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시작하기 전 살짝 찾아보니, 이 책을 189쪽까지 읽었다는 걸 알게 됐다. 도서관 책으로 읽었고 정리도 해두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읽으려고 한다. 원래 처음부터 다시 읽으려고 했다. 두 번, 세 번 읽을만한 책이다. 읽지 않고도 두 번, 세 번 읽을 책인지 어떻게 잘 아는지. 나도 그게 궁금하다.
흑인 대학생, 구체적으로는 여성인 흑인 대학생을 보고 ‘백인주부의 집에 청소하러 가는 흑인여성 가사 노동자들’이 격려의 눈빛을 보낸다. 책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랑스럽게 쳐다본다. 이 책의 저자 패트리샤 힐 콜린스도 그런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되어 박사학위과정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1978년 나는 여름방학에 국가에서 실시하는 교사 및 교직원 연수를 받았다. 시카고에서 열린 이 연수가 끝나자 한 나이든 흑인여성이 나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아가, 나는 네가 참 자랑스럽구나. 어떤 사람들은 네가 저기 [강단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만, 네가 속한 곳, 서 있는 곳은 바로 저 강단이야. 학교로 가서 박사학위를 따거라. 그러면 그 사람들은 너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거야!˝ 오늘날까지도 나는 이렇게 말해 준 그녀와 여러 다른 분들에게 감사한다. 나는 다른 흑인여성과 이야기를 하면서 수많은 흑인여성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189쪽)
어린이가 없고 깬 사람도 없어 조용한 아침. 이제 오후가 되려 하는데. 아, 고요하다. 그지없이 적막하다. 7시 전후로 일어나 엄마 아빠를 깨우던, 어린이날 ‘우리 날’이라고 마냥 들떠하던 어린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호르몬 관계로 아침잠이 많아진, 희고 크고 아름다우며 스스로 동면을 선택하는 북극곰만 있는 세상. 평범한 휴일 아침. 어린이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