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나리
10여 년 전 불갑사 가는 길 가장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길을 가다 이 꽃을 처음 만난날 우뚝 선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세상에 같은 꽃 하나도 없지만 어찌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한동안 널 다시 보기 위해 숲을 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눈맞춤 했다. 무더운 여름을 건너 숲 속 그늘진 곳에서 곱게도 피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뒷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이기에 더 반갑다.

뻐꾹나리는 이름이 특이하다. 모양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색도 특이하다. 이 색이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앞가슴 쪽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뻐꾹나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 붙인 이의 속내가 궁금하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못할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는 꽃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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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

비녀 꽂은 여인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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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簪花 옥잠화

麻姑群玉山頭見 마고군옥산두견

天女瑤臺月下遊 천녀요대월하유

舞罷霓裳雲錦亂 무파예상운금란

歸來醉墮不曾牧 귀래취타불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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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

군옥산 꼭대기에서 마고를 보고

천상 선녀가 요대의 달빛 아래 노닐었네.

예상의 춤이 끝나고 구름비단 어지러웠는데

돌아올 때 취하여 떨어진 것을 수습하지 못하였네.

-이개(동문선) 권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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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마흔 다섯 번째로 등장하는 이개(李塏, 1417~1456)의 시 "玉簪花 옥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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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는 꽃봉오리가 마치 옥비녀(玉簪)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잎과 꽃이 아름다워 주로 원예용으로 재배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활짝 핀 모습을 보기 힘든데 저녁에 피어 아침에 시들기 때문이다. 은근하게 번지는 향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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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의 시는 "선녀의 비녀처럼 생긴 옥잠화가 이 세상에 생겨난 유래를 설명한" 이백의 시 <청평조사 淸平調詞>의 "군옥산 꼭대기에서 본 것이 아니라면, 요대의 달빛 아래에서 만난 것이 분명하네"라는 구절을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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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문의 시 옥잠화 "뛰어나게 예쁜 모습 아름다우니, 누구를 위하여 곱게 단장하는가? 나 또한 강심장을 가지고 있는데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녹아 버리네 嫣然傾國色 膏沐爲誰容 我亦剛腸者 看來意已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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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시 옥잠화 "내가 이것을 미인에게 주고 싶어, 아득히 서방을 바라보네 我欲贈美人 迢迢望西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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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옛사람들이 여인의 비녀처럼 생긴 꽃 모양새에 주목하여 옥잠화를 읊은 시가 제법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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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의 꽃이 핀 모습 보다 꽃 몽우리 상태의 모습을 더 좋아한다. 특히 비 맞은 후 물방울이 맺힌 옥잠화는 모든 말을 잠재울 만한 멋을 지녔다. 내 뜰에도 옥잠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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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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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

자세히 보아야 한다. 자세를 낮추고 숨도 죽일만큼 가만가만 눈맞춤할 일이다. 그래야 하는 것이 어찌 너 뿐이겠느냐마는 널 마주하는 내 마음이 그렇다. 순백에 연분홍으로 점까지 찍어두었기에 마음 설레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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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들이나 냇가에서 자라며 가지 끝에 연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뭉쳐서 달린다. 이게 무슨 꽃인가 싶은데 매력 덩어리다. 순박한 누이를 닮은듯 하면서도 때론 아주 고고함으로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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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이라고도 한다. 곡식을 키워야하는 논밭에서 질긴 생명력으로 뽑아도 뽑아도 사라지지 않은 널 보는 농부의 마음에서 이제는 제발 고만 나와라는 하소연에서 붙여진 이름이 고마리라 전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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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달밤에 빛나는 메밀밭을 닮아서 쌩뚱맞게도 피곤한 밤길을 걸었던 이효석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도 하다. '꿀의 원천' 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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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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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늠할 수 없는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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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것 같아도

사실, 별과 별 사이는

얼마나 먼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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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나 사이,

붙잡을 수 없는 그 거리는

또 얼마나 아득한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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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늠할 수 없는 그 거리,

​

그대는 내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오늘은 아픔이기도 합니다.

​

나는 왜 그리운 것,

갖고픈 것을 멀리 두어야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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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시인의 시 '가늠할 수 없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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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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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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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이 머문다.

날이 짧아지는가 싶더니 산중은 이미 깊은 가을이었다. 가을꽃을 대표하는 쑥부쟁이와 구절초도 이미 시들었다. 아침 저녁 옷깃을 여미도록 쌀쌀해진 날씨보다 빠르게 시간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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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사이에도 몰라보게 달라진 가을 숲의 모습에서 더딘 일상의 시간을 탓했던 어제를 돌아보게 된다.

​

오늘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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