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하는 일인데?별다른 도리가 없지요." 지지난해 늦은봄 갑작스런 우박 피해를 입은 앞집 할머니의 담담한 말이다. 막을 도리가 없고 이미 벌어진 일을 바라보는 삶의 지혜로 이해했다.

간밤에 이웃 마을에서 산사태로 불상사가 일어났다. 한차례 전기가 끊기고, 마을로 들어오는 상수도 관이 터져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식수를 공급한다.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여전히 그쳤다 내렸다 시소놀이 중이다. 덩달아 마당의 물도 종아리까지 차올랐다 빠지기를 반복한다. 땅 아래 무엇이 있어 그 많은 비를 품어주는 것일까. 그저 고마울 뿐이다.

정안수 떠놓고 빌던 그 마음을 알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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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꿩의다리'
여름으로 가는 숲에 키를 쑤욱 키워서 하늘거리는 키다리들이 있다. 작디작은 방망이를 모아 꽃으로 핀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신호탄 처럼 다양한 종류의 꿩의다리들이 특유의 가느다란 꽃을 피운다.

꿩의다리란 이름은 꽃대가 꿩의 다리처럼 날씬한데서 유래 된 이름이라고 한다. 자주꿩의다리는 자주색 꽃이 피는 꿩의다리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은 초여름 흰빛이 도는 자주색이고 수술대는 끝이 방망이 같으며 자주색이고 꽃밥은 긴 타원형으로 자주색이다. 한국 특산종이다.

'꿩의다리' 가족으로는 잎의 모양과 꽃의 색깔 등으로 구분하는데 금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좀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산꿩의다리, 발톱꿩의다리 등 10여종이 있다. 모두 그것이 그것 같아 구분하기 어렵다.

가야산 정상부에 낮은 키의 자주꿩의다리가 꽃밭을 이룬다. 무릎 밑으로 핀 꽃의 향연은 보고만 있어도 '천상의 화원이 여기로다'며 한동안 머물게 만든다. 그 풍경에 매년 찾아가는 곳이다.

가녀린 꽃대와 꽃이 연약해 보이지만 결코 연약한 것이 이니다. '순간의 행복', '지성'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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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꿩의다리'
훌쩍 키를 키웠으면서도 산발적이지 않다. 연보라색 꽃과 노랑 꽃술로 조화로운 모습이 경이롭다. 작은 꽃들이 가지마다 옹기종기 모여 더 큰 꽃으로 피었다. 꿩의다리들 중에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한 금꿩의다리다.

꽃 닮은 이가 나눠준 내 뜰의 금꿩의다리가 몇 년 만에 제대로 꽃을 피웠다.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연보라색의 꽃잎과 노란 꽃술의 어우러짐이 환상이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길기 때문이고 금꿩의다리는 수술 부분의 노란색 때문에 꽃에 금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 금꿩의다리라고 한다.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하는데 야생에선 한번도 본 적어 없다. 다른 꿩의다리들에 비해 키가 크다. 여기에서 꽃말인 '키다리 인형'이 유래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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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다. 이곳 볕은 바늘끝 같은데 산 너머에서는 물난리로 암울함을 전한다. 장마가 잘라가버린 여름이 이내 끝나버릴 수도 있겠다는 성급한 생각이 든다.

노랗게 물들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껏 부풀어 올랐다. 결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지만 나는 황금빛으로 빛나던 꽃보다 이 열매를 더 기다렸다. 땡볕에 온실 효과일지도 모를 공간에서 여물어갈 내일을 향한 꿈에 기대를 거는 까닭이다.

8월, 한낯 열기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다. 반가우면서도 주춤거리는 사이 거침없이 파고들어 오는 열기에 속절없이 당하고 만다. 땡볕도 제 기세를 주체하지 못하는듯 비틀거린다. 이렇게 날뛰는 것은 갈 때가 얼마 남지않은 몸부림이라는 것을 스스로 아는 까닭이다.

염덕炎德이라며 세상을 보듬었던 조상들의 마음자리는 책 속에서만 머물고, 산 너머 비 소식은 안타까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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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꿩의다리'
키 큰 풀이나 나무들 잎으로 가려진 여름 숲의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풀숲에서 키를 훌쩍 키워 스스로를 돋보이게 한다. 이른바 꿩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여름숲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가느다란 꽃잎이 작은 꽃받침 위로 우산처럼 펼쳐지며 핀다. 하얀색이 기본이라지만 환경에 따라 붉은빛을 띄기도 한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은꿩의다리, 큰잎산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참꿩의다리, 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등 많은 종류가 있다. 꽃의 색이나 꽃술의 모양, 잎의 모양으로 구분한다지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식물을 대하다 보면 작은 차이를 크게 보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좁혀 보고 깊게 봐야 알 수 있는 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꽃을 보며 사람사는 모습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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