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수업 자유학기제, 아일랜드에서 찾다 -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와 직업체험 매뉴얼 작성법
양소영 지음 / 미디어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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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학생들이지만, 학업에 대한 관심은 가장 없는 학생들에 속하는 우리나라 학생들.

 

공부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입시경쟁을 치르는 나라 중 하나.

 

그런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은 너무도 피곤해하고, 이런 피곤함이 점점 공부로부터, 자신의 행복한 삶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려고 하고, 2013년부터 시범실시를 하고, 올해는 많은 학교에서도 실시를 하고 있는데.

 

2016년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는 자유학기제로 하는 것을 의무화한다고 하니, 내후년이면 중학교에서 모든 1학년 학생들은 이 자유학기를 경험하게 될 터이다.

 

그런데 자유학기제란 무엇인가부터 어떻게 운영되는가를 잘 모른다. 학교에서도 반대가 많다. 이유는 사회적인 시설이나 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학기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너무 무리라는 것이다.

 

자유학기란 학생들에게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공부)을 찾아 스스로 하게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여 교육부에서 나온 안에 의하면 오전에는 기본교과를 공부하고 오후에는 동아리 활동이나 다른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오전-오후로 나누어도 좋고 요일별로 구분해도 좋은데, 다만 한 학기는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것, 기본교과는 최소한으로 하고, 나머지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보면 참 좋다. 아이들에게 시험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서 할 시간을 준다는 것. 정말로 모든 교육자들이 바라던 바가 아니던가.

 

그리고 이런 자유학기제와 비슷한 일을 아일랜드에서는 '전환학기제'라는 이름으로 이미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도 자유학기제가 실시되어도 된다는 근거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점에 착안하여 아일랜드를 직접 방문하여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과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와 비교하면서 이 책을 써나가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직접 전환학기제를 운영하는 교사들과 경험하는 학생들과 직접 면담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펼쳐보이고 있어 전환학기제가 어떤 유용성이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더 좋은 점은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와 비교하여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실시하고 있고, 2016년에 전면 실시되는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교사들에게는 특히 도움이 되겠지만, 자유학기제를 잘 모르는 학부모를 비롯하여 사회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좋은 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물론 자유학기제가 좋고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사회현실에서 적용이 가능한가는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단 6개월만의 연구로 시범실시가 되고, 2년여의 시범실시를 거쳐 전면화되는데... 3년이란 시간은 교육제도가 정착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기간이다.

 

여기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진로체험을 해야만 자유학기제가 의미가 있는데, 지금 전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구축되어 있는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고 섣불리 실시되었다가는 혼란만 가중시키다 폐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 더 더하면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학년에 관한 문제다. 아일랜드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1과정에서 전환학기제를 실시한다. 이는 아일랜드의 제도가 6년으로 중등과정을 묶고, 전반기-후반기로 나누어 교육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이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중1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갓 중학교에 들어온 아이들에게 진로에 관한 경험을 하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적어도 중3은 되어야 제대로 된 진로체험, 진로 고민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그래서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처럼 중1때 자유학기제를 했다면, 고1때 한 번 더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중1부터 고3까지는 너무 멀다. 그리고 중1은 사실 진로에서 멀어져 있다. 아이들에게 시험에 대한 중압감을 벗어나는 경험만을 하게 한다면 중1도 좋지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경험을 하는 기간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면 시기는 조정될 필요가 있다.

 

또 한 학기는 너무 짧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적어도 일년은 해야 실효성 있는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저런 점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인데... 시범실시하고 있는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두 만족하고 이 제도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책에 나와 있는데, 이것이 더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런 점을 시범기간 동안에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자유학기제... 공부에 찌든 우리 학생들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잘 정착되도록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사회적 기반도 마련해야 하고.

 

이 책에는 학생들이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제시되어 있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활동지도 실려 있어서 지금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학교에서나 앞으로 할 학교들에서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다.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로 제시된 자유학기제... 정말로 아이들을 살릴 수 있게 효율적인 운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추천사에는 교사들에게 필독을 권한다고 되어 있는데, 나는 오히려 이런 책은 교육관료들이 특히 교육부 장관이 먼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지금 펼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하면 더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나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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