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란'
첫만남의 연속이다. 땅나리의 이쁜 모습이 여전히 아른거리는데 또 어디로 급하게 간다. 쉽지 않은 걸음을 했다는 것을 알기에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한 마음이 앞장 선 이의 수줍은듯 미소가 피어나는 눈에 다 담겼다.


흰색 바탕에 홍자색, 황홀한 색이다. 작지만 여리지 않고 당당하게 섰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이리보고 저리보고 위 아래 다 구석구석 홅는다. 이런 오묘한 색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잎이 없고 "자기 힘으로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생성하지 않고, 다른 생물을 분해하여 얻은 유기물을 양분으로 하여 생활하는 식물인 부생식물이라고 한다. 전국에 분포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대흥란이라는 이름은 최초 발견지인 전남 대둔산의 대흥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멀지 않은 곳에도 있다고 하니 볼 수 있는 다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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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

비가 오면
짐승들은 집에서
우두커니 세상을 바라보고
공사판 인부들도 집으로 간다
그것은 지구가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마당의 빨래를 걷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고
강을 건너던 날 낯선 마을의 불빛과
모르는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비는 안 가본 데가 없다

빗소리에 더러 소식을 전하던 그대는
어디서 세상을 건너는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낡은 집 어디에선가
물 새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시도 그만 쉬어야 한다.

*이상국의 시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이다. 연 이틀 저녁만 되면 기다렸다는듯 비가 쏟아진다. 장마철이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답답하고 무더웠던 하루를 잘 건너온 이들에게 쉼의 시간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니 고맙다. '안 가본 데가 없다'는 비가 그곳도 다녀왔으면 좋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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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하면서도 차분하게 비님이 오신다. 옅은 구름은 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듯 스멀거리며 산을 내려온다. 곱게 내리는 비가 다독이는 세상은 침묵으로 그 마음을 품는다.

물이 품은 세상은 거꾸로이나 바라보는 이의 눈도 같으니 담긴 세상 또한 다르지 않다. 반영反映이다. 영향을 미쳐 드러남을 뜻하니 내 안의 무엇이 물그림자 곁을 서성이게 하는걸까. 

비 와서 참으로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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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바람이 분다. 볕은 따갑지만 어디든 그늘에 들면 그 바람이 전해주는 시원함이 좋다.


생각의 한 쪽은 꽃에 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지만 좀처럼 화분은 들이지 않는다. 지난 봄 빈손으로 집들이 초대에 갈수는 없기에 꽃이라도 한다발 사려고 들어갔던 꽃집에서 후리지아를 고르고 포장하는 사이에 눈에 들어서 선듯 구입한 식물이다. 마루 한켠에 두고 봐도 좋을듯 싶어 안하던 짓을 했다.


다른 두 식물이 야자열매를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위로 오르는 것과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며 한공간에 의지해 잘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이름도 잊었지만 그냥 지나치기 일쑤지만 문득 멈춰서서 눈맞춤 하는 순간이 좋다. 순하고 느긋하게 뜰을 내다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전해주니 눈길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생각할수록 참 잘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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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나리'
누군가 먼저 보고나서 소식을 올리면 나도 언젠가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누구와 함께든 그곳이 어디든 어떤 상황에서 본다는 것을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믿음이지만 여태 그렇게 되어왔다.


슬글슬금 땅나리 이야기가 들리면서 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제주도 꽃친구들과 나들이에서 첫눈맞춤을 했다. 오롯이 혼자 볼 때와는 분명 다른 맛이다. 조금씩 다른 시선과 감정으로 한 대상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이 있어 훨씬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어딘지 모른 바닷가 까만 돌 위에 노란빛이 섞인 붉은색의 꽃이 우뚝섰다. 땅과 바다의 경계에 서서 모두를 아우르는 듯하다. 작은 키가 당당함을 전하는 비법인양 오히려 의젓하게 보인다.


특별한 이들과 바다 건너 먼 길 나선 꽃놀이를 환영하는 징표로 삼을만 하다. 첫만남의 순간이 유독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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