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0.1.2' 커버스토리는 최진영. 소설집 '겨울방학'을 예전 겨울에 읽으려고 리스트에 담아 두었는데 못 읽었다. '오늘의 커피'는 거기 실려 있다. 카페 플래닛은 그 단편 속 장소라고 한다.

사진: Unsplashbckfwd





「오늘의 커피」 라는 단편을 쓸 때의 마음이 아직 꽤 남아 있어. 내가 아까 말했던 약해졌다는 지점. 예전이라면 그 인물이 카페를 못 찾았을 거야. 계속 방황하게 뒀겠지.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둘 수가 없는 거야. 얘는 너무 힘들고 지치고 어디든 들어가서 쉬면 좋겠고. 그래서 이제는 소설 속에 그런 장소가 나타나게 하는 거지. 그런 점이 달라진 것 같아. Cafe Planet이라는 장소를 쓸 때 마음이 좋았어. 그곳에서 내가 쉬는 느낌. 그런 소설 진행이 글의 완성도를 해치거나 문학적이지 않을지라도, 너무 유치하고 안정적으로 보일지라도 이제는 그렇게 쓰고 싶은 거야. 나의 인물이 따뜻한 난로 옆에서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단잠도 자길 바라는 거지. - 최진영+정용준 단념하는 작가는 영원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llegory of Courage, 1755 - Johann Georg Pinzel - WikiArt.org


Hero, 1898 - Sir Lawrence Alma-Tadema - WikiArt.org


심리치료사 모린 머독의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 - 융 심리학으로 읽는 자기 발견의 여정'(원제 The Heroine’s Journey)의 이전 제목은 '여성 영웅의 탄생 - 융 심리학으로 읽는 강한 여자의 자기 발견 드라마'였다. 머독의 다른 저서 '영웅의 딸'도 담아둔다.





내면을 성찰해보니 요리나 커튼 만들기는 유아기 소망이었다. 그런 일을 잘하면 엄마처럼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 매 맞는 아이의 생각이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유아기 소망을 버렸다. 그런 다음 처음으로 자기 자신으로만 존재하면서 새로운 삶의 비전을 모색했다. 그녀는 또 한 번 용기를 내어 상담 심리학 대학원에 진학했다.
- P175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데 1년 이상 걸렸고, 자기 내면의 힘을 믿는 데는 3년쯤 필요했다. 알코올로부터 걸어 나오는 데는 5년이 소요되었고, 새로운 진로로 들어선 것은 최근 일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용기를 짜냈다. 그것은 또 하나의 영웅 스토리이다. - P1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이 왔고 오랜만에 크리스티 여사의 책을 읽거나 오디오북으로 들을까 하다가 ott에 영드 '미스 마플'이 보여 틀어놓는다. 첫 화는 '서재의 시체'(1942)다. 드라마가 원작과 다를 수 있으므로 - 전에 본 영드 포와로 탐정이 그랬었다 - 원래 내용이 궁금하면 찾아읽기로.


아래 옮긴 글의 출처는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설혜심 지음).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15533829






《서재의 시체》가 발표된 1942년쯤에는 애거서가 자기도 남부럽지 않은 성공적인 작가라는 확신을 지니게 된 듯하다. 하퍼 총경과 마주친 아홉 살짜리 꼬마 피터 카모디는 수사에 끼어들고 싶어한다. 자신이 추리소설의 열렬한 독자라고 밝히며 "도러시 세이어스랑 애거서 크리스티, 딕슨 카(John Dickson Carr), 그리고 H. C. 베일리(H. C. Bailey)의 친필사인도 가지고 있는걸요"라고 자랑하면서 말이다. 셜록 홈스나 코넌 도일은 사라지고 대신 다른 작가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아마도 애거서가 당시 자신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 작가들의 목록일 것이다. - 1 탐정 "이혼을 위한 조사 같은 일은 하지 않습니다"

《서재의 시체》는 그 시작부터 아주 드라마틱하다. 고싱턴 홀에서 젊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자 고즈넉한 시골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짙은 화장, 화려한 새틴 이브닝드레스에 정성 들여 컬을 말아 넣은 금발 머리를 한 여성은 그 요란스러운 차림새 때문에 곧 마제스틱 호텔에서 댄서로 일하는 루비 킨으로 지목된다. - 8 신분 도용 "난 작가인 척하고 있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이제, 「0%를 향하여」(『Axt』 2020년 1/2월호) https://moonji.com/monthlynovel/23491/


영화를 전공한 서이제 작가의 단편 '0%를 향하여'로부터. 



[지평선] 영화 ‘미망인’ https://v.daum.net/v/20240604180010714


박남옥 감독의 영화 '미망인' https://youtu.be/Ov4Rh6db6II?si=zfvijPLKPLnZXB0W








스물한 살 때 중앙극장에서 봤어. 전쟁으로 미망인이 된 여자가 젊은 청년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였어. 내가 젊을 때 영화를 진짜 좋아했거든.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그 영화 뒷이야기를 항상 상상하고 그랬다고. 영화는 끝났지만, 나한테는 끝난 게 아니었어. 망상이 들끓어서 글을 배워볼까 소설을 읽고 쓰고 그랬지. 그리고 그냥 시집가서 살았어. 그래도 애 낳고 잘 살았다고. 남편이랑 같이 영화도 보러 다니고 그랬지. 그러다가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데 그 영화가 나오는 거야. 그 미망인 나오는 영화. 세상에, 박남옥이라는 여자가 찍은 영화라는 거야. 그 사람이 그 영화 찍으려고 친언니랑 지인들에게 제작비를 빌리고, 스태프와 배우도 직접 구하고, 촬영장에서 사람들 밥도 먹이고, 애를 업고 그걸 다 했다는 거야. 그 여자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라. 지금껏 나는 왜 감독이 될 생각을 못했을까. 어째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한 번도 못한 거야.

야, 이거. 나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죽기 전에 영화 한번 찍어봐야겠다 했지. 그래서 나 영화 찍었고, 지금 편집 중이야. 내가 우리 반에서 제일 우수생이야. - 서이제, 0%를 향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중한 경험'(김형경)에서 내면 공간의 의의를 강조한 부분을 옮기면서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절 그린 '세한도'를 본다.


김정희의 세한도 By Kim Jeong-hui - http://gongu.copyright.or.kr/,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개인도 사회도 무너지려는 마음을 다독여 일으켜 세울 때, 먼저 그 경험을 내면에 간직하고 인내하면서 되새길 수 있는 의식의 공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내면 공간에 머물 때에만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 P1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