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경기 북부 지방 대설주의보.

뉴스를 보니 

눈 내리는 풍경을 보고 싶다.

눈 내리는 앞마당에 서서 두 팔을 벌리고 싶다.


오늘 날짜 2021년 1월 28일

내가 사는 곳 날씨는,

잠깐만,

사진으로 찍어서 남겨두자.


_촬영: 잘잘라, 울산, 휴대폰 카메라


올 겨울,

울산에는 눈도 오고 비도 왔다.

눈도 비도 안 오는 날이 더 많아서

많은 날은 사진을 안 찍고

적은 날은 특별하다 하며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눈이 오는 날도 스물 네 시간,

비가 오는 날도 스물 네 시간,

바람 부는 날도,

푸근한 날도,

욕 나오게 추운 날도,

뼈 시리게 스산한 날도,

어쨌든 스물 네 시간.

하루는 스물 네 시간.

스물 네 시간.


시간은 자를 수가 없다.

시간은 흘러서 잘라지지가 않는다.

시간은 돌이킬 수가 없다.

시간은 흘러서 앞으로만 간다.

강물은 흘러도 떠서 줄 수도 있고 막아서 방향을 바꿀 수도 있지만

시간은 그럴 수 없다.

시간과 나는 한 몸이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나를 낭비하는 것과 같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더 심하다.

사랑을 하려면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성실하게 살자.

[열심 사는 겨.]


* 주문한 책이 오지 않아서 기다리다가 내일부터 전국 택배 노조 파업에 들어간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해되고 이해되고 백번 이해된다. 당분간 장바구니 들먹거리지 말어야지.


**장바구니 대신 [목록주점]에 넣은 책.

오늘의 [목록주점] OPEN

_검색어 '겨울', 국내도서, 출간일순, 에서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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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1-2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배 기사님들 응원도 하고 책
구매 욕심도 진정시키고 일석이조라고 세뇌중이예요.
서울은 지금 바람 강(숨못쉴뻔),
눈가루 드문드문입니당(눈 자랑;^^헤헤)

잘잘라 2021-01-28 13:39   좋아요 1 | URL
미미님 마음과 같은 마음이예요.

바람에 눈가루가 막, 드문드문 막? ㅎㅎ 바람 좀 쐬고 와야겠어요. ^^

바람돌이 2021-01-28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부산
기온이 좀 내려가는거같은데 그래도 아직은 그닥 춥지는 않습니다.
택배노동자들 노동환경이 좀 나아지기를 바라며 당분간 택배 자중모드로 들어갑니다. ^^

잘잘라 2021-01-28 14:4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부산이시군요! 저 지금 경주 양남 바닷가 나왔어요. 수평선이 선명해요. 바람 불어 좋은 날이예요.
 

2021년 1월 27일 수요일

OPEN [목록주점]

_내 주머니 터는 출판사 목록


1. 윌북출판사

요즘 특히 새책이 많이 나오는 듯.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2. 이밥차

아무래도 출판사 이름때문인 것 같다.

진짜 밥차 앞으로 돌진하는 기분으로 책을 산다. 

2020년 판 샀다가 후회한 기억이 이리도 또렷하구만은,

또 사겠다니. 












『2021 코리아 베스트 레시피』


3. 마음산책

역시나 출판사 이름, 이름탓이다. 

마음출판사면 그냥 그렇지.

산책출판사도 그냥 그래.

마음산책이면? 

마음산책 출판사.

출판사 이름으로 정말 딱이다. 딱이야.

이래서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니까!

아, 이름 지어야하는데!

아, 정말 미치게 알고 싶다.

너 이름이 뭐니?

(다음 주에 사무소 신고해야 하는데 아직도 이름을 못 정했다.)

너무나 알고 싶은 우리 이름.

무얼까?

진짜, "너 이름이 뭐니?"

 














『천 개의 아침』, 샀는데 또 담았다. 표지가 맘에 든다.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음.. '실패'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다음, '사랑'과 '직업'은 할 수 있는 만큼, 힘껏, 죽을 때까지 실험해보자. 실패, 사랑, 직업.. 절묘하다. 뺄 게 없어. 더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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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에 훌쩍,

훌훌 털어버리고 훌쩍,

훨훨 날아 훌쩍,

그렇게 떠나고 싶다는 욕망.

가슴 아픈 욕망.


ㄴ♪어느 날

ㄴ♪갑자기

ㄴ♪슬픈 내게로 다가와

ㄴ♪사랑만

ㄴ♪남기고

ㄴ♪멀리 떠나가버린 너

ㄴ♪워우어

ㄴ♪워우어

ㄴ♪워우어어어어어어


'그러던 어느 날'은 중요하지 않다.

성실하게 살자.

ㄴ♪날마다 숨 쉬는 순간 마다 

꼬박꼬박

열심 사는 겨!




어느 날 여러분은 감정이 솟아올라 글을 끄적입니다. - P105

‘영감‘은 여러분을 키보드 앞까지 데려올 테고
그 순간 여러분을 남겨놓고 떠날 겁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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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1-27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표지 진짜 맘에 드네요!!!

잘잘라 2021-01-27 14:49   좋아요 1 | URL
저도 표지 맘에 들어요. 내용도 좋아요. 저는 작가가 아니고 미국인도 아니라서 와닿지 않는 문장도 많아요. 그래도 일주일째 계속 이 책만 붙들고 잠들어요. ^_____^

미미 2021-01-27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감‘은 정말 초스피드. 인사도 없이 왔다 가버리더라구요ㅋㅋㅋ

잘잘라 2021-01-27 16:04   좋아요 1 | URL
예의없는 영감같으니! ㅎㅎ 갈테면 가라지요 영감 따위! 😂😆😂
 

《동화 쓰는 법》에 나오는 ‘그러던 어느 날‘,
《짧게 잘 쓰는 법》에 나오는 ‘그러던 어느 날‘.

똑같은 ‘그러던 어느 날‘을 놓고 정반대 입장이군.
곤란하군.

이거 참.

참 참 참.

할 수 없지.

중립.

아, 중립 유지하기가 더 피곤한데.. 할 수 없지.

일단 중립.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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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식 다 출가시키고 혼자 살던 엄마,
독립해서 혼자 살던 조카,
두 사람이 작년 가을부터 같이 산다.

엄마는 실내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걸 질색한다. 조카는 독립하기 전에 개를 키우다가 독립해서는 고양이를 키운다. 조카가 엄마 집으로 들어올 때, 엄마가 고양이 없는 조건을 걸자 고양이를 남친에게 줬는데, 진짜 준 것인지 임시로 맡겼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조카 남친 집에서 지내던 고양이가 연말에 집을 나갔다. 조카는 애가 닳았다. 전단지를 붙이고 매일이다시피 ˝내루야, 내루야,˝ 이름을 부르며 골목을 헤집고 다녔다.

일주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엄마는 안심했다. 차라리 잘됐다고 했다. 조카는 포기하지 않았다. 저녁마다 먹이를 담아 집 앞에 두고 기다렸다. 드디어 열흘..?이라던가 열이틀째라던가, 아무튼 고양이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왔고 상처가 많아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무슨 치료비가 20만원이나 나왔더라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엄마 목소리는 실망, 반가움, 불평, 불안이 다 들어있었고, 무엇보다 목소리 톤이 높았는데 그게 나에게는 희안하게 활기차게 들렸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조카는 더 애가 닳았다. 이번에는 고양이가 도통 먹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조카는 고양이에게 뭐라도 먹이려고 지극정성을 들이고, 엄마는 그런 조카 이야기를 나에게 전하면서 슬슬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 같지만, 고양이와 한집에 살 수 없다는 결정은 단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카가 고양이를 간호한다면서 주말마다 남친 집에서 지내는 것을 형부가 알았다. 형부는 즉각 조카를 호출했다.

형부 불호령에, 당사자 조카보다 울엄마가 더 움찔했다. ˝우짜냐. 부녀간에 불화하는 꼴을 어떻게 보겠냐. 내가 그냥 고양이 나을 때까지만 집에 델꾸 있으라구 했다.˝ (크크)

오늘도 전화 하니, 고양이 쉑히가 자꾸 식탁에 올라 앉는다고 툴툴, 침대루 쇼파루 어디 안 올라가는 데가 없다고 툴툴, 조카가 참치에 고양이 가방에 패드에 별거 별거 죄다 사들인다고 툴툴, 고양이 하나 키우는 데 뭔 돈이 저렇게 많이 든다냐 너는 절대, 아무리 심심해두 개구 고양이구 그런거 키울 생각일랑 일절 하지 말어라 하면서 툴툴 툴툴.

흐흐흐흐흐흐, 바야흐로 울엄마 명랑 냥집사 시대 개봉 박두요!
엄마 댁에 사다리 한 대 놔드려야게쎄요!




*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 추천마법사님께서 간만에 알맞은 추천을 해주심. 오호~ 오늘은 추천맙소사 아니네? 추천마법사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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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1-21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냥이나 댕댕이 싫어하시던 분들
이 회심하시는 패턴을 보았습니다.

그랬다고 합니다.

잘잘라 2021-01-21 21:5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캣타워 얘기하니까 엄마는 그러지 말라고, 어떻게든 돌려보낼 거라고 질색하더니 곧바로 또, ˝근데 고양이가 착하긴 착해. 못되지를 않구 착해.˝ 하면서 하하 웃고, 저도 웃고, 하하하 그랬다는 얘깁니다. 😄😄😄

scott 2021-01-2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제와 호랑이 인줄 알았어여 ㅋㅋ
저희 외할머니도 강아지는 밖에서 풀어놓고 키우느거라고 집안으로 절대 못들어오게 했는데
치와와가 할머니가 신발 신을때까지 기다려주고 문열면 꼬리 흔들어주고 자동차에 먼저 올라타지 않고 기다리는거 보고 난후 눈꼽만 껴도 병원델꼬 가쉼 ㅋㅋㅋ

잘잘라 2021-01-22 08:07   좋아요 1 | URL
눈꼽만 껴도 병원... ㅎㅎㅎ 저희 엄마 미래 모습일까요? ㅎㅎ 도저히 상상이 안가기는 하지만요. 모를 일이죠 뭐. 🤭
조제와 호랑이.. 여주랑 비슷한 성격이에요. 엄마 성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