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오줌풀
풀숲에서 우뚝 솟아 무리를 이루거나 홀로 피어 자신을 뽑낸다. 제법 큰 꽃봉우리가 눈길을 끌지만 주목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멈추어 보는 사람만이 누리는 몫이다.
붉은빛이 도는 색으로 피는 꽃은 꽃부리의 끝이 5갈래로 갈라지는 통꽃이 뭉쳐서 봉우리를 만드니 큰 꽃으로 보인다. 하나씩 자세히 살펴도 이쁜 꽃이다.
쥐오줌풀이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꼭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종류의 꽃을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가 특이한 이름도 한몫하기 때문이다. 뿌리줄기에서 쥐의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나서 쥐오줌풀이라고 한다.
약한 바람에 꽃봉우리가 무겁게 흔들린다. 보기만 해서야 쥐오줌의 냄새가 날 이유는 없지만 빙그레 미소지어 본다. '허풍쟁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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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앵도나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식물의 세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세심한 주의력과 관찰력을 요구하는 식물의 세계는 다양한 노력을 요구한다. 하여, 낯선 길을 나서거나 무엇인가 있을 듯한 곳은 서슴없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푸른잎 사이로 가지끝에 달려 빼꼼히 세상 구경 나온 듯한 모습이 앙증맞다. 과하지 않은 색감이 더해지니 귀엽기가 둘째가라면 삐질 것만 같다. 붉은 빛이 도는 종 모양의 꽃이 참 이쁘다. 달고 새콤한 맛이 난다는 열매는 9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고 한다.

한번 보이면 자주 보인다. 장소를 달리하여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지리산 노고단과 세석평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 나무다. '오로지 한사랑'이라는 꽃말이 의미심장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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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삭줄

차를 멈추고 내려서 다가갔다. 멀리선 본 모습 그대로 꽃이 만발하다. 노고단 오르는 초입 길가에서 늘 만나는 풍경이다.

흰색으로 피는 자잘한 꽃이 가득이다. 줄기 따라 촘촘하게 달린 꽃에서는 은근한 향기가 베어나오며 코끝을 자극한다. 흡사 바람개비를 연상케하는 꽃 모양도 이쁘기만 하다.

남부지방에 자라는 마삭줄이다. 마삭줄이라는 이름은 가늘고 길게 뻗은 줄기가 마치 마 섬유를 꼬아 만든 줄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유사종으로는 민마삭줄과 백화등이 있다. 민마삭줄은 줄기와 잎에 털이 없고 백화등은 꽃과 잎이 마삭줄보다 크고 둥글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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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나무
꽃을 무더기로 피웠다. 색으로 요란함을 선택하는 대신 꽃의 숫자를 늘리기로 했나보다. 흰꽃이어서 순하게 보이고 시선을 은근하게 이끈다. 나무잎과 잘 어울리며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새하얀 꽃이 밤에도 빛을 낸다 하여 야광이란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 흰꽃이 빛을 반사하여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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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꽃나무
모든 꽃은 어느 순간이나 아름답다. 꽃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땅히 주목 받아야 한다. 잠시 피는 꽃이지만 꽃이 피기까지의 수고로움과 열매 맺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임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꽃이 동등하게 주목 받지는 못한다. 사람 마다 취향과 호불호가 다르고 보는 목적이 달라서다. 나 역시 수많은 꽃을 찾아 발품 팔면서도 유독 마음이 가는 꽃은 따로 있다. 그 중 이 함박꽃나무가 선두다.
깨끗하고 탐스러우며 특유의 향기 또한 은근하고 깊다. 꽃잎의 백색과 붉은 빛이 도는 수술에 꽃밥의 밝은 홍색의 어우러짐이 환상적이면서도 기품있는 단아함을 보여준다. 모양, 색, 향기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을 가졌다.
때를 기다려 높은 산을 올라 기어이 보고나서야 비로소 여름을 맞이한다는 혼자만의 의미를 부여한다. 나에게는 나름 봄과 여름을 가르는 시금석 같은 꽃이다. 이 꽃을 본다는 핑개로 무등산을 올랐는데 언제부턴가 지리산에서 눈맞춤하게 된다. 올해는 태백산에서 만났다.
전국 숲에서 자라지만 눈여겨 보는 이가 많지 않다. 비교적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사는 이유도 한몫 한다. '산에 자라는 목련'이라는 뜻으로 '산목련'이라고도 하며,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르며, 국화로 지정하고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 추천명은 함박꽃나무다.
곱다. 흰 꽃이 잎이 난 다음에 밑을 향해 달려 피는데 향기가 좋다. 꽃그늘아래 있다보면 꽃향기에 취해 나무 곁을 벗어나기 힘들 정도다. 함박꽃나무, 입안에 머무는 이름이 꽃만큼이나 좋은 여운을 남긴다.
백련의 숭고함도 아니고 백모란의 원숙미와도 다르다. 순백의 꽃잎을 살포시 열어 보일듯 말듯 미소 짓는 자태가 중년으로 접어드는 여인이 곱게 단장하고 옅은 미소를 띈 모습으로 연상된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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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식 2026-07-17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박하고 정갈한 아름다움 속에 깃든 고아한 매력이 있네요. 덕분에 함박꽃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