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를 지나치며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유독 반가운 아침. 지난밤의 공포와 걱정과 염려는 나만의 것이었던가. 밤새 울리는 카톡 방에서 아무 말 없던 한 친구는 아침에 멋드러진 강 사진을 올리며 '훌훌 털고 달려보자'고 하여 이제 막 고요해진 내 마음에 불을 지피고... 지금이 달릴 때니? 이게 털어낼 문제니? 급작스레 차오르는 분노.
이재명이 담을 넘고, 보좌관들이 힘으로 밀어 다른 국회의원들을 국회 안으로 밀어넣지 않았더라면. 151명이 모이지 않았더라면. 진급에 눈 돌아간 군 장성들이 명령에 착실하게 복무했더라면. 오늘 아침의 재잘거림은, 달리기는 모두 다 불가능한 일.
실탄을 겨누는 계엄군을 화면으로 보는 마음.이 두려워. 오늘 학교에 안 가는 대학생에게 너 집에만 있어. 혹시 몰라, 너희 학교에도 탱크 올 수 있어. 이런 말을 하는, 하고 있는 우리.
나의 걱정이 경제적 손실로는 이어지지 않아 나로서는 다행이지만, 돈 많았던 분들 잘 보시라. 당신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다. 전쟁 선포 아니고 비상 계엄이라 그나마 나은가 이런 쓸데 없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아침.
조선일보야. 국민을 바보로 알아서 윤석열이는 '계엄령을 발동'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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