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아이를 바꾼다 - 긍정의 건축으로 다시 짓는 대한민국 교육
김경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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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육. 정말 중요한 일이고, 현재를 넘어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인데, 이런 교육에 대한 논의가 무성함에도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상태, 그럼 미래는 행복해질까?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인데, 그나마도 대안학교다 혁신학교다 하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많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안학교야 원래 취지가 공교육의 반대편에 서서 어떤 교육철학을 지니고 이루어진다고 하니 논외로 한다면 공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혁신학교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둬가고 있기도 하다.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뛰쳐나가려고 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혁신학교의 성공을 학력에 두고 판단을 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판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혁신학교가 성공했다고 해서 혁신학교 주변의 집값들이 덩달아 오른다는 기사는 혁신학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사들이나 판단은 교육의 성패를 학력에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생들의 행복은 들어있지 않다. 우습지 않은가? 교육은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행복을 오로지 학력이라는 잣대로 재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에 혁신학교들이 이상하게도 수업혁신이다, 생활혁신이다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무언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무엇이 빠져 있었을까 하다가 이 책을 읽는 순간 "아!"하고 말았다. 그래, 바로 이것이구나, 이것이 지금 우리 교육혁신에 빠져 있는 거구나.

 

그것은 바로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었다.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을 그냥 주어진 것으로만 알고 그 공간 속에서 학생과 교사들의 관계에만 신경을 썼다. 사실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막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학교 현장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수업이든 생활지도든 이런 쪽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학교라는 공간으로 접근을 한다.

 

아이들이 대부분 지내야 하는 공간인 학교가 왜 가장 낙후된 시설만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 도대체 적어도 12년을 지내야 하는 공간이 6년, 3년, 3년 이렇게 변화가 되어도 공간의 변화는 없는가.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차이가 느껴지는가. 어느 도시에 가도 학교는 아, 저것이 학교구나 하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획일적이다.

 

거기다 학교 내부를 살펴보면 도무지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여기에 거의 모두가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삭막하기는 이루 말할 데가 없을 정도다.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이 지내는 공간으로서 학교는 과거의 유물에 속할 뿐이다. 미래의 사람을 과거에 얽매어 놓고 거기서 미래를 상상하라고 한다. 가능한가? 이 가능하지 않음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오직 교과내용이든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게라든지 하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다행이 몇 년 전부터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 생겨왔고, 또 학교라는 공간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있어왔다. 이 책은 그것에 대한 기록이다.

 

학교라는 공간이 바뀌었을 때 어떻게 교육이 바뀌는지를 실제 경험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공간으로 바꿨을 때 학생들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또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이 참여하지만 학교 공간을 바꾸는 일에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의 참여를 필수적으로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결국 학교에서 가장 오랫동안 있는 사람은 학생과 교사 아니던가. 그러면 이들이 가장 편안하고 좋게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에서, 또 자신의 공간을 자신들이 바꾸어간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이렇게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참여하에서 학교라는 공간을 고쳐 간다고 한다.

 

어떤 학교는 화장실을, 어떤 학교는 복도를, 도서관을, 쉼터를... 각자 학교의 사정에 맞게 꼭 필요한 부분들을 전문가들과 협조하여 고쳐간 기록이 이 책인데...

 

이런 과정을 읽어가면서 혁신학교가 한 가지 놓친 것이 바로 이런 학교라는 공간의 개조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몇몇 학교에서는 벽화그리기를 통해 환경을 바꾸려는 모습도 보였으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의 창출로는 나아가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점을 깨닫게 하고, 공간 변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해준 책인데...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것이 이들이 한 일의 주제다. 여기서 문화란 학교라는 공간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붙였을테고... 어떤 학교에서는 쉼터이자 갤러리이자 카페가 되는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니...

 

정말로 학교에 문화가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든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학부모가 언제든 와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소망들이 학교라는 공간에 담겨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단순한 꿈이 아니라, 충분히 실현가능한 일임을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가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의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지원예산이 대폭줄어 이제는 학교예산으로 해야만 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학교라는 공간이 이토록 중요한데,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아니 우리나라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에서는 학교 공간의 변화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우선인가 생각해 보라.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우선 아닌가.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학교에서 지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고, 나라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의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읽으면서 즐거워지는 책인데... 예산 지원이 대폭 삭감되었다는 후기에 가서 마음이 좀 무거워졌다. 이 무거워진 마음이 정책의 변화로 가벼워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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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콘서트 - 통합교과수업을 위한 행복한 멘토링 교과서,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7
이경원 지음 / 행복한미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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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육. 이번에 교육부장관이 바뀌는데, 부총리를 겸하게 되어 격은 올라갔지만 그에 맞는 역할을 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

 

교육부 장관이 자주 바뀌는 것이 참 싫었는데... 말로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해놓고 그를 책임질 교육의 수장을 몇 년에 한 번씩 갈아치우는 것은 교육의 연속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에 관한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 비전을 함께 할 사람이 참모로 존재해야 하며, 당선이 되어서는 그 사람을 통하여 임기 내내 자신의 교육정책을 펼쳐야 할텐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없는 장관과 부서를 뽑으라면 교육부장관과 교육부가 꼽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육부 장관의 임기는 짧으며, 교육부는 자신들의 장기적인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있는 형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부에서 정한 교육과정은 금과옥조처럼 학교에 전해 내려오는데, 말로만 금과옥조처럼 내려온다. 학교에서 교육을 하는 교사들이 누가 교육과정을 공부한단 말인가?

 

교사들은 단순하게(? 이 말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교사들에게 미안한 말이기는 한데) 교과서를 잘 가르치려고 하지 교육과정을 공부하지 않는다.

 

사실 교육과정을 공부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교육과정을 교과성에서 다 구현해 놓고 있으며, 이러한 교과서는 국정(지금은 없는데... 부활조짐이 있는 몇 교과목이 있다)이나 검인정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국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과서를 가르치지 않으면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무어라고 하며(일종의 계기수업이라는 것,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회문제에 관한 수업을 하려고 해도 교사의 정치 중립성 위반이니, 정치적 목적을 가진 편향적 교육이니 하면서 금지하라는 공문이 내려오는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학부모들로부터도 도대체 학교에서 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느냐는 항의전화가 오기 십상이다.

 

이런 현실이니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구태여 공부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여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보지 않는 이유가(공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교사용 지도서에 보면 교육과정은 늘 강조되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고, 또 교사들이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교사들이 굳이 교육과정을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보고 그 취지에 맞는 교육을 하려면 오히려 힘들어지는 현실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교사들이 교육과정에 손놓고 있는가? 아니다. 아무리 불성실한 교사라 해도 교육과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아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승진만을 목표로 하는 교사라 해도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야 하고, 아이들과 수업을 해야 한다. 수업을 해야한다면 교과서를 무시할 수 없으며, 그 교과서에 나와 있는 교육과정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교육과정보다는 교과서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교육현실이 그것을 조장하고 있다고 해도 교사들 역시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은 진실이다.

 

그런 교육과정에 충실한 교육, 교육과정에 충실하되 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현할 수 있는 수업,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교사,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시간. 이런 것들을 확보해야 한다.

 

또 공부도 해야 한다. 교사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직업이고, 공부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언제든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은 교사의 말 하나 하나, 지식 하나 하나보다는 교사라는 사람 자체에게서 더 많이 배운다. 그러기에 교사는 그 자체로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그 점을 '교사가 교육과정이다'라는 말로 하고 있다. 교사는 그 자체가 교육과정이다. 그러니 교사들이여 자부심을 가져라. 사회에서 또 교육 관료들과 비교해서 약자일지 모르지만, 수업에서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교사는 전부다. 아이들에게 전부인 것이 바로 교사다. 그런 교사, 자신이 교육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는다.

 

교육과정으로 고민하던 이 책의 저자,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 말씀(이런 훌륭한 교장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교장은 교사에게 멘토여야 하는데... 과연 현실은?)에 불현듯 깨달음 얻는다.

 

"교과서를 버려라"

 

그렇다.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한 도구일 뿐이다. 교육학에서 늘 이야기하는 이 말이 학교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았는데... 교과서를 버려라. 교과서를 버린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가 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아니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배워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고민의 지점이 바뀐다.

 

교과서를 잘 가르쳐야지 하는 잘 전달하겠다는 기술적 측면에서 무엇이 중점이 되어야 하고, 아이들이 왜 그것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자신만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수업을 했다. 어쩌면 주제통합수업이 한 반의 거의 모든 수업을 담임교사가 하는 초등학교라서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중학교에서도 주제통합수업이 시도되고 있으니 중학교도 가능하리라 본다.

 

혼자서 하다가 다음엔 동학년 교사들과 함께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함께 수업을 한다. 그런 결과물이 이 책에 오롯이 실려 있다. 고민하고 실천하게 된 과정이 앞부분을 이룬다면, 실제로 주제통합수업을 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가 뒷부분을 이루고 있다.

 

수업시간에 재구성한 교육과정을 통하여 국가의 교육과정을 무시하지도 않고 학교교육과정과의 어울림 속에서 지식도 재미도 실천도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했음을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과 그 행복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두고두고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찬가지로 이것은 특출난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그리고 누구나 다 해야 하는 그런 수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학교 현실에 맞게 재구성해서 가르치는 교사들. 그런 교사들이 지금은 주로 '혁신학교'에 모여 있지만, 혁신학교는 일반 학교에서도 할 수 있는 교육을 먼저 시도했을 뿐이므로, 이들이 한 이런 교육활동은 교사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진 교육과정 재구성. 아마도 모든 초등학교 교사들이 참조할 만한 책이리라. 마찬가지로 중학교, 고등학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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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입시를 넘다 - 사교육 구렁텅이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홍세화 외 지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획 / 우리교육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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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름이 좋다. 사교육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교육의 병폐는 이루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아이들이 세계 최장의 교육노동시간에 시달리게 하는 주범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주범도 바로 이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이들의 창의성과 주체성을 빼앗아 버리는 주범도 역시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능력을 살리되 공교육에서 주어지지 않는 기회를 사교육을 통해서 살린다면 그것은 용인할 수 있지만, 공교육의 수준을 넘어서 오로지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 하는 사교육은 아이들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그런 사교육이 필요없게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고 이들은 이미 "아깝다! 학원비" , "아깝다! 영어 헛고생" 등을 비롯한 소책자를 내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소책자 발행과 더불어 "등대지기 학교"를 통하여 오프라인 모임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이 등대지기 학교에서 여러 강사들을 모시고 강연과 질의 응답을 한 결과가 바로 이 책 "교사, 입시를 넘다"이다.

 

학생들을 사교육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인데...

 

강사가 홍세화, 황선준, 최영우, 고병헌, 김상봉, 김승현, 송인수 선생이었다. 하나하나 다 들을 만한 강연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책에 나와 있는 강연내용들이 모두 생각할 만한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사교육이 심해진 이유는 좀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기 때문이고, 좀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의 강고한 학벌체제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진로 교육은 진학 지도에 불과하게 되었고, 진학 지도에서 성공하는 학교란 곧 이름난 학교에 학생들을 많이 진학시키는 학교이니 정상적인 교육보다는 입시에 유리한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학교가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 맞물려 돌아가다 보니, 우리나라 공교육은 입시에서 절대로 자유로와질 수가 없었고, 오히려 '입시에 의한 입시를 위한 입시의 교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이런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고만 있을 것인가? 구렁텅이에서 나오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또 구렁텅이에서 나오려고 하는 사람에게 잡을 막대기를 건네주어야 하지 않나?

 

그런 역할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하고자 한다고 느껴졌다. 그런 노력의 차원으로 이런 강연회도 열고 한 것이겠지.

 

입시로 인해 왜곡된 우리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교사들의 노력이다. 교사들이 제도가 너무도 강고해서 도저히 어쩔 수 없어 하고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안되더라도 교사는 그 강고한 벽에 조그마한 금을 내는 일부터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어놓은 금을 누군가가 또 긋고 그으면 결국 금은 틈이 되고 틈은 벽을 무너뜨리는 폭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는 2022년이면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입시위주의, 학벌 위주의 교육이 없어질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없앨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와 더불어 자신들에게 호응해주는 단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런 단체, 교사들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비록 교사들이 무력증에 빠져 있고, 신자유주의에서 안정된 직장이라는 과실을 맛보고 있지만,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교사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교사는 학생들과 더불어 지낼 때 가장 행복을 느끼며, 자신이 가르치는, 또 가르쳤던 사람이 행복해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니, 왜곡된 교육 구조 속에서 가장 못견뎌하고,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교사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강연회에 많은 교사들이 참석하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교사들 역시 이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결국 교육을 바꾸는 중요한 주체는 교살일 수밖에 없다.

 

이 교사들이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또 시민단체들과 함께 할 때 절대적일 것 같던 입시위주의 왜곡된 우리나라 교육도 바뀔 수가 있을 것이다.

 

이들은 그런 희망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을 널리 퍼뜨리고 있다. 함께 가자고... 한 사람의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고, 그러니 우리 함께 하자고 교사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한 김상봉 교수의 말처럼 우리는 "분노"를 지녀야 한다. "분노"를 느껴야 한다. 지금 아이들을,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 교육제도에 대해서. 그 분노를 바꿈의 힘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자고 한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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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교수법으로 행복 가르치기 -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챙김 실천서
Deborah Schoeberlein 외 지음, 고형일 외 옮김 / 학지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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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챙김 실천서'라는 작은 제목이 붙은 책이다. 교육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들을 하면서도 교육이 오히려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고는 하는데, 이런 교육이 계속 유지된다면 그것은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교사도 학생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교사와 학생이 행복해지면 교육은 자연스레 행복교육이 될 터인데, 교사와 학생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이 책에서는 마음챙김이 그러한 행복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마음챙김이란 뒤에 요약되어 있는 대로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순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고, 이러한 마음챙김을 통하여 따스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교사와 학생이 마음챙김을 한다면 서로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지금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감정에서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감정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는 것, 그 알아챔은 순간적으로 정지의 순간을 이룬다.

 

정지의 순간에서 다른 행동이 나올 수 있다. 다른 생각이 나올 수 있다. 이제는 감정대로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읽고, 마음을 챙기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생각을 할 수 있고, 좋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음챙김의 효과다.

 

이러한 마음챙김은 특정한 때가 없다. 때를 정해놓고 마음챙김을 하지는 않는다. 마음챙김은 하루 내내 마음챙김이 필요할 때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만 한다.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

 

눈 뜨자마자 하는 마음챙김부터, 출근길에서 하는 마음챙김,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하는 마음챙김, 수업이 끝난 후에 하는 마음챙김, 그리고 집에서의 마음챙김까지 하루 내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마음챙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설명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챙김이 이루어진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이제 마음챙김을 직접 실천하는 일이다.

 

교사도 학생도, 부모도 자식도, 그리고 직장인도 모두 이러한 마음챙김을 실천한다면 자신의 삶을 좀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찌 마음챙김이 학교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겠는가. 이것은 우리의 삶 전체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일이다. 그러면 개인의 행복과 더불어 사회도 행복해진다.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 있는 이 책. 불안한 사회, 불안한 삶에 시달리는 우리들,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하다. 아니, 시도해 보아야만 한다.

 

마음챙김에 대한 요약은 다음과 같다. 


 

ㅇ  마음챙김은 자신의 내면과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다. 그것은 그 경험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머무르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

 

ㅇ 마음챙김은 현재 순간에서 현재 순간에 대한 주의집중과 알아차림을 훈련한다. 이것은 평생 학습을 위한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학업 성취뿐만 아니라 사회정서적 학습에도 기여한다.

 

ㅇ 마음챙김하면서 가르치는 것과 마음챙김을 가르치는 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것은 단지 다른 측면의 강조일 뿐이다. 교사는 가르치면서 배우고 그럼으로써 학생들의 학습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구체적인 기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들을 더 성장하게 하고 깨어있는 삶을 살도록 준비하게 한다.

 

ㅇ 마음챙김은 회복력을 촉진하고 사회정서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공감, 친절, 그리고 연민이 함께 하는 마음챙김은 효과적으로 행동하고 배려하도록 돕는다.

 

ㅇ 마음챙김하는 삶은 더 큰 마음챙김을 낳는다. 마음챙김을 실천할수록 더 큰 마음챙김이 삶의 경험과 일 그리고 대인관계에 스며들 것이다. 마음챙김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멋진 해법을 가질 수 있는 필수 능력을 촉진한다.

 

ㅇ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알아차림과 주의집중 그리고 감정적 균형을 구현하는 것이 마음챙김이며 가르치는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 이러한 능력을 계발하는 기법을 공유하는 것이 마음챙김 교육의 핵심이다. 277-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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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디자인 - 아이들이 몰입하는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 10
남경운.서동석.이경은 지음 / 맘에드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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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지방자치 단체장 및 교육감 선거일이었다. 오늘 결과가 나왔는데, 교육감을 선출하는 17곳 중에서 13곳에 진보적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되었다고 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혁신학교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던 후보가 낙선하고, 혁신학교를 계승발전시키겠다는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

 

혁신학교가 뭐길래 이렇게 논쟁이 되었는지, 혁신학교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잘 알 수가 없으리라. 다만 교육이란 진보니 보수니 하는 진영논리로 이야기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진영을 떠나 함께 협력해야 할, 백년을 내다보고 실시해야 할 그런 백년지대계라는 사실만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서울의 한 혁신학교에서 수업혁신을 시도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수업혁신!

 

어느 순간부터 수업이 되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수업으로부터 도피한다고 그런 말들을 했었는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혁신학교에 지원하고 수업혁신을 중점사업으로 삼은 학교의 이야기다.

 

수업혁신이 교사가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까 하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며 배울 수 있을까 하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노력이라면, 수업혁신은 교육의 입장에서 출발하지 않고, 배움의 입장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교사를 중심에 놓은 교육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 교사의 설명이 주가 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이 주가 되는 수업. 그런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배움으로부터 멀어질 수가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 될 수는 없는 일. 이 학교에서는 한 학기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한다. 수업혁신이라는 것이 교사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한 학기를 지나면서 깨닫게 되고, 결국 교사들이 함께 수업혁신에 나설 때 수업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렇게 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 수업이니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가 아니라, 우리의 수업이니 우리가 함께 책임지자라는 자세로 돌아서는 이 지점. 바로 이 지점에서 수업혁신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의 수업이 같은 교과만의 수업이 아니라, 모든 교사의 수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내 수업을 같은 교과의 교사들에게 보아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과의 교사들과 함께 모여 의논하고,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이 이 학교가 실시한 수업혁신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다른 교과의 교사들이 모여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이게 혁신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겠지만... 우선 교사의 잡무를 없애야 한다. 전담행정사를 두어 교사를 공문으로부터 해방하는 일. 그 다음에는 방과후 수업을 현직 교사들이 하지 않도록 한 일. 그래서 오후의 시간을 낼 수 있도록 한 일.

 

이런 조건이 갖추어진 다음에 비로소 교사들이 시간을 내어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자, 이것이 불가능한가? 이렇게 되기까지 지원을 해주는 것이 혁신학교에 대한 특권인가?

 

아니다. 이것은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방과후에 교사들끼리 모여 의논을 할 수 있게 하는 일. 이건 학교 교육의 기본이 아니던가.

 

혁신학교라서 가능하다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이렇게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기관이 바로 교육청이다. 다행히도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된 이 때 아마도 교육조건에 대한 이런 논의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수업혁신이 되었다고 당장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조급증이다. 이 조급증을 버리고, 수업혁신을 통해 아이들의 수업태도가 달라졌음에 만족을 해도 되고,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졌음에 만족해도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배움으로 한발짝씩 다가서게 된다.

 

여기에 결과 중심의 평가보다는 과정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수업혁신은 더욱 쉽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만의 수업이 아니라 우리의 수업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수업을 고민하면서 수업했던 서울형 혁신학교...한울중학교 선생님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수업혁신이 모든 학교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그게 가능하게 교육의 조건을 만들어가야 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교육감들이 이런 조건을 만들어 내는 정책을 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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