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다'
멈춤이 아니다. 애쓴 수고로움에 대한 위안이며 누림이다. 더불어 변화된 상황을 지속한다는 열망을 담고 있다. 서로의 감정과 의지가 만나 새롭게 만들어낸 상태를 유지하고 더 확장시켜 다시 지속가능한 질적변화를 준비하는 것이다. 

꽃에 향기가 머물러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매개자를 불러온다. 그 향기는 꽃으로의 자신을 유지함과 더불어 열매로의 새로운 전환을 준비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향기를 함유한 꽃이 주목받는 이유다.

누군가의 가슴에 머무른다는 것은 내 가슴에 상대가 머물러 위안받고 그 위안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준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내 가슴에 머무는 그대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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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을 보기 위해 새벽 바다로 갔다.
달지기 전과 해뜨기 전 그 사이ᆢ

그대를 불러 함께 하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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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
정민 지음 / 태학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연암 박지원의 글맛을 만난다

글쓰기와 책읽기의 관계에 주목해 온 시간이 제법 된다그렇다고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고 그저 생각나면 끄적거리는 정도다하지만 좋은 글 읽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편이다그렇게 읽을 좋은 글은 주로 고전에서 찾는다그것도 우리 선조들의 글 속에서 말이다.

 

그런 연유로 주목하는 사람이 있다조선 후기를 살았던 박지원과 이덕무의 글들이다이들이 남긴 옛글 속에 담긴 글쓴이의 감정과 의지를 알아보고자 함이다그러나 여기에도 넘지못 할 벽이 있다그것은 한자라는 벽을 넘지 못하기에 번역자의 시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만난 사람이 설흔이라는 작가와 정민 교수다설흔의 책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통해 설흔이라는 또 한사람의 독특한 글을 쓰는 이를 만났다설흔은 옛글 속의 행간을 읽으며 글쓴이들의 심사를 헤아려보는 작업을 주로하는 사람으로 매력적인 글을 남기고 있다소설가인 설흔에 비해 한문학을 전공한 정민 교수는 옛글에 보다 직접적이다그의 저작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에서 다시 정민교수의 시각을 통한 박지원을 만나는 계기가 된다이 책에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연암 박지원이다정민의 시각으로 재해석된 조선의 대문장가 연암 박지원의 다양한 글을 만나는 기대감이 있다.

 

고전문장론에서는 옛사람들의 글 읽기와 그에 의거한 글쓰기에서 주목하는 점을 담았다. ‘소리내서 읽기,정보를 계열화하여 읽기의문을 품고 확산적으로 읽기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고 행간을 읽기텍스트를 넘어서 읽기’ 등의 다섯 갈래의 독서방법론에 이어 고전문장론에서 법()의 문제와 문장 이론사의 세 유파에 관한 논의를 정리했다이를 온달전를 통해 편장자구 분석으로 옛글의 단단한 짜임새와 행간 읽기의 실제를 보여준다.

 

다음으로 박지원의 편에서는 그의 문장론과 독서론을 살펴보고잡록이나 서신 자료 중 독서 관련 글을 검토하고 있다글쓰기의 최고 수준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는 황금대기’, ‘홍덕보묘지명의 명사, ‘주공탑명’, 연암 척독 소품 등의 분석을 통해 연암 글의 행간을 읽어내고연암 박지원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과 그 글에 담긴 예술미를 살펴본다또한 뒤늦게 발굴된 편지글 모음인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연암선생서간첩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동안 박지원의 생애와 인적교류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검증을 해 본다.

 

정민 교수가 본 연암의 편지글의 일부인 척독은시치미 떼기다말꼬리 흐리기통렬하게 찌르기장황하게 늘어놓기 베껴서 짜깁기등으로 연암의 글쓰기의 특징을 밝힌다연암의 글 속에서 해학을 찾는 이들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여 연암 박지원의 글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연암 박지원조선후기 북학파의 한사람으로 청나라와의 교류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과 열하일기의 저자로 알려졌다이러한 단편적 이해를 넘어 연암이 남긴 글 속에 담긴 감정과 의지를 밝혀 온전한 한 사람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정민 교수의 이 책을 통해 대문장가로 일컬어지는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란 무엇이고 글에는 무엇이 담겨야 하는지 심사숙고하는 기회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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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하다'
깊고도 깊은 간절함이다. 일부러 드러내려 애쓰는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번지듯 스며드는 자연러움에 기반한다. 이 은근함의 중심에는 상대를 향하는 내 마음의 근본이 담겨있다.

은근함은 모양, 색, 향기로 드러냄을 지향하는 꽃의 아직 다 피지 않은 상태에서 번져오는 그 멋과 다르지 않다. 바닷가를 떠나온 해국이 바다가 그리워 품었을 색깔과 향기가 햇살에 깨어나며 이슬에 배어나온다.

아침햇살이 가슴에 스미듯 전해지는 은근함은 서로가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게 쌓여온 결과이다. 그대의 곱고 온기 가득한 은근함이 내 마음을 붉게 물들인다. 다ᆢ그대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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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거리'
시공간을 초월한다. 물리적인 거리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간절함에 정성을 더하면 물리적 거리와는 상관없이 마음의 거리는 사라지는 것이다.

노을의 절정은 태양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그 순간에 있다. 이 순간에는 물리적 거리는 사라지면서 질적 변화의 순간을 맞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노을만이 아니다. 사숙하는 스승이나 함께 공부하는 도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역사속에서 보면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은 제법 많으며 현대에도 여전히 그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마음의 거리가 제로가 되는 순간 순간이 쌓여 관계는 깊고 넓어지며 그 끝이 사라진다. 그대와 나, 그 순간들을 함께 공유해 왔다. 다ᆢ그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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