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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다
오산시 스웨덴.핀란드 학교탐방단 지음 / 독서시대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혁신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우리 교육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특정한 집단, 특히 수구세력 쪽에서는 전교조라는 좌익집단이 주도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혁신교육을 빙자해서 이데올로기 교육을 한다고, 이런 혁신교육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또 그렇게 가고 있기도 하고. 진보는 좌익이고 좌익은 빨갱이고, 빨갱이는 우리나라에서 존재해서는 안되는 집단이라는 의식이 팽배한 우리나라에서 어떤 단체를 좌익으로 몰아가면 그 다음부터는 논쟁도 되지 않는다.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혁신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북유럽을 이야기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진보니 보수니 할 것 없이 모두 북유럽의 교육은 성공했으며, 이런 교육이야말로 혁신교육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을 한다. 다른 나라의 혁신은 칭찬의 대상이며, 우리나라의 혁신은 견제의 대상이다. 그런 부러움으로 교육견학을 많이 간다.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핀란드 교육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유행이 되었다. 아마도 세계학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핀란드, 핀란드 하면서도 정작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배우지 않았다. 아니, 정책입안자들이 도입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시 원점이다.
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었다고 한다. 이들은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혁신교육은 꿈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어야 하고, 혁신교육의 성패는 우리의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인식이 없다면 혁신교육은 지지부진, 유야무야되고 만다.
오산시라는 혁신교육특구가 된 지역에서 국회의원, 시의원, 시청직원, 그리고 학교장, 교사들로 구성된 사람들이 이 발트해를 건너며 교육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우리나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돌아왔단다. 이들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하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교육 견학을 하고 왔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나고 두 해가 되는 지금
과연 혁신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산시가 속한 경기도는 어느 정도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보아도 좋겠다. 그런데 이것이 전국적으로 퍼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를 교육감의 차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겠으나, 이들이 견학하고 온 북유럽은 특정 지역에서만 성공한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다. 왜? 교육과학기술부 문제인가? 이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정부기구인지... 오히려 혁신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혁신교육이 성공하려면 정말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 책을 꼼꼼이 읽어봐야 한다. 이 책에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 그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우선 어떤 평등을 이루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한다. 무상교육이 아니라, 의무교육이다. 이 개념을 명심해야 한다.
또 평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에 대한 신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교사를 불신하는 나라가 있는가? 반대로 우리나라만큼 뛰어난(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뛰어나다고 말해야 하는지는 논외로 하고) 학생들이 교직에 진출하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가? 그럼에도 가장 저평가되고, 가장 인정받지 못하고, 가장 무시당하고, 전문가라는 대접을 전혀 받지 못하는 존재가 교사 아니던가.
이 책에는 교사에 대한 신뢰를 많이 이야기한다. 혁신교육의 처음이자 끝은 바로 교사에 대한 신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신뢰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 이것은 교육당국이 교사를 교육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함께 가려는 모습을 보일 때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에 교육당국에 무시당하는 교사를 어떤 학부모가 인정을 하겠는가 말이다.
신자유주의를 넘어 미래를 여는
그런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북유럽의 사례들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렇다고 북유럽에만 의존하면 안된다. 이미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우리의 전통교육에서도 이런 부분을 실현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즉 혁신교육은 생뚱맞은 외국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었던 교육이라는 얘기다.
연암의 말인 '법고창신'을 떠올리지 않아도, '온고지신'이라고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외국의 사례들, 그리고 미래의 필요들을 조합하면 혁신교육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아니, 혁신교육은 현실이 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하는 이번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