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주머니란'
올봄엔 유독 먼길을 나선 꽃나들이가 잦았다. 멀어서 못 본 꽃을 볼 요량이고 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를일이라 선듯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꽃보자고 청하는 벗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짧은 꽃쟁이 기간에 비해 제법 많은 종류의 꽃을 봤다고 생각하는데도 만나고 싶은 꽃들은 천지다. 그 중 한가지가 이 꽃이었다. 올해는 먼곳까지 포함하면 두어곳에서 적절한 때에 좋은 상태로 만났다.
붉게 염색한 조그마한 항아리를 달고 당당하게 서 있다. 특이하고 이쁜 꽃이 키도 제법 크니 쉽게 보인다. 이로인해 급격한 자생지 파괴가 일어났으리라 짐작된다. 그만큼 매력적인 꽃이다.
처음엔 "개불알란"이라고도 한다는데 이는 꽃이 개의 불알을 닮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냄새 때문에 까마귀오줌통, 모양 때문에 요강꽃이라하며, 복주머니꽃, 개불알꽃, 작란화, 포대작란화, 복주머니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산림청에서 희귀식물로 지정한 보호대상종이다. '튀는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은 이꽃이 수난당할 것을 예고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매년 같은 곳에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