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 -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이야기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교사 모임 지음, 김학수 그림 / 라임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이건 간증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얼마나 힘든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온갖 해법에 대한 말들이 난무하고, 5년은커녕 1년이 멀다하고 온갖 교육정책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에서, 학생들이 무슨 실험용도 아니고, 이것 했다 저것 했다 하는 사이에, 그나마 그래도 성공했다고 자랑할 수 있는 교육 결과들이 있으니, 그 하나는 경기도에서 먼저 시작한 혁신학교요, 또 하나가 교육부에서 주관하고 실시한 자유학기제 실시 연구학교인가 보다.

 

혁신학교는 이미 4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했고 이제는 실험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에도 전파되어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나름대로 검증도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자유학기제 실시 학교는 아직 채 3년이 되지 않는 연구학교, 또는 실험학교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연구학교 또는 실험학교는 나름대로 성공사례를 남들에게 전파해야 한다. 그래야 그 성공사례가 더 퍼질 수 있고, 일반화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자유학기제 실시학교의 성공담이다. 마치 종교에서 자신이 이렇게 신을 믿어서 성공했다(?)는 간증이 이루어지듯이 말이다.

 

처음 실시했던 42개의 연구학교 중에서 10개 학교의 사례가 이 책에 나와 있다. 정확히는 12사례지만 두 학교가 중복되니 학교로서는 10개 학교가 맞다.

 

그들 나름대로 학교의 실정에 맞게 운영한 결과를 자랑스레 내보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자유학기가 이렇게 좋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처음에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에서 오히려 수업태도가 더 좋아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생겼으며, 교과목끼리 융합 수업을 하게 됨으로써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여 이 자유학기제는 제대로 운영될 경우 지역과 학교가 하나 될 수 있으며, 학생과 교사의 갈등이 사라지고, 학습의 주도권을 교사에서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학습부담으로 세상을 저버리는 학생들이 사라질 것이고,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닌 교육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직은 연구, 실험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성공사례는 우리를 자유학기제로 이끌기는 하지만, 아직은 사회적 기반이 열악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을 감안한다면, 지역사회의 발전과 자유학기제가 함께 가야함은 명확하다.

 

12개의 사례가 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역시 학교의 상황과 지역 상황, 그리고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서 탄력있게 운영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옴을 알 수 있다.

 

이런 성공 사례를 충분히 칭찬하고, 그럼에도 여기서 삐딱하게 바라보기를 하자.

 

자유학기제 아이들은 공자보다도 낫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로탐색이란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한다는 얘긴데, 중1이면 겨우 14세인데, 14세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자유학기제는 조금 빠르지 않나 싶다.

 

공자도 15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학문에 뜻을 세웠다고 하던데(志于學) 성인인 공자보다도 어린 학생들에게 너희들의 앞날에 대해서 고민해봐라 하는 것이 과연 옳을지.

 

공자 때보다도 독립해서 살아가는 나이가 더 늦춰진 현대에 진로탐색은 오히려 공자 때보다 더 빠르다니...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또 중학교 3년 동안 단 한 학기만 시험이 없는 자유학기제가 운영이 되고, 2학년이 되어서는 다시 예전의 교육제도대로 교육을 하고, 고등학교에 가도 마찬가지니,, 중학교에 들어와서 경험한 자유학기제가 평생을 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는 일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런 일도 있었다 경험하는 정도. 이것이 진정한 진로탐색이고, 자유학기제일까?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는 나이가 되는 조금 늦은 나이, 적어도 이팔청춘이라는 16세 정도에 진로탐색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삐딱한 생각.

 

잘못하면 이런 성공사례가 그냥 성공사례로만 그치고 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자유학기제가 연구학교로만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삐딱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런 교육의 성공사례는 계속되어야 한다.

 

작은 물방울들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바위를 뚫듯이, 이런 성공사례들 하나하나가 계속 모이면 우리 교육이 좋은 방향으로 변해감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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