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렀다.
책이 아니라 가방을!
알라딘에서 가방을!
양말도 아니고 가방을!
미쳤다.
오늘 담배 두 갑 팔았는데 가방을!
커피도 한 잔 못 팔았으면서 가방을!
배째라야 뭐야?
아무튼 기분 째진다.
쿠하하.
본투리드 코듀라 백팩
정가 58,000원!
오 만 팔 천.. 오-만-팔-처-넌!
미치고 팔짝 뛰는 너는 나!
기분 좋으믄 됐지 뭐.
가방을 샀으니
넣고 다닐 책도 사야지?
아무렴.
이렇게 질러대는데 뭐 하나 걸리는 게 없다.
나에게 족하다.
나로서 족하다.
그걸로 됐다.
무얼 더 바라리.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뭐를 마이,
오늘은 코코아를 마이 멕여야겠다.
쓸쓸한 겨울 날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