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부코스키, 끝까지 가라 (낭송 류승룡)『마음챙김의 시』(류시화 엮음) 중에서

 

 

끝까지 가라

 

무엇인가를 시도할 계획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렇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마라.

 

만약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이것은 여자친구와 아내와 친척과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어쩌면 너의 마음까지도.

 

끝까지 가라.

이것은 3일이나 4일 동안

먹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추위에 떨 수도 있고

감옥에 갇힐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당하고

고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립은 선물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네가 얼마나 진정으로

그것을 하길 원하는가에 대한

인내력 시험일 뿐.

너는 그것을 할 것이다,

거절과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리고 그것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좋을 것이다.

 

만약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것만 한 기분은 없다.

너는 혼자이지만 신과 함께할 것이고,

밤은 불처럼 타오를 것이다.

 

하고, 하고, 하라.

또 하라.

 

끝까지,

끝까지 가라.

 

너는 마침내 너의 인생에 올라타

완벽한 웃음을 웃게 될 것이니,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싸움이다.

 

-찰스 부코스키, 끝까지 가라 (류시화 옮김)


By Marika Bortolami - CC BY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84666359 자본주의 평생 거부한 찰스 부코스키의 묘비명 (장정일)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649 




 

찰스 부코스키 1920~1994. 독일 출신의 미국 시인이며 소설가. 대학 중퇴 후 접시닦이, 트럭 운전사, 하역부, 경비원, 주유소 주유원, 도살장 인부, 우체국 집배원 등 온갖 종류의 밑바닥 노동자로 일하다가 쉰 살 넘어 전업 작가가 되었다. 미국 현대문학의 ‘위대한 아웃사이더’라는 별명답게 문단과 거리를 두고 살면서 수천 편의 시와 수백 편의 단편소설, 6권의 장편소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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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31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곡 2022-12-31 17:55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 올한해 수고많으셨습니다 해피뉴이어입니다

호우 2022-12-3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남은 시간 잘 보내시고 행복한 새해 맞이하세요. ^_______^

서곡 2022-12-31 18:08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새해복마니마니받으시길요!!!!!!!
 

튜더 로즈와 엘리자베스1세(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엘리자베스 1세 여왕Queen Elizabeth I은 권력을 유지하는 데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여왕은 새로운 초상화를 그릴 때마다 보석으로 만든 장미 목걸이를 자주 선택했다. 그녀는 새로운 튜더 로즈*를 왕권 강화에 이용했던 할아버지 헨리 7세의 모범을 잘 따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장미 도상으로 자신을 에워싸며 튜더 왕조를 홍보했고, 가톨릭교회의 성모 마리아에 대한 숭배를 새로운 신교 국가의 처녀 여왕인 자신에게 돌리려고 했다. * 헨리 7세가 랭커스터 가문의 흰 장미와 요크 가문의 붉은 장미를 결합하여 만든 상징으로 튜더 왕조 시기에 건축을 비롯한 여러 장식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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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바스 - 중요한 것은 (낭송 김혜자)『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중요한 것은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 거야.

 

-엘렌 바스 (류시화 옮김)


류시화 편역시집에 실려 있는 '중요한 것은'이라는 시를 김혜자 배우의 음성으로 듣는다. 이 시선집의 시 일부를 잘 알려진 배우들이 낭송하여 출판사 공식채널에 올려둔 것을 발견했다.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김혜자 배우가 낭독한 릴케의 '아기 예수'를 오디북으로 들었다.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 같은 이야기이다. 







미국 뉴저지 출신의 시인 엘렌 바스는 시의 어느 구절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나의 질문에 친절히 답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기에 그 시를 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때로는 슬픔이 촉매가 되어 강한 의지가 우리를 일으켜 세운다고 했다.

엘렌 바스 1947~ .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에서 ‘자기 삶을 글로 쓰기’ 워크숍을 30년 넘게 진행해 오고 있는 시인. 시집 『걸인처럼』, 『인디고』 외에도 로라 데이비스와 공동 집필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비소설 『치유하려는 용기』가 백만 부 넘게 판매되었다. 여성 시인들의 시선집 『가면은 이제 그만』을 공동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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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2-30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혜자님 목소리 참 좋네요 ~ 서곡님도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

서곡 2022-12-30 18:58   좋아요 1 | URL
아 반갑습니다 ㅎㅎ 네 김혜자 님 대배우다운 절절한 표현력을 목소리로부터 느꼈습니다 ~미니님도 연말 잘 보내시고 회복 기원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르질링 [Darjeeling] (세계지명 유래 사전, 2006. 2. 1., 송호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696184&cid=51736&categoryId=51736



[네이버 지식백과]다르질링 [Darjiling]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79028&cid=40942&categoryId=34032

By Arne Hückelheim,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20211809


아래는 인도 연구자 이옥순 교수의 저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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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글릭 - 눈풀꽃

류시화 편역 '마음챙김의 시' 출판사(수오서재) 채널에 김혜수 배우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글릭의 시 '눈풀꽃'을 낭송한 영상이 있다. https://youtu.be/NwUOTdXR7is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 루이스 글릭, 눈풀꽃 (류시화 역)

사진: UnsplashKiwih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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