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콘서트 - 통합교과수업을 위한 행복한 멘토링 교과서,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7
이경원 지음 / 행복한미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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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육. 이번에 교육부장관이 바뀌는데, 부총리를 겸하게 되어 격은 올라갔지만 그에 맞는 역할을 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

 

교육부 장관이 자주 바뀌는 것이 참 싫었는데... 말로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해놓고 그를 책임질 교육의 수장을 몇 년에 한 번씩 갈아치우는 것은 교육의 연속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에 관한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 비전을 함께 할 사람이 참모로 존재해야 하며, 당선이 되어서는 그 사람을 통하여 임기 내내 자신의 교육정책을 펼쳐야 할텐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없는 장관과 부서를 뽑으라면 교육부장관과 교육부가 꼽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육부 장관의 임기는 짧으며, 교육부는 자신들의 장기적인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있는 형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부에서 정한 교육과정은 금과옥조처럼 학교에 전해 내려오는데, 말로만 금과옥조처럼 내려온다. 학교에서 교육을 하는 교사들이 누가 교육과정을 공부한단 말인가?

 

교사들은 단순하게(? 이 말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교사들에게 미안한 말이기는 한데) 교과서를 잘 가르치려고 하지 교육과정을 공부하지 않는다.

 

사실 교육과정을 공부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교육과정을 교과성에서 다 구현해 놓고 있으며, 이러한 교과서는 국정(지금은 없는데... 부활조짐이 있는 몇 교과목이 있다)이나 검인정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국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과서를 가르치지 않으면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무어라고 하며(일종의 계기수업이라는 것,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회문제에 관한 수업을 하려고 해도 교사의 정치 중립성 위반이니, 정치적 목적을 가진 편향적 교육이니 하면서 금지하라는 공문이 내려오는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학부모들로부터도 도대체 학교에서 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느냐는 항의전화가 오기 십상이다.

 

이런 현실이니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구태여 공부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여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보지 않는 이유가(공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교사용 지도서에 보면 교육과정은 늘 강조되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고, 또 교사들이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교사들이 굳이 교육과정을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보고 그 취지에 맞는 교육을 하려면 오히려 힘들어지는 현실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교사들이 교육과정에 손놓고 있는가? 아니다. 아무리 불성실한 교사라 해도 교육과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아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승진만을 목표로 하는 교사라 해도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야 하고, 아이들과 수업을 해야 한다. 수업을 해야한다면 교과서를 무시할 수 없으며, 그 교과서에 나와 있는 교육과정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교육과정보다는 교과서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교육현실이 그것을 조장하고 있다고 해도 교사들 역시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은 진실이다.

 

그런 교육과정에 충실한 교육, 교육과정에 충실하되 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현할 수 있는 수업,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교사,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시간. 이런 것들을 확보해야 한다.

 

또 공부도 해야 한다. 교사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직업이고, 공부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언제든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은 교사의 말 하나 하나, 지식 하나 하나보다는 교사라는 사람 자체에게서 더 많이 배운다. 그러기에 교사는 그 자체로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그 점을 '교사가 교육과정이다'라는 말로 하고 있다. 교사는 그 자체가 교육과정이다. 그러니 교사들이여 자부심을 가져라. 사회에서 또 교육 관료들과 비교해서 약자일지 모르지만, 수업에서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교사는 전부다. 아이들에게 전부인 것이 바로 교사다. 그런 교사, 자신이 교육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는다.

 

교육과정으로 고민하던 이 책의 저자,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 말씀(이런 훌륭한 교장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교장은 교사에게 멘토여야 하는데... 과연 현실은?)에 불현듯 깨달음 얻는다.

 

"교과서를 버려라"

 

그렇다.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한 도구일 뿐이다. 교육학에서 늘 이야기하는 이 말이 학교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았는데... 교과서를 버려라. 교과서를 버린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가 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아니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배워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고민의 지점이 바뀐다.

 

교과서를 잘 가르쳐야지 하는 잘 전달하겠다는 기술적 측면에서 무엇이 중점이 되어야 하고, 아이들이 왜 그것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자신만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수업을 했다. 어쩌면 주제통합수업이 한 반의 거의 모든 수업을 담임교사가 하는 초등학교라서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중학교에서도 주제통합수업이 시도되고 있으니 중학교도 가능하리라 본다.

 

혼자서 하다가 다음엔 동학년 교사들과 함께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함께 수업을 한다. 그런 결과물이 이 책에 오롯이 실려 있다. 고민하고 실천하게 된 과정이 앞부분을 이룬다면, 실제로 주제통합수업을 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가 뒷부분을 이루고 있다.

 

수업시간에 재구성한 교육과정을 통하여 국가의 교육과정을 무시하지도 않고 학교교육과정과의 어울림 속에서 지식도 재미도 실천도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했음을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과 그 행복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두고두고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찬가지로 이것은 특출난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그리고 누구나 다 해야 하는 그런 수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학교 현실에 맞게 재구성해서 가르치는 교사들. 그런 교사들이 지금은 주로 '혁신학교'에 모여 있지만, 혁신학교는 일반 학교에서도 할 수 있는 교육을 먼저 시도했을 뿐이므로, 이들이 한 이런 교육활동은 교사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진 교육과정 재구성. 아마도 모든 초등학교 교사들이 참조할 만한 책이리라. 마찬가지로 중학교, 고등학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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