넵, 저 지금 배고픕니다ㅋ

서란 2010-09-10 23:04   좋아요 0 | URL
비가 자주 오니 가을이 더 성큼 다가오는듯 해요.
누리장나무는 만지면 누린내가 나서 나무이름이 그렇게 붙었답니다.
아마도 꽃으로 곤충을 유혹하겠지요.
보기엔 별처럼 이쁜데 만지면 냄새가 지독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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