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블로그의 사진을 가져와 본다.
그 책이 이 책이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그 남자가 저자를 앞에 두고 흥분해서 말하던 ‘그 아주 중요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미지의 시대를 연 사진가 머이브리지’가 부제인데, 그를 통해 격변했던 당시의 사회를 조명하고,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 책표지가 너무 무겁게 보이고, 주제 자체가 흥미롭지 않은데도 저자의 유려한 글솜씨 때문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철도와 사진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열차를 타거나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더욱 가까이 가져다주었다는 점이다. (27쪽)
각각의 사진은 사건 자체에서 나온 하나의 증거, 손에 잡히는 증인이었다. 사랑하는 이의 젊은 얼굴을 시간이 흐른 후에, 심지어 죽음이나 이별로 그 얼굴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도 마치 물건처럼 소유할 수 있었다. (31쪽)
손에 잡히는 증인으로서의 사진. 아련한 첫사랑의 현재를 확인할 수 없지만, 그 때 그 순간 그 아이의 모습은 앨범 사진을 통해 지금이라도 다시 볼 수 있으니, 머이브리지 다음 세대인 나는 그저 행운아인가.
좀 더 감상에 빠지고 싶은데, 내일이 반납일이다. 서둘러야 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