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그제 아침이다. 밤새 안녕하신가 알라딘서재 내방에 들어왔는데, 방문자가 498명.
허걱?!? 이게 무슨 일이냐? 지난주에는, 심지어 지난달에는 아이들 겨울 방학, 내 성수기인 관계로 글을 많이 올리지 못했는데, 오전 8시 35분에 방문자가 498명. 이유를 알 수 없었다.
2월 4일 오전, 포털에서 강신주 발견!!! 띠띠띠!
icaru님이 지지난주에, 다다음주에 강신주님이 힐링캠프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알려주셨었는데, 그게 2월 3일이었나 보다. 그 날 밤부터 사람들이 강신주를 검색, 그의 책을 검색, 그래서 내 서재에 498명?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오늘 아침에는 이런 기사도 있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인터뷰 기사다.
강신주 도서, 힐링캠프 방송 직후 30대 여성 구매 급증
지난 3일 힐링캠프 방송 이후 강신주 열풍이 뜨겁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자사 판매량을 분석해본 결과 강신주 도서 판매량이 3일 밤 힐링캠프 방송 이후 5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송 전에도 이미 베스트셀러였던 < 강신주의 감정수업 > 은 어제 하루 판매량이 방송 전보다 4.5배 가량 증가했으며, < 강신주의 다상담 > 1~3권도 기존 판매량 대비 6.7배 가량 증가했다. 이전에도 저자가 방송에 출연한 후 도서 판매량이 급증하는 경우는 적지 않았지만, 강신주의 책은 기존에도 종합 베스트셀러 5위 안에 랭크될 정도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도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놀라운 상승폭이라고 알라딘 측은 전했다.
알라딘 인문사회 담당 박태근 MD는 "철학자가 이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끈 사례는 도올 김용옥 이후에 처음 아닐까 싶다. 도올이 고전이라는 인문학 본연의 재료를 특유의 해석과 강의로 풀어냈다면, 강신주는 인문학이나 철학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철학의 오래된 방법인 대화술을 활용해 상대방의 구체적 상황에 접근하고 분명한 해답을 전한다"며 "대중 역시 고정된 가치나 정해진 롤 모델이 아니라 자기 상황에 맞는,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방법을 찾는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었는데, 이런 점에서 강신주와 대중의 궁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와이어 | 입력 2014.02.05 15:47
2월 4일 밤에는 700명을 찍었는데, 하루 평균 방문자 30~50명을 자랑하는 내 서재 폭발과 강신주의 힐링캠프 출연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그의 책이 많이 읽힌다니, 무척이나 기쁘다.
하여, 강신주를 힐링캠프에서 처음 만나, 그의 책을 처음 읽으려는 분들을 위해 강신주의 저서를 정리해 본다. 나도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이 여러 권 있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겠다.
1. 강신주를 처음 읽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상대방에게 철저하게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다시 말해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나의 헌신이 나의 자유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는 상대방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하고, 또 상대방이 그런 사실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상대방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게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56쪽)
2. 강신주가 가장 사랑하는 책
철학이 뭔지 보여주는 철학사책이죠. 제가 단행본을 열일곱 권인가 냈는데 가장 사랑하는 책이 [철학vs철학]이에요. 너무 힘들게 써서.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49쪽)
3. 강신주가 두 번째로 사랑하는 책
사람들이 당신의 스승은 누구냐고, 당신은 어디서부터 출발했냐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 저는 김수영으로부터 출발하려 했다고. 그러니까 40대 중반에 자기의 정신적 계보를 연결시킨 거예요. 저를 기억해도 김수영을 기억하고, 김수영을 기억해도 저를 기억할 수 있게. 앞으로 나올 모든 작업의 뿌리를 볼 수 있게.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57쪽)
4. 인문학자 강신주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책
인문학은 흉내내는 게 아니라 고유명사에 육박해 들어가는 거라는 것. 그걸 배우고 책을 읽었기에 나름 성공한 거예요. 드디어 이제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게 된 거죠. 이제부터는 제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고요. (215쪽)
5. 강신주와 인생상담이 필요할 때 읽는 책
6. 강신주의 전공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책
살육과 분쟁을 근본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해서 노자가 철저한 국가주의를 선택한다면, 장자는 국가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부인하고 개체들에게 긍정적인 삶의 전망을 제공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의 사상을 묶는 데 사용되는 ‘도가사상’이나 ‘노장사상’이란 범주는 실제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사후에 구성된 상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86-7쪽)
7. 철학과 시의 절묘한 만남을 보여주는 책
8.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를 얻었던 책
페르소나를 찢어버리고 맨얼굴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오직 그럴 때에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연기가 아니라, 삶으로서 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우리에게 페르소나를 벗고 맨얼굴로 자신과 세계에 직면할 수 있는 힘을 주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거짓된 인문학은 여러분에게 더 두텁고 화려한 페르소나를 약속할 것이다. 거짓된 인문학은 진통제를 주는 데 만족하지만, 참다운 인문학적 정싱은 우리 삶에 메스를 들이대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15p)
9. 자본주의의 폐해를 파헤친 책
자본주의적 욕망들은 그 힘이 너무도 강해서 하루아침에 종식시킬 수 있는 것들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얼마나 자본주의에 의해 상처받고 있는지를 절실히 느끼기 시작한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더 이상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들이 치료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떠안기전에, 치유의 노력이 곧 시작될 수 있기를 말입니다. (432쪽)
10. 앞으로 기대되는 강신주의 책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강신주의 책
그렇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저의 책이나 강연이 여러분 스스로 한 번밖에 없는 자신의 소중한 삶을 돌아보고, 자신만의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여러분을 자극했으면 좋겠다는 것 말입니다. (597쪽)
2월 4일 오후에, 친한 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야, 포털 검색어에 자꾸 강신주가 뜨네. 자기 생각이 나서 걸었어. 무슨 일 있어?"
일단, 이 지역 강신주 관리는 내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