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뒷산엔 산벚꽃잎 흩날리고 각시붓꽃 피고

 

 

뒷산이 하루가 다르게 연두빛으로 갈아 입는데도 산에도 못가고 집안에 콕 박혀 있다가 괜히 냉

가슴 앓고 있는 듯 하여 모든 것 뒤로 미루고 물 한 병 들고 뒷산으로 향했다. 아침에 일찍 갔으면

더 좋을텐데 늘 가다보면 점심 시간쯤이다.정말 어정쩡한 시간인데 그래도 그 시간에 꽤 사람들이

많다는 것,주변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에 가볍게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는 분들도 있고 주변 주민

들도 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이웃 줌마와 손잡고 나온 분들도 보이고.하지만 난 혼자 씩씩하게

스틱하나 챙겨 들고 간다. 좋아하는 음악 챙겨 이어폰 꽂고 가다보면 그 맛도 좋다.

 

애기똥풀

 

 

각시붓꽃

 

 

노루발풀

 

별생각없이 산에 왔는데 와우~ 정말 보물을 만난 듯한 기분이다.정말 기분 좋다. 각시붓꽃이 피어

있는 것이다. 아가배나무 꽃도 피어 있고 애기똥풀도 피고 정말 온갖 꽃들이 다 피었나보다. 각시

붓꽃은 잠깐 피기 때문에 철을 잘못 맞추면 보지 못하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더 미루지 않고 산에

오길 잘했다. 집안에 있으면 이런 자연의 경이를 느끼지 못하는데 해마다 되풀이되는 계절이지만

늘 새로우니 정말 신기한 일이다. 나무마다 새 잎이 연두빛으로 돋아 난 것도 정말 이쁘기만 하다.

 

 

 

 

 

각시붓꽃

 

각시붓꽃,이름처럼 정말 이쁘다.왜 사람들은 이렇게 이쁜 꽃을 펴다보지도 않고 다니는지. 이 꽃

이 보이지 않아보다.내가 사진을 찍으면 뭘 하고 그냥 쳐다보다 간다. 나는 이 꽃을 본것만으로도

정말 좋은데 꽃이 피었는지 이름이 뭔지도 관심이 없는 듯 하다.그래도 각시붓꽃은 제 이름값을

하느라 도도하게 보라색으로 피어 발길을 잡는다. 이곳엔 보라색 각시붓꽃만 있는데 흰색과 노란색

의 금붓꽃이 있는데 함께 보면 좋을텐데.

 

 

 

 

 

정상엔 복숭아꽃~~ 이 피었다. 꽃이 피고 보니 개복숭아나무가 한그루가 아니라 주변에 몇 그루

가 있다.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날리며 여기저기 꽃잎으로 수 놓아 땅에도 꽃이 피었다. 간만에 산

을 올랐더니 정말 힘들다. 땀은 줄줄 흐르고 숨은 헉헉,그래도 각시붓꽃이 있고 아가배꽃이 있고

복숭아꽃이 있어 즐겁다. 거기에 나무에 연두빛 채색이 되어 얼마나 이쁜지.

 

 

 

 

 

조팝나무의 꽃향기를 따라 왔는데 와우~산벚꽃잎이 눈처럼 바람에 흩날린다. 잠시 산벚나무 밑

에서 혼자 산벚꽃잎비를 맞으며 깔깔 웃었다.얼마나 좋은지. 꽃비를 맞으니 소녀처럼 마냥 좋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 주의를 둘러보니 온통 산벚나무 하나가 여기저기 눈처럼 하얗게 꽃잎

으로 뒤덮어 놓았다. 나무의 무한언어처럼 산벚나무가 내게 봄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행복하다

고..정말 그럴까..

 

 

 

 

 

은방울꽃

 

은방울꽃 군락지로 가보니 어느 것에는 벌써 은방울꽃망울이 보인다. 이것이 은방울꽃인줄도

모르고 밟고 지나간 흔적도 보이고 다른 것은 뽑아 놓은 것도 있다..ㅜㅜ 산에서 이런것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각시붓꽃도 사람들이 많이 캐갔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굴하지 않고 자라서

이쁜 꽃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대견하다. 어디든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 자연을 피해를 입게 되

어 있다.

 

 

 

 

 

이 오솔길에는 조팝나무와 아가배나무가 길 옆으로 쭉 있어 아가배꽃과 조팝꽃이 피어 기분이 삼삼.

하얀 꽃이 수수하기도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이쁘다.

 

 

 

 

왕벚나무~

 

올해 처음 꺾은 고사리 두개~

 

 

 

 

 

오늘 산행은 정말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산행이었다.각시붓꽃을 보아서 기분 좋았던 것이 고사

리까지 꺾게 되었다. 무심히 쳐다 본 곳에 고사리가 두개 꼬불꼬불~~ㅋㅋ 그래서 얼른 꺾어서 가

방에 넣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사리,해마가 몇 개씩 꺾는 고사리가 기분을 더 좋게 만든다. 이

곳 산의 무덤가에는 유독 제비꽃이 많다.그것도 변종이 생겨서인지 하얀색과 보라색의 변종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어 정말 꽃융단을 깔아 놓은 듯이 이쁘다.거기에 꿀풀까지 꽃이 피었으니 그야말로

보라색융단이다. 꽃이 피고 초록 잎이 흔들흔들 바람에 흔들리는 왕벚나무 밑에 혼자 등을 기대고

서서 노래를 들어가며 시원한 봄바람을 느끼며 제비꽃을 보는데 정말 이쁘다.지나는 사람들이 이

상한 눈으로 쳐다볼 수도 있는데 요 왕벚나무 그늘밑이 얼마나 시원한지..그리고 왕벚나무 가지 사

이로 보이는 세상이 또 이쁘다. 가끔 이렇게 뜻하지 않게 별천지를 보는 경우가 있다. 생각지도 못

한 곳에서 또 다른 세상을 보는 것이다.간만에 산에 와서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땀을 줄줄 흘렀지만

생각지도 않게 각시붓꽃을 만나고 복사꽃을 보고 산벚꽃잎 흩날리는 그 밑에서 꽃비도 맞고 고사리

도 꺾게 되고 비록 두개지만..ㅋㅋ 그리고 왕벚나무 밑에서 노래를 들어가며 시원한 봄바람도 즐겼

으니 오늘 산행은 정말 얻은게 너무 많다는 것. 이제 산에 날마다 와야할 듯 하다.이렇게 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해가고 있고 꽃들이 피고 지고 있는데 그냥 집에서 봄을 보내기엔 너무 아깝다. 즐기고

또 즐기고 즐겨야할 듯 하다.

 

201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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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뒷산에 봄이 가득 봄 봄 봄

 

 

 

 

 

삼월부터 뒷산 산행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여시가 갑자기 생

사가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다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여시를 보내고 힘든 시간,그리고

다시 뽀미를 데려 오면서 정신없는 일주일이 흘렀다. 뽀미가 혼자서 잘 있는 듯하고 날도 너무 좋아

서 뒷산에 갈 채비를 하는데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뽀미가 낑낑 거린다. 그러다 집에 들어가 자길래

그냥 준비하고 나섰다. 요즘 날이 봄인데 여름과 같은 날씨라 꽃이 한꺼번에 폈다. 아파트 화단엔

벚꽃과 매화 그리고 앵두꽃이 하얗게 피었다. 뒷산에도 연두빛 돈다.새 잎이 돋아 산이 벌써 옷을

갈아 입기 시작했는데 금세 초록으로 물들것만 같다.

 

 

양지꽃

 

얇게 입고 나왔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덥다. 조금 걸었는데 땀이 흐른다. 아침 일찍 나올걸...

산에 오니 진달래 벚꽃 양지꽃도 노랗게 피었다. 네발나비 노랑나비 훨훨 날아 다니고 여기저기

초록빛이 물들었다. 산에 간만에 오니 좋은데 힘들다.너무 게으름 피우며 늘어져 있었나보다.

이제부터라도 산행을 좀더 열심히 부지런히 해야할 듯..

 

 

다람쥐 숨은그림찾기~~

 

 

땀을 줄줄 흘려가며 오르는데 산벚꽃도 피고 찔레나무엔 잎이 돋아 초록빛.. 그리고 산에 와서

다람쥐를 만나면 그날 기분이 정말 좋은데 오늘 정말 오래간만에 다람쥐를 만났다.무언가 숲에서

부스럭부스럭 거려서 살금살금 다가가 봤더니 다람쥐가 있다. 녀석 정말 오래간만이다. 날이 더

워서 나왔는지 정신없이 돌아 다닌다.점심시간이라 그런가 사람들도 가끔 가다가 한두명 보이고

한적해서 좋다.하지만 덥다는 것.내일부터는 아침 일찍 나와야할 듯 하다.정말 핑게란 핑계는 다

거두어 버리고 말이다.산에 오면 이렇게 좋을 걸 왜 꼭 핑계를 찾고 오기 싫어하는지.

 

 

 

묘지가 있는 곳에 할미꽃이 있는데 묘지를 그동안 잘 관리해 오다가 두어해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어 아카시나무가 우거지고 까시나무들이 여기저기 숲을 이루었다. 길이 없어서 갈까말까 망설

이다가 한곳에 길이 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시나무를 잘 헤집고 갔다. 묘지에도 가시나무가 여기

저기 나 있고 그야말로 방치되어 보기 흉한데 할미꽃은 그것도 모르고 여기저기서 이쁘게 피었다.

묘지 위에도 할미꽃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할미꽃이 묘지를 지키고 있는 것 같아 인생무상을 느끼

며 한숨만 쉬다 얼른 자리를 벗어났다.나도 아버지 산소에 못가본지 오래되었다는...

 

 

 

 

 

 

꽃 피고 새 우는 뒷산이다. 날도 너무 좋아서 산행하기도 좋고 높지 않아서 좋고 적당히 땀을 흘려

주니 좋고 꽃이 있어 마음에 위안이 되고 즐길 거리가 있어서 정말 좋다. 뒷산에 꽃들도 한꺼번에

피어 여기저기 들러보면 꽃이다. 양지꽃도 정말 많이 피었다.양지에만 핀 것이 아니라 음으로 양으로

산이 깨어나고 있음을,봄이 깊숙히 들어와 있음이 느껴진다.

 

 

 

 

 

 

간간이 눈에 띄는 아줌마 산행객들은 손에 봉지를 하나씩 들고 다닌다.쑥을 캐러 다니시는 분들이

많은데 나도 쑥을 뜯을까 하다가 오늘은 힘들기도 하고 봄꽃 구경하느라 쑥은 다음으로 미루었다.

좀더 크면 뜯기로..아니 좀더 커야 뜯기가 수월하다. 쑥을 뜯어다 쑥전을 해먹으면 맛있다. 향긋한

쑥향이 나서 좋고 건강에도 좋고.. 앞산만 오를까 하다가 작은산까지 갔더니 좋다. 길이 끝나는 곳

에서 시원하게 물을 마셔주고 다시 오솔길로 오면서 흥겹게 노래도따라 부르다가 산이 헐리면서

묘지가 한곳으로 이장된 곳이 있는데 그곳에 제비꽃이 많아 제비꽃을 찍으러 갔다가 씀바귀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그곳에서 씀바귀를 잘 뜯던 곳인데 오고가던 아줌마들이 와서 보고는 너도

나도 뜯다보니 씀바귀가 귀해졌는데 한곳에 씀바귀가 많다.그래서 힘든줄도 모르고 씀바귀도 뜯고

왕벚꽃도 구경하고 제비꽃도 찍었다.

 

 

 

 

 

노랑나비~~

 

씀바귀~~

 

 

오늘 뒷산에서 봄을 제대로 담았다. 봄을 마음에도 담고 내 눈에도 담고 사진에도 담고 그리고

한 줌 밥상에도 올리게 되었으니 정말 횡재아닌 횡재를 한 것이다. 이렇게 산에 오면 좋은데 늘

집안에서 뱅글뱅글...오늘 봄을 확실히 보았으니 더 미루지 않고 나올 듯 하다. 자연은 하루가 다

르게 변하고 있었는데 나만 너무 무겁게 무거운 옷을 걸치고 벗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한데 시작을 했으니 이제 몸도 마음도 가볍게 뒷산에 오지 않을까...덕분에

저녁에 쓰지만 약과 같은 씀바귀무침을 저녁상에 올릴 수 있을 듯 하다.

 

2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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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1 2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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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1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행] 날이 정말 좋다,봄이 느껴진다

 

 

올해는 독서를 조금 줄이고 산행이나 산책겸 운동을 좀 더 하기로.늘 새해의 계획에는 운동이 들어

있지만 망설이다 시간을 다 보낸다. 그러다 올해도 그냥 지날 듯 해서 용기를 내서 나갔다.어제 옆

지기와 함께 뒷산을 올랐는데 넘 상쾌하고 좋았다.오늘은 오전에 할 일을 마치고 점심경에 나가는데

주변 학교에서 입학식이 끝난 풋풋한 신입생들이 삼삼오오 다니는 것을 보니 봄은 봄이다라는 생각,

우리 딸들 그런 시간이 어제인 듯 한데 벌써 대딩들이니,정말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

 

 

 

 

어제 오늘 하늘이 맑고 날이 좋아서 더 산행하기 좋다.

아침 일찍 나갈까 하다가 망설임이 조금 있었는데 점심경에 그 망설임을 거두고

급하게 준비를 해서 나갔더니 그 시간에도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대부분 아줌마들이다.

아침 일을 마치고 느긋하게 나온 이들이 많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김광석] 노래를 이어폰을

꽂고 들으며 올랐더니 힘든 것을 모르겠다. 그래도 너무 지칠까봐 천천히 오르는데 땀이 줄줄.

봄은 정말 봄이다. 울집 베란다의 무늬조팝에 새 잎이 돋아나고 꽃몽오리가 보이는데 산에는

어떨까 해서 조팝나무를 보았더니 새 잎이 나오려고 초록잎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게 보인다.

역시나 봄이다. 이제 나무에 금새 초록잎이 돋을 것만 같다.

 

내가 앉아서 쉬고 싶은 곳마다 먼저 온 이들이 찾지 하고 앉아서 여유를 즐기오 있다.

정상에 의자가 있는 부분에서 음악을 들으며 쉬어야지 했는데 그곳에도 아줌마 한 분이

음악을 들으며 도취되어 있고 작은 산으로 연결된 부분의 끝,그곳에서는 시원한 물을 마시며

쉬어야지 했는데 아저씨 한 분이 심한 몸풀기 운동을 하고 계셨다. 그래서 시원하게 바람만

들이 마시고는 하산길로 접어 들어 산의 초입인 원점에 돌아와 쉼터의 의자에 앉아 물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새소리도 들으며 앉아 있다보니 참 상쾌하고 좋다. 이제 망설이지 말고 날마다 날마다

뒷산 도장을 쾅 쾅 쾅 찍어야 할 듯 하다.약속~!

 

20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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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옆지기와 뒷산 산행,봄바람이 좋네

 

 

주말에 별다른 일이 없을 때에는 산행을 하자고 해 놓고도 막상 주말이 오면 산행을 이런저런 이유

로 미루게 된다. 며칠 미세먼지로 나들이를 망설이게 만들었는데 오늘은 봄바람에 미세먼지가 다

날아갔는지 맑은 날이다. 이런 날은 괜히 집안에 있으면 싱숭생숭이다. 옆지기가 오전에 볼일을 마

치고 들어와 함께 늦은 점심으로 수제비를 해 먹고는 저수지 산책을 할까 하다가 뒷산 산행을 하기로.

옆지기는 피곤하다고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을 나 혼자라도 가겠다고 하니 가겠단다.그렇게 해서

물한병 챙겨 들고 뒷산으로 향하는데 봄바람이 정말 시원하니 좋다. 추울줄 알았는데 덥다. 역시나

봄은 봄이다.

 

 

허리가 좋지 않은 상태라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오르기로 했는데 오르다보니 늦은 점심으로 인해

부대낌은 있어도 허리는 또 괜찮다. 그래서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봄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체육

시설도 하고 쉼터에서 쉬기도 하면서 올랐다.주말이라 그런가 부부끼리 혹은 혼자서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다. 주변이 온통 아파트가 들어서고 쉼터처럼 뒷산을 찾는 이들이 많다.요즘은 연세가

드신 어머님 아버님들도 정말 많다. 산행이 처음인지 자주 오셨던 분인지 그 차림새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중간정도.난 가끔 뒷산을 찾는데 옆지기는 모처럼이라 낯선가보다.그래도 날이 맑아

서일까 바람도 시원하고 정말 좋다.

 

 

 

 

 

벌집

 

집안에서의 망설임은 모두가 다 쓸모없다는 것.허리 걱정도 날씨 걱정도 산행 해보면 할 수 있는

것을 앉아서 걱정이다. 허리 아파서 조금 더 있다가 할까 했는데 해보니 괜찮다. 둘이서 천천히

오르고 내리고 작은 산으로 다시 향해서 그 끝에 다다라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우리가

왔던 길을 되밟아 오면서 이런 운동은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것을 한번더 확인을 한다.그리고

하산길에 찔레나무에 매달려 있는 벌집을 발견하고 가져왔다. 희한하게 생긴 벌집, 속은 비었

는데 그 모양이 꼭 종모양같다. 이곳을 많이 지나다녔는데 보지 못했는데 못 본 것이 다행인가.

산을 오르고 내리고 걷다보니 한시간,정말 좋은 운동 코스인데 늘 망설임이 문제라는 것,올해는

그 망설임보다는 좀더 공격적인 뒷산 산행을 해보리라.

 

20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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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눈구경하러 뒷산으로,겨울맛보러 가자

 

 

어제 이곳은 눈이 정말 많이 내렸다. 하루종일 눈이 내려고 오후부터는 많은 눈이 내려 퇴근길이

무척 혼잡했을 듯 하다.그렇기에 옆지기도 다른 때보다 사십여분 늦게 들어 왔는데 다른 이들은

더 많이 걸렸다고 한다. 모두가 하루종일 내린 눈에 거북이걸음이었으니...하지만 난 이런 눈이

반가우니.뒷산에 갈 수 있다는,아니 가고 싶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심난한 하루를 보냈다. 가지도

못하면서 괜히 앞 뒤로 왔다갔다 바깥 풍경만 쳐다보기만 할뿐 나가지도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 일찍 밖을 보니 정말 상큼하고 맑으며 얼른 뒷산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거기에 친구가

베란다창으로 보이는 뒷산풍경을 찍어서 보내주니 나도 울집 뒷산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마구

마구 퐁퐁 솟아 나는 것이다.그래서 얼른 산에 갈 준비를 했다. 해야할 일은 잠시 미루어 두고.

 

 

 

 

 

 

지난 일요일 영인산 산행을 갔는데 넘 힘든 것이다. 십일월 가을여행 때 체력을 너무 소모한 덕인지

아님 내가 다시 저질체력으로 변한것인지.암튼 요즘 너무 뒷산 산행을 하지 않아 바탕인 체력이 방전

이 된 듯 해서 뒷산 산행을 춥지만 자주 해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이렇게 눈이 내려주니 설레임에 더

산에 가고 싶은데 미끄러질까봐 걱정,추울까봐 걱정...시작하기 전에 이건 원.그래도 용기를 내서 따

뜻한 메밀차 보온병에 담고 따뜻하게 모자 쓰고 조끼까지 껴 입고 파카를 입고 나섰다.아이젠과 스

틱은 기본으로 챙기고 장갑은 왼손은 두꺼운 것 오른손은 손가락 장갑을 끼었다. 핸펀으로 사진을 찍

어야 하니 요게 또 문제다. 스마트폰장갑을 하나 사던가 해야지 손이 시려워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는.

산의 초입에 들어서서 스틱을 꽂아 놓고 아이젠을 하고 장갑을 맞추어 끼고 모자도 귀마개를 내려서

귀를 덮어 주었다.그랬더니 바람이 코와 턱만...춥지도 않고 딱 좋다.

 

 

 

 

눈이 내려 바람이 차고 상큼해서일까 지난 일요일보다 덜 부대끼고 몸도 가볍다.눈이 내려서 힘들

줄 알았는데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생각보다 더 잘 올라가고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내가 아닌듯.

눈이 내려서 그야말로 고요하다.바람이 쌩쌩 겨울나무를 흔들고 있고 그 때문에 가끔 눈이 떨어져

내리고 투덕 투덕 어디선가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뿐 고요하고 깨끗해서 좋다. 눈이 내렸어도

누군가 부지런한 이가 많이 다녀갔는지 발자국이 지나간 흔적을 남겼다. 눈길에서는 조심 조심 가야

한다고,누군가 내 발자국을 이정표 삼을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그런데 난 누군가의 발

자국을 따르기 보다는 사람들이 밟지 않은 곳을 밟으며 올랐다. 먼저 누군가 밟고 지나간 곳은 눈이

녹아서 진흙탕길이다. 눈을 밟고 오르는 편이 더 나아 그랬더니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참 좋다.

 

 

 

 

 

 

 

어제 눈이 정말 많이 내렸나보다.십센티가 넘게 쌓여 있는 듯 하다. 오늘도 눈이 내린다고 했는데

다행히 맑은 하늘이라 더 좋다.눈이 내린 후 파란 하늘이면 정말 멋지다. 아무도 밟지 않은 햐얀

눈이 쌓인 곳을 밟으며 내 발자국을 찍어 놓고 잠시 숲에 정지한 듯 가만히 숲의 소리를 들어 본다.

고요함도 좋고 두 뺨에 와 닿는 차가운 바람이 정말 좋다.상쾌하다. 가슴속이 다 후련해진다. 산에

오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산의 초입에 들어서서 미끄러울까봐 산은 오르지 않고 둘레길만

걸어야지 생각을 했다.그러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다니..하는 생각이 들어 올랐는데 역시나 오르

길 잘했다.미리 포기하지 말라는 교훈을 얻는다. 서두르지 않고 걸으면 괜찮은데 미리 걱정을.

 

 

 

 

 

 

붐비지 않아서 좋고 더렵혀지지 않아서 좋고.나무가 낙엽을 떨구어 내고 빈가지를 하얀 눈이 채워

져 따뜻해 보인다.하얀 솜옷을 입은 나무들이 바람에 하얀 눈을 털어 내면 다시금 눈이 내리는 듯

한 풍경을 자아낸다. 눈이 내리니 울동네 풍경도 다르게 보이고 하얀 눈이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든다.

또 다른 시선을 안겨준다.

 

 

 

 

 

욕심내지 않고 올랐더니 더 금방 정상에 오른 듯 하다.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걷는데 자꾸만 뒤에

서 누군가 따라오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오르다 잠깐 뒤돌아 보면 아무도 없는데 무슨 소리지.

하고 뒤돌아보면 나 혼자다. 모자에 있는 귀마개를 했더니 소리가 더 분산되서 들리는지 자꾸 누가

따라오는 듯한 느낌,겨울이 따라오나. 정상에 서서 한동안 시원한 공기로 몸속에 가득 충전해 본다.

시원하다. 멀리 보이는 산들이 전부 하얗게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 울동네도 눈으로 덮여 다른 공

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들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인양 난 잠시 서서 겨울을 본다.

 

 

 

 

 

 

늘 뒷산에 오면 망설인다.산 하나만 타고 말아야지 하다가 정상에서 하산길로 내려오고 나면

다시 이어지는 작은 산에 또 가고 싶은 것이다. 뒷산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한바퀴 돌고 나면

한시간정도 천천히 돌면 넉넉하게 잡아도 한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요한다. 그래서 운동하기 딱

좋은데 요게 또 게으름모드이면 오기 싫은 것이다. 한번 오면 자꾸 오고 싶은데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보면 체력도 떨어지고 뒷산도 힘든 저질체력이 되고 만다. 그런데 오늘은 눈이 내려서일까

정말 가뿐하게 두 산을 모두 걸었다.사람이 지나간 곳은 벌써 눈이 녹고 있어 질척질척,그래서 더

눈이 쌓인 길을 걸었더니 느낌이 더 좋다.

 

 

 

 

눈오면 꼭 한번 해보는~~ㅋㅋ

 

 

 

 

 

작은 산에서 오는 길 둘레길로 오는데 아가배,돌배나무에 돌배가 매달려 있다. 하나를 따서 보니

속이 까맣게 익은 채로 있어 입에 넣고 먹었다.어릴 때 산밭에 아버지와 함께 하서 많이 따먹던

것인데..이젠 추억만 남고 아버지는 곁에 없으시니 아가배를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아가배를

따고 찍고 있는데 누군가 지나며 크게 기침을 해서 깜짝 놀랐다. 지나간다고 표시로 한 것 같은데

난 이런 소리에 정말 크게 놀란다. 남겨진 시간은 나 혼자,아가배와 함께 나도 겨울 이 시간 속에

추억 한자락 저장해 본다.

 

 

 

 

 

 

산행을 마치고 따뜻한 메밀차 한 잔 따라서 마시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이다.

내가 산에 들어설 때도 날이 좋았고 눈도 내리지 않아서 산행하기 정말 좋았는데 마치자마자 눈이

내리다니.혼자 산에 있는 시간이 넘 좋아 신날새의 해금 음악을 틀어 놓고 따뜻한 메밀차를 마시며

잠시 이 시간을 혼자 즐겼다. 완전한 겨울나무로 이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지만 오늘은 내가 겨울

나무가 되어 눈을 맞은 것처럼 이 기분 뭘까? 눈이 내리면 겨울산은 이렇게 뒷산이라도 몇 번 올라

야 설레임이 줄어 드는데 겨울맛을 보았으니 한동안 여운이 길게 갈 듯 하다. 미끄러울까봐 넘어질

까봐 미리 걱정하고 포기하려 했는데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잘 오르고 내리고 그렇게 또 한페이지

겨울이야기를 간직하게 되었다.오늘도 눈예보가 있었고 많이 내린다는데 내일도 뒷산 예약을 할까.

암튼 산에 오니 상쾌하고 시원하고 맘 속이 다 후련해지는 깨끗한 기분 넘 좋다.이래서 또 겨울산을

찾는가보다.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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