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사이드 음악비평집 '경계의 음악' 첫 글 '음악 그 자체 : 글렌 굴드의 대위법적 비전'에 여성 피아니스트 로잘린 투렉(1913~2003)이 언급되어 있다.


Rosalyn Tureck https://en.wikipedia.org/wiki/Rosalyn_Tureck






1955년 녹음 전까지만 해도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회 무대에 올린 주요 피아니스트는 로절린 투렉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다. 따라서 굴드의 첫 번째(이자 지금까지도 퇴색되지 않은) 성취는 메이저 음반사와 손잡고(투렉에겐 이러한 연줄이 없었다) 고도로 정교한 음악을 일반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이며, 그 과정에서 이례적이면서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그만의 독점적 영역을 창조해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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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6-10-06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가슴을 설레게하는 연주로군요.
아니, 심금을 울리는 연주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을듯 합니다.
투렉 여사의 연주, 놀랍습니다.
어느 연주 못지않게 색채가 뚜렷해서 좋아요!

연주, 잘 들었습니다!




서곡 2026-10-06 17:30   좋아요 1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이 분 스타일이 천천히 치는 거라고 합니다 다른 연주자들 연주도 더 들어보고 싶네요~
 

민음사세계문학전집 '부활' 2권에 실린 작품해설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연진희 역자가 썼다.

러시아 툴라의 톨스토이 벽화 (Unsplash의Anton) 톨스토이 생가가 툴라 주에 있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0688a 야스나야 폴랴나







『부활』에는 필자가 톨스토이의 ‘말년의 양식’, 혹은 ‘말년성’이라고 부르고자 하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말년의 양식’은 철학자 아도르노가 베토벤의 말년 작품들을 비평할 때 사용한 용어다. 아도르노에 따르면 베토벤의 말년 작품들은 종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며 음악을 의미심장한 무엇에서 모호한, 심지어 자신에게도 모호한 것으로 변형한다.

톨스토이는 이런 말년성을 전형적으로 보여 준 작가 중 한 명일 것이다. 톨스토이는 일찍이 젊은 시절부터 말년성을 드러냈다.

그런데 『부활』을 쓸 무렵과 그것을 탈고하기까지 그의 말년성은 보다 깊고 짙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는 것 같다. - 역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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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부활'에 베토벤 5번 교향곡을 피아노로 치는 장면이 나온다. 민음사 '부활'(연진희 역) 2권으로부터 옮긴다. 톨스토이답게 가차 없이 면밀하다. (1982년 10월 4일에 별세한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5번 2악장 안단테 콘 모토를 듣는다. RIP.)

네흘류도프에게 익숙하고 부유층과 고관들의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화로움을 한껏 더한 지방관의 만찬은 오랫동안 사치는커녕 가장 원초적인 편의 시설마저 없이 지낸 그에게 유난히 기분 좋게 다가왔다.

여주인은 니콜라이 1세의 궁정에서 궁인으로 있던 페테르부르크식의 고풍스러운 상류층 귀부인이었다. 프랑스어를 자연스럽게 하는 데 반해 러시아어는 부자연스러웠다. 그녀는 매우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으며 손짓을 할 때도 허리에서 팔꿈치를 떼지 않았다. 남편에게는 조용히, 다소 우울하게 정중한 태도를 취했지만 손님들에게는 비록 사람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식으로 대하긴 해도 대단히 살갑게 굴었다. 그녀는 눈에 띄지 않는 매우 세련된 아첨을 하며 네흘류도프를 자기 사람인 양 맞이했다. 그 때문에 네흘류도프는 자신의 모든 가치를 새삼스럽게 의식하며 기분 좋은 만족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를 시베리아로 이끈, 특이하긴 하지만 성실한 그 행동을 자신도 이미 알며 그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음악을 몹시 사랑하고 스스로도 매우 뛰어난 피아니스트인 여주인은 현지사가 훌륭한 음악가인 데다 그녀와 함께 연탄곡을 치기도 한다는 이유로 그를 높이 평가했다.

영국인의 요청으로 여주인이 전직 국장과 함께 피아노 앞에 앉아 둘이 열심히 연습한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네흘류도프는 오랜만에 자신에 대해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는 정신 상태를 경험했다. 마치 자신이 얼마나 좋은 인간인지 지금 막 깨달은 것 같았다.

그랜드 피아노는 훌륭했고, 교향곡 연주도 좋았다. 적어도 이 교향곡을 잘 알고 좋아하는 네흘류도프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안단테를 들으면서 그는 자신과 자신의 모든 선행에 대한 감동으로 콧날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꼈다. - 3부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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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10월 4일은 글렌 굴드의 기일이다. 9월 생인 그는 만 오십년에 조금을 더 살았다. '계절과 음표들 - 마음을 일으키는 힘'(최대환) 마지막 편 '가을에 기대 / 고독의 기예_글렌 굴드'로부터 옮긴다. 저자는 천주교 사제이자 철학자이다.

By mtsrs - Flickr (위키미디어커먼즈)


* 아래 글에 인용된 '뜨거운 얼음 : 글렌 굴드의 삶과 예술'을 쓴 케빈 바자나는 글렌 굴드의 조국인 캐나다의 음악사학자이다.






굴드는 유명세를 즐기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었지만, 음악적 성과와 삶의 방식에 대해 가까운 이들의 조건 없는 인정과 지지를 필요로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종종 자기 자신이 초래한 고독과 관계의 단절을 깨려 노력하기도 했지만 매우 서툴렀기에 힘겨워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예술이 고독 없이 열매를 맺을 수는 없다는 확신을 뼛속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자나가 전해주는 굴드의 다음과 같은 말은 고독이 굴드에게 무엇을 의미했는지를 한마디로 요약합니다.

고독은 창의성을 길러준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그것이 흩어져버린다._『뜨거운 얼음 : 글렌 굴드의 삶과 예술』 4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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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이 알려줘서 보니 4년 전 10월 초에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알렉시'를 열림원 역본으로 읽었다. 화자 알렉시는 피아니스트이다.

사진: Unsplash의Gabi Repaska


cf.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알렉시‧은총의 일격'이 있다.






우리 집안은 비엔나에 꽤 먼 친척들이 여러 명 있었소. 그들은 내게 있어서 거의 후원자들이자 또한 완전한 이방인들이었소. 내 가난이 그들에겐 조금 모욕적이었소. 그들은 내가 유명해지기를 바랐소.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할 때 거북스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외다.

나는 그들을 어쩌다 간간이 만났소. 그들은 나를 싫어했는데 아마 내가 도움을 청하질 않아 그들에게 거절할 기회를 안 주었기 때문이었을 게요. 그럼에도 그들은 나를 도와주었소. 그것은, 나도 잘 아는데, 그들에겐 그다지 부담이 될 것도 없는 도움이었소만, 여보 무슨 권리로 우리가 후의를 요구할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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