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김효경 저, 남해의봄날

어느날 나도 지금의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 장마가 머문는 날이었고 마당에 넘치는 물을 빼느라 흠뻑 젖었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그후 햇수로 8년 차에 접어들었으니 시골생활에 나름 적응했다고 본다. 나와 비슷한 이들을 만나면서 일상의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 마을 뭔가 이상해”라고. 저마다 남모를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던 이들이 왜 유독 이 마을 온 후 치유되고,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의문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사람으로 담겼다. 무엇이 어떻게 사람의 일상과 마음을 변화시켰을까. 여전히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나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천천히 알아가보자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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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아래 빛나는 모든 것들이 꿈을 꾸는 봄이다. 크고 작은 크기와는 상관없이 푸른 하늘 속으로 깊고 넓게 펼쳐질 꿈이기에 봄은 꿈이다. 

멀고 가까운 산을 일렁이는 가슴안고 하염없이 바라보곤 한다. 낙엽지는 활엽수의 연초록 새잎과 상시 푸른 칩엽수의 묵은 잎이 어우려져 만들어 내는 산의 빛과 색의 향연에 초대받은 자가 치르는 의식과도 같이 경건함으로 충만한 마음이다.

청보리밭이나 물 잡아둔 논들이 펼쳐진 드넓은 벌판, 초록의 어우려짐으로 이미 황홀한 산의 봄도 좋지만, 내게는 이제 막 새잎을 내어 한껏 햇볕을 품고 있는 깊은 숲이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기에 더 적합한 곳이다. 큰키나무들이 새잎을 내어 하늘을 점령하기 전에 주어진 사명을 완수해야하는 작은키나무와 풀들의 숨가쁘게 분주한 숲의 시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뛰는 가슴으로 그 숲과 마주한다. 

봄 숲, 그 생명의 숨자리에 기대어 새로운 나의 봄도 여물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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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달같이 고운 내 님 붓꽃같이 뉘어놓고
가지가지 뻗은 정이 뿌리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팔 위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백 년이 다하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울며가는 저 접동새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볕같이 예쁜 내 님 연꽃같이 뉘어놓고
송이송이 맺힌 정이 샘물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품 안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건듯부는 저 바람아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이 내 팔에 님을 뉘고 꿈노래를 부르는
이 내 팔에 님을 안고 정노래를 부르는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에루화 둥둥 님이어 에루화 내 사랑이여

들이치는 저 빗소리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백 년이 다가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정재일의 반주에 한승석이 부른 '자장가'라는 노래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감미로운 음색과 향기로운 노랫말에 빠져 한동안 늘 함께 했다.

오는 듯 아니 오는 듯 하루 종일 봄비가 내린다. 잠 깬 대지의 생명들을 다독이는 봄비의 정이 이 노래와 닮아 있다. 내 주변을 서성이는 누군가가 날 위해 불러주는 자장가 처럼 귓가를 맴돈다.

봄비의 이 다독임이 좋다.

https://youtu.be/EAPmhrasT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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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오월


연보라색 오동꽃 핀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 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김용택 시인의 '오월'이라는 시다. 낙엽지는 나무들의 새 잎과 늘푸른 나무들의 잎의 경계가 허물어질 오월이다. 그 사이에 보라색 오동꽃이 선명하다.

먼 산, 초록이 짙어지는 때라 시선은 자주 멀리에 둔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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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람꽃'
발품 팔아 제법 많은 들꽃들을 만나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유가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듯 싶다. 못 본 꽃이면 보고 싶다가도 일단 보게되면 그 꽃에서 다른 모습을 찾게 된다.


남바람꽃, 가까이두고도 알지 못해 보고싶은 마음에 애를 태우다 비로소 만났을 때의 기쁨을 알게해준 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꽃은 굴곡의 현대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에 피어 있어 더 특별하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니 다소 싱겁지만 꽃이 전하는 자태만큼은 어느꽃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특히 막 피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꽃잎의 색감은 환상적이다. 특히, 진분홍빛의 뒷모습이 풍기는 그 아련함을 주목하게 만든다.


찾아간 두 곳의 자생지에 따라 같은 꽃이라도 조금은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며칠 사이로 차이가 나는 개화시기에 눈맞춤한 조건에 따른 변화도 있겠지만 자생지 환경의 차이도 있어 보인다.


적당히 나이들어 이제는 삶의 진면목을 아는듯한 곱디고운 여인네를 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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