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우리 이웃들의 인생이야기, 개정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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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곳이 제일 가기 싫은 곳이며 의사라는 사람들이 제일 만나기 싫은 사람중에 한 명이다. 그런데 꼭 가야하고 꼭 만나야 삶이 좀더 평안하고 웃으며 살 수 있는데 가길 꺼려하다가 정말 참지못할 순간에,너무 늦은 시간에 가기에 삶보다 죽음을 어찌할 수 없이 선택되어지게 하는 사람들도 적잖이 있다. 자의가 아니어도 현대사회를 살다보면 타의에 의해서도 많이 찾게 되는 곳이 병원이고 의사다. 나 또한 그런 시간을 정말 힘들게 지나고 이겨내면서 더욱 건강을 잘 지켜야지 하면서도 말처럼 쉽게 안되는 것이 또한 건강이다. 자신한다고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 건강이기 때문이다.

병원에 있는 동안은 의사를 전적으로 믿고 싶고 내게 투여되는 약을 믿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하지만 '환자와 의사'라는 관계는 정말 애매모호하다. 잘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남의 탓,의사탓을 할 수 있는 것이 또한 건강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사람인데 애환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리고 난 가끔 가지만 그들의 눈으로 보거나 경험하는 '삶과 죽음사이'의 일들은 오죽이나 많겠는가.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불신했던 그 아주 작은 틈, 행간을 들여다 본 것 같아 조금은 동정하게 되었다고 할까,아니 이해하게 되었다고 봐야할 듯 하다.

정말 의사와 환자는 '아름다운 동행' 을 하지 않으면 '결코 아름답지 않은 동행' 이 될 수 있임을 공감하게 된다. '병원이란 정말 울고 웃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세상에 그렇게 아픈사람이 많은 줄을 모른다. 모두가 건강하고 병이 없는 것 같은데 병원에 가면 별 병이 다 있고 아픈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프지 않고 하루를 더 살 수 있음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이고 축복인지 느끼게 된다. 그런데 한 생명의 생과 사를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그야말로 '울고 웃는 인생의 축소판' 맞다. 나 또한 두번의 큰사고로 병원신세를 아니 내 행복과 불행을 그들의 손에 맞기고 마음 졸이고 울고 웃던 날들이 있었다. 그것이 생으로 이어지면 '감사고 행복' 이지만 누군가의 '사死' 라면 결코 가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의사였다. 그들이 하느님도 아닌데 그들 입에서 '앞으로 몇 년 정도 살 수..' 라는 시한부 소리를 듣는다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자신들의 열정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생을 연장해주면 좋으련만 남의 삶을 쥐락펴락 하는 것 같아 몹시 불쾌하고 믿지 못하던 그런 순간도 있었다. 의무적으로 내뱉는 말들이 환자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는지 알지 못하고 말하는 것 같아 한방 쥐어주고 싶은 감정을 가졌을 때 또한 있었지만 지나고나면 감사하게 된다.

그곳이 다른 곳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다른이가 아닌 '생과 사' 의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와 같은 사람들이라 더 그러리라.이야기 한토막 한토막을 읽어 나가며 '정말 아름다운 동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공감하고 눈물짓고 웃기고 하고 울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에 폐암으로 아버지를 보내 드렸기에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읽으며 얼마나 눈물지었는지. 그리고 담당의를 좀더 이해하게 되기도 한, 의사와 환자간의 행간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시골이라면 더욱 인간적이고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많을 터,대도시의 종합병원보다는 더 살아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느끼며 읽었다.그저 계산적인 의사와 환자가 아니라 병원에서 율무차를 뽑아가도 자신을 살게 해주어 더덕이나 더덕먹여 키운 토종닭을 선물해도 하나 뒤가 구리지 않은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이 우리내 삶이고 생활이고 현재인 것을.
 
눈물겹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 가슴을 쓸어 내리며 '에효..' 라고 내뱉으며 그들의 손을 꼭 잡아 주고 싶은 왜 점점 나도 공범자처럼 그 이야기속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지. 정말 나의 하루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고 아프지 않고 두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음이 감사고 행복임을 가르쳐준다. 나 또한 교통사고를 당하여 늑골과 허리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오랜시간 있는 동안 그냥 숨만 편하게 쉴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삶이 '감사' 라는 것을 그 순간부터는 정말 절절하게 느끼며 미움보다는 사랑을 증오보다는 용서와 이해를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란 것이 정말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원하던 오늘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감사하고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당연시 여기며 불평과 불만으로 산다. 남보다 더 가지기 위하여 종일 달려 다니고 남보다 더 잘살기 위하여... 하지만 병원생활을 해 보면 그런것은 다 소용없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가족이 중요하고 내게 주어진 오늘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된다. 사연많고 이야기 많은 그의 '행복한 동행' 을 보며 티비속에서 가끔 만나는 그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포스가 느껴져 더욱 인간적임을 본다. 나의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동안 이웃에 더 많이 따듯함을 나누며 살아야 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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