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때도 ‘동시 읽기’를 즐기는 편인데 최근에 더 심해졌다. 더위 때문이라고, 폭염 때문이라고, 난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역사, 쾌락독서,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사회주의 페미니즘, 글을 쓰고 싶다면, 해러웨이 선언문
29쪽을 읽으면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속 왠지 귀여운 원시인들이 생각난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 남자들은 활과 창으로 사냥해서 고기를 가져옵니다. 고기는 공동체 전체 식량의 20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아주 높이 평가됩니다. 여자들은 열매를 채집합니다. 이것은 고기보다 낮게 평가되지만, 그들 식량의 8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이런 여러 집단을 연구한 민속학자들은 한결같이 이 비율이 집단마다 똑같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공동체의 생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어디서나 사냥이 채취보다 훨씬 더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29쪽)
134쪽을 읽으면 『양성평등에 반대한다』가 떠오르고,
남성은 자신을 다르게 보지 않지만, 여성은 다르고 여성만의 특성이 있다는 역설이 발생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거죠. 남성은 누구와도 다르지 않고, 역설적으로 남성적인 동시에 중성적인 인간이라는 겁니다. (134쪽)
이분법은 반반으로 분리된 상황을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체와 타자가 하나로 묶인 주체 중심의 사고다. 주체(one)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삼아 나머지 세계인 타자(the others)를 규정하는 것, 다시 말해 명명하는 자와 명명당하는 자의 분리, 이것이 이분법(dichotomy)이다. 즉 이분법은 대칭적, 대항적, 대립적 사고가 아니라 주체 일방의 논리다. … 젠더(gender)는 남성의 여성 지배를 의미한다. 양성은 두 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성 하나만 존재한다. 남성성은 젠더가 아니다. 남성적인 것은 남성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33쪽)
136쪽을 읽으면서는 『나, 시몬 베유』를 얼른 읽고 이 멋진 여성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생각했다.
아기가 또 자고 있을 때,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갔더니 사람들이 없었다. 도서관이 이렇게 시원한데, 왜요? 다들 어디 갔어요? 라고 혼잣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