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의 독서를 북플이 알려준다. '공간의 온도'라는 책. '드므' 를 고궁에서 보기는 했지만 이름은 이 책에서 배웠다.  


[쓰레기통 아니에요, 궁궐 지키는 '드므' 랍니다 (이향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41782#home 이향우 저자의 책들도 함께 찾아둔다.



한 신부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 간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그 말은 죽어서 진짜 천국이라는 공간을 간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살면서 종교로 인해 믿음이 생기거나, 좋은 책을 읽어 깨달음을 얻거나, 귀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어떤 반짝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경험들을 통해서 생각이 바뀌고 시선이 바뀐다면 똑같은 세상이라도 전과는 다르게 보고 느낄 수 있게 되고, 현실을 천국과 같이 느끼며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 하셨다. 결국 어떤 계기로든 자기 자신이 변하면 바로 그곳이 천국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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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빈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상념에 빠져 있다.

Paris Notre-Dame Vaults By Uoaei1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Star-painted wooden barrel vault of St. Peter's Church, Benz, Usedom (Germany). By Stefan Schwarz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궁륭 [穹窿, vault, voûte] (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93907&cid=42642&categoryId=42642

드러누운 채 그는 높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가 과연 저 하늘이 궁륭이 아닌 무한한 공간이라는 것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눈을 가늘게 뜨고 시선을 집중시킨다 해도 하늘이 둥글지 않으며 무한하다는 걸 직접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한한 공간에 대한 나의 지식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늘색 궁륭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정당하며, 이는 그 이상을 보려고 애쓰는 것보다 더더욱 정당하다.〉

레빈은 이내 생각을 멈추었다. 마치 무엇인가 흥겨우면서도 염려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신비로운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있는 느낌이었다. - 제8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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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쇼팽 콩쿠르 첫 단독 여성 우승자(1965)이고 - 1949년에 두 명의 여성 피아니스트가 공동우승했다 - 아르헤리치 후의 여성 우승자는 2010년에 등장한다.


[2010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https://www.asiae.co.kr/article/2019030610181304026 아브제예바의 음악적 특징과 쇼팽 연주의 이슈를 설명한다.


[조명 꺼져도, 콩쿠르 우승…전설의 피아니스트가 들려주는 쇼팽]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7704#home 아브제예바가 2010년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협주곡을 연주할 때 갑자기 조명이 꺼졌었다고 한다. 


아래 글은 '클래식 vs 클래식'(김문경)이 출처.


환상 폴로네이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X817


7회 쇼팽 콩쿠르에서는 특유의 유연하고도 파워풀한 타건으로 대가를 이룬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16회 우승자는 러시아 율리아나 아브제예바Yulianna Avdeeva(1985~)였는데 협주곡 연주가 신통치 않아 우승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콩쿠르에서는 1라운드에서 3라운드까지의 솔로 그리고 결선에서의 협주곡 점수를 적절히 혼합합니다. 그러니 협주곡에서 점수를 조금 잃더라도 1라운드부터 차곡차곡 ‘마일리지’를 쌓아왔다면 1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결선에서 협주곡 연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1위 수상이 석연치 않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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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학동네 2020 가을' 발표작으로서 '소설 보다: 2020 겨울' 수록작이자 2021 젊은 작가상 대상작인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전하영)는 1994년 이상문학상 대상작 '하나코는 없다'(최윤)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나코는 없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67886&cid=40942&categoryId=33385


전하영의 이 단편에는 적지 않은 레퍼런스들이 들어 있는데 이탈리아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파졸리니에 대한 책 '파졸리니의 길'도 그 중 하나. 길고 독특한 제목은 프랑스 영화(필립 가렐 감독)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올해 나온 전하영 첫 소설집 '시차와 시대착오'에 '그녀는 조명등...'은 미수록. 뉴페이스북 인터뷰에 따르면 장편 또는 연작으로 확대해 따로 출판할 생각이 있어 "고민 끝에" 제외했다고.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7359 영화를 공부한 전하영 작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북촌방향'(2011) 연출부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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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의 오빠인 스치바의 부인이자, 레빈과 결혼한 키티의 언니인 돌리가 나오는 장면이다.

Self-portrait, 1910 - Zinaida Serebriakova - WikiArt.org


「이 마을에서 7베르스따를 더 가야 한다고 합니다.」

마차는 마을 길을 따라 작은 다리 쪽으로 내려갔다. 짚을 꼬아 만든 새끼줄을 어깨에 걸친 한 무리의 쾌활한 아낙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흥겹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지나갔다. 그들은 다리에서 멈춰 서더니 호기심 어린 눈길로 마차를 살펴보았다. 일제히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를 향하고 있는 그 얼굴들은 모두 다 건강하고 명랑했으며, 넘치는 삶의 기쁨으로 그녀의 약을 올리고 있었다. 〈모두 살아가고 있구나. 삶을 즐기고 있어.〉 마차가 아낙네들을 지나쳐 언덕으로 들어선 다음 다시금 빠른 속도로 달리자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부드러운 용수철 위에서 기분 좋게 흔들리며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 나갔다.

〈사람들은 안나를 비난하지. 왜들 그럴까? 과연 내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나에게는 적어도 사랑하는 남편이 있긴 하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그이를 사랑해. 반면에 안나는 자기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 그런데 도대체 그녀가 뭘 잘못했다는 거지? 그녀는 살고 싶은 거야. 하느님께서 그런 마음을 우리의 영혼 속에 심어 놓으셨잖아. 나 역시 똑같이 처신했을 가능성이 커. (중략) 나는 그이를 존경하지 않아. 나에게 필요하니까(그녀는 남편을 떠올렸다) 그이를 견디고 있는 거라고. 그런데 이게 더 낫다고? 그때만 해도 사랑받을 만했지. 나 나름의 예쁜 구석이 남아 있었으니까.〉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의 상념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녀는 거울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가방 속에 여행용 거울이 들어 있었기에 그걸 꺼내려 했다. 그러나 마부와 흔들거리는 사무소 서기의 등을 본 순간, 둘 중 누군가 뒤를 돌아보면 창피할 것 같아 거울을 꺼내지 않았다. - 제6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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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4-07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안나 카레니나군요. 요즘 읽고 있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가더군요. 여ㅇ화처럼 사랑과 불륜에 관해서만 보여주면 좋을텐데 왤케 곁가지가 많은지. 언제 완독을 할지 모르겠네요. 부활은 재밌게 읽었는데. ㅠ
휴일 마무리 잘 하십시오.^^

서곡 2024-04-07 19:51   좋아요 1 | URL
아 그러시군요 ㅎㅎ 재미 있는 부분만 읽으셔도 되지 않을까요 ㅋㅋ 네 감사합니다 일요일 저녁 잘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