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에서 출간된 '폭풍의 언덕'(전승희 역) 역자해설을 읽고 일부 옮긴다. 을유문화사의 '워더링 하이츠'(유명숙 역)는 올해 리커버판이 나왔다. 읽고픈 맘이 있긴 한데 엄두가......

commonly believed to be the inspiration for Wuthering Heights By Tim Green from Bradford - Top Withens, CC BY 2.0, 위키미디어커먼즈


오늘날 『폭풍의 언덕』이 누리는 성가에 비추어 보면 의외일 수도 있지만, 엘리스 벨Ellis Bell이라는 성별이 애매한 필명으로 발표된 이 소설은 발표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고, 발표 직후에 나온 서평들도 대개는 부정적이었다. 신화적이라 할 만큼 단순한 배경에 과장된 성격의 인물을 등장시킨 다소 거칠어 보이는 작품인 데다 작가의 정체도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비평적 주목의 대상이 된 것은 같은 해 조금 먼저 나와 인기를 누린 『제인 에어』의 작가인 샬럿 브론테의 습작이라는 의심을 산 탓이 컸다. 샬럿 브론테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에밀리의 존재가 밝혀지고 난 뒤에도 이 작품은 20세기 중반까지 근 한 세기 동안 진지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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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감독 박지완이 쓴 '다음으로 가는 마음'을 읽고 나니 이경미 감독의 산문집 '잘돼가? 무엇이든'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박지완 감독의 글이 그랬던 것처럼 이경미 감독의 글도 그녀의 영화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출판사를 바꿔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박지완 감독의 책과 출판사가 같네.) 또한 이경미 감독의 배우자도 '필수는 곤란해 - 한국 사람이 좋아서 한국 영화가 끌려서'란 책을 냈다. 







저는 어제부터 사상체질 개선 독서실을 다닙니다. 여기서 시나리오를 씁니다. 제 방은 태음인 방입니다. 태음인은 벼락치기에 능하다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복도에는 세계 명문대 캠퍼스 사진들이 주르륵 붙어 있습니다. 이 독서실의 산소는 특별히 집중력을 높여주는 다이아몬드 머시기 산소입니다. 대체 저는 앞으로 뭐가 될까요. 그럼 굿나잇. 201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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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서 한국 영화 '내가 죽던 날'을 보았다.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m5ekQR9 박지완이 쓰고 연출한 장편영화 데뷔작.


그녀가 쓴 산문집이 있길래 읽었다. 책의 1부와 2부에서 꼼꼼하게 밑작업을 하며 빌드업한 후 마지막 3부에서 영화인생의 포부와 각오를 드러낸다. 글투가 영화의 결과 비슷하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흥미로운 현상으로 다가온다.



박지완 감독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을 위한 고 강수연 배우 추모영상을 만들었다. 아쉽게도 그 영상을 온라인에서 볼 길은 없다고 한다. 강수연은 재작년 5월에 별세했다. 







매일매일의 작고 하찮은 일들이 결국 하루를 만들고, 계절을 만들고, 1년을 만든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며 조금씩, 다음으로 가는 마음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울타리 밖으로 나가서 맞이할 다음을 그려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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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5-21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수연 배우가 그립네요.
젊은 시절 청춘의 아이콘이었고
저와 같이 늙어가는 배우였는데~~
그녀의 죽음이 너무 허무했어요 ㅠㅠ

서곡 2024-05-21 15:31   좋아요 1 | URL
강수연 배우 출연작 중 여기 알라딘 검색으로 나온 ‘주리‘란 작품 첨 봐서 찾아보니 영화제 심사 해프닝이 내용이군요 유툽 예고편 영상이 있는데 코미디 같아요...˝나 강수연이야!˝ 라고 외치며 딴 심위와 싸우네요 ㅎㅎ 그러게요 너무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유튜브와 구글을 샅샅이 뒤져서 외국 의사들이 후두신경통을 완화하는 마사지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몇 개 찾아냈다. Occipital neuralgia massage로 검색하면 된다. 먼저 뭉친 뒷목덜미 근육이 유연하게 펴지도록 턱을 당기는 스트레칭을 한 후에 엄지나 끝이 둥근 펜 끝으로 뒤통수의 움푹 들어간 경계선을 은근하게 계속 마사지하기만 하면 된다. 효과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8개월간 나를 괴롭혔던 안면 통증이 거짓말처럼 서서히 사라져 갔다. 이제 가끔 뒷목덜미가 묵직하거나 머리가 뻐근하거나 눈에 미세한 통증이 시작되거나 이가 시린듯하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곧바로 뒤통수 마사지를 한다. 그러면 통증은 싹 사라진다.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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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을 듣는 월요일 저녁. 클래식 클라우드 '쇼팽'으로부터 옮긴다.








바흐의 작품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푸가 등의 ‘본론’을 생각하고 만든 여타의 작품과는 달리 쇼팽은 ‘전주곡(프렐류드)’이라는 제목 아래 독립된 하나하나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표현했다는 점이 특별하다. 작곡가의 스타일을 회화적인 표현으로 절제 있게 구현해 낸 이 작품집은 낭만 시대를 통틀어 가장 작은 소품들을 모은 흥미로운 용광로다. 폴란드 출신의 미국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쇼팽은 프렐류드 하나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불멸의 존재가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했으며,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가장 작은 소품이라고 해도 그 안에 아름다움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지니고 있다"라고 평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BWV 846~893>과 달리 쇼팽이 만든 <프렐류드, Op. 28>은 C장조로 시작해 5도 위의 음정을 으뜸음으로 순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조표에서 샤프가 하나씩 늘어나 다섯 개까지 붙었다가 플랫 여섯 개의 조표가 이어받은 뒤 플랫 하나까지 진행되어 d단조로 끝을 맺는다.

모든 조성이 골고루 한 곡씩 규칙적으로 나타나지만 때로는 스틸 샷이나 짧은 동영상, 혹은 인상적인 슬로모션으로 이어지는 예측 불허의 악상 때문에 ‘스쳐가는 듯’ 순간의 매력을 지닌 곡들을 분류하기란 쉽지 않다. 서정적인 악상으로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과 일정한 음형을 반복적으로 나타내 기능적인 에튀드에 가까운 곡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으며, 쇼팽이 나타내고자 한 상징과 그 내용을 표현하는 피아노의 기법을 통해 네 가지 정도로 나누어 설명한 학자들도 있다. - - 06_아픔의 프렐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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