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하다'
깊고도 깊은 간절함이다. 일부러 드러내려 애쓰는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번지듯 스며드는 자연러움에 기반한다. 이 은근함의 중심에는 상대를 향하는 내 마음의 근본이 담겨있다.
은근함은 모양, 색, 향기로 드러냄을 지향하는 꽃의 아직 다 피지 않은 상태에서 번져오는 그 멋과 다르지 않다. 바닷가를 떠나온 해국이 바다가 그리워 품었을 색깔과 향기가 햇살에 깨어나며 이슬에 배어나온다.
아침햇살이 가슴에 스미듯 전해지는 은근함은 서로가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게 쌓여온 결과이다. 그대의 곱고 온기 가득한 은근함이 내 마음을 붉게 물들인다. 다ᆢ그대 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