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무 :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김태영ㆍ김진석 공저, 돌베개 

우리 산들꽃과 나무에 관한 도감이 몇권 있다. 눈으로 익혀둔 꽃과 나무가 산과 들판의 꽃놀이 현장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익히 아는 바라 올 겨울 나무와 눈맞춤 하기로 했다. 

'자생 목본식물은 81과 204속 470종 5아종 123변종 17품종의 총 615분류군이 있다'고 한다.

하루에 5종씩
놀멍 쉬멍 올 겨울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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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차를 끓이며

내 가슴에서 말라 가는 한 봉지의
밍밍한 하루를 끓인다
슬픔이나 쓰라린 일은 녹즙으로 풀리고
부질없이 나부끼던 영혼의 푸른 잎사귀도
마알갛게 우러난다
그래, 죽음이란 것도 목숨을 잘 말렸다가
어느 날 순리의 불을 피우고
말갛게 말갛게 우려낸 한잔의
찻물이나 아닌지
이 뜨거운 깨우침을 후후 불어 마시며
찻잔 같은 풍경 위에
내 맑은 눈빛을 올려 놓는다
향기로워라, 가끔씩 생활을 끓이는 시간
한 모금의 명상으로 가슴을 적시며
헛된 욕망을 걸어 잠근 후
그냥 숨이라도 끊어진 듯 슬그머니
일상의 문 밖으로 나갈 수는 없을까
끓이면 끓일수록 우러나는
한 잔 푸른 빛깔을 건져낼 때마다
혀 끝에 쓰게 얹히는 인생의 떫떨함
차를 끓이다가 자꾸자꾸 쏟아 버리고 싶은
아직도 덜 마른 내 삶의 잎사귀들

*임찬일의 시 '차를 끓이며'다. 제법 차가운 기온으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이제 계절의 바뀜이 실감나는 때이다. 차가움이 주는 명징함의 다른 의미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볼 기회가 아닌가 싶다. 차 한잔 놓고 일상을 마주보는 시간, 내 안의 향기를 찾아 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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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매화 피어 봄을 알리듯이 꽃 피어 계절의 흐름을 알게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른 봄부터 꽃을 찾아 산과 들로 꽃놀이하던 꽃쟁이들이 한해 꽃놀이의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발걸음을 부르는 꽃이 있다. 이 꽃 피었다 지는 것을 신호로 긴 휴면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여리디여린 줄기를 쑤욱 올려서 그 끝에 하얀색의 꽃을 피운다. 세개의 꽃잎이 모여 피어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눈에 잘 보인다. 붉은 색을 띤 세개의 수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좀'이라는 의미는 '작다'에 있을 것으로 '취'는 나물로 쓰였다는 것을 이해한다. 줄기 아랫쪽에 돌려나는 여러장의 자잘한 잎이 있다. 좀딱취는 화피가 벌어지지 않고 꽃봉오리인 채로 자가수분과 자가수정에 의해 결실하는 폐쇄화가 많아 여러 개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올해는 한곳에서 혼자서 한번 꽃쟁이 벗들과 한번 그렇게 두번의 눈맞춤을 했다. 처음 본다는 벗들에게 다행히도 풍성하게 핀 것도 볼 수 있었으니 행운이 따른듯 하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온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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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를 보고자 길을 나섰다. 정작 보고 싶은 것은 멀리두고 애둘러 갔던 대숲이다. 아껴두고 오래보고 싶은 간절함이 본 바탕이지만 마주하는 순간까지 누릴 수 있는 묘한 설레이는 기분을 더 느끼고 싶은 마음이 더딘 발걸음을 샛길로 이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크는 소나무와 그 곁에서 키재기하듯 자라는 맹종죽이 어우러진 숲은 샛길로 들어섰다는 생각을 잊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을 감춰두고 있다. 

시원스럽게 뻗어 올라간 대나무의 리듬을 게슴츠레한 눈길로 쫒아가면서도 살결을 만지던 손이 톡톡 두둘겨 소리까지 탐한다. 그것도 모자라 얼굴보다 더 큰 몸통에 바짝 귀를 대고 숨소리까지 엿듣는다.

먹이를 잡기 위해 몸의 언어로 걸쳐놓은 그물에 무엇이 걸릴지 알지 못하듯 애둘러 가던 더딘 걸음이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마음의 소리에 쭞겨 옮기던 발걸음이 다시 붙잡혔다.

촘촘한 대숲을 파고드는 빛이 거미줄에 걸렸다. 걸린 빛이야 주인이 집을 비웠으니 민망할 것도 없지만 대상을 보기 위해 애둘러가던 발걸음이 대숲에 붙잡혔으니 무색하긴 피차일반이다. 보는 이도 없지만 쑥스럽게 웃으며 대밭을 벗어난다.

좀딱취에 대한 설렘을 충분히 누렸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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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벚나무'
어느 가을날 남쪽 바닷가 마을 벚나무 가로수가 꽃을 피웠다. 신기하기도 했지만 이상 기온의 영향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꽃만 보고 말았다. 최근 가을에 피는 벚나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연찮게 만났다.


꽃도 시절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다. 무르익어 가는 봄에 흩날리는 벚꽃잎 속을 걸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가을이 주는 감성과 부조화라는 것이 어쩜 벚꽃은 봄에 피어야한다는 갇힌 생각 탓은 아닌지 돌아본다.


'춘추벚나무'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버젓이 올라있다. 그것도 종류가 네 가지나 된다. 꽃만보고 이번에 만난 춘추벚나무가 어떤 종류인지는 알 도리가 없다.


할머니 : 와~ 이 가을에 벚꽃이 피었네?
할아버지 : 응~
이 나무는 가을에 꽃을 피우는 추벚꽃이야~
할머니 : 오~ 그래요?
당신 멋지다. 어떻게 그런걸 알아요?


꽃 핀 벚나무 아래서 나이 지긋하신 부부의 대화가 재미있다. 그 나무 아래 표지판에는 '춘'이라는 앞 글자가 지워진 채 있었다는 것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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