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물'

왜 자꾸 마음이 그곳으로 가는 것일까. 몇 년 전 어느 시인은 억울한 영혼들이 묻힌 곳에는 어김없이 피어난다는 피나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후로는 일부러 꽂 필 때를 기다려 찾아간다. 지천으로 핀 다른 꽂 보다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피나물 곁에서 더 오랫동안 머무르다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더디게 옮겼다. 늘 눈에 밟히는 그곳의 피나물 모습에 꽃 피는 때를 기다려 해마다 다시 찾아간다.

 

샛노랗다. 꽃잎도 꽃술도 온통 노랑색이어서 더 강한 울림이 전해지는 것일까. 과한듯 하면서도 한없이 포근한 온기를 전해주는 것이 할 수만 있다면 저 무리 속에 누워 한동안 안겨있고 싶은 마음이다.

 

'피나물'이라는 이름은 연한 줄기와 잎을 꺾으면 피血와 비슷한 적황색의 유액이 나와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여름이 되면 잎과 줄기는 없어지고 무 열매를 닮은 열매를 맺는다. 유사한 종류로 '애기똥풀'과 '매미꽃'이 있다. 주의깊게 관찰하면 구분이 어렵지 않다.

 

홀로서도 빛나지만 무리지어 그 빛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숲에서 마주하면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연상이 되는데 '봄나비'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올해는 비오는 날을 포함해서 세번의 눈맞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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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

화분 하나가 들어왔다. 어찌 견디나 싶었는데 두해를 지나니 제법 여러개의 꽃대를 올리고 특유의 하얀 꽃을 피웠다. 기특한 녀석이라 자주 눈맞춤을 한다.

 

돌틈에 사는 잎사귀가 단풍나무처럼 생겨서 ‘돌단풍’이라고 한다. 강가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주지만 그 척박함을 이겨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만 하다.

 

동강할미를 보러간 곳에서 동강 언저리에서 강의 주인이라도 되는듯 무리지어 당당하게 자라고 있었다.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기는 처음이라 눈여겨 봐 두었다.

 

나물로도 먹고 약재로도 쓰인다고 한다. 요즘은 관상식물로 많이들 키운다. '미덕'이라는 꽃말의 유래가 짐작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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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淸閑 一日仙 일일청한일일선

 

어느하루 맑고 한가로우면

나는 바로 그 하루의 신선이 된다.

 

방점을 선仙이 아닌 청한淸閑에 둔다. 맑기도 어려운데 맑은 가운데 한가롭기까지를 염두에 두었다. 침잠沈潛,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하다보면 짧은 순간이나마 그런 때에 이르기를 소망한다.

 

서각전시회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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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풀이 되어 엎드렸다
풀이 되니까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내 몸 속으로 들어와 풀이 되었다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

*김종해의 시 '풀'이다. 조금만 낮아지면 다른 세상이 펼처져 있더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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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깽이풀'

먼길을 나섰다. 남쪽에는 없기에 내 터전을 두고도 남의 동네를 기웃거리는 이유다. 점점 먼길을 나서는 날이 많아지는 것을 두고 스스로 어찌 설명할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꽃 보자고 부르는 마음이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다 좋은 것 아닌가.

 

같은 이름이지만 사뭇 다른 느낌이다. 꽃술이 전하는 속내가 이토록 다르다. 한층 밝으니 더 순해 보이고 맑다. 조그만 차이도 찾아내 다른 이름을 붙이는데 이는 왜 한 울타리 안에 두는 걸까.

 

같은 자리를 맴돌면서도 다시 보기는 이유는 꽃이 전하는 마음을 온전히 품지 못한 탓이리라. 여유롭게 눈맞춤하는 것으로 오랜 기다림의 수고를 위로 받는다.

 

차이를 분명히 하는 것은 거리를 두기 위함이 아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내대로 서로를 온전하게 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며 공존의 필요충분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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