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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자유스러운 영혼의 소유자
사람에 대한 인상을 무엇으로 결정되는 걸까? 때로는 처음 대면하게 되는 순간 딱 하고 다가오는 그 무엇이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인상을 두고두고 그 사람에 대한 선입감으로 작용하여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 순간 결정되어진 인상이 그 사람� 전부가 아님을 알아간다. 이러한 경험은 사람에 대한 평가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태훈, 그에 대한 인상을 먼저 라디오 게스트로 등장 거침없는 말솜씨로 기억에 자리 잡았다. 재미있는 사람이내.....에서 저렇게 ‘자유스러운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어느 날 문득 텔레비전에서 날렵한 외모에 ‘유쾌, 상쾌, 통쾌’의 느낌이 더해졌다. 점점 흥미를 더해가던 사람이 이번엔 책을 출간했다는 새로운 소식을 접한다. 무슨 이야기를 펼쳐 놓았을지 자못 궁금함이 앞선다.
[김태훈의 랜덤 워크]는 한마디로 그동안 형성되었던 인상을 확 깨는 작용을 한다. 이 책에는 김태훈이 40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삶의 대부분이 영화와 음악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어음을 강하게 전하고 있다. 김태훈은 자칭 팝 칼럼니스트에서 영화평론에 연애 카운슬러, 라디오 등 경계를 넘어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김태훈은 성장하는 동안 청소년기를 무남하게 넘긴 것은 아님을 알게 한다. 자칭 ‘좀 놀 줄 아는 날라리’ 딱 그런 생활이었다. 참고서, 영어사전 값으로 수업을 빼먹고 영화관을 드나들고 LP판을 사들이고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이후 저자 김태훈을 만드는데 대단한 기여를 한다. 술, 담배, 영화, 음악 그리고 헬스, 스킨스쿠버 다이빙에 등산까지 하고 싶은 것은 모조리 하면서도 아직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투덜거리지만 아직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솔직히 주절거리듯 펼쳐놓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음악, 영화 이야기의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김태훈의 필모그래피와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영화와 음악 중에서 마음 가는 것을 찾아 공유할 수 있다면 김태훈의 자유스러운 영혼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 듯싶기도 하다.
“누구처럼 되고 싶지도, 누구보다 뛰어나고 싶지도 않다. 날라리처럼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쾌락을 찾아 다시 한 번 즐거워지고 싶을 뿐이다”
김태훈이 살아오고 살아갈 소망이라고 한다. 마냥 ‘유쾌, 상쾌, 통쾌’ 하기만 할 것 같은 사람의 조심스러운 속내를 보게 될 때 지금까지 인상과는 달리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반가움이 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음악과 영화로 담아낼 수 있는 김태훈의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 넘치면서도 순수한 열정이 세상의 온갖 세파에 겪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런저런 눈치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김태훈 같은 사람이 한사람쯤 거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