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1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인의 시각으로 되살린 택리지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고 싶은 소망이 있다. 자연을 동경하고 여행을 떠나고 때론 자연 곁으로 거처를 옮겨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하여, 주말이나 휴가 등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연과 더불어 보낼 시간을 갖고자 노력 한다.하지만 마음뿐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살만한 곳을 찾아 다녀 봐도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 정하기는 쉽지 않다. 흔히,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이라고 칭하는 곳은 어떤 특별한 조건을 갖춘 곳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적절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아마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와 서유구의 ‘임원경제지’가 아닌가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우리나라 지리의 특성과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택리지’이고 택리지는 [‘팔도총론(八道總論)’과 ‘복거총론(卜居總論)’의 두 편으로 나누어서 서술하고 있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조선 경종, 영조 때 사람으로 신임사화에 연류 되어 유배를 가고 이후 종적을 찾지 못할 정도로 사대부 사회에서 벗어나게 된다. 사대부 사회에서 이방인이나 마찬가지인 처지로 전락한 그의 삶이 전국을 떠돌며 ‘택리지’를 저술하게 된 배경이 된 듯하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은 바로 이중환의 택리지에 의거하여 전국을 직접 다니며 확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환 택리지의 ‘복거총론’에 의거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의 입지조건을 확인하고 사람이 살아온 생활에 대한 구체적 실례를 살피고 있다. 이중환은 택리지를 통해 사람이 살 만한 곳의 입지조건으로서 지리,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 등 4가지를 들었다. 저자 신정일은 바로 이 네 가지를 근거 삼아 현대판 택리지를 집필한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시작으로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걸쳐 조상들이 밝힌 살만한 곳에 대한 정의를 말하고 있다. 이후 시냇가와 강가 그리고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장소에 따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 구체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온 흔적은 그저 집이라는 형태나 마을 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 속에 둥지를 틀고 살았던 사람들의 구체적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기에 저자는 사람들의 삶을 추적한다. 마치 역사서를 보는 것처럼 상세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사대부들이 대를 이어 살았던 곳과 서원과 정자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해서 이뤄졌던 사림문화와 당시 당쟁에 의한 정치상황까지 면밀히 살핀다. 뿐만 아니라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밝히고 있는 사람이 살만한 곳의 조건 중 생리(生利), 인심(人心) 뿐 아니라 풍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전국 어느 한구석 빠지지 않은 곳이 없다.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사람이 사는 모든 곳에 걸쳐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 찾고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따라가긴 하나 현대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저자만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다. 또한 저자는 이중환의 지역적인 편견에 대한 이유를 이중환의 질곡 많은 생활과 당시 당파 싸움에 의해 지역적 편견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에는 많은 사진이 실려 있다. 적절한 사진이 있어 인문지리서로써 이 책의 현장감을 살리는데 장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진 설명이 명칭과는 다른 곳( 87페이지 다산초당의 사진은 다산초당 위쪽에 있는 정자 사진이다.)도 있고 본문 내용을 요약하거나 사진과는 더소 거리가 있는 다른 이야기를 붙여 놓은 곳도 있어 저자의 노력이 반감되는 느낌마저 있다.

내가 사는 우리 땅에 대한 발로 쓴 보고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은 지리적 특성만이 부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문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우리 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시대 적절한 저작이 아닌가 싶다.

탈자 237 페이지 : 선시대의 전체 기간 동안 → 조선시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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