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입시를 넘다 - 사교육 구렁텅이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홍세화 외 지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획 / 우리교육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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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름이 좋다. 사교육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교육의 병폐는 이루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아이들이 세계 최장의 교육노동시간에 시달리게 하는 주범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주범도 바로 이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이들의 창의성과 주체성을 빼앗아 버리는 주범도 역시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능력을 살리되 공교육에서 주어지지 않는 기회를 사교육을 통해서 살린다면 그것은 용인할 수 있지만, 공교육의 수준을 넘어서 오로지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 하는 사교육은 아이들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그런 사교육이 필요없게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고 이들은 이미 "아깝다! 학원비" , "아깝다! 영어 헛고생" 등을 비롯한 소책자를 내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소책자 발행과 더불어 "등대지기 학교"를 통하여 오프라인 모임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이 등대지기 학교에서 여러 강사들을 모시고 강연과 질의 응답을 한 결과가 바로 이 책 "교사, 입시를 넘다"이다.

 

학생들을 사교육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인데...

 

강사가 홍세화, 황선준, 최영우, 고병헌, 김상봉, 김승현, 송인수 선생이었다. 하나하나 다 들을 만한 강연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책에 나와 있는 강연내용들이 모두 생각할 만한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사교육이 심해진 이유는 좀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기 때문이고, 좀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의 강고한 학벌체제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진로 교육은 진학 지도에 불과하게 되었고, 진학 지도에서 성공하는 학교란 곧 이름난 학교에 학생들을 많이 진학시키는 학교이니 정상적인 교육보다는 입시에 유리한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학교가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 맞물려 돌아가다 보니, 우리나라 공교육은 입시에서 절대로 자유로와질 수가 없었고, 오히려 '입시에 의한 입시를 위한 입시의 교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이런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고만 있을 것인가? 구렁텅이에서 나오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또 구렁텅이에서 나오려고 하는 사람에게 잡을 막대기를 건네주어야 하지 않나?

 

그런 역할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하고자 한다고 느껴졌다. 그런 노력의 차원으로 이런 강연회도 열고 한 것이겠지.

 

입시로 인해 왜곡된 우리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교사들의 노력이다. 교사들이 제도가 너무도 강고해서 도저히 어쩔 수 없어 하고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안되더라도 교사는 그 강고한 벽에 조그마한 금을 내는 일부터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어놓은 금을 누군가가 또 긋고 그으면 결국 금은 틈이 되고 틈은 벽을 무너뜨리는 폭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는 2022년이면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입시위주의, 학벌 위주의 교육이 없어질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없앨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와 더불어 자신들에게 호응해주는 단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런 단체, 교사들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비록 교사들이 무력증에 빠져 있고, 신자유주의에서 안정된 직장이라는 과실을 맛보고 있지만,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교사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교사는 학생들과 더불어 지낼 때 가장 행복을 느끼며, 자신이 가르치는, 또 가르쳤던 사람이 행복해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니, 왜곡된 교육 구조 속에서 가장 못견뎌하고,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교사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강연회에 많은 교사들이 참석하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교사들 역시 이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결국 교육을 바꾸는 중요한 주체는 교살일 수밖에 없다.

 

이 교사들이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또 시민단체들과 함께 할 때 절대적일 것 같던 입시위주의 왜곡된 우리나라 교육도 바뀔 수가 있을 것이다.

 

이들은 그런 희망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을 널리 퍼뜨리고 있다. 함께 가자고... 한 사람의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고, 그러니 우리 함께 하자고 교사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한 김상봉 교수의 말처럼 우리는 "분노"를 지녀야 한다. "분노"를 느껴야 한다. 지금 아이들을,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 교육제도에 대해서. 그 분노를 바꿈의 힘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자고 한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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