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랑』을 읽고 좋아서 다른 책도 읽으려고 주문했다.
마침 알라디너TV에서 '이슬아X이연실(편집자)' 저자 만남을 진행하고 영상을 올렸길래 가게에서 틈틈이 틀어보았다. 이슬아 작가는 '헤엄 출판사' 대표이기도 한데 혼자 글쓰고 책 만드는 작업을 해보니 너무 벅차서 이번 책은 문학동네에서 냈다고.. 문학동네에서 낸 첫 책,『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도 이연실 편집자와 함께 했다고 하는데 두 사람이 함께 진행하는 내내 끊이지 않는 웃음과 밝은 분위기 덕에 나도 어느새 웃는 얼굴이다. 고맙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말은 매우 인상적이어서 어떤 사람이 우는 모습(나를 포함하여)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문장이었는데 그렇다고 내가 거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나는 울지 않을 때도 엄마 얼굴을 닮지 않았다. 얼굴만 닮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성격도 별나다며 "너는 아마 병원에서 바뀐 모양이다."라는 말을 하던 엄마 표정에서 진심을 느끼고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일은 오래된 기억이고, 지난 주에 나는 아주 유쾌하고 신선한 사진을 한 장 얻었다.
엄마가 새로 이사한 집을 보고 싶다며 언니네, 동생네 합해서 일곱 명를 이끌고 집에 왔다가 온 김에 김장을 해주고 가겠다고 하셔서 언니네, 동생네는 먼저 돌아가고 엄마랑 나랑 그이랑 셋이서 김장을 했다. 김장을 하고 다음날 경주 나들이를 갔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서 얼마 구경도 못하고 집에 오는 길에 보문단지 벗나무 길에 낙엽이 우수수.. 하도 멋져 사진을 찍자 하고 차를 세운 것이다. 추워서 떨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셋 다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다. 그리고 셋 다 웃는 얼굴이 닮았다.
엄마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이렇게 좋구나.
엄마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게 행복이구나.
나는 웃을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되고 싶다.
나는 웃을 때마다 엄마를 닮는다, 라고,
혼자 생각하고 한 번 더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