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을 춤추게 하는 감동의 수업여행 : 마음을 움직이는 참여수업
권순현 지음 / 테크빌교육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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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학생들의 참여수업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예전에 열린수업이니 협동학습이니 하는 것과 요즘에 유행하는 배움의 공동체, 또는 발도르프 교육, 프레네 교육 들을 총망라하여 수업에는 학생들이 참여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기억의 효율성

보고 들은 것의 50%  읽은 것의 10%  본 것의 30%  들은 것의 20%  말하고 행동한 것의 90% 말한 것의 70%   - 12쪽

 

또 학습 피라미드를 보면

 

24시간 후 평균 기억률

 

강의 5%  읽기 10%  시청각 체험 20%  시험 30%  그룹토의 50%  실행 70%  설명하기 90%  -13쪽

 

이 연구 결과들을 보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참여했을 때 가장 잘 기억하고, 가장 오래 기억한다. 이점을 명심하고 우리나라 교육현장을 살펴보면 암담한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참여보다는 교사의 일방적인 전달이 많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실험 실습을 하기보다는 책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습의 효율성을 따지는 일은 무의미하다. 학습의 효율성을 따지기 전에 이미 학습에서 학생들은 멀어져 있고, 이것이 한 때 학교붕괴, 교실붕괴라는 말까지 만들어낼 정도였다.

 

지금도 인문계 고등학교 교실에 가보면 학습붕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의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학습에는 흥미가 없는데 자연스레 그냥 고등학교, 그것도 자신의 특기를 살릴 특성화고에 진학할 성적이 되지 않아 인문계로 올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수업 현장에서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고, 학교 책상을 자신의 침대로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면 학습에서 멀어진 아이들을 다시 학습으로 끌어올 수가 있을텐데, 그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참여수업이라는 것이다.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수업의 중심을 옮기고,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하게 위해 교사가 준비해야 한다는 것.

 

수많은 참여수업 사례들이 이 책에 나와 있다. 백화점 식으로 좋은 참여수업 방법들이 자신들의 성공담과 더불어 나와 있는데, 이들 중에 그 학교, 그 수업, 그리고 그 교사와 학생들에 맞게 응용하여 참여수업을 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제법 있다.

 

다양한 참여수업 방식들이 나와 있으니 수업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교사라면 참조할 수 있을 방법들이 많이 있다. 그게 아마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무언가 좀 아쉬운 게 있다.

 

논어에서도 첫 시작이 바로 배움이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몇 천 년 전 동양의 성인도 자신의 책을(물론 제자들이 엮은 것이지만) 배움으로 시작한다. 배움으로 시작한다는 얘기는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 배움을 추구한다는 얘기고, 배움이 없이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게다가 가르침으로 시작하지 않고 배움으로 시작한다는 얘기는 교육의 주체는 바로 학생이어야 한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하여 예전에는 스승을 찾아 학생들이 여러 곳을 다니기도 했는데, 그만큼 예전에는 교육의 주체가 학생에게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교사의 교수법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직 교사의 학문적 능력, 인품 등이 문제였을 뿐이다.

 

왜냐하면 이미 자신은 배우고자 하는 욕구로 꽉 차 있었기에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하는 교수법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게 아니다. 최근에 교육의 중심을 학생으로, 배움으로 옮기자는 논의가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교육에서 교육의 중심은 교사다.

 

이렇게 참여수업을 이야기라는 책이 나오는 것 역시 교육의 중심이 교사라는 얘기다. 교사가 학생들이 배움을 자신의 욕구로 만들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중심에 놓고 책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흥미, 적절한 보상, 여기에 성적 향상...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업이 아니게 된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고 있다.

 

하여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평가가 바뀌지 않는 수업방법의 개선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으로 가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게라고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수업이 늘어난다면 점차적으로 평가도 바뀔테니, 이런 수업방법이 문제가 있기에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더 장려하고 강조하여 이런 수업방식이,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의 주체가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되게 하는 수업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이런 수업방법에 맞게 평가방식이 바뀔 것이고, 평가방식이 바뀌면 또 수업방식도 바뀔 것이고,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관념도 바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학력만을 중시하는, 공부 못하면 사람대접 못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들이 들었는데... 심호택의 시가 생각났다. 적어도 이런 교육을 하는 부모가 사라지는 사회, 그리고 그런 교육이 잘못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

 

     똥 지 게

 

우리 어머니 나를 가르치며

잘못 가르친 것 한 가지

일꾼에게 궂은일 시켜놓고

봐라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저렇게 된다

똥지게 진다

 

심호택, 하늘밥도둑, 창작과비평사, 1996년 초판 7쇄.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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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 -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이야기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교사 모임 지음, 김학수 그림 / 라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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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건 간증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얼마나 힘든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온갖 해법에 대한 말들이 난무하고, 5년은커녕 1년이 멀다하고 온갖 교육정책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에서, 학생들이 무슨 실험용도 아니고, 이것 했다 저것 했다 하는 사이에, 그나마 그래도 성공했다고 자랑할 수 있는 교육 결과들이 있으니, 그 하나는 경기도에서 먼저 시작한 혁신학교요, 또 하나가 교육부에서 주관하고 실시한 자유학기제 실시 연구학교인가 보다.

 

혁신학교는 이미 4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했고 이제는 실험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에도 전파되어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나름대로 검증도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자유학기제 실시 학교는 아직 채 3년이 되지 않는 연구학교, 또는 실험학교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연구학교 또는 실험학교는 나름대로 성공사례를 남들에게 전파해야 한다. 그래야 그 성공사례가 더 퍼질 수 있고, 일반화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자유학기제 실시학교의 성공담이다. 마치 종교에서 자신이 이렇게 신을 믿어서 성공했다(?)는 간증이 이루어지듯이 말이다.

 

처음 실시했던 42개의 연구학교 중에서 10개 학교의 사례가 이 책에 나와 있다. 정확히는 12사례지만 두 학교가 중복되니 학교로서는 10개 학교가 맞다.

 

그들 나름대로 학교의 실정에 맞게 운영한 결과를 자랑스레 내보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자유학기가 이렇게 좋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처음에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에서 오히려 수업태도가 더 좋아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생겼으며, 교과목끼리 융합 수업을 하게 됨으로써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여 이 자유학기제는 제대로 운영될 경우 지역과 학교가 하나 될 수 있으며, 학생과 교사의 갈등이 사라지고, 학습의 주도권을 교사에서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학습부담으로 세상을 저버리는 학생들이 사라질 것이고,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닌 교육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직은 연구, 실험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성공사례는 우리를 자유학기제로 이끌기는 하지만, 아직은 사회적 기반이 열악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을 감안한다면, 지역사회의 발전과 자유학기제가 함께 가야함은 명확하다.

 

12개의 사례가 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역시 학교의 상황과 지역 상황, 그리고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서 탄력있게 운영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옴을 알 수 있다.

 

이런 성공 사례를 충분히 칭찬하고, 그럼에도 여기서 삐딱하게 바라보기를 하자.

 

자유학기제 아이들은 공자보다도 낫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로탐색이란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한다는 얘긴데, 중1이면 겨우 14세인데, 14세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자유학기제는 조금 빠르지 않나 싶다.

 

공자도 15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학문에 뜻을 세웠다고 하던데(志于學) 성인인 공자보다도 어린 학생들에게 너희들의 앞날에 대해서 고민해봐라 하는 것이 과연 옳을지.

 

공자 때보다도 독립해서 살아가는 나이가 더 늦춰진 현대에 진로탐색은 오히려 공자 때보다 더 빠르다니...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또 중학교 3년 동안 단 한 학기만 시험이 없는 자유학기제가 운영이 되고, 2학년이 되어서는 다시 예전의 교육제도대로 교육을 하고, 고등학교에 가도 마찬가지니,, 중학교에 들어와서 경험한 자유학기제가 평생을 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는 일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런 일도 있었다 경험하는 정도. 이것이 진정한 진로탐색이고, 자유학기제일까?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는 나이가 되는 조금 늦은 나이, 적어도 이팔청춘이라는 16세 정도에 진로탐색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삐딱한 생각.

 

잘못하면 이런 성공사례가 그냥 성공사례로만 그치고 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자유학기제가 연구학교로만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삐딱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런 교육의 성공사례는 계속되어야 한다.

 

작은 물방울들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바위를 뚫듯이, 이런 성공사례들 하나하나가 계속 모이면 우리 교육이 좋은 방향으로 변해감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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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교실 벗 교육문고
조향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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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지는 책을 읽었다. 교육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는데, 이 책은 그러한 답답함을 잔잔한 감동으로 바꾸어 주었다.

 

시인이자 국어교사인 지은이가 자신이 겪은 일들을 담담히 적어나가고 있는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학생들과 직접 수업한 시수업 이야기다.

 

시수업을 통해 아이들도 교사도 성장해 가고 있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서 읽으면서 흐뭇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2부 역시 아이들과 한 소설 수업 이야기다. 시보다는 줄거리가 있고 사건과 갈등, 그리고 인물이 있어서 수업하기가 조금 수월할지라도 한 작품을 수업시간에 모두 다루기는 힘든 것이 지금 학교 교육의 현실인데...

 

그럼에도 지은이는 아이들과 좋은 소설을 읽어나간다. 읽어나가면서 삶과 연계시키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문학교육이라는 듯이, 그렇게 교육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입시에 찌들어도 제대로 교육하고자 하는 교사가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교육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입시, 입시 하면서 교사도 제대로 된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여전히 입시에서 벗어나는 교육을 하기는 힘든 상태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시인의 이런 수업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3부는 교사들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다. 교사들, 점점 바빠져서 서로 이야기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교사들과 가진 독서모임... 그 어떤 연수보다도 더 알차다고 의미있다고 하면서 함께 읽은 책들, 함께 본 영화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런 교사들이 있음에 우리 교육이 그나마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4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 담담하게 펼쳐나간 교육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지만, 바로 이런 삶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교육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글들이다.

 

학교 교실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도 교사로서의 모습을 지키려는 지은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따뜻하다. 글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정말 오랜만에 교육에 관한 책 중에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책을 읽었다.

 

이런 교사의 글을 읽으며 지은이가 쓴 '고향 같은 선생님'이란 시가 떠올랐다. 지은이는 학생들에게 이런 '고향 같은 선생님'이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

 

            고향 같은 선생님 

                                         - 조향미

 

내게 고향 같은 선생님 한 분 계셨으면

객지 어느 쓸쓸한 길모퉁이 돌다가

생업에 낯선 사람들에 시달리다가

문득 가슴 넘치는 안온함으로

떠올릴 수 있는 선생님

시외 버스로 두어 시간이면

달려갈 수 있는 동네

사립문 활짝 열려 있고

늦도록 남포불 내걸려 있는 집

그리운 흙냄새와 낯익은 풀꽃들

서리서리 벌레 울음도

가슴 가득 품고 계신 분

내게 그런 선생님 한 분 계셨으면

 

또한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선생님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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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수업 자유학기제, 아일랜드에서 찾다 -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와 직업체험 매뉴얼 작성법
양소영 지음 / 미디어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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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학생들이지만, 학업에 대한 관심은 가장 없는 학생들에 속하는 우리나라 학생들.

 

공부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입시경쟁을 치르는 나라 중 하나.

 

그런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은 너무도 피곤해하고, 이런 피곤함이 점점 공부로부터, 자신의 행복한 삶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려고 하고, 2013년부터 시범실시를 하고, 올해는 많은 학교에서도 실시를 하고 있는데.

 

2016년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는 자유학기제로 하는 것을 의무화한다고 하니, 내후년이면 중학교에서 모든 1학년 학생들은 이 자유학기를 경험하게 될 터이다.

 

그런데 자유학기제란 무엇인가부터 어떻게 운영되는가를 잘 모른다. 학교에서도 반대가 많다. 이유는 사회적인 시설이나 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학기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너무 무리라는 것이다.

 

자유학기란 학생들에게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공부)을 찾아 스스로 하게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여 교육부에서 나온 안에 의하면 오전에는 기본교과를 공부하고 오후에는 동아리 활동이나 다른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오전-오후로 나누어도 좋고 요일별로 구분해도 좋은데, 다만 한 학기는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것, 기본교과는 최소한으로 하고, 나머지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보면 참 좋다. 아이들에게 시험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서 할 시간을 준다는 것. 정말로 모든 교육자들이 바라던 바가 아니던가.

 

그리고 이런 자유학기제와 비슷한 일을 아일랜드에서는 '전환학기제'라는 이름으로 이미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도 자유학기제가 실시되어도 된다는 근거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점에 착안하여 아일랜드를 직접 방문하여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과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와 비교하면서 이 책을 써나가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직접 전환학기제를 운영하는 교사들과 경험하는 학생들과 직접 면담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펼쳐보이고 있어 전환학기제가 어떤 유용성이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더 좋은 점은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와 비교하여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실시하고 있고, 2016년에 전면 실시되는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교사들에게는 특히 도움이 되겠지만, 자유학기제를 잘 모르는 학부모를 비롯하여 사회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좋은 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물론 자유학기제가 좋고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사회현실에서 적용이 가능한가는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단 6개월만의 연구로 시범실시가 되고, 2년여의 시범실시를 거쳐 전면화되는데... 3년이란 시간은 교육제도가 정착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기간이다.

 

여기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진로체험을 해야만 자유학기제가 의미가 있는데, 지금 전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구축되어 있는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고 섣불리 실시되었다가는 혼란만 가중시키다 폐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 더 더하면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학년에 관한 문제다. 아일랜드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1과정에서 전환학기제를 실시한다. 이는 아일랜드의 제도가 6년으로 중등과정을 묶고, 전반기-후반기로 나누어 교육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이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중1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갓 중학교에 들어온 아이들에게 진로에 관한 경험을 하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적어도 중3은 되어야 제대로 된 진로체험, 진로 고민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그래서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처럼 중1때 자유학기제를 했다면, 고1때 한 번 더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중1부터 고3까지는 너무 멀다. 그리고 중1은 사실 진로에서 멀어져 있다. 아이들에게 시험에 대한 중압감을 벗어나는 경험만을 하게 한다면 중1도 좋지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경험을 하는 기간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면 시기는 조정될 필요가 있다.

 

또 한 학기는 너무 짧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적어도 일년은 해야 실효성 있는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저런 점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인데... 시범실시하고 있는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두 만족하고 이 제도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책에 나와 있는데, 이것이 더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런 점을 시범기간 동안에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자유학기제... 공부에 찌든 우리 학생들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잘 정착되도록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사회적 기반도 마련해야 하고.

 

이 책에는 학생들이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제시되어 있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활동지도 실려 있어서 지금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학교에서나 앞으로 할 학교들에서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다.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로 제시된 자유학기제... 정말로 아이들을 살릴 수 있게 효율적인 운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추천사에는 교사들에게 필독을 권한다고 되어 있는데, 나는 오히려 이런 책은 교육관료들이 특히 교육부 장관이 먼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지금 펼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하면 더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나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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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현대시 교육
손예희 지음 / 역락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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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상상력은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다.

 

시는 언어를 짤막하게 압축한 문학이므로, 그 짧음 사이에 비어 있는 공간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가야만 한다.

 

빈 공간을 채움... 상상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시를 즐길 수가 없다. 그냥 외우기만 할 뿐이고, 또 시험에 대비해서 배워두는 고통스러운 과정일 뿐이다.

 

그러나 시를 상상력과 결합시켜 자신의 상상력을 한껏 펼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시는 참으로 즐거움을 주는 대상이 된다. 상상력 시험의 장이 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시인들이 참 많고, 시는 9년간의 의무교육과 3년의 고등학교 교육, 그리고 대학 교육에서도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배움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시를 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는 학창시절에 접하고는 끝인 경우가 많고 이 책에 나오는 연구 대상자와 같이 몇몇 사람들의 경우나 시를 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문학교육의 목표가 학생들로 하여금 문학을 향유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면 문학과 멀어지는 그런 교육이 행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문학을 가르치는 목적 중에 하나가 학교를 벗어난 뒤에도 문학작품을 읽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데 있다는데...그것이 실패했다는 증거 아닐까?

 

학교 교육을 받음으로써 오히려 문학과 멀어지는 현상이 생기지 않았던가. 여기에 시는 더하다. 학교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받고, 무슨 말인지 난해한 시는 더욱 학생들에게 기피의 대상이 된다.

 

무슨 말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 난해함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어려워하게 되는 현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니, 제대로 상상력과 결부된 시교육을 하지 않아서일까?

 

이 책은 이런 점에서 시와 상상력의 관계를 다층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시 독자의 상상 공간 구성, 서술시(이런 시는 읽기 쉽다. 이해하기도 쉽다. 따라서 시를 읽으며 머리 속에 그 장면을 상상해내기가 더 쉽다)에 대한 공감. 맥락 도입을 통한 상상적 시읽기, 시 해석에서 상상력이 차지하는 위치, 시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독자의 체험, 이미지화, 창작과정에 대한 비판적 상상쳑, 이미지 이해 과정과 교육 내용 등으로 짜여 있는데... 

 

학술적인, 너무도 전문적인 내용도 있지만, 시와 상상력의 관계에 대해서 다층적으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다.

 

여기에 작품을 들고 해설을 해주고 있어서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 특히 시를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단지 시 이해를 위한 책이 아니라 시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시에 관심을 가지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교사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하여 우리 사회가 정말 시를 즐겨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시를 가까이 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아무래도 공감 능력이 풍부한 사회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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