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월 첫 시작,뒷산 산행

 

 

달력 한 장을 넘기고 나니 마음이 허전하다. 계절도 바뀌고 올해도 이렇게 또 흘러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처음에 계획한 것들 잘 지키지 못하고 살아온것 같아 시월 시작은 뒷산 산행부터 시작

했다. 오전에 준비하고 가려는데 친구의 전화가 와서 잠시 수다를 떨다가 점심 경에 나가게 되었다.

할 일은 많아도 모든 것 뒤로 미루고 훌훌 옷을 벗어 버리듯 가볍게 나가면 얼마나 좋은지.날도 좋고

바람도 좋고 가을 햇볕도 좋고. 나무에 단풍이 서서히 드는 것이 보인다. 이렇게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뭉텅 단풍이 들면 괜히 마음이 바빠지는데 그러기전에 좀더 그 느림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하루하루 다르게 코스모스가 시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코스모스는 패스하고 얼른 산으로 향했다.

산의 초입에 들어서는데 '타악' 하는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니 산밤만한

상수리가 떨어져 있다. 한 알 한 알 풀 숲을 헤치고 상수지를 줍다 보니 주머니에 반정도 찬다. 그렇다고

상수리를 줍겠다는 것도 아닌데 괜히 줍고싶다. 많이 줍는다면 도토리묵이라도 한 번 쑤어 먹게 친정

엄마께 갖다 드려서 묵가루라도 내면 좋을텐데 여긴 그럴만큼의 상수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그래도

신기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줍다보니 한주먹은 주웠다.

 

 

 

 

 

상수리를 줍는다고 풀숲을 헤치며 다녔더니 땀이 비오듯 쏟아져 내린다. 땀을 줄줄 흘리고 나면

개운하여 좀더 박차를 가하듯 쉬지 않고 중턱까지 올라 쉼터 의자가 있는 곳까지 가서 잠깐 쉬며

손수건을 꺼내어 땀을 닦다보니 시원하다. 더운 듯 하면서도 시원해서 산에 오르기도 좋고 기분도

좋고.점심 시간인데도 간간이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 천천히 올라보니 연세가 지긋하신 부부가 체육시설에 마주 앉아 운동 하시며 대화를

나누신다. 이시간에 오면 꼭 만나는 분들이다. 두분이 함께 운동하시는가 보다. 보기 참 좋다.

 

 

 

키 큰 풀에 새집이 매달려 있다

 

 

천천히 오르다보니 벌써 정상,시원한 바람을 쏘이고 잠시 서서 쉬었다. 밤나무 밑에는 빈 밤송이가

여기저기 널려 있고 가만히 이것저것 젖혀 보다보니 그래도 밤이 들은 것이 있다. 숲은 내가 먹을

것도 남겨 놓는 것을 보면 늘 넉넉하다. 날마다 오르고 또 올라도 다른 모습인 것을 보면.알밤을 줍다

보니 밤나무가 많은 곳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천천히 움직여 보았다. 주말에 비가 내려서인지 밤송이가

대부분 떨어진 듯 한데 그래도 드문드문 새로 떨어진 듯한 송이가 있고 벌써 벌레가 차지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밤송이가 빗물에 씻겨 구르고 굴러서 밑에 모여 있다. 꼭 누가 발로 차고 다닌 듯 하다.

구경하며 다니다 밤도 한 줌 주웠다. 집에 가서 까먹으면 맛있을텐데 오늘은 한 줌이지만 쪄먹을까.

 

내가 누구게~~?

 

여치다.

 

산과 산이 이어진 부분을 걷고 있는데 고들빼기에 무언가 있다.지나다 다시 돌아와서 보니 여치가

한마리 교묘하게 숨어 있다.이녀석... 잘보이게 하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앞 가지로 가서 앉아

주신다. '나 여치에요~~' 이녀석 잘못 잡으면 다리가 달랑 떨어진다. 지난번 딸들과 서운산 청룡사에

갔을 때 여치가 있어 두 다리를 잡았는데 다리가 떨어졌다.미안해라... 그래서 눈으로만 보았다.

여기저기서 풀벌레들이 우는 것을 보면 정말 많은 생물들이 이 숲에 있다. 조용조용 다녀야 하는데

이 시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음악을 작게 틀고 다닌다. 다른 이들도 음악을 크게 틀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다. 이어폰을 가지고 다니지만 산에 사람이 없을 때에는 그냥 작게 해서 듣는게 났다.

그러면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내가 듣는 해금연주소리가 너무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말징버섯?

 

 

 

빈밤송이가 많길래 혹시나 하고 여기저기 둘러 보다가 밤 보다 더 좋은 것을 발견했다. [말징버섯]

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는데 다섯개나 있다.하나는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내가 살짝 밟았

다는.그 모양이 너무 신기해서 보고 또 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연세가 좀 있는 분이 내게로 다가와

묻는다. 그게 뭐냐고.말징버섯으로 알고 있는데 이뻐서 사진 찍고 있다고 했더니.독버섯인지도 모르고

독버섯이 더 많으니 따지 말고 구경만 하란다.가을에는 버섯오용이 많다며 조심해야 한다고 한말씀

하시고 지나가신다. 그런데 당신도 보기에 신기했는지 한참을 보신다. 이 버섯 영인산에서도 만났

는데 그때도 신기하더니 뒷산에서 봐도 신기하다.

 

 

 

 

산은 어제 오늘 똑같은 듯 한데 오르다보니 어제와는 다르다. 풀에 독이 많이 사그라졌다. 이제

서서히 풀도 나뭇잎도 내려놓음의 시간으로 돌아가려는 듯 보인다. 지나는 길마다 풀이 그득이더니

누군가 낫으로 풀을 벤 것인지 아님 풀이 이제 많이 독기를 잃은 것인지 한결 걸어가기에 수월하다.

점점 더 길은 제 속을 다 들어낼 것이다. 나무도 마찬가지이고.가을은 내려놓음의 계절,지난 여름

그렇게 독하게 푸른 날을 세우더니 이젠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코스모스가 처음 뒷산에 오던 날은 정말 이뻤는데 며칠 지나고 이제 코스모스도 제법 많이 시들고

씨를 맺고... 코스모스를 볼 날도 얼마남지 않는 듯 하다. 그래서 잠시 코스모스 앞에서 서성이는데

벌도 나비도 무당벌레도 그외 다른 벌레들도 꽃을 찾는다. 이 길에 코스모스가 있어서 뒷산에 오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겁고 기분 좋았는데.시월 첫 시작을 뒷산 산행으로 하니 하루가 바쁘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니 푹 쉬면서 다시 독서모드에 빠져야 할 듯 하다.뒷산 이야기는 잠시 접고 말이다.

 

20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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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뒷산에서 가을나비와 조우하다

 

 

오늘은 뒷산에 가는 것을 망설였다.주말에 막내에게 반찬을 해다 주려면 시장을 보고 조금 쉬어야

하는데 산에 다녀오면 힘들 듯 한데 주말에 비소식이 있어 망설이다 물한병 챙겨들고 내 기억에 

저장된 페르몬을 따라가듯 그렇게 뒷산으로 향했다.여시가 이틀 동안 산책을 시켜주지 않았더니

나 혼자 간다고 삐지기도 하고 난리다. 날이 좋으니 다녀와서 산책 시켜주겠다고 하면서 안정 시켜

놓고 산으로 향하는데 살짝 더운 듯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어제 코스모스도 담고 가을을 많이

담았으니 오늘은 그냥 순수하게 산행만 하며 가야지 했는데 들어서면서 코스모스와 또 한참을 시간

보냈다.

 

 

 

 

하지만 맘에 드는 사진이 없다..ㅜ 어제 많이 담아서일까? 꽃이 활짝인듯 하면서도 어제와는 다르게

시들은 꽃이 많다.활짝 폈던 꽃이 지는가보다. 그렇게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 그래도 코스모스 앞에

있다는 이 시간이 참 좋다. 한들한들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벌과 조우하는 꽃을 보고 있으니 가을은

가을이다.

 

 

 

 

햇빛이 너무 강하니 액정이 보이지 않는 것도 있어 제대로 찍지를 못했다.핑게일까? 숲으로 들어서니

정말 기분 좋다. 풀벌레 소리와 바람소리 가을의 소리와 냄새가 정말 좋다. 숲은 그 계절마다 소리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다. 투덕투덕 바람에 상수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찾아보니 제법 알이 굵은

상수리가 있다. 서너개 주워 주머니에 넣고 괜히 기분 좋은 것은 뭐지.

 

 

 

 

오늘은 정말 순수 목적의 산행만 하려고 했는데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1시경 산에 갔더니 나 혼자다.

이런 이런..너무 재미 없어 음악을 조금 크게 틀고 따라 노래를 하며 정상으로 향했다가 내려가는 길에

밤나무가 있는 곳에서 서성였다. 그랬더니 이미 지난간 이들이 휩쓸고 가듯 잔해인 밤송이가 무척

많이 떨어져 있는데도 내가 먹을 밤이 있긴 있다.그래서 또 그 재미에 나무 사이를 돌아 다니며 떨어진

밤을 몇 개 주웠다. 가을은 이런 재미도 있는데 요거 너무 재미 들리면 요즘 욕심이 과한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할 듯.이곳은 산밤이 몇 그루 있어 산밤 줍는 재미도 있고 난 밤을 줍는 것

보다 이쁜 밤송이 찍는 재미를 찾으려고 하는데 그게 또 제대로 된 것을 찾기가 힘들다. 그래도 가을을

담아 보았다.

 

 

 

 

 

 

 

여긴 나비들의 집합소처럼 정말 많은 나비들이 날아 다니거나 나무에 붙어 있다.처음엔 나뭇잎인줄

알고 천천히 다가가 보았더니 나비다. 나뭇잎처럼 달라 붙어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줄줄이

붙어 있다가 다가가니 날아가고 몇 마리 앉아 있다. 어떻게 보면 징그럽고 어떻게 보면 신기하고.

요거 네발나비인듯 한데 가을나비..암튼 나비가 봄날처럼 날아다니고 있어 한참을 햇빛 속에서 나비를

따라 나도 이동을 했다.녀석들 담으려고 하다가 괜히 쪼그려 앉았다 일어났다..잘 담지 못했다.

 

 

 

오솔길을 지니고 오르막 길을 올라 오다보니 헉헉,그러다 옆을 보니 와 밭인데 한가운데 코스모스가

밭을 일구었다. 무척 넓은 땅인데 코스모스가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듯 하다.

너무 넓으니 그냥 놔둔 듯 코스모스는 그렇게 제집인양 하늘하늘,그런데 이곳이 철조망이 쳐져서 갈

수가 없어 그냥 담장에 기대어 겨우겨우 찍었다.

 

익모초꽃에 앉은 나비

 

 

 

 

콩밭이며 코스모스밭을 지나 오다가 익모초 꽃을 보게 되었는데 양지녁이라 그런지 거기에 또 나비,

그런데 이녀석 한번 앉더니 일어날 줄 모르고 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꿀을 빨아 먹듯 샅샅이 뒤지며

내려간다. 이런 욕심쟁이 나비는 처음 봤다.내가 지켜 앉아 계속 찍어도 모르고 꿀을 빨아 먹는다.

익모초꽃 꿀은 어떤 맛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완전 욕심쟁이다. 익모초꽃에서 한참을 앉아 있던 녀석은 옆에 꽃으로 옮겨 이 꽃 저 꽃 난리가

났다.일어날 줄을 모른다.덩달아 나도 녀석의 뒤를 밟는 미행자처럼 달라 붙어 계속 녀석을 담는다.

이렇게 또 만날 날이 있을까.날도 좋고 꽃이 한창이라 녀석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듯 하다.

 

 

산의 초입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뒷산을 한바퀴 아니 오르고 내리고 몇 번 하다가 이곳에

와서 꼭 물을 마시며 음악을 듣다 온다.정말 좋다. 시원한 바람과 그늘 풀벌레 소리 모든 것이

자연음이라 더 좋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 크게 틀고 이어폰으로 들어가며 따라 부른다.

아무도 없으니 가능한 일이다. 그러다 다시 쉬엄쉬어 내려오다 코스모스와 조우했다.

 

 

 

 

 

 

 

 

 

 

오늘 산행은 나비로 시작해서 나비로 끝나는 것 같다. 여기저기 봄나비보다 더 많다. 펄럭펄럭

언제 또 여기까지 쫓아 왔는지 코스모스 꽃이 한들한들 거리는 곳에서도 여기저기 나비가 팔랑이며

날아 다닌다. 녀석들 오늘 내 산행에 동무처럼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고 반갑다. 언제 또 이렇게 만나

볼까.벌이 많이 사라져서 농사가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꽃을 보면 벌이 있고 나비가 있다. 녀석

들이 있어야 농사가 튼실하게 결실을 맺는데 녀석들이 우리 곁에서 잘 견디어 주는 자연을 만들어야 할

듯 하다. 산을 다니다보면 여기저기 집안 쓰레기를 가져다 버린 경우도 있고 산행시 가져 온 쓰레기도

있고 정말 눈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는데 자연이 살아 있으니 우리도 살아 숨 쉴 수 있다. 아름다운

가을 마음과 눈에만 담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으면. 주말에는 뒷산에 못 갈 듯 하니 다음주에나

또 찾을 듯,망설이지 말고 가도록 하자.

 

201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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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코스모스 한들한들 뒷산에서 가을을 담다

 

 

 

 

 

구월이 시작되고 날마다 뒷산에 산행을 간다고 한 것이 한번도 가지 못하고 구월을 보내게 생겼다.

그래서 오늘은 날도 좋고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고 얼른 물 한 병 챙겨 들고 뒷산으로 향했다. 날이

너무 좋아 기분도 좋고 발걸음도 가볍고. 점심시간 때라 많이 오가는 사람은 없어서 하나 둘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니 나말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산의 초입에는 많은 사람들이 밭을 일구어

이것저것 심어 놓아 결실을 맺느라 무성하다. 도라지 고구마 콩 파 가을김장 무 배추 깨... 많은 농

작물이 결실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길가에 양 옆으로 늘어선 코스모스, 밭작물을 일구느라 코스모스를

모두 뽑아 버렸었는데 그래도 많이 나서 한들한들하니 참 좋다. 이쁘고.

 

 

 

 

 

 

정말 바람에 한들한들 코스모스다. 같은 색만 있어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가을에는

코스모스와 갈대 억새를 봐야만 가을을 보낸듯하니 잠깐의 시간이지만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어떤 이는 하이힐을 신고 올라와 코스모스를 한줌 꺾어간다.가을은 그녀 손에서서 환하게 피어난다.

코스모스와 사진 한 장 찍어주려고 했더니 그냥 꽃만 꺾어 들고 가서 뒷모습을 바라 보다가 난 한장

찍어다..ㅋㅋ 가을을 담고 싶어 소녀처럼 혼자서 찍고 또 찍고.

 

여치

 

 

 

 

자리공

 

 

산에 들어서니 가을이 완연하다. 가을바람에 투덕투덕 상수리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고 가을바람이

나무와 나뭇잎을 흔드는 소리에 나뭇잎 사이로 흩어져 내리는 가을 햇살이 너무도 이쁘고 따사롭게

느껴진다. 여름엔 덥다고 산을 오기 싫어했는데 어느새 가을이다. 들어서는 길에 여치도 만나고 코스

모스도 피어 있고 씀바귀꽃도 고들빼기꽃도 자리공도 보니 가을은 가을이다. 투덕투덕 소리를 따라

발길을 옮겨보니 상수리가 떨어져 있어 몇 개 주어봤다. 큰 상수리도 있지만 그리 크지 않은 것도 있고

아직 여물지 않은 도토리도 있고. 다 같이 자연에 길들여져도 결실을 맺는 시간은 저마다 다 틀리다.

자연도 그럴지니 사람은 또 어떠할까.

 

 

 

 

 

 

맑은 가을하늘이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정말 이쁘다. 정상에 밤나무가 있어 밑을

보니 벌써 누군가 밤을 다 발라가고 빈 밤송이만 있다.잠시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폐부 깊숙히 밀어

넣고 내려가며 버섯을 찾아보니 버섯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비가 내리고 다른 곳은 버섯이 많던데

나무가 우거져서인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바람에 투덕투덕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주위를 들러

보니 알밤이 가끔가다 하나씩 하나씩 있다. 그렇게 하나 둘 줍다보니 주머니 반은 주웠다. 요거면 옆지

기와 둘이서 맛은 볼 듯 하다. 산밤도 있고 알이 제법 굵은 것도 있고.그런데 다른 가만 보니 일부러

나무밑을 다니며 밤만 줍는 분들이 있다.봉지를 가지고 다니며 말이다.나도 사진을 찍으며 옮기다 보이

는 것들 주워 기분 좋았다.참나무들이 가지마다 잎을 달고 가을 해를 향해 있는 튼실한 풍경을 보니

참 좋다. 조금 있으면 하나 둘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을 터인데 이럴 시간도 얼마 없을 듯

하여 담아 보았는데 난 겨울나무도 좋아하지만 이런 푸르른 나무도 좋아하고 단풍이 든 것도 참

좋아한다.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나만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까치도 청설모도 걸아가고 있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보다보니 까치가 어슬렁 어슬렁 망중한을 즐기고 있어 살금살금 천천히 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청설모 한마리가 달려가고 있다. 무언가 먹잇감을 발견했나,아님 나를 발견하고..ㅋㅋ

녀석의 공간에 내가 들어 왔다고 뭐라 하는 듯 하다. 숲의 주인은 우리란 말야..라고 하는 듯.

 

 

 

 

 

 

오솔길을 혼자 걸어가니 정말 기분 좋다. 솔바람 솔솔 부는 곳을 혼자 음악을 들어가며 걷다보니

 길 끝이다. 아니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그런데 여름에 아카시 나무가 쓰러졌는지 그 쓰러져 있는 폼이

멋져서 한번 담아 보았다.그리곤 거기에 기대어 서서 가져 간 메밀차를 한모금 마시며 가을바람을 맞으니

정말 시원하니 좋다. 노부부가 걸어 오다가 내가 있으니 그냥 가신다. 그냥 길 끝까지 오시지.밤이나

메밀차 나누어 주려고 했는데 그냥 가시니 혼자 이 좋은 시간 즐길 수밖에.

 

돌콩

 

바람에 밤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길 옆에 큼직한 밤송이가 있어 숲으로 들어가는데 어머니 한 분이

'아고 힘들다.다리가 아파서 힘이 드네..' 하시며 멈추어 말을 하시길래, '다리 아픈데 쉬엄쉬엄 가세요.'

하며 밤이 있나 살피다 보니 떨어진 밤송이가 있어 몇 개 발랐다.어머님은 길으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오

시며 '밤이 있긴 있나요..' 하신다. 주운 밤을 어머님을 불러 다 드렸다. '요거 다리 아픈데 쉬엄쉬엄

가시며 발라 드세요.' 했더니 큰 것도 주웠다며 고맙단다. 밤 줍는 것도 재주라며 칭찬해 주신다. 당신은

올라오다 상수리 4~5개 주웠다며 보여 주신다. '내 눈엔 밤이 안보이던데..잘 줍네.' 하신다. 별거 아닌데

괜히 기분이 좋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돌콩이 완전히 땅을 덮었다. 돌콩을 보다 보니 <달려라 돌콩>이란

소설도 생각이 난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또 코스모스와 조우,그렇게 코스모스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진에

담으려 하는데 가을바람에 흔들려 그야말로 한들한들한 풍경을 찍게 되었다. 언제 또 코스모스를

담아볼까. 오늘 산에 나오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듯 하다.날도 좋고 바람도 좋고 정말 가을을 맘껏

담은 듯 하다.이젠 미루지 말고 자주 나오도록 해야할 듯 하다.역시 자연은 넘 좋다. 가만히 그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풍요롭고 행복하다.

 

20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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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유월 마지막 뒷산 산행

 

 

유월 마지막 산행이 될 듯 해서 갈까 말까 하다가 오전에 볼 일 마치고 덥지만 물 한병 챙겨들고

뒷산으로 고고,더워도 산의 초록세상에 들어가면 정말 기분 좋다. 입구에 들어서니 그야말로 개망초

세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개망초가 하얗게 뒤덮혀 있다. 유월 초에 며칠 산에 열심히 간 이후

산을 뒤로 했더니 그동안 정말 초록이 짙어졌다.짙푸른 초록세상이다.

 

 

 

 

 

 

 

 

 

 

 

 

 

더워서인지 간만에 와서인지 정말 힘들다. 초입을 조금 걸어 들어갔는데 땀이 줄줄,아고 정말 힘들

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한번 나왔으니 내 코스는 모두 다 돌고 가야겠지. 덥고 땀은 줄줄

흐르지만 초록세상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정말 기분 좋다. 이 맛에 산에 온다. 오르며 보니 산딸기가

발갛에 익어 하나 둘 눈에 보이는대로 따서 먹었다. 갈증도 좀 덜한듯 하고 새콤한 이 맛을 또 언제

즐길까.

 

 

고삼

 

 

개금

 

 

 

 

 

 

밤나무

 

정상까지 간신히 올라갔다. 산딸기 몇 개 따 먹으며 그 재미로 오르다보니 [고삼]되 있고 [개금]

도 있고 밤나무에는 밤꽃이 지면서 애기밤송이가 나왔다. 정상에 개복숭아가 있는데 다 쏟아 진

것인지 하나도 없다. 정상에서 조금 숨을 고르고 시원한 물도 마시고 하산 길로 해서 또 다른 산

으로 내려갔다.

 

 

 

 

 

 

 

 

 

 

 

 

 

 

 

 

 

 

돌배..아그배

 

 

 

 

 

 

까치수영

 

힘든 날은 꼭 보람이 있다. 오늘은 산딸기가 빨갛게 익은 것을 많이 만나 산딸기를 따 먹으며

다니기도 했지만 오솔길을 걸어 산의 초입으로 내려오는 길에 [까치수영]을 만났다. 이곳에 없었는데

언제 이녀석이 여기에 자리를 잡은 것인지.

 

 

 

 

 

 

 

 

 

 

 

 

 

까치수영을 보다 보니 넘 이쁘다. 잠깐 그 앞에서 넋이 나가듯 녀석과 눈데이트를 나누다 너무 더워

땀을 줄줄  흘리며 산의 초입으로 와서 의자에 앉아 시원한 물을 마시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으니 정말 좋다. 더워서 힘은 들어도 초록세상에 푹 빠졌다 나오니 정말 개운하다. 이렇게 한번씩

산에 오고나면 초록에너지를 만나듯 오랜시간 그 맛에 빠져 있게 된다.칠월에는 열심히 산에 다녀야

할텐데 그럴수 있을지.

 

201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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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임시주차장에서 상투봉까지 아산 영인산 산행

 

 

 

 

 

오늘은 아산 [영인산] 산행을 다녀왔다. 6일 옆지기와 [광덕산] 산행이후 여독이 다 풀리지도 않아

다리가 뻐적지근하고 당기는데 옆지기가 '산행 가야지' 해서 '가야지요 물론..' 하고 오케이를 했다.

예산 가야산을 갈까 하다가 높이도 있고 둘 다 다리가 정상이 아니니 우리 체력에 맞는 곳으로 가자

고 고른 것이 영인산,이곳은 아이들 어릴 때 휴양림에서 1박2일을 보냈던 곳인데 참 좋았다.그땐

겨울로 눈썰매장에서 눈썰매까지 탔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요즘 '영인산 식물원'까지 생겨서 산행에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하고 이곳은 한번도 산행을 가보지 않아서 한번 가는 곳 까지 가보자고

하며 욕심부리지 않고 가기로 했다.코스가 세군데나 있다고 하는데 휴양림에서 올라가자고 했는데

굴따리를 지나 영인산 휴양림으로 들어서는 길로 가려고 보니 굴따리 지나 바로 [임시주차장]이

만들어져 있고 산행객들이 차를 많이 대 놓았다. 산행객들을 따라 가면 될 듯 해서 우리도 주차를

하고 길을 나섰다. 임시주차장 입구에 산으로 오르는 흙길이 바로 시작이다.

 

으아리

 

엉겅퀴

 

?버섯..이름을 까먹었다...

 

 

 

 

 

영인산은 처음이었는데 우린 임시주차장에서 올라갔더니 흙길로 오르막인데 나무그늘이져서 꼭

트레킹길처럼 되어 있어 좋은데 우린 전적이 있어서일까 힘들다.날도 더우니 땀은 비오듯 쏟아져

내리고 옆지기도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서도 날 기다리며 천천히 걸어가고 난 조금 걷다 쉬고 조금

걷다 쉬면서 가는데도 정말 힘들기도 하고 그나마 나무그늘에 흙길이라 다행인데 이 길이 정말

어디까지일지. 그렇게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힘겹기도 하지만 처음길이라 그런가 흥미도 생기고

다음에 몇 번은 더 오고 싶은 길이기도 하는데 몸이 힘들다는 것. 그래도 어느 정도 걸었더니 다리

아픈 것이 조금 나아졌다.

 

 

아산이라는 지명유래가 정확하지 않은데 [어금니바위] 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단다.

그래서 꼭 어금니바위를 가보고 싶었는데 내려오다 가자고 했더니 옆지기가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다음기회로 미루었다. 올라가는 길에도 이 곳을 지나쳐 그냥 전진. [상투봉]을 향해서 전진했다.

 

 

 

 

 

흙길의 오르막을 어느 정도 오르다보면 아니 산 하나를 넘으면 또 하나의 산으로 이어지며 [영인산

식물원] 풍경이 펼쳐진다.오르막의 산을 정말 힘들게 넘어왔다. 덥기도 하고 땀도 줄줄 흐르는가

하면 옆지기는 내가 땀을 많이 흘리니 별 걸 다 건수를 잡아 난리,덥게 입고 왔단다. 내가 힘들어서

땀을 흘리는 것인데.에효. 그렇게 서로 몸이 아프니 투덜 거리다 식물원이 나오니 기분이 풀린다.

멀리 목적지가 보이니 둘 다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 마음에 바람이 분다.그랬다.오늘 바람이 없어서

더 둘의 기분이 틀어졌었나 잠시.하지만 식물원이 보이는 길에서는 큰 나무가 없어서일까 바람이

너무 시원했다. 잠시 군데 군데 심어진 나무그늘에 서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았더니 정말 시원

하고 모든 것이 씻겨 내려갔다.상투봉에서 깃대봉까지 가려면 상투봉에 올랐다가 다시 깃대봉쪽

산으로 가야 하는데 갈 수 있을까.오후엔 약속도 있는데.

 

 

 

 

 

 

 

 

 

산을 넘어 오며 힘들었던 것이 [영인산 식물원]에서 피로가 풀린다.잠시 수목원의 여유로움에 젖어

보다가 다시 상투봉으로 향했다. 식물원은 내려오다가 들리기로 했다. 그래도 식물원이 중간에 끼어

있으니 볼거리도 있고 여유로움도 즐기게 해준다.아직은 식물원의 식물들이 많이 자리잡지는 못한듯

하지만 그래도 [영인산 자연휴양림]을 찾은 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즐 듯 하다. 우리가 오래전 휴양림을

찾았을 때는 이런 것이 없어서 그저 휴양림에서 밥을 해 먹고 주변을 산책하는 정도였다. 산림박물관도

생기도 볼거리를 많이 찾고 있는 듯 하다. 상투봉으로 오르는 길도 나무 숲 길이다. 그리고 상투봉 바로

밑에서 나무계단이 이어져 있어 나무계단 오르면 주변을 훤하게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해당화

 

 

 

 

 

상투봉으로 오르는 계단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영인산 정상..깃대봉

 

 

 

 

 

 

상투봉으로 오르는 길이 또 계단이라 이곳에서 한번 더 우울하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다보니 상투봉,주변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멀리 영인산 정상도 보이고 우리가 힘들게 걸어

온 산도 보이고 그 밑에 영인산 수목원도 보이고 주변 농경지며 모든 것이 보인다.날이 좋았다면 정말

좋았을뻔했는데 흐릿하니 그래도 이것으로 만족이다. 마음은 깃대봉까지 가고 싶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이 지금까지 온 것만큼 또 가야한다.산과 산이 이어져 있으니 하나의 산을 또 등산해야 한다는 것.

상투봉 정상에 서니 시원하다.바람이 거센 날은 정말 힘들듯 하다. 햇빛을 가릴 수 있는 공간이 그늘막

이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공간을 마련해 놓았으니 주변을 볼 수 있다고 좋게 생각해 본다.상투봉

에서 인증샷을 몇 장 찍고 다시 계단을 내려와 힘들게 걸어 왔던 길을 걷는데 올 때 보다 발걸음이 가볍다.

하산 길에는 정말 힘이 난다. 오르막은 정말 힘들게 오르는데 내리막은 잘 걷는다. 그나마 다행이다.

 

 

매발톱

 

 

 

 

어성초

 

영인산 식물원

 

점심..

 

상투봉에서 내려와 식물원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 두 줄이 우리 점심,시원한 물에 커피 그리고

쥐포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점심을 먹고 의자에 앉아 조금 쉬면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겼다. 이곳이

제일 시원한 것 같다.오르면서 힘들었던 것도 다 잊고 점심후의 느긋한 여유로움에 빠져 내려가고

싶지 않다는. 그래도 처음 간 길이 힘들지 한번 갔던 길은 힘들지 않다는 것, 내 뇌가 기억하고 있기에

두번째 가는 길은 처음보다는 쉽다.

 

 

하늘소

 

 

 

 

 

 

백선

 

왔던 길을 다시 하산길로 접어드니 정말 쉽게 벗어나고 있다. 사진도 더 찍어가며 여유로움을

즐기기도 하고 하산길은 오르던 길보다 땀도 덜 나고 여유가 있으니 느긋함에 주변을 더 즐기며

내려오게 되었는데 내려오다보니 오마나... [백선]을 만났다. '심봤다..'를 외쳐야 할 것만 같은

오늘의 정말 최고의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멀리서는 그저 '흰꽃'만 보여서 뭐지 하며 다리가

가시에 긇히는 아픔을 겪으며 다가가 보니 숨이 멎는듯 하다. [백선]이다. 처음엔 이름이 가물가물

하다가 꽃 앞에서 잠시 넋을 잃었다 찾았다.정말 아름답다. 오늘 나의 힘든 산행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이런 행운이 따라주다니.한참을 꽃 앞에서 넋을 잃고 있다가 옆지기를 부르니 옆지기는

무릎이 아프다며 싫단다. 후회할텐데. 올라가서 찍은 꽃을 보여 주었더니 놀란다. 하긴 멀리서

보았으니 꽃이 자세히 보일리 없지.내가 대단한 꽃이라 말해 주었더니 아깝단다.자연은 자연에

있을 때가 아름다운 것이라 욕심을 내려 놓고 벗어났다.

 

 

 

 

 

정상까지 갔어야 하는데...아쉬움은 다음을 약속하기 때문에 정말 다음에 몇 번은 더 와보자고 약속을

했다. 가을에도 좋겠지만 식물원이 있어 봄에도 정말 좋을 듯 하다. 그렇다고 겨울은 나쁠까? 겨울은

겨울대로 멋있을 듯 하다. 오지 않아서 모르던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시작이 잘 열렸으니 이제 다시

발걸음 하는 일만 남았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정말 유익한 산행이었다. 거기에 '백선'까지 보았으니

오늘 산행은 잊지 못할 듯 하다. 내려오는 길에 밀나물과 엄나무잎을 한 줌 뜯었다. 올해 밀나물을

먹지 못했다고 했더니 내려오다 보니 조금 보인다. 하나 하나 조금만 맛보자 한 것이 진짜 내 손에

한 줌,저녁에 비빔국수를 하는데 넣고 삶았다가 넣어서 함께 비볐더니 맛있다.영인산을 내려오니

다리의 당김 현상이 다 사라졌다.다리가 풀린 것이다.옆지기가 놀랍다며 내 체력에 놀란다.예전 같으면

이런 일은 생각도 못할 일이고 이렇게 겹쳐서 산행은 정말 생각도 못할 일인데 나도 내가 놀랍다. 정말

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것이 산행인가보다. 안쓰던 근육들을 뒷산을 오르며 자꾸 써서 단련이 되 가고

있는지 오늘도 건강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힘들어도 땀을 흘린만큼 얻은 것이 있으니 오늘도 보람

있는 하루였고 감사하는 하루다.

 

▶영인산 산행 구간 : 영인산 입구 임시 주차장 - 영인산 식물원 - 상투봉

 

 

20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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