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울프의 작품 가운데 가장 실험적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울프의 다른 소설들의 특징, 예를 들면 시간과 화법의 실험, 자서전 형식의 인생 묘사, 그리고 고정되지 않은 정체성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새로운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 화법상의 테크닉 대신 물과 파도의 “비인격적인” 요소와 내면세계 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울프는 인생의 덧없음을 좇기 위해 하루라는 시간을 이용한다. 하루는 파도의 움직임이 새벽과 황혼을 구분하는 시간으로 이 소설의 구조를 제공한다. 이 작품은 “산문이면서도 운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섯 인물들은 “연극적 독백”으로 표현되고, 중간 중간에 “시적 간주”가 끼어들어 하늘을 가로지르는 해의 움직임과 파도의 리듬을 전해준다.
『파도』는 여섯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중년까지를 추적하지만, 이는 어떤 과정보다는 삶의 지속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버나드(소설의 중심 화자)가 말하듯이 말이다. 여섯 명의 인물들은 자신의 생각을 각각의 실체로서 말한다. 대화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삶의 같은 시점에서 동시에 여섯 명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다른 단계에서 그들을 만나게 함으로써 이들을 한데 묶는다. 『파도』는 말이라고도, 생각이라고도 이름붙일 수 없는 매력적인 그 무엇을 통해 경험과 정체성의 표출을 다루고 있다.
“살면서 어떤 욕망들은 잃어버렸지. 친구들을 잃었고, 퍼시발을 잃었고, 단지 길을 건널 용기가 없어서 다른 것들도 잃어버렸어.”][네이버 지식백과]파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피터 박스올)

1931년 초판 표지 - 그림은 언니 바네사 벨이 그렸다고 한다(출처: 위키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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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2의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