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단
덕유산 향적봉을 지나 중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처음 만났다. 어디선 본듯 한데 도무지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늘 그렇듯 사진을 찍어와 검색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찾았고 그날이 첫 눈맞춤이었다.
날마다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수많은 식물들의 사진을 보는 과정에서 이미 눈에 익었던 것을 보았다고 착각한 것이었다. 비교적 흔한 경험이라 그러려니 한다.
특이한 모습이다. 꽃은 층층으로 달리며 입술 모양으로 피는데 솜털이 많은 것이 털모자를 연상케 한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 이쁘다.
속단續斷이란 이름은 끊어진 것을 잇는다는 뜻으로 약용식물로 사용된 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어린 잎은 나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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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바위솔
작디작은 것이 바위에 의지해 터전을 꾸리고 꽃을 피운다. 지나가는 바람과 안개가 겨우 인사를 건네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난쟁이바위솔'은 작고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개가 많은 깊은 산의 바위틈에서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고, 잎은 줄기 끝에 모여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다. 이 식물은 안개에서 뿜어주는 습기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지 않는 곳에서는 꽃이 연분홍색으로 자라며 잎의 특성상 푸른색도 옅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수분이 많아지면 잎의 푸른색이 돌아오고 꽃도 흰색으로 된다.
꽃을 피워 스스로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사람 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척박한 환경에서 날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듯 '근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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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바위취
남덕유산을 오르는 지친 몸을 환영이라도 하듯 반짝거리던 모습으로 처음 만났다. 이후 가야산과 덕유산 향적봉 정상 바위틈에서 만나면서 반가움으로 눈이 반짝인다.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꽃으로 핀 듯하다. 유독 작으면서도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 모양이 꼭 그 별을 닮았다. 하얀 꽃잎 사이에 꽃술도 나란히 펼쳐진다. 험한 환경에 자라면서도 이렇게 이쁜 모습으로 피어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바위취는 바위에 붙어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바위취는 작은 바위취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비슷한 종류로 바위떡풀이 있는데 잎이 심장형인 것과 꽂 모양이 다르다.
높은산 그것도 바위에 붙어 살면서도 이쁜 꽃을 피우기까지 그 간절함을 귀하게 보았다. '절실한 사랑'이라는 꽃말로 그 수고로움을 대신 위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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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9-08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네요. 감사합니다.

무진無盡 2026-09-11 19:53   좋아요 0 | URL
별이 땅에서 다시 빛나는 별꽃,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꿩의다리
키 큰 풀이나 나무들로 가려진 여름 숲의 반그늘 또는 햇볕이 잘 드는 풀숲에서 자란다. 이른바 꿩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여름숲에서 만나는 특별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가느다란 꽃잎이 작은 꽃받침 위로 우산처럼 펼쳐지며 핀다. 하얀색이 기본이라지만 환경에 따라 붉은빛을 띄기도 한다. 다른 꿩의다리에 비해 비교적 일찍 피는 녀석이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꿩의다리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는 은꿩의다리, 큰잎산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참꿩의다리, 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등 많은 종류가 있다. 꽃의 색이나 꽃술의 모양, 잎의 모양으로 구분한다지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식물을 대하다 보면 작은 차이를 크게 보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좁혀 보고 깊게 봐야 알 수 있는 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꽃을 보며 사람사는 모습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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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꽃
꽃을 볼 때마다 정채봉의 오세암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스님과 동자 그리고 암자라는 소재가 주는 동일성이 결말이 다른 이야기와 겹쳐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황색 꽃이 줄기 끝과 잎 사이에서 핀다. 다섯장의 꽃잎이 가운데가 갈라져 심장 모양으로 보인다. 어린아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연상해 본다.
동자꽃이라는 이름은 먹을 것을 구하러간 스님을 기다리다 얼어죽은 동자를 묻은 곳에서 피어났다는 전설로 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종류로는 동자꽃, 털동자꽃, 제비동자꽃, 가는동자꽃 등 4종이 있고 한다.
'동자꽃'
배고파 기다리는 것이나
그리워서 기다리는 것이나
모두 빈 항아리겠지요
그런 항아리로
마을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올라앉아보는구려
바위 위에는 노을이라도 머물러야 빈 곳이 넘칠 수 있나니
나도 바위 곁에 홍안의 아이나 데리고 앉아 있으면
내 그리움도 채워질 수 있을까요
목탁 소리 목탁 소리 목탁 소리
어디선가 빈 곳을 깨웠다 재웠다 하는
무덤 토닥이며 그윽해지는 소리
*김영남 시인의 동자꽃이란 시다. 동자꽃에 어린 애틋한 마음이 구구절절 담겼다.
전설을 통해서라도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다림', '나의 진정을 받아 주세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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