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비기나무
꽃이 기억되는 계기는 꽃마다 다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봤는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대부분 혼자 보는 꽃이라서 때와 장소의 그날의 상황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함께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특별한 경우가 있다.
1004 섬으로 유명한 신안군의 한 섬인 가란도를 걷다 처음으로 만났다.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걸으며 만났으니 당연히 딸과 함께했던 온통 그 시간으로 기억된다.
긴 입술을 내밀듯 연보라색의 꽃이 독특하다. 가을로 가는 바닷가를 장식하고 있다.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다음 베개에 넣어두면 두통에 효과가 있다” 것처럼 꽃도 꽃이지만 열매로 더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순비기나무라는 이름은 해녀들이 물질할 때 내는 소리인 ‘숨비소리’, ‘숨비기 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해녀들의 만성두통 치료제로 애용되었을 정도로 해녀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나 보다.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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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부추가 꽃을 피우면 게으른 농부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꽃 피기 전에 부지런히 베어다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곳 부추는 꽃이 만발하다.
부추, 솔, 정구지 등 지역에 따라서 다양하게 부르는 부추는 야생에서 들어와 재배하는 식물이 되었다고 한다.
밭에 있는 부추가 아니라 농부를 탓 할 수도 없기에 꽃구경만 실컷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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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곧장 하늘로 솟아 올라 오롯이 꽃만 피웠다. 풍성하게 꽃을 달았지만 본성이 여린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꽃이 주는 곱고 단아함은 그대로다.
연분홍색으로 피는 꽃은 줄기 윗부분에서 꽃방망이 모양으로 뭉쳐서 핀다. 흰꽃을 피우는 것은 흰무릇이라고 한다. 꽃도 꽃대도 여리디여린 느낌이라 만져보기도 주저하게 만든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줄기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비늘줄기와 어린잎을 엿처럼 오랫동안 조려서 먹으며, 뿌리는 구충제로도 사용하는 등 옛사람들의 일상에 요긴한 식물어었다고 한다.
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듯 초록이 물든 풀숲에서 연분홍으로 홀로 빛난다. 여린 꽃대를 올려 풀 속에서 꽃을 피워 빛나는 무릇을 보고 '강한 자제력'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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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바꽃

고만고만한 차이로 이름이 다른 식물을 구분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실물을 만나고 차이를 확인한 후라면 자신만의 구별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꽃보러 지리산을 다니면서 투구꽃은 많이 봤는데 정작 지리바꽃은 만나지 못했다. 지난번 금강초롱 보러 간 계곡에서 겨우 실물을 만났다.

우선 잎의 갈라진 모양이 다르다는 것이 눈이 들어온다. 그것 말고도 다른 차이는 여전히 모르겠다. 같은 투구꽃 속 집안인 투구꽃과 한라돌쩌귀는 여전히 구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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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아리

한여름 먼길 나서서 하루밤을 묵었다. 이른 아침 소나무숲을 걷다가 만난 순백의 마음이다. 순하고 곱다. 산과 들녘에서 만나는 건으로 순수함이 이런 것이라는 듯 은은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이 돋보인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초록의 풀숲이나 나무가지 사이에서 하얗게 빛나는 모습이 일품이다. 꽃받침의 순함에 비해 강한 줄기를 가졌다. 순함을 지키는 힘이리라.

으아리의 모습에서 보이는 그대로의 마음을 담아 '고결',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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