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비기나무'
꽃이 기억되는 계기는 꽃마다 다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봤는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대부분 혼자 보는 꽃이라서 때와 장소의 그날의 상황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함께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특별한 경우가 있다.


1004 섬으로 유명한 신안군의 한 섬인 가란도를 걷다 만났다.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걸으며 만났으니 당연히 딸과 함께했던 온통 그 시간으로 기억된다.


긴 입술을 내밀듯 연보라색의 꽃이 독특하다. 가을로 가는 바닷가를 장식하고 있다.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다음 베개에 넣어두면 두통에 효과가 있다” 것처럼 꽃도 꽃이지만 열매로 더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순비기나무라는 이름은 해녀들이 물질할 때 내는 소리인 ‘숨비소리’, ‘숨비기 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해녀들의 만성두통 치료제로 애용되었을 정도로 해녀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나 보다.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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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다. 쏟아낸다 싶으면 어느새 뜨거운 햇볕이 모른척 등장하고 또다시 퍼붓더니 간혹 쏟아지는 중에도 볕이 나길 반복한다. 앞과 뒤는 화창한데 이곳만 쏟아내더니 눈 앞에 쌍무지개로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 희롱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

가을로 가는 길목을 붙잡는 여름의 장난이라 여기며 느닷없이 나타난 무지개로 미소지어 본다. 무엇하나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목한 즐거움이다.

쌍무지개를 건너 가을 속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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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날이다. 

푸른 하늘에 황금 들판을 내려다는 자리에 섰다.


개운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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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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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변화를 이끄는 힘으로

하루에도 십여 차례 사전을 검색한다대부분 뜻을 분명하게 확인하게 위해 찾는 경우다이는 글쓰기에서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의미가 있지만 그것보다는 스스로 단어가 가진 뜻을 통해 내 생각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함이다그렇게 찾는 단어를 구분해보면 순 우리말과 한자어가 각기 반반 정도 차지한다.

 

여기서 더 주목하는 부분은 한자로 구성된 단어다한자의 본래 뜻과 이해하기 위해 구쇼ᅥᆼ요소를 나누어 살피는 파자를 해 보는 경우도 있다이렇게 글자를 파자 해보면 뜻을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이는 한자가 표음문자라는 특성을 통해 뜻을 알아가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글자가 언어의 음과 상관없이 일정한 뜻을 나타내는 문자고대의 회화 문자나 상형 문자가 발달한 것으로 한자가 대표적이다."

 

표의문자表意文字에 대한 사전적 의미다이 책을 선택한 의미가 여기에 있다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의미와 가치를 가진 한자의 뜻을 살펴 일상을 돌아보고자 하는 의미다.

 

滿,,

 

이 책에서 언급하는 한자가 총 60자다이 중에서 훈과 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몇이나 될까책에서 제시하는 한자 하나하나를 읽고 그 뜻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이런 종류의 책은 오래전에 읽었던 황광옥의 <동양철학 콘서트이후 두 번째 책이다.

 

저자 한정주는 책 제목에서도 밝혔듯이 한자를 파자해 그 본래 뜻을 살피는 이유가 분명하다. “인간됨이란 무엇이며우리는 지금 얼마나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에 주목하여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삶과 사회적 현상을 살펴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러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자는 것이 목적으로 보인다이를 위해 동양고전을 충분히 활용하여 단오가 가지는 의미를 살피고 지금 눈앞에 펼쳐진 부정적인 사회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찾고자 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는 방식이 현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이해한다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반면 제목에서 보이는 높을면 높을수록과 같은 오자나 和 +” 잘못 쓰는 경우를 만나는 허탈함은 내용의 충실함을 손상시키는 요인으로 등장하여 무성의하게 보이기가까지 한다.

 

그렇더라도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한자를 통해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며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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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팔월의 비가 무겁게도 내린다. 채우지 못한 무엇이 그리 많은 것일까. 필사적으로 무엇인가를 채워야만 하는 의무를 가진 것처럼 일삼아 퍼붓듯이 비가 온다.

가을이 오는 소리인가? 
결실의 때라 과하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앞서 반가움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쏟아 붓기만 하는 것이 미안한지 가끔 뿌연 하늘이 틈을 내어 햇볕을 보내주기도 한다. 가을을 불러오는 몸짓치곤 다소 거칠다. 

가을 빛을 품은 열매가 오는 비를 고스란히 견디고 있다. 여름 가뭄에도 굴하지 않고 키워온 간직하고자 스스로 부풀어 올라 품에 안았다. 이미 가을로 물들었기에 제 빛을 잃지 않는다. 

가을은 소리보다 색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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