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꽃

물가에 피어난 호젓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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蘆花 노화

雨入寒塘動碧漣 우입한당동벽연

蘆花開盡白於綿 로화개진백어면

我園從此多奇絶 아원종차다기절

一片江南在眼前 일편강남재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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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꽂

찬 못에 비가 내리니 푸른 물결 출렁이는데

갈대꽃 활짝 피어 솜보다 희네.

내 뜰에는 이제부터 기이하고 빼어남 많아져

한 조각 강남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지리.

-서거정, 사가시집 권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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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쉰 한번째로 등장하는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시 "蘆花 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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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는 습지나 갯가, 호수 주변의 모래땅에 군락을 이루고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피며 색깔이 차츰 자주색에서 갈색으로 변화한다. 산지에서 주로 보이며 흰색으로 피는 억새와 혼동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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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갈대는 순천만의 늦가을 노을지는 때 펼쳐지는 갈대밭 풍경과 대금을 배우러 다니던 때 채취하러 다녔던 속청으로 더 기억된다. 갈대는 국악기 대금의 소리를 내는 중요 요소로 쓰이는 청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단오 무렵 갈대의 줄기를 잘라 그 안의 청을 채취하여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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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한 서거정의 시에서 갈대꽃을 솜보도 희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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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3,4는 평상샘에게서 온 순천만 갈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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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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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쓴풀
멀고 가까운 곳,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충청도 어디쯤 물매화 보러간 곳에서 실컷 보았고 귀하다는 흰자주쓴풀도 봤다. 키 큰 풀 속에 묻혀 있어 오롯이 그 본래 모습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였을까. 황매산 풀밭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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尋花不惜命 심화불석명

愛雪常忍凍 애설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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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찾아서 목숨조차 아끼지 말고,

눈을 사랑하거든 얼어 죽을 각오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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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가 겸재 정선의 '雪坪騎驢설평기려'(눈 덮인 들판에 나귀 타고 가다)를 보고 쓴 글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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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상이야 덧붙일 말이 없다. 잇달아 드는 생각이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에서 해제되어 돌아와 쓴 당호 與猶堂여유당에 이른다. 신중하라! 겨울에 시냇물을 건너듯. 경계하라!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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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의 눈에는 숨쉴 틈이 안보이니 단 한걸음도 내딛기 버겁다. 그래도 위안 삼는 것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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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장자의 逍遙遊소요유다. 삶은 소풍이라고 했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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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자유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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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풍등

붉은 공모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꽃의 생김새가 독특하여 주목받고 열매 역시 앙증맞은 모습과 붉은 색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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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했던 잎들이 지면서 드러나는 열매들이다. 새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손이 가다가 멈춘다. 독이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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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잎은 5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9~10월에 둥글고 붉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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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풍등(排風藤)이라는 이름은 '풍을 물리치는 덩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경기도 이남에 자생하기에 추운 지방에서는 보기 힘들다. '참을 수 없어'라는 독특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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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하다'

약속되어 있음을 전재로 성립하는 마음가짐이다. 현재를 바탕으로 내일을 향해가는 발걸음의 근거이기도 하다. 무게를 더해온 깊이가 있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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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다는 것을 누군가는 저물 때가 되었다고 해석한다. 저문다는 것은 특정한 상황의 마지막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는 이 상황에 이르는 과정에서 다른 상황으로의 질적변화를 시도할 때임을 알려주는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을 이어가는 연속선상의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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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다른 계절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나를 둘러싼 환경은 나날이 급격한 변화를 재촉한다. 이 변화는 이제 더 굳건한 바탕 위에 서 있음으로 기꺼이 받아 안을 수 있는 질적인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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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시간을 굳건하게 이겨냈다. 애쓴 당신,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이제 당신의 그 힘이 다음을 기약하는 근거가 되리라. 당신의 그 힘이 있어 다가오는 시간은 찬란하게 빛나는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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