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가정소설의 역사에 대한 낸시 암스트롱의 주장은 이렇다.

 

첫째, 성은 문화적 구성물이며 그 자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둘째, 글쓰기를 통한 자아의 재현은 근대적 개인을 경제적, 심리적 리얼리티로 만들었다.

셋째, 근대 개인은 무엇보다 여성이다

 

책 전체는 이 주장에 대한 근거로 품행지침서와 같았던 소설이, 사회적으로 적합한여성을 키워내는 것이 목적이었던 소설이, 어떻게 새로운 정치적 관념을 구체화했는지 각 작품을 비교하며 보여준다.

 


『자기만의 방』의 울프의 질문은 이 책의 의문에 대한 정확하고 명료한 답이 된다.

 


"만약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다면, 그리고 그 누이가 셰익스피어만큼 재능이 있고 야망에 가득 찼다면 무엇을 창조했을까?"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울프의 결론이다. 상황이 허용해 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누이로 대변되는 범주는 대체로 18세기 말까지는 상상으로 남아 있었다. "18세기 말 무렵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 만일 내가 역사를 다시 쓴다면 십자군전쟁이나 장미전쟁보다 이 변화를 더 충실하게 기술하고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 변화란 중산층 여성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69) 여성은 남성과 다른 유형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울프의 주장이다. "여성들은 수백만 년 동안 집 안에 있었다. 18세기 말 무렵에 이르러 여성들의 창조력은 이 벽을 뚫었다. 여성의 창조력은 벽돌과 모르타르의 무게를 흘러 넘쳐 펜과 붓과 사업과 정치로 흘러 들어가야 했다."(91) (482)

 


소설의 영역은 집에서 시작되지만, 집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사적 경험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집 바깥으로 퍼져 나간다’(487)는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찾아서 읽어야 할 책은올리버 트위스트』, 『셜리』이고, 다시 읽을 책은폭풍의 언덕』과자기만의 방』이다.




 






























8월의 도서를 다 읽었고, 오늘, 내일 이틀이 남았다. 이 귀중한 48시간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근데, 잭 리처가. 잭 리처가.





이 방들에 관한 브론테의 묘사는 소설이 문학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했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그 묘사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당대의 관념에 일어난 변화를 전해 주고 있다. 소설이 초래한 이 변화는 역으로 소설이 문학이라는 문화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었다. 브론테의 소설은 글쓰기를 그 자체 하나의 리얼리티로 표현한다. - P421

소설에 대한 이런 정의는 소설이란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동시에 고립시키는 의식의 변천을 재현한다는, 전통적인 여성적 근거에서 글을 쓸 권위를 주장한다. 그것이 갖는 함의는 이렇다. 즉, 개인들만이가장 일상적이고 신비한 모습으로 브라운 부인의 사례가 보여 주듯—— 삶을 재현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자아의 언어를 구성한다.
울프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역사가 일어나는 곳은 베넷이 역사의공간이라고 설정하는 집 밖의 세계가 아니다. 오히려 역사는 "브라운 부인이 작은 손수건을 꺼내 눈을 닦을 때" (191)처럼 지극히 사소한 개인적 방식으로 인간경험에 표식을 남긴다. 궁극적으로 "종교, 품행, 정치, 문학"(189)에 일어날 변화는 바로 이런 사소한 인간관계망 안에서 일어난다. 바로 이런 까닭에 수많은 작가들은 여성에 대해 글을 쓰고 여성의 정체성을 확정짓고자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P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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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8-30 0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다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단발머리님. 주말에 다 읽는 분이 많네요. 다들 말일 오니까 압박감 느끼고 주말에 불태우셨나봐요. 저도 어제 늦은밤까지 졸면서 다 읽었는데 미미님 완독, 그리고 단발머리님 완독입니다. 만세!! 우리가 해냈어요!

제목에 적으신 문장은 저도 밑줄그었고, 저 역시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제인 에어를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이 책 읽다보니 제가 제인 에어에서 놓친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그리고 올랜도 도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8-30 08:45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이랑 미미님이랑 저랑, 이번 주말에 미라클 작전 성공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제게는 잭 리처라는 커다란 위기가 있었습니다만, 저는 잭 리처를 먼저 읽는 엄청난 모험을 감행했더랬죠.

나름 여유로운 월요일 아침인데 또 읽을 책들이 줄을 섰네요. 올래도 정말 좋아요. 댈러웨이 부인, 읽으며 힘들었던 시간을 날려버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올리버 트위스트를 제일 앞에 두긴 했는데 가능할까 모르겠습니다.

공쟝쟝 2021-08-30 12:59   좋아요 2 | URL
부끄럽게도. 소신 아직 읽지 못하였나이다. 오늘 퇴근하면 불태우렵니다! 퐈이여!!!!!!!!!!!!!

수이 2021-08-30 10: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완독! 고생하셨어요 단발머리님, 읽는 동안 저는 읽지 않은 책이 너무 많아서 리스트 작성하다가 포기했어요.

단발머리 2021-09-03 08:55   좋아요 1 | URL
완독 축하 감사합니다. 댓글이 늦었어요 ㅎㅎㅎ 이제 9월책으로 숑숑!!

미미 2021-08-30 1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완독축하드려요👏👏🥳
어제 12시전에 리뷰까지 끝내려고 했었는데ㅋ 시간을 넘겼지만 두 분 완독하신걸 보니 때마침 마무리 잘한것 같습니다 저도 <소설의 정치사>읽으면서 읽었던 작품은 재발견을, 읽지않은 작품은 장바구니 넣으며..울프언니가 글을 읽기 좋게 써준거였구나라는 큰 깨달음까지 얻었어요ㅋㅋ🤔

단발머리 2021-09-03 08:57   좋아요 1 | URL
완독 축하 감사드려요. 그 밤에.... 다락방님이랑 미미님이랑 저랑 같은 책을 읽고 있었군요. 하하하. 너무 신기하고 좋네요.
저도 좋은 작품의 재발견 너무 좋았어요. 미뤄두지 않아야 될텐데요. 특히 울프 언니... (먼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