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엔 유독 책장을 넘기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이 많았다.
내용이 생각할 것이 많은 이유도 있고
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여 더디가기도 하고
관심가는 내용이 아니여서도 그렇다.
이럴때 언제 다시 볼지 모르기에
한번 잡은 책을 기어이 끝까지 가고 마는 성격이라
조금은 어렵게 보낸 시간이었다.


137(2010-7-1)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저/이덕형 역 | 문예출판사 | 1998년 08월 

138(2010-7-3) 부끄러움 코드 
신화연 저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06월 

139(2010-7-5) 그림에 스미다 
민봄내 저 | 아트북스 | 2010년 06월

140(2010-7-5) 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저/김태성 역 | 아시아 | 2010년 06월 

141(2010-7-6) 인문학 두드림 콘서트 
유재원 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0년 06월 

142(2010-7-7) 좁은 문 · 전원 교향곡 
앙드레 지드 저 | 이동렬 역 | 을유문화사 | 2009년 09월 

143(2010-7-9) 지리산 
김영주 저 | 컬처그라퍼 | 2010년 06월 

144(2010-7-10) 한국의 명품문화 
하중호 저 | 삼양미디어 | 2010년 06월 

145(2010-7-12) 바람의 노래 
송준 글 | 정형우 사진 | 동녘 | 2010년 06월 

146(2010-7-13) 예브게니 오네긴 
알렉산드르 푸슈킨 저 | 김진영 역 | 을유문화사 | 2009년 11월 

147(2010-7-14)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법상 글, 사진 | 불광출판사 | 2010년 07월 

148(2010-7-16) 그라알 이야기 
크레티앵 드 트루아 저 | 최애리 역 | 을유문화사 | 2009년 11월 

149(2010-7-16) 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공저 | 좋은생각 | 2010년 07월 

150(2010-7-20) 장자 
장자 저 | 김학주 역 | 연암서가 | 2010년 06월 

151(2010-7-22)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저/이윤기 역 | 열린책들 | 2008년 03월 

152(2010-7-26) 책 vs 역사 
볼프강 헤를레스, 클라우스 뤼디거 마이 공저/배진아 역 | 추수밭 | 2010년 06월 

153(2010-7-27)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박근영 글 | 하덕현 사진 | 나무수 | 2010년 04월 

154(2010-7-28)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전라도 
신정일 저 | 타임북스 | 2010년 06월 

155(2010-7-28) 고슴도치와 여우
강주헌,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 | 애플북스 | 2010년 7월

156(2010-7-29) 기생, 작품으로 말하다 
이은식 | 타오름 | 2010년 7월

157(2010-7-30) 마을이 학교다 
박원순 | 검둥소 | 2010년 6월

158(2010-7-31) 김태훈의 랜덤 워크 
김태훈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이번 달에 기억에 남은 책으로는 

딩씨 마을의 꿈 
바람의 노래
장자 
책 vs 역사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전라도
기생, 작품으로 말하다

사람들의 내면에 흐르는 감정을 어떻게 스스로 다독이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들이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도 있어 
책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더위를 이겨나갈 수 밖에 없는 시간인 8월에는
고전소설을 중심으로 책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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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1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인의 시각으로 되살린 택리지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고 싶은 소망이 있다. 자연을 동경하고 여행을 떠나고 때론 자연 곁으로 거처를 옮겨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하여, 주말이나 휴가 등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연과 더불어 보낼 시간을 갖고자 노력 한다.하지만 마음뿐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살만한 곳을 찾아 다녀 봐도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 정하기는 쉽지 않다. 흔히,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이라고 칭하는 곳은 어떤 특별한 조건을 갖춘 곳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적절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아마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와 서유구의 ‘임원경제지’가 아닌가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우리나라 지리의 특성과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택리지’이고 택리지는 [‘팔도총론(八道總論)’과 ‘복거총론(卜居總論)’의 두 편으로 나누어서 서술하고 있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조선 경종, 영조 때 사람으로 신임사화에 연류 되어 유배를 가고 이후 종적을 찾지 못할 정도로 사대부 사회에서 벗어나게 된다. 사대부 사회에서 이방인이나 마찬가지인 처지로 전락한 그의 삶이 전국을 떠돌며 ‘택리지’를 저술하게 된 배경이 된 듯하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은 바로 이중환의 택리지에 의거하여 전국을 직접 다니며 확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환 택리지의 ‘복거총론’에 의거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의 입지조건을 확인하고 사람이 살아온 생활에 대한 구체적 실례를 살피고 있다. 이중환은 택리지를 통해 사람이 살 만한 곳의 입지조건으로서 지리,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 등 4가지를 들었다. 저자 신정일은 바로 이 네 가지를 근거 삼아 현대판 택리지를 집필한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시작으로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걸쳐 조상들이 밝힌 살만한 곳에 대한 정의를 말하고 있다. 이후 시냇가와 강가 그리고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장소에 따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 구체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온 흔적은 그저 집이라는 형태나 마을 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 속에 둥지를 틀고 살았던 사람들의 구체적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기에 저자는 사람들의 삶을 추적한다. 마치 역사서를 보는 것처럼 상세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사대부들이 대를 이어 살았던 곳과 서원과 정자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해서 이뤄졌던 사림문화와 당시 당쟁에 의한 정치상황까지 면밀히 살핀다. 뿐만 아니라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밝히고 있는 사람이 살만한 곳의 조건 중 생리(生利), 인심(人心) 뿐 아니라 풍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전국 어느 한구석 빠지지 않은 곳이 없다.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사람이 사는 모든 곳에 걸쳐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 찾고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따라가긴 하나 현대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저자만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다. 또한 저자는 이중환의 지역적인 편견에 대한 이유를 이중환의 질곡 많은 생활과 당시 당파 싸움에 의해 지역적 편견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에는 많은 사진이 실려 있다. 적절한 사진이 있어 인문지리서로써 이 책의 현장감을 살리는데 장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진 설명이 명칭과는 다른 곳( 87페이지 다산초당의 사진은 다산초당 위쪽에 있는 정자 사진이다.)도 있고 본문 내용을 요약하거나 사진과는 더소 거리가 있는 다른 이야기를 붙여 놓은 곳도 있어 저자의 노력이 반감되는 느낌마저 있다.

내가 사는 우리 땅에 대한 발로 쓴 보고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은 지리적 특성만이 부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문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우리 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시대 적절한 저작이 아닌가 싶다.

탈자 237 페이지 : 선시대의 전체 기간 동안 → 조선시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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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자유스러운 영혼의 소유자 
사람에 대한 인상을 무엇으로 결정되는 걸까? 때로는 처음 대면하게 되는 순간 딱 하고 다가오는 그 무엇이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인상을 두고두고 그 사람에 대한 선입감으로 작용하여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 순간 결정되어진 인상이 그 사람� 전부가 아님을 알아간다. 이러한 경험은 사람에 대한 평가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태훈, 그에 대한 인상을 먼저 라디오 게스트로 등장 거침없는 말솜씨로 기억에 자리 잡았다. 재미있는 사람이내.....에서 저렇게 ‘자유스러운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어느 날 문득 텔레비전에서 날렵한 외모에 ‘유쾌, 상쾌, 통쾌’의 느낌이 더해졌다. 점점 흥미를 더해가던 사람이 이번엔 책을 출간했다는 새로운 소식을 접한다. 무슨 이야기를 펼쳐 놓았을지 자못 궁금함이 앞선다.

[김태훈의 랜덤 워크]는 한마디로 그동안 형성되었던 인상을 확 깨는 작용을 한다. 이 책에는 김태훈이 40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삶의 대부분이 영화와 음악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어음을 강하게 전하고 있다. 김태훈은 자칭 팝 칼럼니스트에서 영화평론에 연애 카운슬러, 라디오 등 경계를 넘어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김태훈은 성장하는 동안 청소년기를 무남하게 넘긴 것은 아님을 알게 한다. 자칭 ‘좀 놀 줄 아는 날라리’ 딱 그런 생활이었다. 참고서, 영어사전 값으로 수업을 빼먹고 영화관을 드나들고 LP판을 사들이고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이후 저자 김태훈을 만드는데 대단한 기여를 한다. 술, 담배, 영화, 음악 그리고 헬스, 스킨스쿠버 다이빙에 등산까지 하고 싶은 것은 모조리 하면서도 아직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투덜거리지만 아직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솔직히 주절거리듯 펼쳐놓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음악, 영화 이야기의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김태훈의 필모그래피와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영화와 음악 중에서 마음 가는 것을 찾아 공유할 수 있다면 김태훈의 자유스러운 영혼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 듯싶기도 하다. 

“누구처럼 되고 싶지도, 누구보다 뛰어나고 싶지도 않다. 날라리처럼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쾌락을 찾아 다시 한 번 즐거워지고 싶을 뿐이다” 

김태훈이 살아오고 살아갈 소망이라고 한다. 마냥 ‘유쾌, 상쾌, 통쾌’ 하기만 할 것 같은 사람의 조심스러운 속내를 보게 될 때 지금까지 인상과는 달리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반가움이 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음악과 영화로 담아낼 수 있는 김태훈의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 넘치면서도 순수한 열정이 세상의 온갖 세파에 겪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런저런 눈치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김태훈 같은 사람이 한사람쯤 거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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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알라딘 7기 신간평가단
마을이 학교다 - 함께 돌보고 배우는 교육공동체 박원순의 희망 찾기 2
박원순 지음 / 검둥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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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실현해 가는 사람이 희망이다
내가 살아갈 미래의 환경을 바꾸기 위해 살 곳을 찾아 나선 적이 있다. 여기 저기 인근 조그마한 농촌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리를 물색했지만 막상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멈춘 상태다. 물론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하다. 그러던 중 이미 10여 년 전부터 마을에 자리를 잡고 생활공동체를 가꿔가는 지인을 만났다. 그는 ‘우리콩영농조합법인’을 이끌며 그 마을의 이장을 하고 있다. 마을 구성원과 함께 생활을 책임지고 꾸려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시간 동안 끊임없이 도시와 농촌을, 도시 아이들을 마을로 불러와 함께 생활하는 등 지난한 노력의 결과였다.

이제 그의 꿈은 한발 앞서 간다. 마을공동체가 기틀을 잡고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산촌체험마을, 종이체험학습장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부분 진행되어 가고 있음을 보고 이것 역시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전망해 본다. 그와 그의 마을공동체를 통해 농촌마을과 도시사람들의 삶에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저자 박원순의 [마을이 학교다]를 통해 우리나라의 희망을 찾게 되는 것 또한 위의 지인이 살아온 삶이 어느 한구석에 머물러 있는 조그마한 움직임이 아니라 뜻을 품고 실천해가는 요소요소의 사람들이 있고 이미 그들이 성과를 내 희망을 보았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우리사회의 다양한 곳, 다양한 부분에서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함을 알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조그마한 실천이 희망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크게 학교 밖 학교, 작은 학교 이야기, 학교 밖 아동 청소년 교육공동체, 새로운 교육 모델을 찾다 등 네 가지다. 이는 어쩌면 편의상 구분이기에 결국 ‘교육’이라는 중심문제를 다루고 있다.

학교 밖 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으로 등장했던 대안학교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살피고 있다. 풀무학교, 성장학교 ‘별’, 성미산학교, 이우학교, 하자센터, 아힘나평화학교 등 공교육에서 해결하지 못한 교육의 중심문제를 학교 밖에서 성공적으로 만들어 오고 있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이 많고, 학생, 교사, 학부모, 마을주민 등 구성원들의 활발한 소통’이 학교의 운영원리라는 이우학교의 경험이 공통분모가 아닌가 한다.

남한산초등학교, 거산초등학교, 삼우초등학교, 세월초등학교, 송산분교, 조현초등학교 학교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던 이름들일 것이다 .남한산초등학교가 언론을 타면서 보다 본격적인 관심이 대두되었겠지만 이들 모든 학교들은 도무지 해결의 방안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공교육에서의 희망을 실현하고 있는 학교들이라는 것이다. 작은 학교의 실험이 점차 번져 다른 학교로 도심으로, 큰 학교로 번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꿈을 가진 사람들은 이렇게 학교 밖 학교나 작은 학교의 실험 등 제도권 교육과 대안학교에만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품’, ‘청춘’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나 고산산촌유학센터, 꿈나무어린이도서관,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기차길옆작은학교 등은 학교나 가정의 주정응 청소년이나 빈민촌 등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해요구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주목하는 것이 지역주민과의 공감과 소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미래를 개척해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그것의 모델이 될 만한 것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풀뿌리사회지기학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공간 민들레’나 평생교육의 선두를 이끌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고병헌 교수 등을 실험을 통해 하나 하나 모아지는 대안을 종합하고 있다.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에서 꿈을 실현해가는 곳에는 어느 곳 하나 다 ‘사람’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대가를 바라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혜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 열정을 온통 쏟아내는 바로 그 사람들 말이다. 이 모든 것은 그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가자면 자본이나 정책, 제도권에서 힘 있는 사람의 지원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끌어 내고 모아갈 사람이 희망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뤄온 성과를 모아 저자 박원순의 시각처럼 교사, 학생, 학부모, 마을 주민과 지역사회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지역생활교육공동체’의 씨앗이 널리 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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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작품으로 말하다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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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삶의 당당한 주인공을 만나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난 세상이다. 그 세상을 살아가기 또한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살아가는 환경과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어려운 세상살이는 사람이 살았던 어느 시대이고 있기 마련일 것이다. 그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가는 자신의 의지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희망이 있기에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담담하게 현실을 헤쳐 가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전형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고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서 때론 위안 받고 때론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찾아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역사 중 비교적 가까운 조선시대 사람들 중에서 온갖 제약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이 바로 여성이고 그 여성 중에서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기생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성 위주의 사대부 사회가 조선이었기에 그 사회적 신분이 미천한 기생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보지 않아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기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오늘날에 와서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술판에서 몸을 팔아야 했던 불행한 여성에서 한 시대의 문화를 이끌었던 당당한 여성으로 말이다.

저자 이은식의 ‘기생, 작품으로 말하다’는 바로 이런 기생들의 운명을 그들의 작품을 통해 살피고자 하는 책이다. 어쩌지 못하는 운명과 태어난 시대에 굴하지 않고 가슴에 담은 뜻을 시대를 거슬러 펴왔던 그들을 뜻이 담긴 시문학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크게 2부로 나누어진 이 책은 1부에서 ‘기생’이라는 여성이 역사에 등장하고 그 사회적 신분이 어떠했으며 그들과 연관이 많은 사회적 관계를 살피고 있다. 하여, 우리 역사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조선에 와서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밝힌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말과 일제 강점기에 이르러 ‘백인 창녀와 혼혈 창녀’라는 여성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제도로 존재한 특수 전문직’으로 기생 집단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사회구조적 시각’으로 기생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한다.

2부는 이 책의 제목처럼 기생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시를 중심으로 기생의 삶과 그들의 문화, 여성으로써의 뜻 등을 살피고 있다. 일찍이 널리 알려진 황진이를 비롯하여 매창, 두향 등 시, 서, 화, 춤, 음악 등 예능적 소양을 갖추고 그를 능히 표현할 줄 알았던 그들의 애달픈 속내가 담긴 시 속에 애잔함과 더불어 한편 당당함까지 엿볼 수 있다. 또한 빠질 수 없는 충절의 대명사 논개를 통해 태어난 나라에 대한 의로움도 물론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기생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 시와 가사문학의 흐름에 기생들의 작지 않은 역할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고려시대 이후 조선에 이르는 동안 잊혀 지거나 소홀하게 다뤄온 우리문학에 명맥을 이어온 그들의 시는 개인적인 외로움이나 신세한탄, 님을 향한 속내를 보이는 것이 주류를 이루지만 시대를 읽고 자연을 노래한 작품들에서 보이는 탁월한 감성과 작품성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비교적 작품이 많이 남아있는 황진이와 매창으로 보인다. 특히 매창의 시를 통해 그와 교류했던 유희경이나 허균 등의 삶 또한 자세하게 살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신분적 한계에 밀려 위항문학으로 자신들의 뜻을 펼친 중인 이하 문인들에 대한 귀중한 자료도 살필 수 있어 조선시대 문학 전반에 대해 알 수 있게 한 점이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황과 두향의 편에서는 음악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가는 저자의 독특한 글맛을 느낄 수 있어 이 책의 백미가 아닌가 한다.

‘옛 이야기 한 꼭지’나 ‘기행문’은 책을 읽어가는 맛을 더해준다. 특히 기행문의 현장감 있는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오늘 현시점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고 할 것이다. 하지만 ‘기생, 작품으로 말하다’라는 책 제목 그대로만 본다면 자못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면이 있다. 앞선 언급한 ‘조선시대 문학 전반에 대해 알 수 있게 한 점’이 여기선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방해요소로도 등장한다. 

무엇을 평가하는 데에는 그 평가자와 시대정신에 의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잘못 매도될 수도 있는 기생을 ‘제도로 존재한 특수 전문직’으로써의 기생으로 인식확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본다. 

여기저기 단편적으로 접하며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던 매창의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올 여름 넉넉잡아 시간 반이면 찾아갈 수 있는 부안 땅 매창 무덤에라도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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