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

비가 오면
짐승들은 집에서
우두커니 세상을 바라보고
공사판 인부들도 집으로 간다
그것은 지구가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마당의 빨래를 걷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고
강을 건너던 날 낯선 마을의 불빛과
모르는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비는 안 가본 데가 없다

빗소리에 더러 소식을 전하던 그대는
어디서 세상을 건너는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낡은 집 어디에선가
물 새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시도 그만 쉬어야 한다.

*이상국의 시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이다. 연 이틀 저녁만 되면 기다렸다는듯 비가 쏟아진다. 장마철이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답답하고 무더웠던 하루를 잘 건너온 이들에게 쉼의 시간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니 고맙다. '안 가본 데가 없다'는 비가 그곳도 다녀왔으면 좋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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