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동자꽃
간혹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서 때가 되면 만날 수 있으리라 여긴 꽃들을 하나 둘 눈맞춤하게 된다. 억지를 부리지 않고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에 늘 꽃빚을 지고 산다.
강렬하고 날렵한 인상을 사진으로 익혀둔 터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풀숲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숨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깊게 갈라진 꽃잎이 제비꼬리를 닮아서 얻은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선자령이라고 했다. 급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넉놓고 볼수 있어서 고마운 시간이다. 제철을 지났지만 간혹 이렇게 늦게 핀 꽃 덕분에 처음으로 눈맞춤 하는 기회도 만난다.
꽃나들이는 늘 이렇게 행운이 따른듯 싶으나 그 내면에는 꽃벗의 수고로움이 있다. 그 수고로움은 꽃이 전해준 마음과 다르지 않아 꽃보듯 벗을 보는 마음들이 꽃처럼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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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속)
무더운 여름숲의 습지에서 만나는 반가운 꽃 중에 하나가 물봉선이다. 주로 자주색이 많지만 간혹 미색이나 노랑색, 흰색으로 핀 모습을 만난다. 같은 과에 속하는 식물이지만 엄험히 다른 이름을 가졌다.
색이 주는 특별함이 있다. 같은 모양일지라도 색의 차이로 인해 더 돋보이는 경우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입술모양꽃부리는 깔때기 모양이고 안쪽에 적갈색 반점이 있으며 닫힌꽃도 있다. 한없이 연약해 보이지만 색이 주는 선명함이 돋보인다.
물봉선은 물을 좋아하는 봉선화라는 뜻이다. 봉선화는 손톱에 물을 들이는데 쓰던 꽃인데, 여기에서 '봉'은 봉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 꽃이 피며 우뚝하게 일어선 것이 봉황처럼 생겨서 봉선화라고 한다.
솦 속에서 의외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는 미끈한 도시처녀같은 세련된 맛을 풍긴다.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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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진범

가을로 내달리는 숲에는 늦지 않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분주하다. 여전히 꽃은 피고 지며 열매 맺고 이미 떨어진 낙엽도 있다. 그 숲에서 특이한 모양을 한 꽃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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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끝에 옹기종기 모여 서성이듯 오리를 닮은 것처럼 특이하다. 연한 황백색으로 꽃이 핀다지만 다 핀 것인지 피는 중인지 참으로 독특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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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은 진범을 닮았으나 꽃 색깔이 흰색이라서 흰진범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모양 만큼이나 독특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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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지리산, 백운산 등 비교적 높은 산에서 만났다. 긴 투구를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는지 '용사의 모자'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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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양지꽃
이른 봄에 피는 양지꽃이야 익숙한데 한여름 높은 산에서 피는 양지꽃은 낯설다. 같은 곳을 비슷한 시기에 여러번 방문 했지만 다른 꽃에 주목하느라 지나쳤었다.
꽃이 별로 없는 시기라 그랬는지 보고 싶었던 꽃을 봐서 그랬는지는 모르나 이번에는 눈맞춤 했다. 노랑색이 주는 특유의 밝음이 양지꽃 이미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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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채'
이 모습을 보고자 수 차례 다녀왔다. 매번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으로 다시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랬었다.
숲 속 그늘진 곳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땅 가까이 앉았다. 부처님 광배 모양의 포로 둘러쌓여 가부좌를 튼듯 신비로운 모습이다.
겨울과 봄 사이에 피는 앉은부채와 닮았다. 앉은부채란 가부좌를 튼 부처님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기라는 뜻은 작고 앙증맞다는 의미로 붙여졌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한곳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과 피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올 여름 큰 행운이었다. 앙증맞도록 이쁜 모습이 '미초美草'라는 꽃말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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