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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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전엔가 본 다큐였던 것 같은데 일본의 '스키장'에 대한 것이었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파우더스노우'가 내리는 곳,스키어들이 최고로 치는 스키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지만 스키장은 일본에게는 뱉을수도 삼킬수도 없는 '불'과 같은 애물단지이기도 했다. 환경문제와 부딪히기도 하고 그 많은 스키장이 자국민이 주인이 아닌 점점 주변 아시아계가 주인으로 바뀌고 있어서 일본의 몇 프로가 외국인땅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사양사업으로 인해 주변 경제까지 위험에 빠져서 경제에도 치명타를 안겨준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이기에 개인의 문제를 너머 나라 경제에 까지 미칠정도가 되었는지 아마도 그 부분에서 이 책은 기회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소설에서도 역시나 신게쓰 스키장은 모두가 잘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난 해 사망사건이 일어난 호쿠게쓰지역은 폐쇄가 되어 지역경제도 엉망이 되었다. 사고 피해당사자들이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스키장측은 다른이들의 안전을 내세우지만 몇몇 스키어들은 그곳을 원한다. 하지만 아직 스키장측은 그곳을 열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지역경제는 말이 아니다. 그런 과정에서 갑자기 사망사고 피해자인 이리에부자가 신게쓰 스키장에 나타나 스위트룸에 묵고 있고 그 옆방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노부부가 묵으면서 스키를 즐기고 있다. 세계적인 스노보드 대회를 열어야 하는데 아직 코스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의문의 협박메일이 오고 윗선들은 협박범이 해달라는 요구사항을 그저 묵묵히 들어주고만 있다.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패트롤 요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범인검거' 작전을 펼쳐 보지만 점점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소설은 사망사고 피해자들인 이리에부자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수상한 노부부 그리고 치아키와 그녀의 사촌들 그리고 스키장의 패트롤 요원들과 스키장의 간부급들이 함께 씨실과 날실이 되어 교묘하게 엮어 들어가면서 협박범이 누굴까에서 점점 한명이 아닌 '그들' 이 되어가며 모든 사람들은 커다란 대어를 낚기 위한 촘촘한 그물망처럼 하나로 엮이어 들면서 마지막엔 사건의 종결로 치달린다. 그렇게 걸린 '대어' 사건의 종결은 '스키장의 경영난'이 불러온 문제였던 것이다. 신게쓰 스키장의 문제였던 '호쿠게쓰' 이곳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신게쓰가 살아날 수 있는냐 없느냐였던 것,그렇다면 윗선들은 호쿠게쓰를 포기하더라도 다른 스키장만은 살려야겠기에 최후의 방법으로 자작극처럼 사건을 만들지만 사건위에 또 사건이 더해지고 그 사건위에 지난해에 있었던 '사망사고'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눈사태처럼 커졌던 것이다.

설원에서 펼쳐지는 쫒기는 자와 쫒는 자의 이야기라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가는 '스피드' 한 이야기라 정말 스릴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읽어도 읽어도 긴장감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영상으로 본다면 스피드하겠지만 글은 그리 타이트하지 못하고 느슨하다. 이야기 어디에서 긴장감이 펼쳐지려는지 자못 기다려봐도 그런 긴장감이 나오지 않으니 조금 읽는 맛이 떨어지기도 하고 읽다보면 그의 깨알같은 복선들이 들어나는,마지막에 설명하듯 한꺼번에 모든것이 밝혀지는 결말 때문에 조금은 시시한 면도 있다. 이것이 만약에 영화라면 영상미와 함께 스릴과 공포 추리 모든 것을 안겨줄 수 있겠지만 글로서는 조금 긴장감이 떨어지니 읽으면서 한번에 읽어내리지 못하고 쉬다 쉬다 그렇게 시간을 끌며 읽게 되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아니라고 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들이 얼키고 설키는 그러면서 하나의 사건으로 치달리는 그의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만능 스포츠맨으로서의 지식이 모두 녹아 있는 소설이 되었지만 조금도 조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협박범의 메일처럼 '스키장'은 어쩌면 환경문제이고 지역문제까지 야기하여 지역경제를 좀먹는 존재로 전락되어 존폐의 위기까지 가게 되겠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스키장이 존재하는 한 지역도 살리고 스키어들에게도 잇점이 되려면 잘되고 볼 일이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긍지를 가지고 일하는 패트롤 요원들이 있고 파우더스노우까지 적절하게 내려주니 잘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금상첨화'와 같은 존재이지만 잘못되면 폭파할 수도 없고 다시 나무로 복원할 수도 없는 큰 애물단지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런면에서 히가시노는 모두가 존재할 수 있는 쪽의 손을 들어 주었다. 지역경제도 살리고 스키어들도 즐길 수 있으며 그곳에서 가족처럼 일하는 직원들의 생계도 책임질 수 있는 '스키장 존재' 로 결말을 지으면서 또한 사망사고를 겪은 가족들의 맘까지 헤아리는 폭넓은 면을 발휘했다.

그렇담 무엇이 문제여서 '긴장감'이 떨어졌을까.자신하는 스포츠를 너무 드러낸것일까? 사건을 너무 질질 끌어서 였을까. 연애사를 살짝 맛보기로 넣어서일까.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자신하는 다른 분야로 폭넓게 추리소설의 폭을 넓혔다고 본다. 설원에서 아니 대자연에서도 '실리' 를 놓고 인간들이 벌이는 추악한 면이 있다는 것을 그는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개인의 이윤추구를 위하여 자연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아니 자연이 담보가 되어서는 안될것이다. 자연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다. 추리소설면에서는 긴장감이 조금 떨어져 맛은 덜했을지 몰라도 사회문제로 이슈화 되고 있는 문제를 거울삼아 스포츠 추리소설을 써낸 것을 보면 그만이 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제 겨울시즌이 다가오는데 미리 겨울을 맛 보았다고 할 수 있겠고 사건은 어느 정도 독자들이 짐작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어쩌면 읽으면서 스포츠를 즐기라는 그의 메세지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한동안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작가에 빠져 읽었던 책들이 생각난다. 너무 그의 책에 빠지다 보니 그의 생각을 읽는 듯 하여 한동안 손에서 놓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다시 '히가시노의 추리소설을 읽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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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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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달과 게>로 먼저 만났던 '미치오 슈스케' 그가 전작에서는 소년들의 성장통을 그렸다면 이 책에서는 무얼 담아 냈을까 무척 궁금했다. <섀도우>라는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읽어야지 한것이 지금까지 못 읽고 있는데 신간이라 더 반갑다. 이 책은 전작과는 정말 백팔십도 다른 내용의 유쾌함과 감동까지 담아 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이야기는 봄,여름,가을,겨울 로 나뉘어 있으면서 미대를 졸업하고 마땅한 자리없이 있던 히구라시가 친구인 가사사기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부점장이 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그들이 하는 일은 '중고매장' 이다. 히구라시는 아직 장사속이 없는 것인지 나가면 늘 당하고 들어온다. 그를 골려 먹듯 하는 사람은 오호지 절의 땡중,그의 얼굴만 보면 그의 말을 거절할 수 없어 늘 손해를 보면서 거져줘도 가져가지 않을 물건을 받아서 실고 온다.그러니 늘 적자.

그런가 하면 가사사기는 늘 손에 '머피의 법칙' 원서를 들고 읽는 것을 즐겨한다. 왜 '머피의 법칙'이란 책일까. 그들의 인생이 아니 그의 인생이 머피의 법칙일것이란 예고일까? 그들의 중고매장엔 늘 미나미라는 여학생이 함께 한다. 그는 가사사기를 무척 믿고 따른다. 가사사기는 '천재'라고 믿는데 싫은 머피의 법칙처럼 그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멍석을 깔아 놓으면 해결은 '히구라시'가 뒤에서 슬며시 모든 일을 도맡아 해결하는데 겉으로 드러난것은 가사사기가 해결한 듯 보여지기에 미나미는 그를 천재로 믿고 있다. 그녀 또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어 가사사기의 그런 일에 삶의 흥미를 가지게 하기 위하여 히구라시는 그녀에게 자신이 해결했다고 떳떳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참 재밋는 조합이다,이 세사람.

그런가 하면 그들이 가는 곳엔 늘 사건이 일어난다. 봄 사건에는 '청동상방화사건' 이 일어난다. 갑자기 자신들의 중고매장에 '청동으로 된 새' 를 가져 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어떻게 알고 사러 오겠다는 사람이 있고 그보다 먼저 청동새가 있던 곳에 방화사건이 일어난다. 이상하게 여긴 그들은 청동상을 사간 사람을 미행하면서 사건의 냄새를 맡고는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그렇담 이들은 중고매장을 경영하는 사람들일까 아님 탐정일까,정말 직업이 의심스러운데 그들은 분명히 중고매장 운영자들이라는 것,그리곤 사건은 인간적인 차원에서 깔끔하고 매끄럽게 해결하고는 빠진다. 자신들이 사건을 해결했다고 답례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사사기는 '사건냄새' 만 맡으면 달려 들고 제대로 사건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그래도 변죽은 잘 울린다. 그런가하며 늘 일등공신은 '히구라시' 그는 탐정 못지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고 그의 전공인 미대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여 사건을 매끄럽고 인간적이게 잘 처리한다. 그렇다고 '생활이 조금 나아지셨습니까?' 그렇지 않다 아침에 날달걀에 비빈밥이었다면 저녁 메뉴는 계란프라이다. 뭐가 달라졌다는 것인지.하지만 자신들의 현재의 삶을 불평하지 않는다.사건과 중고가 있다면 달려간다.

여름이야기에서도 역시나 시작은 오호지 주지에게 당하는 히구라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헐값의 농짝을 비싸게 받아 왔다면 서궤를 또 비싸게 받아 왔다. 하지만 뭐 이것도 그가 전공을 살려 고전적이거나 새롭게 수리를 해서 팔면 제값을 받을지도 모른다.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그들에게 공방에서 전화가 온다. 정말 VIP다운 주문,이것저것 한 차 살림을 실고 공방으로 가서 보니 그곳 또한 사건의 냄새,가사사기는 체크메이트를 외치며 사건을 파고 들고 히구라시는 조용하게 뒤에서 사건을 바라보며 해결한다. 가을이야기 편을 지나 겨울 이야기에서는 늘 당하던 오호지 주지의 초대를 받아 가지만 역시나 그에게 한바탕 당하듯 하면서도 주지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된다. 그러다 그들과 함께 하다 뜻하지 않은 눈이 내려 함께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데 그 사이 절에 도둑이 들고 사건이 발생,가사사기는 신이 나서 선수를 치며 설레발을 치며 사건을 해결했다고 장장 떠들게 되지만 어느 순간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고 히구라시는 냉철하게 다시 사건을 매끄럽게 해결하고 봄편에서 놓쳤던 도둑을 겨울편에서 잡게 된다.

이 소설은 슈스케의 다른 소설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유쾌하면서도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 풍겨남녀서 겉으로는 '중고매장'이지만 정말 그들의 직업이 수상할 정도로 그들은 중고매장보다는 '탐정놀이'에 빠지듯 사건을 만나고 사건을 파헤쳐가며 해결하려 들고 또 명쾌하게 해결한다. 머리아프게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술술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실마리가 보이고 사건은 끝을 향해 달려가지만 반전이라는 것이 참 인간적이라 좋다. 중고라는 것이 인간에게서 버림받듯 퇴물치급당한 것들의 집합소이지만 어찌보면 버리진 사람에게는 그런 느낌이지만 원하는 자에게는 '새로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동안 닳고 닳아서 얼마나 인간적인 냄새가 베었겠는가? 물건이 인간적이니 이야기 또한 인간적이지 않다면 재미게 없겠는데 모든 이야기들이 인간적이면서도 재밌다. 늘 주지에게 당하는 히구라시도 그렇고 히구라시가 해결하기 전에 머피의 법칙처럼 변죽을 울리며 자신이 해결한 양 떠들어 대고 우쭐하는 가사사기,그런 가사사기 때문에 삶의 재미를 느끼는 미나미가 있는가하면 늘 히구라시를 골탕먹이는 못되먹은 땡중 오호지 주지인줄 알았는데 그 또한 아픔 사연을 간직하고 자신의 아이도 아니면서 아들을 입양하여 키우고 있다. 이야기의 끝처럼 '아름답다' 라고 해야할까. 모두가 인간적이라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얼키고 설켜 있어 유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슈스케만의 '홈즈와 왓슨' 시리즈처럼 재밌다. 이야기가 좀더 진행이 되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가져보지만 무엇이든 너무 길면 또 재미가 없는 것이다. 맛있다라고 느낄 때 숟가락을 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어쩌면 이야기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편으로 나뉘어 있는 한 권의 책이라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달과 게>에서 느꼈던 작가와는 너무도 다른 이야기라 슈스케 그의 다른 작품들을 정말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면서 앞으로 그를 더욱 기억할 듯 하다. 이 책의 겉표지가 무척 재밌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겉표지만큼 내용도 알차고 재밌고 그저 웃어만 넘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언가 가슴에 한 줄 획을 긋고 지나간 것 같은 여운이 길게 남기도 한다. 슈스케의 <섀도우>를 지체하지 말고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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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우리 이웃들의 인생이야기, 개정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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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곳이 제일 가기 싫은 곳이며 의사라는 사람들이 제일 만나기 싫은 사람중에 한 명이다. 그런데 꼭 가야하고 꼭 만나야 삶이 좀더 평안하고 웃으며 살 수 있는데 가길 꺼려하다가 정말 참지못할 순간에,너무 늦은 시간에 가기에 삶보다 죽음을 어찌할 수 없이 선택되어지게 하는 사람들도 적잖이 있다. 자의가 아니어도 현대사회를 살다보면 타의에 의해서도 많이 찾게 되는 곳이 병원이고 의사다. 나 또한 그런 시간을 정말 힘들게 지나고 이겨내면서 더욱 건강을 잘 지켜야지 하면서도 말처럼 쉽게 안되는 것이 또한 건강이다. 자신한다고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 건강이기 때문이다.

병원에 있는 동안은 의사를 전적으로 믿고 싶고 내게 투여되는 약을 믿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하지만 '환자와 의사'라는 관계는 정말 애매모호하다. 잘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남의 탓,의사탓을 할 수 있는 것이 또한 건강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사람인데 애환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리고 난 가끔 가지만 그들의 눈으로 보거나 경험하는 '삶과 죽음사이'의 일들은 오죽이나 많겠는가.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불신했던 그 아주 작은 틈, 행간을 들여다 본 것 같아 조금은 동정하게 되었다고 할까,아니 이해하게 되었다고 봐야할 듯 하다.

정말 의사와 환자는 '아름다운 동행' 을 하지 않으면 '결코 아름답지 않은 동행' 이 될 수 있임을 공감하게 된다. '병원이란 정말 울고 웃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세상에 그렇게 아픈사람이 많은 줄을 모른다. 모두가 건강하고 병이 없는 것 같은데 병원에 가면 별 병이 다 있고 아픈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프지 않고 하루를 더 살 수 있음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이고 축복인지 느끼게 된다. 그런데 한 생명의 생과 사를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그야말로 '울고 웃는 인생의 축소판' 맞다. 나 또한 두번의 큰사고로 병원신세를 아니 내 행복과 불행을 그들의 손에 맞기고 마음 졸이고 울고 웃던 날들이 있었다. 그것이 생으로 이어지면 '감사고 행복' 이지만 누군가의 '사死' 라면 결코 가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의사였다. 그들이 하느님도 아닌데 그들 입에서 '앞으로 몇 년 정도 살 수..' 라는 시한부 소리를 듣는다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자신들의 열정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생을 연장해주면 좋으련만 남의 삶을 쥐락펴락 하는 것 같아 몹시 불쾌하고 믿지 못하던 그런 순간도 있었다. 의무적으로 내뱉는 말들이 환자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는지 알지 못하고 말하는 것 같아 한방 쥐어주고 싶은 감정을 가졌을 때 또한 있었지만 지나고나면 감사하게 된다.

그곳이 다른 곳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다른이가 아닌 '생과 사' 의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와 같은 사람들이라 더 그러리라.이야기 한토막 한토막을 읽어 나가며 '정말 아름다운 동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공감하고 눈물짓고 웃기고 하고 울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에 폐암으로 아버지를 보내 드렸기에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읽으며 얼마나 눈물지었는지. 그리고 담당의를 좀더 이해하게 되기도 한, 의사와 환자간의 행간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시골이라면 더욱 인간적이고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많을 터,대도시의 종합병원보다는 더 살아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느끼며 읽었다.그저 계산적인 의사와 환자가 아니라 병원에서 율무차를 뽑아가도 자신을 살게 해주어 더덕이나 더덕먹여 키운 토종닭을 선물해도 하나 뒤가 구리지 않은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이 우리내 삶이고 생활이고 현재인 것을.
 
눈물겹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 가슴을 쓸어 내리며 '에효..' 라고 내뱉으며 그들의 손을 꼭 잡아 주고 싶은 왜 점점 나도 공범자처럼 그 이야기속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지. 정말 나의 하루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고 아프지 않고 두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음이 감사고 행복임을 가르쳐준다. 나 또한 교통사고를 당하여 늑골과 허리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오랜시간 있는 동안 그냥 숨만 편하게 쉴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삶이 '감사' 라는 것을 그 순간부터는 정말 절절하게 느끼며 미움보다는 사랑을 증오보다는 용서와 이해를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란 것이 정말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원하던 오늘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감사하고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당연시 여기며 불평과 불만으로 산다. 남보다 더 가지기 위하여 종일 달려 다니고 남보다 더 잘살기 위하여... 하지만 병원생활을 해 보면 그런것은 다 소용없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가족이 중요하고 내게 주어진 오늘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된다. 사연많고 이야기 많은 그의 '행복한 동행' 을 보며 티비속에서 가끔 만나는 그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포스가 느껴져 더욱 인간적임을 본다. 나의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동안 이웃에 더 많이 따듯함을 나누며 살아야 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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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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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정말 대단한 작가다. 쉼 없이 쏟아내는 그의 작품들을 어느 순간 그만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책이 나오면 다시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은 그의 행보가 궁금해서일까.<브리다>를 읽고는 이제 그만 읽고 그간 밀렸던 그의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던 것이 어제일이었는데 또 다시 <브리다>를 집어 들게 되었다. <순례자>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대충은 알고 있고 그의 다른 책인 <연금술사>를 비롯하여 <포르토벨로의 마녀> <브리다>그리고 <알레프>를 보면 그의 책들의 공통점이 있는 듯 하다. 아니 끊임없이 인생의 순례자가 되어 '나' 를 찾아가는 그,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 현실에서가 아닌 낯선 곳에서 아니 여행을 떠나 낯선 곳에서 타인과 만남으로 하여 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아' 를 이 책에서도 느껴본다.

이 책의 느낌은 왠지 모르게 <순례자>와 <연금술사> 그리고 <포르토벨로의 마녀>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시간과 공간이 다르다 뿐이지 순례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자아 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자아까지,아니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통하여 미래로 나아가는 정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자신의 과거에서 미래까지 환상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소설,어디까지나 작가의 삶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표현해 놓았지만 난 다른것보다 왜 '시베리아횡단열차여행' 에 더 관심이 가는지. 열차를 타고 몇 날 몇 일을 여행하는 맛은 어떨까 몹시 궁금해진다. 다른 여행보다도 특히나 자신에 대하여 더 생각하게 되고 기차에서 생활하다보면 시간에 대한 개념도 무감각해져서 더욱 '몽환적' 인 자아에 빠져들거나 좀더 여행에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어느날, 겉으로는 잘 나가고 있지만 자신은 한계점에 도달한 것을 깨닫게 되는 자신. 그렇다면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크리티컬 매스에 도달하기 위한 임계치를 얻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할 때 승낙해버린 '시베리아기차여행' 과연 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여행에서 자아를 찾을 수 있을까. 자신의 부족했던 어느 부분을 찾아내어 한계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면서도 우선은 행동에 들어서는 그,그런 그에게 그의 글을 읽고 공감했다는 힐랄이라는 여자가 동행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에게 어떤 여자이며 자신의 여행에 어떤 의미로 받아 들어야할까? 정말 이 여자를 여행에 동행시켜도 무방할까? 모든이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함께 여행하고 되는 그지만 그녀를 통해 그토록 원하던 '알레프'를 보게 되고 경험하게 된다.그렇다면 그녀는 또한 어떤 인물인가. 그녀 역시나 어린시절 받았던 성폭력으로 인해 남자를 거부하지만 이 남자는 끌린다. 왜 전생에 인연이 있어서.그렇다면 전생을 믿어야 할까.

시베리아기차여행은 그렇게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실고 아니 전생고 현생을 실고 달려간다.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과정들, '자네는 더이상 여기 있지 않아.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야 할 시간이야.'라는 스승의 말처럼 무작정 떠나면서 인생과 같은 과정 속의 기차여행에서 '인생은 기차역이 아니라 기차다.' 라는 말처럼 삶도 인생도 정지하지 않았는데 한 곳에 정답이 있다고 볼 수는 없는 듯 하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목적지인 종착역에 도착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매 순간순간 '알레프' 와 같은 느낌을 경험한다면 삶은 더 나아지겠지. '꿈꾸는 이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다' 는 말처럼 꿈을 꾸고 있으니 그런 질문을 가지고 답을 찾기 위하여 떠나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며 안주하길 원한다. 한단계 더 나아가기 위하여 넘어야 할 모험과 고난을 겪고 싶지 않은 것은 현재가 주는 안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원한 순례자와 같은 그, '언젠가 내 삶에 찬바람이 불어오면 나를 위해 우정의 불을 지펴주겠다고 약속해줘.. 생이란 누군가를 위해 성스러운 불을 지피는 것..' 삶도 소설도 끝없는 순례자같다. 모든 부분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기차역에 머무르는 기차가 아닌 달리는 기차로 살라는,'내가 배운 가장 위대한 가르침은 바로 여행에서 얻은 것들이다.' 라는 말처럼 다른 것보다 '여행' 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또 실천하고 그렇게 나아가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그의 삶의 단편들을 보는 듯 하다. 긴 시간의 기차여행에서 비로소 새로운 '자아'를 만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힐랄과 그, 내일의 삶은 어제와는 결코 똑같은 삶이 아닐 것이다.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외부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안에서 일어난 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자신안에 일어난 변화를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알게 해주겠는가 또 다른 나로 거듭나서 보다나은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는 것만을도 흡족한 삶 아닐까. 꿈꾸는 자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 멋진 말이 가슴에 와서 콕 박힌 소설로 조만간에 '자아찾기' 가을여행이라도 떠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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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레터
틸만 람슈테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팔천 킬로미터 저편에서 날아온 열한통의 베이징 레터,진실일까? 중국여행을 가자고 했던 할아버지는 왜 중국여행을 그렇게 가고 싶어하셨을까? 그렇다면 할아버지와 손주인 키스는 종국에는 중국여행을 갔을까 가지 않았을까.어떤것이 진실일지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중국여행'을 아니 '할아버지의 인생' 을 그려낸 키스, 하지만 진실같은 진실은 진실이 아니고 거짓일것만 같은 현실은 진짜 현실인 이야기가 베이징 레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것일까? 어쩌면 이 책은 진실과 거짓을 확연하게 비교해 놓았다. 우리는 어쩌면 거짓을 현실이라고 믿고 진실을 거짓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환상같은 현실 속에서 점점더 와해되어 가는 '가족의 의미' 아니 가족이라는 그 진실된 존재에 대하여 그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여행이라는 말은 그 단어의 의미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행은 떠나서가 아니라 떠나기전 그 설레임만으로도 가슴 벅찬 것이 '여행' 이다. 그런데 여기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여행을,그것도 팔천킬로미터나 되는 중국에 가자고 하니 아무도 선뜻 먼저 나서서 가길 원하지 않는다.아니 모두가 가기 싫어하여 제비뽑기를 한다. 왜 그들은 할아버지와 함께 하기 싫어했을까?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이 그리 세세하게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을 무척 귀찮게 했다는 것이다. 잔소리를 하며 못살게 굴 듯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가족을 담금질했지만 진작 자신의 삶은 무척이나 자유분방하다. 할아버지의 상대로 젊은 할머니가 벌써 몇 번째인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아니 유지를 못하고 매번 바뀌는 젊은 할머니들,할아버지는 어떻게 젊은 할머니들을 만나고 그리고 헤어진 것일까? 부모는 드러나지 않은 것 같은데 부모가 없는 자식들을 도맡아 할아버지가 책임을 진 듯 한데 그 살림을 도맡아 할 젊은 할머니들을 잘도 데리고 들어왔던 할아버지는 이제 정말 많이 늙으셨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위력은 아직까지는 가족들에게 영향이 미친다. 그렇다면 중국엔 왜 가고 싶어하실까.

할아버지는 젊은 할머니를 만나 또 집에 들였다. 그런데 그도 얼마 못가 늘 싸움이다. 싸움을 마치고 밖으로 나올 때마다 키스는 젊은 할머니와 마추지다 그녀와 정분이 나고 말았다. 할아버지와 함께 중국여행을 가야할 여행비를 그녀와 기분에 들떠 결혼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모두 날렸다. 노름으로. 땡전 한 푼 없어 중국여행을 물건너 가서 포기하나 싶었는데 할아버지는 차라고 타고 중국에 가겠단다. 그게 항공거리로 팔천킬로미터인데 차를 타고 가면 얼마나 될까? 갈수는 있을까.하지만 할아버지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그렇게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소지하지 않고 차를 끓고 중국에 가겠다며 길을 나섰는데 얼마 가지 못하고 돌아가셔다는, 그가 맞는지 확인해 달라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그렇다면 키스,그는 할아버지가 살아진 시간동안 무엇을 했을까? 아니 가족들은 왜 아무도 할아버지를 찾지 않았을까.

소설은 할아버지가 중국여행을 갔다는 전제하에 아니 중국여행을 갔다고 믿게 하기 위한 포장으로 그럴싸한 '베이징 레터'와 현실의 이야기가 겹쳐서 전개된다. 베이징 레터는 정말 중국에 할아버지와 함께 가 있는 것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이야기가 있는 그리고 할아버지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중국여행비를 몽땅 날린 그가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전화를 받고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정원의 창고에 숨어 지낸다.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결혼상대자인 할아버지의 젊은 할머니인 프란치스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하여 숨어 지내다 할 수 없이 시체안치소에 가서 할아버지를 보게 되지만 그는 완강히 부인한다,할아버지가 아니라고. 할아버지는 분명히 맞는데 왜 아니라고 부인했을까?

어쩌면 베이징 레터는 키스가 할아버지의 인생과 이별하는 진혼곡과 같은 편지이다. 중국여행편인 '베이징 레터 열한 편' 은 '론리 플레닛'을 참고했다는데 정말 사실적이다. 할아버지가 손주가 함께 여행을 간 듯한 느낌이 진하게 풍겨나오면서 바람둥이였던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사랑인 여자를 찾아 중국여행을 갔다고 생각이 들게끔 완벽한 여행이면서 완벽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왜 키스는 할아버지와 떠나지 않은 여행을 거짓이면서 식구들과 프란치스카를 속이기 위하여 모두를 속이기 위한 베이징 레터를 꼭 써야 했을까. 진실과 거짓은 엉켜들면서 할아버지의 연애담은 아름답게 끝을 보지만 현실은 점점 바닥으로 치닫고 있는 듯한 가족의 붕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시체안치소에서까지 할아버지를 부인했으니...사연 많은 할아버지의 연애사 만큼이나 이야기와 굴곡이 많은 가족사다. 상상속 중국여행처럼 현실 또한 어쩌면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현실은 너무도 냉혹하다. 너무도 철저히 개인화가 되고 뿔뿔히 흩어진듯 한 가족,그런 가족속에서 할아버지는 마술사처럼 혹은 중국여행속 할아버지의 그녀였던 리안처럼 어쩌면 가족을 뭉치는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겉으로는 뭉친 듯 보이면서도 모래알처럼  각각 흩어진 가족의 틀에서 엉뚱하게 중국여행을 고집했던 할아버지처럼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렇게 혼자 걷다가 마치게 된다는, 인생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듯 하다.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름답게 그려진 중국여행에 비해 현실은 깨진 유리알처럼 산산이 흩어져 버린 이야기들이 맘을 아프게 한다. 어느 누구의 생이든 그가 가고 나면 아름답고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어진다. 바람둥이였지만 잘 알고 있던 할아버지를 자신만은 어쩌면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다. 한사람의 인생은 삶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 결정나는 것일 수도 있음을 소설을 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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